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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민의 ‘경영 수다’] 마케팅은 고객행복이다

  • 기사입력 2017.08.22 13:43
  • 최종수정 2018.09.04 17:54
  • 기자명 안병민 대표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마케팅의 본질이다. 마케팅은 특정 부서의 업무가 아닌 전사적인 활동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없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마케팅이 지향하는 바는 고객을 이해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 맞게 구성해 저절로 팔리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미지=셔터스톡

많은 분들과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의외로 마케팅에 대한 오해를 갖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됩니다. 대표적인 오해가 ‘마케팅=판매’라는 등식입니다. 판매나 영업과 달리 마케팅이란 개념이 세상 빛을 본 게 아직 얼마 되지 않았으니 그럴 법도 합니다. 하지만 판매가 단순히 물건을 고객에게 파는 것에 한정된 의미를 갖고 있다면, 마케팅의 의미는 그와는 다릅니다. 마케팅은 고객의 고통, 고충, 고민을 찾아 그것을 해결해줌으로써 궁극적으로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경영 구루 피커 드러커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판매와 마케팅은 정반대이다. 같은 의미가 아닌 것은 물론 서로 보완적인 부분도 없다. 어떤 형태의 판매는 필요하다. 그러나 마케팅의 목표는 판매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케팅이 지향하는 것은 고객을 이해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 맞춰 저절로 팔리도록 하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잘 팔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판매가 필요 없게끔 만드는 것이 마케팅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마케팅은 판매가 아니라 소비자의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발견하고 그것을 충족시킬 방법을 마련하는 겁니다. 물론 최근에는 판매나 영업도 장기적인 고객과의 관계를 중요시합니다. 한 순간의 매출로선 성공을 담보해내기가 힘들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혀 다른 개념이었던 마케팅과 판매가 이제는 서로를 닮아가고 있습니다. 고객 중심의 장기적인 관계 구축이란 측면에서 둘은 공통점을 가집니다.

또 하나 잦은 오해 중 하나는 마케팅은 마케팅 부서만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강조하지만 이제 마케팅은 결코 마케팅팀이나 마케팅본부만의 업무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고장 나서 해당 기업의 AS센터에 전화를 겁니다. 전화를 받는 직원이 매우 친절하게 응대를 한다면 “이 회사, 고객 마인드가 남 다르네”라며 흐뭇함이 묻어나는 우호적인 고객 반응이 나오게 될 겁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어떨까요? “이런 000같은··. 다음에 반드시 핸드폰 갈아탄다! 반드시!” 이렇듯 전화를 받는 직원의 응대가 어떠냐에 따라 해당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브랜드 선호도와 구매 의향까지 하늘과 땅만큼 달라지게 됩니다. 이런 고객 접점에선 마케터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전화를 받는 상담원이 해당 기업과 브랜드의 마케터인 겁니다. 이런 예는 차고 넘칩니다. 고객 의견을 남기려 기업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사이트에서 자꾸 오류가 나고 에러 메시지가 뜹니다. 고객 입장에선 엄청나게 짜증나는 요소입니다. 이 고객 접점에서 마케터는 바로 홈페이지 개발 담당자나 웹 마스터가 됩니다.

고객의 입장에선 마케팅 담당 직원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가 어떤 업무를 맡고 있든 그는 해당 기업의 직원인 겁니다. 그러니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이제 고객과의 모든 접점에 있는 사람은 모두가 마케터인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휴렛팩커드의 공동 설립자인 데이비드 팩커드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케팅은 매우 매우 중요해서 마케팅 부서에만 맡겨 둘 수 없다.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마케팅 부서를 보유하고 있다 해도 다른 부서들이 고객 이익에 부합하는 데 실패하면 마케팅은 실패다.”

그렇습니다. 마케팅에 대한 또 하나의 오해가 깨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마케팅은 더 이상 특정 부서만의 일이 아닙니다. 모든 조직원의 일입니다. 전사적인 활동입니다. 맡고 있는 업무나 부서에 상관없이 내가 이미 마케터임을, 내가 하는 일이 이미 마케팅임을 깨달아야 하는 건 그래서입니다.

요즘은 변호사, 의사, 한의사, 회계사, IT 담당자, 콜센터 상담사 등 업종과 직종을 불문하고 마케팅에 대한 교육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저도 정기적으로 변호사 분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의사, 한의사 등 이른바 고급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들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직종에 몸 담고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강의나 자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마케팅은 비단 기업경영에만 필요한 개념이 아니라는 방증입니다. 이른바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라면 그 업종을 불문하고 마케팅을 알아야 하는 세상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없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눈높이에 기준을 맞추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고객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제 어떤 분야, 어떤 조직이건 ‘지속가능경영’은 그림의 떡일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한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가정주부에게도 마케팅이 필요할까요? 누구나 마케팅을 알아야 하는 세상이라지만 과연 주부도 마케팅을 알아야 할까요? 저의 대답은 당연히 ‘YES’입니다. 내가 직장인이건, 사장이건, 주부건, 학생이건 우리 모두는 내 삶의 CEO입니다. 내 삶을 경영하고 마케팅하는 주체인 겁니다. 내 이름을 나의 브랜드로 걸고 내 삶의 고객들에게 나를 마케팅하는 것, 그것 또한 경영이고 마케팅입니다. 업종과 직종과 직급에 대해 물을 필요도 따질 이유도 없습니다. 마케팅은 이제 누구나 알아야 할 삶의 교양인 까닭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케팅은 내 삶의 고객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삶의 철학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마케팅은 고객의 어려움을 찾아내 해결해주는 것입니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게 마케팅입니다. 그래서 고객의 고통, 고충, 고민이 무엇인지 그들의 삶에 돋보기를 들이대야 합니다. 고객에 대한 애정과 관심, 더 나아가 사람에 대한 사랑과 호기심은 그래서 마케터에겐 필수 덕목입니다. 사람이란 존재에 대한 존중은 기본이고,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그들을 배려해야 합니다.

자, 조금 에둘러 왔습니다. 결론입니다. 마케팅에 대한 오해를 이제는 푸셨으면 합니다. 마케팅은 ‘고객행복’입니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이게 바로 마케팅의 본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상품이나 서비스, 이른바 히트 상품들을 잘 살펴보면 예외 없이 우리의 고통과 고민, 고충을 해결해주는 요소들을 갖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가 고객의 친구이자 도우미가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고객을 사랑해야만 그들의 고통과 어려움이 보입니다. 그들의 삶을 애정과 관심을 갖고 들여다볼 때 그들의 고충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케팅은 고객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얄팍한 테크닉이 아닙니다. 해외석학들의 논문을 들입다 파야 하는 지식 차원의 딱딱한 작업도 아닙니다. 단언컨대 마케팅은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영혼을 감동시켜야 하는 건 그래서입니다.
 

 

안병민 대표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마케팅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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