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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신뢰와 그 결과들 / 맥패밀리 분쟁

Trust and Consequences / McFamily Feud

  • 기사입력 2021.04.27 09:17
  • 기자명 BETH KOWITT 기자

스티브 이스터브룩 STEVE EASTERBROOK 전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는 스캔들로 해고될 때까지 회사 실적을 엄청나게 늘려놓았다. 이제 그의 후임자 크리스 켐프진스키 CHRIS KEMPCZINSKI는 회사의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다시 단합하도록 설득을 해야 한다. BY BETH KOWITT

맥도널드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기 위해선 사용하는 모든 명사 앞에 ‘Mc’를 붙이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가령 고객은 맥딜리버리용 에그 맥머핀과 맥그리들스(아침 식사용 샌드위치)를 주문할 수 있다. 또한 과거 회사 캠퍼스의 직원들은 맥셔틀을 탔다. 

그러나 ‘맥패밀리’라는 단어가 2016년 회사 사전에서 사라졌다. 당초 이 용어는 이 거대 햄버거 기업의 직원들을 지칭하는 기분 좋은 이름 이상의 의미였다. 맥패밀리는 맥도널드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의 단합과 공동 운명을 상징했다.

전 맥도널드 CEO 스티브 이스터브룩은 그 단어를 불쾌하게 여겼다. 한 전직 임원은 “맥패밀리는 그에게 물러터졌던 과거를 의미했다. 회사 실적을 저해하는 사고방식의 상징으로 봤다”고 전했다. 이스터브룩은 영국 맥도널드를 거쳐 최고 자리에 올랐다. 영국인인 이 CEO는 고전하던 이 패스트푸드 대기업을 살리라는 사명을 띄고 2015년 1월 이사회에 의해 임명됐다. 당시 소비자 기호는 바뀌었고, 빅맥과 '수 억 명이 먹었던 햄버거(Billions Served)’의 본거지는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더 이상 자사의 거대한 규모를 활용할 수 없었다. 이스터브룩은 ‘내부 운동가’를 자처하며, 맥패밀리가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는 정실인사와 친족주의의 근절 같은 급격한 변화를 내세웠다.

2016년 2월에는 맥패밀리의 사망을 발표하는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그는 “앞으로는 가족이 아니라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때부터 그들은 뭉뚱그려 ‘맥팀’이란 이름으로 알려지게 됐다.

이 새로운 어법이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던 건 그리 크게 놀랄 일이 아니다. 회사의 전 운영 담당 부사장 제임스 플로이드 James Floyd는 "그 표현은 많은 직원들을 기분 나쁘게 했다"며 "그들은 '당신이 어떻게 감히 바꿔, 우리는 가족인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파장은 회사의 일리노이 주 오크 브룩 본사를 훨씬 넘어서 미쳤다. 맥도널드 점주들을 위한 전국 광고기금 이사장을 맡고 있는 애틀랜타 소재 매장 운영자 비키 챈슬러 Vicki Chancellor는 “슬로건의 변화는 새로운 사업 방식을 반영했다. 본사와의 관계가 좀 더 계약적으로 바뀌었고, 무조건 성과를 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스터브룩은 직원들의 역풍을 뿌리치고 앞으로 나아가고, 전통에 치우친 이 패스트푸드 아이콘이 경험했던 과거와 가장 큰 단절을 하라고 변화를 몰아붙였다. 그는 사내에서 오랫동안 논의돼 왔고, 매우 논란이 많았던 ‘온종일 아침 메뉴(all-day breakfast)’부터 개혁에 착수했다. 또한 오크 브룩의 역사적인 사옥에서 벗어나 시카고로 본사를 옮겼다. 아울러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인수했고, 배타적인 회사의 디지털 노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기술업계의 외부 인사들을 영입했다.

