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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주택으로 시장을 정복하다

  • 기사입력 2021.07.27 16:23
  • 최종수정 2021.08.11 15:04
  • 기자명 Shawn Tully

<이 콘텐츠는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2021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타운 하우스 왕국샌디에이고에 건설 중인 레나 타운 하우스의 2020년 가을 모습.
타운 하우스 왕국샌디에이고에 건설 중인 레나 타운 하우스의 2020년 가을 모습. 사진=포춘US, 포춘코리아

주택 건설업체 레나 Lennar가 신축 주택 열풍을 활용하는 방식

 

 

레나의 회장 스튜어트 밀러 Stuart Miller는 이른바 ‘미래의 집’을 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1990년대 초 당시 젊은 임원이었던 밀러와 그의 팀은 음성 구동장치와 다른 장비들로 가득 찬 미래형 미니 주택을 개발하는데 수개월을 보냈다. 인기 시리즈물 ‘스타트렉’의 배우 윌리엄 샤트너 William Shatner는 TV 광고에서 “레나의 미래 주택에 살고 있지 않다면, 과거에 살고 있는 것”이라며 그 아이디어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결과적으로 그 사업은 대실패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지난해보다 18계단 상승한 129위에 오른 미국 최대의 주택건설업체는 미국인들이 미래 주택으로부터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회색 터틀넥을 입은 밀러는 “푹푹 찌는 마이애미의 한여름 더위에도 정장과 넥타이를 매고 매일 레나 사무실에 갔다”며 “과거에는 직장 생활하면서 재택 근무를 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기술을 오래된 사업 부문에 도입하는 것을 즐기는 르네상스 시대의 기업가인 밀러는 아버지가 공동 설립한 기업의 틀을 잡는 데 평생을 바쳤으며 인터뷰는 거의 하지 않았다.

교외 주택으로의 유입레나는 밀레니얼 세대가 그들의 가족을 고층 아파트에서 살게 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이론에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회사가 옳았고, 펜데믹은 샌디에이고와 같은 교외 지역으로의 이동을 가속화했다.
교외 주택으로의 유입레나는 밀레니얼 세대가 그들의 가족을 고층 아파트에서 살게 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이론에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회사가 옳았고, 펜데믹은 샌디에이고와 같은 교외 지역으로의 이동을 가속화했다. 사진=포춘US, 포춘코리아

그에게 있어 수천만 미국인들을 위한 미래 주택은 단지 미래지향적인 장비들로 채워진 공간이 아니다. 대신 주요 직장, 체육관, 홈스쿨링 센터, 오락 허브, 그리고 코론나19 팬데믹 시대에 맞는 레저 의상부터 고급 요리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모든 것이 문 앞까지 배달되는 쉼터 역할을 하는 집이다. 즉 교통 체증 속에서 매장들을 돌아다니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집에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밀러는 “코론나19 팬데믹은 사람들의 집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꿔 놓았다”며 “그 결과, 그들은 주택에 급여의 얼마를 사용할지 다시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최전선에서 주택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한다.  

갑작스럽게 불고 있는 자가 소유의 붐은 4,000억 달러 규모의 단독 주택 건설산업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막을 내린 부동산 호황 이후 처음이다.

다시 말해, 코론나19 팬데믹에 따른 생활방식의 변화가 지지부진했던 분야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믿을 수 없는 부활은 밀러처럼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조차 당황했다.

그는 봉쇄가 이뤄진 몇 달간 자신과 공동 CEO 존 재프 Jon Jaffe, 릭 벡윗 Rick Beckwitt은 이 코론나19 팬데믹의 영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고 회상한다. 밀러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계약금을 지불할 충분한 돈을 갖고 있을지 예측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뉴욕 주들은 대부분 건설을 금지했으며, 레나는 열려 있는 시장에서조차 노란등(일시정지)이 빨간등(멈춤)으로 바뀔 것을 우려해 신중하게 행동했다”고 토로한다. 

