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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 골프웨어 마켓, 새 라운드 시작됐다

침체된 패션업계 새바람 ... M&A · 판권 인수 등 사업 다각화

  • 기사입력 2021.10.05 10:58
  • 최종수정 2021.10.05 11:05
  • 기자명 홍승해 기자

[포춘코리아(FORTUNE KOREA)=홍승해 기자] 골프웨어 마켓이 이렇게 활발했던 적이 있을까? MZ세대가 영향력을 행사한 골프웨어 시장은 그야말로 가장 뜨거운 패션 시장이다. 국내 패션 기업은 글로벌 골프용품 브랜드 인수전에 뛰어들고 기존 브랜드는 골프웨어 라인을 쏟아냈다. 골프용품 전문 브랜드가 어패럴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이 시기에 과연 골프웨어 시장은 반짝하다 사장될까? 아니면 일상복 패션으로 스며들까?

골프웨어 시장규모는 올해 5조원을 가뿐히 돌파하며 6년 전보다 2배 이상의 수치를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가 올해 5조6850억원, 내년에는 6조335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골프웨어와 골프용품 등을 합친 시장 규모의 수치인데, 국내에 진입한 골프웨어 및 용품 관련 브랜드 수도 급증했다.

패션업계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골프의류 브랜드가 현재 150여개에 달하고, 이중 1/3이 올해 런칭했다. 내년에는 10여개의 신규 브랜드가 출시될 예정이다. 

침체된 패션업계에서 골프웨어가 새 먹거리로 등장하면서 M&A를 하거나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신규 브랜드까지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그야말로 ‘레드오션’임을 증명했다. 국내 패션 업계가 어떻게 골프웨어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지 케이스별로 살펴봤다.

Case1. 
국내 의류업체, 글로벌 골프용품 브랜드 인수전  

국내의 패션 기업이 글로벌 3대 골프용품 브랜드 중 2곳의 주인이 됐다. 3대 브랜드는 타이틀리스트, 테일러메이드, 캘러웨이인데 가장 최근 화제를 모은 건 F&F의 테일러메이드 인수전이다.

F&F는 최근 센트로이드PE가 주축이 된 테일러메이드 인수전에 4000억원을 들여 단독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지분 49.5%를 확보하며 거래를 마무리했다.

F&F는 몇 차례 골프웨어로 시장 문을 두드린 적이 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난 올해 골프용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테일러메이드를 통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앞서 휠라는 또다른 세계 3대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쉬네트를 인수했다. 당시 휠라가 전략적 투자자로 지분을 확보하고 공동 투자자와 함께 인수 자금 조달, 상장 등으로 자금 확보 및 대주주가 됐다.

이에 아쿠쉬네트는 휠라 품에 안기기 전 1% 미만이던 패션부문 매출 비중을 올 상반기 14%로 성장시켰다. 여기에 마지막 글로벌 3대 골프용품 브랜드 캘러웨이까지 하반기 국내 진출을 알리면서 더 치열한 골프웨어 전쟁을 예고했다.

이처럼 국내의 패션 업체들이 글로벌 골프용품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인수하는 것은 의류 산업이 코로나 영향으로 거세진 골프 열풍의 최대 수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골프를 새로운 놀이문화로 즐기며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MZ세대들은 플레이를 하면서 입는 골프의류, 장비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새롭게 골프 인구에 유입된 MZ세대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전략적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이미지=포춘코리아]
[이미지=포춘코리아]

Case 1-2. 
골프용품 브랜드의 어패럴 도전기

골프웨어와 용품 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기업도 있다. 골프용품 브랜드가 어패럴을 혹은 그 반대케이스가 있는데 먼저 아웃도어 브랜드 회사 케이투(K2)는 와이드앵글의 법인명을 ‘에프씨지코리아’로 바꾸고 명품 퍼터 브랜드인 피레타의 골프웨어 및 용품에 대한 국내 상표권을 사들였다. 

패션 기업 크리스에프앤씨는 미국 골프가방 전문 브랜드 베셀의 국내 유통을 시작했으며 의류 사업까지 계획하고 있다. 반대로 미즈노골프나 혼마, 마제스티 골프 등 기존 골프용품 브랜드에서 어패럴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대표적으로 한국미즈노는 미즈노골프어패럴 브랜드를 작년에 본격적으로 런칭해 골프웨어 시장을 공략했다. 퍼포먼스 골프웨어로 자리를 잡으면서 기능성은 물론 유틸리티까지 더한 차별화된 스타일로 승부를 본다. 