이는 상당 부분 효과가 있었다. 업계 컨설턴트 애런 앨런 Aaron Allen은 “이스터브룩이 재임한 4년 반 동안 맥도널드의 시가총액은 50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기간 레스토랑 CEO들이 올린 기록 중 최대 성과였다. J.C. 곤살레스 멘데스 Gonzalez-Mendez는 “그는 이사회가 시키는 대로 했고, 월가는 그에 대한 주가 보상으로 보답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서 31년간 근무하다가 2015년 글로벌 CSRㆍ지속가능성ㆍ자선사업 책임자로 퇴사한 멘데스는 “하지만 그는 맥패밀리를 희생한 대가로 그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어떤 이들은 이스터브룩이 너무 빠르다고 생각한 반면, 다른 사람들은 그가 매우 필요한 책임 문화를 구현하고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는 스스로에겐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사회는 2019년 11월 직원과의 성관계를 이유로 이스터브룩을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는 전 CEO를 상대로 급여환수 소송을 벌이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맥도널드는 소장에서 ‘부적절한 문자메시지 외에도, 이스터브룩이 퇴사 1년 전 직원 3명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증거를 이후에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회사의 조치에 충격을 받았다. 아무도 맥도널드 같은 오래된 기업이 미국 재계의 규범—보통은 혼란한 상황을 서둘러 덮는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과 이별을 고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대신 회사는 전직 CEO와 거리를 두기 위해, 자신들의 비밀을 공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것은 직관에 반하는 전략이다. 외설스러운 세부 내용을 공개해 브랜드의 가족 친화적인 이미지를 보호하는 것이다.

이스터브룩의 퇴진으로, 크리스 켐프진스키(회사 안팎에서는 크리스 K로 불린다)가 승진했다. 2015년 이스터브룩이 고용한 그는 한 때 컨설턴트로 활동한 크래프트 임원 출신이다. 전 상사로 인해 널리 알려진 ‘막장 드라마’의 와중에서 CEO 자리에 발을 들여놓은 켐프진스키는 현재 사업적인 변화보다 문화적인 변화를 이끄는 이상한 위치에 놓여있다. 그는 3월 말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보통 이런 일을 맡게 되면, 가치와 기준이 아니라 사업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게 정상"이라고 밝혔다.

맥도널드는 이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켐프진스키를 이스터브룩의 좋은 특성들은 모두 갖추고 있고, 나쁜 점은 하나도 닮지 않은 CEO로 설정하는 작업이다. 월가에는 그가 옛 상사의 전략 설계를 도왔던 정당한 후계자이고, 그 계획을 계속 실행하고 있는 인물로 알리고 있다. 그는 사내에서 자신을 이스터브룩과 반대되는 인물로, 마라톤 마니아이자 맥도널드의 생선 버거(Filet-O-Fish)를 사랑하는 가족적인 남자로 내세우고 있다. 켐프진스키는 CEO 취임 후 가진 첫 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한때 수녀를 열망했던 어머니를 포함해 강력한 가톨릭 성장배경과 그에게 주입된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는 이스터브룩의 사퇴 여파 속에서, 직원들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회사의 도덕적 나침반을 재설정하는 일 이상을 해야 한다. 포춘은 맥도널드의 청사진을 그린 27명의 전현직 경영진 및 가맹점주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회사는 현재 다른 많은 미국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현재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는 더 큰 추세—대유행과 디지털 혁신, 정치ㆍ사회적 격변—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맥도널드에선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이 작업이 자사의 강력한 가맹점 네트워크 때문에 훨씬 더 어려워지고 있다. 켐프진스키는 회사가 입은 내상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재정 문제에서부터 인종 차별에 대한 비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둘러싸고 점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맥도널드는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얽힌 기업이다. 이들 모두는 회사의 오랜 역사 동안 관계를 맺어왔다. 맥도널드는 이스터브룩 시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향후 회사 문화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서도 자체 구상을 갖고 있다. 

