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une Korea] 4,800억 원 대박 계약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다시 비상할 수 있을 것이란 회사측의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시장의 반응은 일단 신통찮다. 과연 펙수프라잔은 위기에 빠진 대웅제약을 구해낼 수 있을까.
최근 대웅제약은 미국 뉴로가스트릭스(Neurogastrx)사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펙수프라잔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뉴로가스트릭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펙수프라잔의 임상·개발 및 허가를 담당한다. 총 계약금액은 단계별 성공에 따른 기술료를 포함해 최대 4억3,000만 달러다. 이는 한화로 약 4,800억 원 이며 대웅제약 1년 매출의 절반 가까이 된다.
대웅제약은 이번 계약을 통해 펙수프라잔이 중국과 중남미를 비롯해 미국까지 진출에 성공하면서 총 1조 원 넘는 수출 기술이전 계약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계약이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한국에서 태어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전해지고 있다.
최근 대웅제약은 매출이 늘지 않아 고민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이 연결 기준 1조554억원, 개별 기준 9,448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개별 기준 126억원, 47억원에 그쳤다. 지난 2018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으나 이후 매출은 1조원 초반에서 정체 됐다.
여기에 나라 안팎의 소송전에 휘말리면서 대웅제약은 더욱 어려운 처지에 내몰렸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놓고 2016년부터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대웅제약은 경쟁사의 음해 행위라고 반박해왔으나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했다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자사의 균주를 도용한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2월 대웅제약 파트너사 에볼루스와 메디톡스와 파트너사 엘러간이 합의를 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으나 국내외 민사 소송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특허건 남용에 대해 대웅제약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또 다른 소송전을 예고했다.
시장은 대웅제약의 이번 계약건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의 소송전이 예기치 못하게 장기화할 경우 기업 가치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우며 매출 성장도 어려울 것이라 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날아온 희소식이었다. 그러나 주가는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최근 2거래일 동안 겨우 2% 오르는데 그쳤다. 아직 대웅제약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에는 리스크가 많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펙수프라잔은 국내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 받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중국과 중남미 등 해외 판매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전문성을 갖춘 뉴로가스트릭스와 함께 펙수프라잔을 글로벌 최고 위산분비억제제로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