그리고 프리미엄 골프용품 브랜드 마제스티골프는 골프 플랫폼 기업 스마트스코어라는 새 주인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마제스티는 프리미엄 드라이브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인데 마찬가지로 신규 파트너와 함께 의류사업을 확장하는 것으로 포트폴리오를 완성시켰다. 

패션 브랜드 타임에서 선보인 골프웨어 컬렉션 ‘타임1993클럽’
패션 브랜드 타임에서 선보인 골프웨어 컬렉션 ‘타임1993클럽’

Case2. 
의류 브랜드, 패션 골프웨어 쏟으며 ‘영 골퍼’ 유입

과거 골프는 진입장벽이 높은 스포츠 중 하나로 중장년층 중에서도 부유층들이 누리는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지금의 골프는 대중화된 스포츠로 탈바꿈했고, 특히 국내는 2030대 골퍼들이 눈에 띄게 증가해 코로나19 이후 가장 핫한 스포츠가 됐다.

수치적으로 증가 인구를 살펴보면 현재 국내 골프를 즐기는 인구 수는 515만명으로, 지난 2017년 대비 33% 늘어났다. 이 중에서 MZ세대 비중이 전체 인구 중 22%로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특히 사회생활을 시작해 어느정도 경제적 자립을 한 나이대라, 너무 비싸지 않은 선에서 골프웨어를 구입하고 골프장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것이다.

또 코로나19 이후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가장 부합한 스포츠로 떠오르면서 안전을 생각하며 운동할 수 있는 골프가 각광받고 있다. 패션업계는 115만 MZ세대 신규 골퍼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바빠진 지 오래다. 특히 일반 패션 브랜드에서 골프웨어 라인을 확장하며 신규 고객까지 유입하는 전략을 다각도로 짜고 있다.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를 리뉴얼하거나, 새 브랜드를 런칭하는 업체도 급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한섬은 최근 대표 브랜드 ‘타임’을 통해 골프웨어를 공개했다. 골프와 승마 등 레저용 스타일로 연출한 ‘타임1993 클럽’ 컬렉션을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회사의 브랜드 타미힐피거는 골프라인을 상반기에 런칭, 영캐주얼 여성복 SJYP도 골프라인을 잇따라 런칭했다.

한섬 측은 “골프 입문자가 기능성을 더해 개성을 살려 평소에 스타일링하기 쉬운 디자인, 소재 등을 접목해 가성비 라인으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또 아이디룩은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아페쎄(A.P.C)’ 골프웨어를 런칭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본사와 협의를 마치고 올 초 골프 의류팀을 꾸린 상태다.

특히 전통적인 골프웨어 스타일이 아니라 기능적 측면은 물론 스타일링을 함께 챙길 수 있는 디자인으로 탄생시킨다. 

삼성물산패션의 여성복 구호는 브랜드 최초로 골프웨어 컬렉션을 선보였다. 구호골프는 브랜드 디자인에 기능성을 더한 F/W 캡슐 컬렉션 내에 아우터와 티셔츠, 니트, 팬츠, 스커트 등 28개 상품으로 다채롭게 구성했다. 골프를 취미로 즐기는 고객이 점진적으로 늘면서 브랜드 특유의 모던함에 기능성을 더했다.

(왼쪽부터) 구호 골프, 닥스 런던, 더블 플래그
(왼쪽부터) 구호 골프, 닥스 런던, 더블 플래그

Case3. 
기존 골프 브랜드, ‘이름 빼고 리뉴얼’ 한창 

패션 종합 기업의 골프웨어 전문 브랜드도 새단장에 나섰다. 삼성물산패션의 빈폴 골프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는 클래식 라인, 퍼포먼스 고기능성 소재 기반의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담은 ‘NDL 라인’ 등을 스타 골퍼 마케팅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빈폴 골프는 2000년대 초반부터 3040대를 주 타깃으로 공략했는데, 3년 전부터는 MZ세대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골프 입문자를 위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특히 온라인 전용 상품도 차츰 늘리고, 자체몰 SSF샵에서는 영 골퍼 기획전도 활발히 열고 있다. 가격대는 기존보다 약 80% 수준으로 합리적이다. 

LF의 닥스골프는 중장년층에게 선물하기에 좋은 브랜드 포지셔닝을 넘어 MZ세대가 데일리룩으로도 입을 수 있는 프리미엄 골프웨어로 텐션을 변화시켰다.

특히 영 골퍼를 위한 닥스 런던을 런칭했으며, 내년에는 25살을 맞아 전세대를 아우르는 골프웨어 브랜드로 나아갈 계획이다. 같은 회사의 헤지스골프는 브랜드를 선보이고 처음으로 리뉴얼에 나섰다.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살리면서 활동성을 넓히는 골프웨어로 공략한다는 것이다.