2015년 초, 맥도널드의 재정상황은 모두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시장 점유율과 이익은 사라졌고, 마진은 악화됐고, 판매 성장 또한 둔화됐다. 회사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전 세계 동일 점포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막 발표한 시점이었다. 투자자들은 당시 최고경영자 돈 톰슨 Don Thompson에 대한 인내심을 잃었다. 같은 입장이었던 이사회도 그가 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기를 원했다. 맥도널드 COO 출신으로 현재 플로리다에서 매장 17개를 운영하는 팀 펜턴 Tim Fenton은 "돈은 구조조정을 꺼려했다. 누구도 저승사자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톰슨은 은퇴를 선택했다. 그 소식이 발표된 날 오크 브룩 사무실에서 울음을 터트린 직원들을 위로했다. 코웬의 애널리스트 앤드루 찰스 Andrew Charles는 "돈은 호감이 가는 인물이었다"며 "그는 ‘착한 경찰’ 역할을 좋아했고, 이런 성격 때문에 힘든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톰슨은 당시 성명을 통해 "맥패밀리에게 작별을 고하는 건 힘들 일이지만 모든 것에는 시간과 계절이 있다"고 말했다.

톰슨이 좋은 경찰이었다면, 이스터브룩은 기꺼이 나쁜 경찰 역할을 할 것 같았다. 그는 영국 사업부를 맥도널드의 가장 성공적인 시장 플레이어 중 하나로 변화시켰으며, 회사 메뉴를 비판하는 사람들과 유럽에서 전투를 벌였다. 그는 자신의 커리어 초창기에 ‘패스트푸드 네이션’의 작가 에릭 슐로저 Eric Schlosser와 BBC 토론에서 강력한 입장을 고수하며, 오크 브룩 본사 주변에서 약간의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이스터브룩은 영국 콘셉트 레스토랑 피자익스프레스 PizzaExpress와 영국 라면 체인 와가마마 Wagamama를 운영한 후, 2013년 글로벌 최고 브랜드 책임자로 맥도널드에 복귀했다. 일부 오래된 직원들은 “영국 피자체인점이 해봐야 얼마나 잘 될 수 있겠어”라며 그가 회사에서 떠나 있던 시간들을 비웃었지만, 투자업계는 그의 외부 경험을 선호했다.

이스터브룩은 CEO에 오른 직후, 아틀라스 Atlas라는 글로벌 구조조정 계획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신구 세대 간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맥도널드 임원들에겐 맥패밀리가 그들을 항상 돌봐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에 다수가 40~50년간 장기 근속 후 은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플로이드는 "사람들은 변화에 매우 불편할 수 있다. 특히 회사를 중심으로 모든 삶을 꾸려나갈 땐 더욱 그렇다. 실제로 그들의 친구들은 모두 맥도널드 출신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오래된 직원들은 이스터브룩이 회사를 전면 개혁하면서 맥도널드의 역사와 함께 해온 모든 사람들이나 회사의 오래된 사업 방식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내쫓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매킨지 컨설턴트들이 곧 회사를 휘젓고 다녔다. 이스터브룩은 로버트 기브스 Robert Gibbs 전 오바마 행정부 공보비서관에게 홍보를 맡겼다. 아마존과 월마트처럼 백악관 출신 참모 영입 행진에 동참했다. 그는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한번은 경영진 미팅이 시작됐을 때, 누가 처음으로 회사에 합류했는지 혹은 일을 처음 맡게 됐는지 물었다. 거의 모두가 손을 들었다.

2015년 CEO 스티브 이스터브룩이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 맥도널드 매장의 재개장 기념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포춘US
2015년 CEO 스티브 이스터브룩이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 맥도널드 매장의 재개장 기념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포춘US

새로 합류한 인사들은 스스로의 싸움에 직면했다. 이들은 맥도널드가 기업보다는 의회처럼 운영되는 방식에 어려움을 겪었다. 기술업계에서 자리를 옮긴 한 고위 임원은 "사내에 포크 배럴링(선심공세), 게리맨더링(유리한 선거구 확정), 필리버스터링(의사진행 방해)이 존재했다”며 "내가 처음 합류했을 때 회사 시스템은 전략적으로, 혹은 신속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맥도널드 직원들은 회사의 독특한 구조—창업주 레이 크록 Ray Kroc이 이름 붙인 ‘세 다리’ 경영원칙은 회사와 점주, 공급업체에 힘을 분산하는 것이었다—를 잘 이끌어 나가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회사 강령은 세 당사자가 힘을 합쳤을 때 맥도널드가 가장 강력하고 창의적이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위해 고용된 새 인재들에게 그 시스템은 느리고 고통스러웠다.