 

스튜어트 밀러 레나 회장
“나는 푹푹 찌는 마이애미의 한여름 더위에도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매일 사무실에 출근했다. 과거에는 단 한번도 재택 근무를 회사 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대신 2019년부터 2020년 초까지 불었던 강한 순풍이 다시 나타났고, 완전히 새로운 힘이 시장을 이끌었다. 바로 ‘원격근무 경제’의 부상이다. 이런 추세는 코론나19 팬데믹 이전에 이미 진행 중이었던 강력한 붐에 완전히 새로운 수요층을 추가했다.

요약하자면 현재 레나와 다른 주택 건설업체들의 이익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재와 인건비 및 기타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판매 가격과 물량은 훨씬 더 빠르게 급등하고 있다. 레나는 이 붐이 지속될 것이라고 믿는다.

레나는 기본적인 보통 건설업체와는 태생이 다르다. 회사의 기원은 195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3세의 레너드 밀러 Leonard Miller는 목재 집계 사업을 하다가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중개를 통해 번 수수료 1만 달러를 42곳의 부동산 부지에 투자했고, 나중에 기업가 아널드 로젠 Arnold Rosen이 공동 설립한 마이애미의 작은 건설업체와 합병했다.

레나라는 사명은 레너드의 ‘렌 Lenn’과 아널드의 ‘아르 ar’를 합친 이름이다. 스튜어트는 12~13세쯤에 그 회사에 입사했다. 그는 “잔디 깎는 기계를 다루기에도 너무 어렸고, 그래서 갈퀴질을 배정받았다.”라고 회상한다. 어린 밀러는 그 일을 졸업하고 10대 노동자로 승격한 후, 나중에는 작업 현장을 관리했다.

레나는 1971년에 870만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고 상장했다. 그로부터 11년 후, 스튜어트는 하버드와 마이애미 법대를 졸업하고 정식으로 입사했다. 그는 처음에는 “사장 아들로 보이지 않으려고” 주택건설 일을 피했고 대신 상가 건물 임대를 위해 "영업 업무를 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1980년대에 업계를 강타했던 두 자릿수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그에게 큰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집을 지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들을 찾았다. 결국 이것이 주택가격을 싸게 유지할 수 있게 해줬다. 밀러는 1997년 CEO로 승진한 후 2018년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의 업적 중에는 2007~2008년 금융위기 때 종종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규모 부지를 매입한 것도 있었다

밀러는 레나의 현재 성공을 최고 경영진의 ‘집단 사고 과정’ 덕분으로 돌린다. 이들은 코론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사무실에서 점심과 저녁을 먹으며 하루에도 몇 시간씩 정기적으로 회의를 했고, 코론나19 팬데믹 위기 동안에는 화상 회의를 했다.

밀러와 재프, 벡윗은 CFO 다이앤 베셋 Diane Bessette, 렌엑스의 CEO 에릭 페더 Eric Feder와 함께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끝장 토론을 벌인다. 밀러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과정은 강력한 전략으로 이어진다.

오늘날 밀러는 사내의 사모펀드 사업부에 해당하는 렌엑스 LenX를 총괄하고 있다. 레나가 지원하는 플랫폼 업체 오픈도어 Opendoor-인공지능을 통해 모든 주택의 가치를 평가하고 거의 즉각적으로 거래를 제안한다-는 작년 12월 상장했고 덕분에 레나는 지난 1분기에 4억 7,000만 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렌엑스가 투자한 다른 스타트업들은 대부분의 레나 주택 구매자들에게 완벽한 디지털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디지털 부동산 물권보험과 에스크로 플랫폼을 개발하고, 물을 절약하고 지구 에너지를 가정의 냉난방에 활용하는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레나는 상위 17개 건설업체가 시장의 36%만을 점유하고 있는 특정(저가주택) 분야의 업계에서 이미 주요 업체로서 혜택을 누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22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가까스로 D.R. 호턴(올해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순위에서 148위에 올랐다)을 따돌렸다. 가격이 싼 엔트리 레벨 시장에서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초대형 라이벌업체 호턴은 레나가 영역을 확장중인 저가 주택 분야에서 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편집=포춘US, 포춘코리아