코오롱FnC의 경우 왁, 엘로드, 잭니클라우드부터 최근에는 온라인 전용 골든베어까지 폭넓은 골프웨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지포어까지 수입하면서 매출이 급상승했다. 마찬가지로 LF의 경우 온라인 전용으로 골프웨어 브랜드 ‘더블 플래그’를 선보여 MZ세대 유입에 나섰다.

Case4. 
유통가가 직접 만든 트렌디한 골프웨어 편집숍 

MZ세대가 주도권을 잡기 시작하면서 유통가에서도 골프 관련 플랫폼을 만들어내며 덩달아 상승세다. 백화점들은 골프 의류 편집숍을 내놓았고, 패션 전문사에서는 골프웨어와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내세웠다.  

신세계백화점은 영 골퍼들을 위한 신세계 편집숍 ‘케이스스터디’에서 프로젝트 브랜드 ‘케이스스터디 골프 클럽’을 만들었다. 이 편집숍은 스트리트 패션 기반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데, JW앤더슨, 반스, 카시나, 크록스, 레드불, 복순도가, 쉐이크쉑 등 업계를 넘나드는 협업을 진행했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은 골프 의류 편집숍 엘골프72를 오픈했다. 이 편집숍은 레저렉션코리아라는 회사가 열었는데, 국내외 골프웨어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았으며 특히 의류 중심으로 기획한 점이 특징이다.

또 롯데백화점은 트렌디한 골프웨어를 찾는 여성 골퍼를 위한 편집숍 ‘골프 와이 클럽(Golf.y.club)’을 선보였다. 마찬가지로 국내 신진 디자이너의 골프 의류 브랜드와 감각적인 디자인 용품 등 총 22개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았다.

이전에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내에 급증하는 여성 영골퍼를 위해 골프 의류 편집숍 ‘스타일 골프(S.tyle Golf)’를 열었다. 이 편집숍은 백화점 상품본부 스포츠팀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오프라인 편집숍으로 SSG닷컴 내 공식 스토어 형태로 온라인 매장도 열고 영 골퍼 유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선보인 골프웨어 편집숍 ‘케이스스터디’
신세계백화점에서 선보인 골프웨어 편집숍 ‘케이스스터디’

등골 브레이커 ‘아웃도어 웨어’ 전적 밟을까? 

일각에서는 골프웨어 시장이 아웃도어의 흐름과 비슷해 곧 그 성장세가 꺾일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가 7~8년 전에 급성장했다가 하락세를 꺾으며 많은 업체들이 탄생하고 사라졌었다. 특히나 과거 ‘등골 브레이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었던 아웃도어 시장은 2014년도에 7조1600억원까지 덩치를 키웠으나 2015년부터 유행이 지나면서 산업이 고꾸라지면서 2019년에 매출이 2조원대로 떨어졌다.

그래서 골프웨어도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해외 여행이 다시 풀리면 골프 산업 규모도 줄어들고 의류 수요도 점점 떨어지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패션업계에서는 골프웨어가 하나의 스타일이면서 일상복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삼성물산패션 브랜드 사업부 관계자는 “현재 나오는 골프웨어 브랜드들이 패션성은 물론 기능성까지 더해 굳이 골프를 치지 않더라도 일상복으로 입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이러한 스타일을 과거 중장년층에서 입었다면 지금은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즐겨 입는다는 점”이라며 “골프 스커트, 골프 티셔츠를 입고 놀러가고 데이트를 즐기는 수요층이 늘어나면서 이제 골프웨어는 하나의 데일리웨어로 자리잡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다.

Tip>골프웨어도 맞춤 시대? 정장 대신 골프복 맞춰요!

나만을 위한 골프웨어를 위해 실제로 골프웨어를 맞춰 입는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필드에서 스타일을 자랑하고 싶은 MZ세대와 오직 ‘나를 위한 골프복’을 찾는 이들을 상대로 사업을 펼치는 곳도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알골프다. 알골프는 1:1 상담을 통해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을 선택하고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또 정장 시장이 축소된 반면에 골프웨어를 맞추는 소비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맞춤 전문점 한올테일러 측은 실제로 이승우 대표가 직접 골프복을 착장하면서 느꼈던 부분을 반영해 맞춤 골프웨어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정장과 구두는 맞춤이 익숙하지만 이 외에도 맞춤이 가능한 분야라면 다양하게 맞춤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홍승해 기자 hae@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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