가까스로 정리해고와 퇴사를 피한 터줏대감 직원들은 파격적인 마지막 구조조정의 파고에 직면했다. 이스터브룩은 회사의 오래된 오크 브룩 캠퍼스를 포기하고, 본사를 시카고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그는 이 조치에 대해 "브랜드를 혁신하고 젊은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한 우리의 여정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한때 오프라 윈프리의 하포 스튜디오가 있었던 새 사무실은 현대적 일터의 상징인 바와 탁 트인 오픈 플로어 설치를 계획했다. 이스터브룩이 새 사옥을 고의로 통근 기차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선택해, 오크 브룩 출신 직원들을 곤경에 빠트렸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실제로 이들은 이 조치를 단지 자신들을 도태시키기 위한 또 다른 단계로 생각했다. 

맥도널드 새 본사의 꼭대기 층에 위치한 그 바는 곧 큰 관심을 받았다. 이사회가 이스터브룩을 해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019년 11월 3일, CEO가 매주 목요일 해피 아워 때 직원들과 가끔 술을 마시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터브룩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영국에 세 아이를 남겨뒀던 이 이혼남 CEO는 자신의 야심 찬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더 많은 우군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래서 더욱 활발한 사교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터브룩이 해고되기 2주 전, 맥도널드는 이 CEO가 한 직원과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을 알게 됐다. 회사가 나중에 제기한 소송에 따르면, 이사회는 외부 로펌을 고용해 조사를 진행했고, 해당 직원은 조사에서 “그 관계는 합의된 것이었으며 CEO와 몇 주간 문자 메시지와 영상 통화를 주고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스터브룩도 이 여성의 발언을 인정했으며, 맥도널드 직원과 육체적으로든 다른 방식으로든 추가로 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로펌이 이스터브룩의 아이폰 11과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조사하기 위해 포렌식 팀을 데려왔으나, 또 다른 관계에 대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사회는 부하직원과의 관계를 금지하는 회사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스터브룩을 해고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하지만 그 조치는 그가 4,000만 달러 이상의 퇴직금과 보상을 받고 회사를 떠난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그래서 이사회는 그 이유를 들어 그를 해고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맥도널드는 소장에서 ‘이번 결정이 회사 이익을 보호하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내부 인사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직원들은 이스터브룩이 그렇게 많은 직원들을 자르고, 자신은 정작 수백만 달러를 챙겨나간다는 사실에 분개했다”고 밝혔다. 

이후 켐프진스키가 CEO로 임명됐고, 이 문제는 해결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소송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릭 에르난데스 이사회 의장이 작년 7월 또 다른 직원(‘직원 2’)이 이스터브룩과 CEO 시절 성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의 익명의 편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조사관들이 새로 튀어나온 이 여성의 이름을 회사 서버에서 찾아냈다고 말했다. 맥도널드는 소장에서 조사 결과 이스터브룩이 직원 2뿐만 아니라 회사를 위해 일했던 다른 여성 2명과도 성관계를 가졌다는 증거로 ‘다양한 여성들의 누드와 부분 누드 또는 성적으로 노골적인 사진 수십 장’을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터브룩은 회사 이메일에서 개인 핫메일 계정으로 첨부파일 사진을 보냈다. 하지만 소장은 이스터브룩이 ‘회사로부터 그 존재를 숨기려는 의도’로 휴대폰에서 이 사진들을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스터브룩이 직원 2에게 ‘첫 번째 성관계 직후, 그리고 2번째 관계 후 며칠 이내에’ 양도제한 주식을 멋대로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증거에 직면하자, 이사회는 방향을 바꿔 8월에 이스터브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은 ‘이사회가 세 여성과의 성관계와 그에 따른 은폐 의혹을 알았다면 합의 조건에 결코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소송은 돈을 회수하기 위한 시도일 뿐 아니라, 주주들과 더 광범위한 맥도널드 커뮤니티에 회사 가치에서 명백히 벗어난 [이스터브룩의] 위법 행위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터브룩은 변호인단을 통해 이번 소송이 "법적인 근거가 없고 호도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며, 기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변호인들은 “회사가 그를 해고했을 때 모든 증거를 갖고 있었고, 이사회가 직원 2에 대한 주식 양도를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스터브룩은 변호인단을 통해, 다수의 코멘트 요청에 대한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 기사를 작성할 당시, 사건은 공판 전 증거개시 절차를 밟고 있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맥도널드 이사들은 소송 제기가 2019년 이스터브룩을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해고한 결정에 대한 원치 않는 관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정으로 인해 그들은 타깃이 됐다. 주주들은 이사회가 모범 사례를 따르지 않아 조사가 “엉망이 됐다”며 물갈이를 요구했다. 이들은 현재 회사와 25년을 함께 해 온 이사회 의장 에르난데스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셰브런 이사이기도 한 그는 유령 계좌 스캔들로 인해, 2018년 웰스 파고 이사직에서 강제 사퇴당한 바 있다.