 

레나는 펜실베이니아와 뉴저지 같은 비교적 비싼 북동부 시장에서도 주택을 짓지만 최고 강점을 지닌 곳은 선벨트 지역이다. 레나의 최대 시장은 플로리다(매출의 28%), 텍사스(18%), 캘리포니아(15%)이며 피닉스와 올랜도, 마이애미, 리버사이드, 라스베이거스, 샬럿, 탬파 등 주요 20개 대도시에서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달라스와 휴스턴, 오스틴에서는 텍사스를 기반으로 하는 D.R. 호턴에 이어 2위를 지키고 있다. 

25만 달러, 덴버 지역에서는 40만 달러 중반 대이다. 하지만 회사가 짓는 주택의 상당수는 여전히 생애 첫 업그레이드 이주 모델로, 마이애미 지역에서는 보통 30만 달러 중반부터 시작한다.

마이애미에서 남서쪽으로 20마일 떨어진 갈리아노 포인테 Galiano Pointe 개발 구역에서는 침실 4개와 욕실 3개, 자동차 2대가 들어가는 차고를 갖춘 2,403평방피트(약 68평) 규모의 멋진 벽돌형 주택이 58만 4,000달러에 팔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주택 시장은 경이로운 강세를 보였다. 이 기간에 주택 매매 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18.5%나 증가한 49억 달러를 기록했다.

화창한 미래레나의 경영진 존 재프와 다이앤 베셋, 에릭 페더, 릭 벡윗, 스튜어트 밀러 회장이 플로리다 주 도럴의 타운 하우스 공동체인 어바나에서 함께 포즈를 취했다. 남동부 지역에서 레나 사업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화창한 미래레나의 경영진 존 재프와 다이앤 베셋, 에릭 페더, 릭 벡윗, 스튜어트 밀러 회장이 플로리다 주 도럴의 타운 하우스 공동체인 어바나에서 함께 포즈를 취했다. 남동부 지역에서 레나 사업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사진=포춘US, 포춘코리아

중요한 점은 레나가 가격 결정력과 규모를 대폭 강화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재료비와 인건비가 모두 오르고 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이중 조치였다. 일례로 주택 건설 가격의 15%를 차지하는 목재와 뼈대 작업 비용은 지난 한 해 동안 2배가 오르며 레나의 평균 주택 비용은 약 2만 4,000달러 상승했다.

하지만 레나의 총 이윤(부지 확보 및 건설에 들어가는 기본 비용과 총 매출의 차이)은 8억 4,900만 달러에서 12억 2,000만 달러로 44% 급증했다. 회사가 주택 한 채당 얻는 이익도 지난해 8만 2,200달러에서 올해 9만 9,200달러로 크게 늘었다. 회사는 더 큰 가격 결정력을 행사하고 있다.

신규 주문 주택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40만 4,000달러에서 올 1분기에 42만 달러로 인상됐다. 사실 코론나19 팬데믹이 레나의 수익성을 강력하게 높일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주택건설 사업은 준공부터 완공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현재 레나-2019년 1월 이후 주가가 95달러까지 137% 급등했다-는 몇 년전 단행한 대규모 투자의 결실을 맺고 있다.

벡윗은 2007~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엔트리 레벨의 주택시장이 사실상 막혔다”며 “은행들이 기준을 강화해 젊은이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그들은 대신 아파트를 빌려 부모와 함께 살았다”고 회상한다.