이 사건은 맥도널드에서 강력한 거버넌스를 제공하는 그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주들의 노력을 이끌고 있는 CtW 투자 그룹의 디터 바이제네거 Dieter Waizenegger 전무는 "이사회는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이사회는 스캔들을 끝내기 위해 서둘러 결론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회사 문화에 대한 다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아울러 그들이 또 다른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도널드는 포춘에 보낸 글에서 "이사회는 직원들의 집단가치와 이사들의 신선한 시각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스터브룩 사건과 관련해선 신속하고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이스터브룩 조사를 감독한 이사들은 현재 모두 이사회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다).

현 CEO 크리스 켐프진스키가 미국 사업부 사장이었던 2018년, 일리노이 주 오크 브룩에 소재한 구 본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포춘US
현 CEO 크리스 켐프진스키가 미국 사업부 사장이었던 2018년, 일리노이 주 오크 브룩에 소재한 구 본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포춘US

이스터브룩이 해고된 다음 날, 인사책임자 데이비드 페어허스트 David Fairhurst가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두 사람은 영국에서 함께 일했고, 이스터브룩은 페어허스트를 데려와 글로벌 인사업무—이스터브룩이 영국 임원들을 영입한 조치의 일부로, 직원들은 “영국의 침공”이라고 불렀다—를 총괄하게 했다. 회사는 나중에 이유를 들어 페어허스트를 해고했다고 공개했다. 보잉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그의 후임자로 자리를 옮긴 하이디 카포치 Heidi Capozzi는 8월 직원들에게 “페어허스트가 반복적으로 맥도널드 여성 직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포춘은 이 사실을 당시 미팅에서 나온 메모로 확인했다. 페어허스트는 코멘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일부 전직 임원들은 페어허스트의 묵인 아래 알코올이 인사부서에서 중요한 부분이 됐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작년 8월 ‘한 직원이 2018년 휴일 파티를 마친 뒤 폭음을 호소했고, 페어허스트와 부하 직원 중 한 명이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회사는 그 사건을 조사한 뒤 직원들에게 "또 그런 일이 생기면 보고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두 명의 전직 임원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페어허스트의 재임 기간 동안, 인사부서의 환경으로 인해 직원들은 나쁜 행동을 보고할 필요가 크게 없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내부고발자가 에르난데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회사가 조사해온 인사부 다른 직원들의 부적절한 처신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페어허스트의 해고는 켐프진스키가 CEO로서 처음 행한 조치 중 하나였으며, 그는 이사회 멤버로서 이스터브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선 대충 얼버무리는 경향이 나타난다. 하지만 우리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직원들이 이번 조치를 회사와 나를 신뢰할 수 있는 계기로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최고경영진을 포함해 맥도널드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맥도널드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을 알고 싶다면, 이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게 물어보면 된다(답은 6년이다). 그들은 누가 진짜로 맥도널드 브랜드의 ‘심장’과 ‘영혼’을 상징하는지 상기할 필요가 있을 때, 이 문제를 꺼내 든다. 점주들이 보통 20년간 프랜차이즈 계약을 하고 자녀들에게 매장을 물려주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맥도널드의 차세대 교육 프로그램은 이런 목적으로 탄생했다—을 보인다는 점과 비교하면, 최고경영자들은 임시직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가맹점들이 CEO와 충돌하면, 한 점주가 설명하듯, 그들은 이미 효과가 입증된 전략을 구사한다. 바로 “그 나쁜 놈이 물러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점주들과 켐프진스키 간의 문제는 이스터브룩의 재임 기간에 시작됐다. 당시 CEO였던 그는 2017년 켐프진스키를 미국 사업부 책임자로 임명했고, 그 자리는 곧바로 점주들과 갈등을 빚게 만들었다. 그 직책은 역사적으로 맥도널드에서 평생을 보낸 사람에게 돌아가는 자리였다.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케첩 색깔의 빨간 피가 흐르는” 인물을 말한다. 매장 운영을 경험하고 카운터 뒤 주방에서 버거를 뒤집을 줄 아는 실무자 말이다. 실제로 대학 졸업장이 전제조건이 된 적은 없었다. 일부 점주들은 듀크대와 하바드대에서 학위를 받은 켐프진스키를 비웃으며, 그를 단지 MBA 출신의 청부 해결사라고 여겼다. 점주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하는 리처드 애덤스 Richard Adams는 "맥도널드 문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켐프진스키를 데려와 책임자로 임명하면, 그들은 그런 상황을 참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시는 회사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했던 시기였다. 켐프진스키는 “모든 사람들이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지만, 어떤 형태로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이른바 ‘더 크고 더 담대한 비전 2020(BBV2020)’ 계획을 추진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BBV2020은 점주들에게 그들의 매장을 리모델링하고, 주요 기술 업그레이드에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변화는 시급했고, 점주들 입장에서는 매장 당 약 70만 달러가 드는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했다(총 100억 달러 규모의 이 계획에서 회사가 총 비용의 55%를 책임졌다). 켐프진스키는 당시 가맹점에 보낸 최후통첩을 되새기며 "일부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할 때, 특히 인기가 없을지 모르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CEO로서 일상적인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비판은 1차적으로 BBV2020에 대응하기 위한 점주들의 모임인 전국운영자협회(NOA)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점주들은 회사가 그들을 매장 주인 대신 직원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데 더 큰 우려를 나타냈다. 맥도널드에는 항상 점주들을 대표하는 위원회가 설치 돼 있었지만, 점주 중 약 75%가 회원이라고 주장하는 NOA는 자체 기금을 조성했다. 따라서 이 단체는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필요하면 회사를 고소할 자체 비상금을 보유하고 있다. 협회는 정기적으로 이 사실을 회사에 상기시킨다. NOA의 설립은 본사와 가맹점 간의 일반적인 싸움을 한 단계 뛰어 넘는 형태다. 일부 사람들은 켐프진스키가 NOA 때문에 결국 해고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맥도널드는 66년 역사를 통해 일부 점주들을 큰 부자로 만들어줬다. 사업자들이 전 세계에서 8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반면, 회사 매출은 190억 달러에 그쳤다. 그리고 NOA는 그들이 가진 집단적 힘의 구현체였다. 현재 협회는 3대에 걸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블레이크 캐스퍼 Blake Casper—그의 조부는 창업주 크록으로부터 첫 가맹점을 사들였다—가 이끌고 있다. 현재 그는 60개의 매장을 보유한 미국 내 최대 사업자 중 한 명이다. 자신의 이름과 같은 리서치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마크 칼리노프스키 Mark Kalinowski CEO는 2018년 협회가 결성될 당시 분석 노트를 통해 "캐스퍼 가문이 말할 때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쓰기도 했다.

맥도널드의 점주들은 이 상징적인 해피밀 세트 메뉴에 대한 회사의 보조금 중단 결정에 분노하고 있다. 사진=포춘US
맥도널드의 점주들은 이 상징적인 해피밀 세트 메뉴에 대한 회사의 보조금 중단 결정에 분노하고 있다. 사진=포춘US

그 동안 본사와 점주 간의 관계를 결정하는 일은 항상 상대적으로 쉬웠다. 회사가 해야 할 일은 매장들의 현금 흐름을 점검하는 것뿐이었다. 그것이 양호하면, 둘 사이의 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 반대라면,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격언이 통하지 않아, 업계 관계자들이 당황한 것이다. 맥도널드는 지난해 미국 내 가맹점들의 기록적인 현금 흐름을 보고했는데, 부분적으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메뉴를 간소화하고 드라이브 스루 운영에 크게 의존하며 노동 비용을 절감한 덕분이었다.