반면 은행들은 30대 후반과 40대 에게 훨씬 더 기꺼이 대출을 해줬다. 이들은 소득이 높고 자산이 많으며 신용카드부터 증권계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의 잠재적 고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러는 밀레니얼 세대가 결국 그들의 부모와 같은 비율로 주택을 구매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보통은 밀레니얼 세대가 결혼해서 아이를 가질 때 교외로 돌아가지 않고 도시로 이주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는 엔트리 레벨 주택의 생산 부족이 역전되고, 밀레니얼 세대가 교외에서 가족을 꾸리고 공원과 뒤뜰을 원할 것이라고 봤다”라고 설명한다. 

그는 2016년경 레나가 저가 주택을 건설했던 텍사스와 플로리다의 두 시장에서 수요가 형성되는 것을 목격했다. 밀러 또한 2017년 주세와 지방세 공제를 대폭 축소한 세법이 해안도시에서 선벨트로의 유출을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튜어트와 재프, 벡윗은 코론나19 팬데믹 이전부터 느리지만 꾸준한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시장 유입이 급류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레나의 저가 시장 전환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청사진의 일부였다. 규모가 더 작고, 더 적은 땅을 차지하고, 저렴한 외장재와 몰딩을 요구하는 저가 주택을 완공하는 것은 더 넓고, 더 멋진 고급 주택을 짓는 것보다 시간이 절반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일례로 레나는 일주일에 8채의 저가 주택을 지을 수 있는데, 고급 주택보다 최소 2배는 많은 숫자다. 

당연히 40만 달러짜리 주택은 25만 달러짜리 주택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남긴다. 하지만 레나 경영진은 크기가 작은 중저가 주택을 대규모로 빠르게 판매할 수 있다면, 동일하거나 더 적은 부지를 갖고도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통해 한 프로젝트에서 더 빨리 자본을 이동시켜 다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

그 전략은 자산과 자본 측면에서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것이다.

라이벌업체 D.R. 호턴은 레나보다 앞서 지난 2013년 저가의 익스프레스 브랜드를 론칭해 밀레니얼 세대의 복귀에 크게 베팅했다. 하지만 밀러는 여전히 회사가 파고 들 공간이 많다고 봤다. 그는 “저가 주택은 건설업체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시장의 일부였다”라며 “공급 부족은 오늘날까지도 엔트리 레벨 시장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레나는 2017년 경쟁사 칼애틀랜틱 CalAtlantic을 93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새 전략 강화에 필요한 규모를 갖추기 위한 첫번째 주요 시도를 했다. 회사는 그 거래를 통해 호턴을 제치고 미국 최대 주택 건설업체로 등극했다.

당시 인수의 목표는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이미 규모가 컸던 시장에서 레나의 입지를 대폭 강화하는 것이었다. 재프는 “많은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칼애틀랜틱을 저가 시장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라고 말한다.

레나는 이 계약을 통해 대도시들의 골조, 전기 기술자 및 배관 도급업자들에게 더 많은 일감을 줄 수 있었으며, 따라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또한 회사 영향력이 확대되며, 가전 제품에서 알루미늄 외장자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성’이 크게 향상됐다.

레나의 저가시장 공략은 상승세를 탔다. 미국기업연구소(AEI) 주택센터가 정의한 ‘중고가및 고가’의 주택 분야는 2012년 초부터 2017년 6월까지 ‘저가 및 중저가’로 명명된 엔트리 레벨 시장들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2017년 중반부터 과거 부진했던 저가 주택 시장이 살아났다. 그때부터 2020년 말까지, 엔트리 레벨 카테고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저가 주택 가격은 18% 상승한 25만 2,000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중고가 및 고가 주택 가격은 4% 하락했다. 

 

AEI 주택센터의 에드 핀토 Ed Pinto 소장은 “그 기간 동안, 새 집값의 모든 상승은 중저가 주택 분야에서만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판매에서도 증가세는 비슷했다. 중저가 주택 판매가 50%나 늘며, 중고가 및 고가 주택을 합한 것보다 3배나 많았다.  

이런 기대 이상의 실적은 2020년 중반 시작된 코론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그후 핀토가 주택시장 강세장 최초의 사건으로 언급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저가 주택들이 여전히 계속 큰 폭으로 늘었지만, 갑자기 고급 주택들이 가장 빠른 가격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 3월 중고가 주택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21%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보였으며, ‘고가’ 주택도 18%나 올랐다. 등록된 저가 주택들도 여전히 12~13%의 눈부신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런 이상 현상의 이유는 바로 ‘차익 거래(arbitrage)’ 효과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싼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및 뉴욕에서 원격 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저렴한 부동산을 찾아 올랜도와 새크라멘토, 롤리로 이주하며 물가가 매우 싼 이들 대도시의 주택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

콜로라도 소재의 레나 사업부 수장인 프랭크 워커 Frank Walker는 이런 트렌드를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해안 도시 출신 주민들의 유입을 보고 있다. 이들은 원격근무가 가능하고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며, 가성비가 좋은 주택을 구입하고 있다”며 “2년 전만 해도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라스베이거스 사업부를 총괄하는 조이 브로들 Joy Broddle은 레나가 생활비가 비싼 캘리포니아 도시들로부터의 대규모 유입 혜택을 보고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가장 잘 팔리는 회사의 디자인은 이른바 ‘차세대(Next Gen)’ 주택이다. 이 집에는 함께 사는 조부모들에게 인기있는 자체 출입구와 부엌을 갖춘 별채가 딸려 있다.

현재는 넓은 업무 공간이나 가정용 운동시설로도 활용되고 있다.
고객들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직장에서 훨씬 더 멀리 움직이려고 한다. 브로들은 “네바다 주 헨더슨 지역에서 일하던 임차인들은 더 좋은 집으로 옮길 수 있어도 출퇴근 시간이 길기 때문에 북서쪽으로 29마일이나 떨어진 서머린 지역의 주택을 좀처럼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 레나의 각 사업부에서는 과거 헨더슨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서머린의 숨막히는 사막 풍경이 좋아 앞다퉈 집을 구매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마이애미 주 데이드 Dade에서 레나의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카를로스 곤잘레즈 Carlos Gonzalez는 “한때 시내 아파트로 몰려들었던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현재 교외 주택을 구입하고 있다”며 “코론나19 팬데믹 전에는 이런 밀레니얼 세대의 시장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최대 수혜를 보고 있는 곳은 바로 텍사스 주다. 텍사스는 이런 모든 추세와 해안 도시로부터의 유입-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하면서 달라스에 거주할 수 있는 이주민들(더 크고 싼 집을 구한다)과 미국 도시들 중 가장 활발하게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지역에서 일하기 위해 옮기는 근로자들-의 혜택을 입고 있다. 

달라스 포트워스 사업부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그로브 David Grove는 “과거 도로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했던 임차인과 집주인들이 더 이상 출퇴근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직장에서 훨씬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할 것이다. 또 교통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어 집을 살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레나는 지난 2018년 포트워스에서 2,000채의 주택을 거래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 2,600채를 기록 중인데, 그로브는 연말에는 3,000채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큰 이유는 레나 네트워크에서 저가 주택 시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7만 5,000달러~25만 달러의 엔트리 레벨 주택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스튜어트 밀러 자신도 재택근무에 애착을 갖게 됐고, 마이애미 사우스 비치에서 가장 좋아하는 프라임 이탈리언 식당으로 저녁마다 외식을 하러 간다.

그는 혼자 식사를 할 때나 렌엑스의 사장 페더와 대각선으로 마주 앉을 때, 바 모퉁이의 같은 ‘구석 자리’를 항상 차지한다. 기술 투자자로서 매우 성공적인 팀을 이뤄온 두 사람은 종종 레나의 ‘미래 주택’이 가졌던 초기 비전에 대해 농담을 한다.

밀러는 분명하고, 다소 엉뚱하게 시대를 앞서 갔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는 시류를 정확히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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