BBV2020도 마침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점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커다란 불안감이 상존한다. 컨설턴트 칼리노프스키는 18년간 설문을 진행하며, 그들에게 본사와의 관계를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은 지난 분기에 역사상 세 번째로 나쁜 점수를 매겼다. 회사가 BBV2020을 밀어붙이던 2018년에는 2개 분기만 이번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두 가지 최대 이슈는 놀랄 것도 없이 돈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들은 역사 및 유산과도 얽혀 있다. 첫 번째는 해피밀 갈등이다. 맥도널드는 아이들을 위한 이 상징적인 세트 메뉴에 보조금을 지급해왔던 40년의 역사를 종식했다. 점주들은 회사가 NOA가 "동반자 관계의 표시"라고 부르는 것(매장당 월 300달러의 보조금)을 없애는 조치에 대해 격노했다. 특히 팬데믹 와중에, 단계적인 방식이 아니라 전면적으로 이를 철폐한 것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두 번째는 양측이 서로에게 지급 책임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7,000만 달러의 기술 업그레이드 청구서다. 그 금액을 떠나, 일부 점주들은 비용 부과가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맥도널드는 점주들에게 회사 앱 같은 기술을 판매함으로써, 본사가 결코 가맹점에 무언가를 팔아서는 안 된다는 크록의 격언 중 하나를 위반했다. 그는 이런 조치가 이해 상충과 불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 후 일부 점주들이 가맹점에 더 많은 지배력을 부여하는 기술 협동조합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한 전직 임원은 필자에게 “현재 상황은 미국 내에서 좀 더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을 반영하는 느낌이다. 그건 바로 양측이 주고 받는 신랄한 설전과 공감대를 찾을 수 없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급기야 점주들은 작년 12월 회사와의 불필요한 소통을 ‘일시 중지’하기로 결의했고, 오하이오 사업자들은 예정된 통화에서 맥도널드 미국 사업부 사장 조 얼링거 Joe Erlinger와 아무도 대화를 하지 않았다. 협회 회원이 아닌 펜턴은 "NOA의 주장에는 분명 일리가 있다"며 "하지만 항상 대립적인 상황이 나타나는 이 시스템 하에선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 며칠 동안, CEO들은 폭동을 비난하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했다. 켐프진스키는 맥도널드 조직 전체에 이메일을 보내 "민주주의 규범과 제도에 대한 상상할 수 없는 공격"이라고 비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반란을 선동했다고 규탄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메시지를 지지했다.

이런 메시지는 많은 포춘 선정 500대 기업들에겐 일상적인 일일지 모르지만, 맥도널드에선 새로운 사건이었다. 회사는 그 동안 조금이라도 논란이나 정치에 엮일 것 같은 문제를 회피해왔다.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가 총기 규제부터 동성 결혼까지 모든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맥도널드는 이 경쟁사가 거침없는 기업 시민의 역할을 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기만 봤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애널리스트 로런 실버먼 Lauren Silberman은 "스타벅스는 역사적으로 매우 진보적인 기업이었다. 회사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그런 태도는 스타벅스 정체성의 일부"라며 "하지만 맥도널드에선 일부였던 적도 없고, 그 선에서 벗어난 적도 없다"고 분석했다. 

크고 작은 두 번의 중요한 변화로 인해, 맥도널드는 자신들의 입장을 재평가해야 했다. 회사가 오랫동안 미국적이고 건전한 브랜드라는 점을 내세웠을 때, 전임 CEO를 섹스 스캔들에 휘말리도록 하는 행위는 강력한 의지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내부의 우려와는 별개로, 미국 재계의 새로운 규칙은 기업들이 제품뿐만 아니라 가치 체계를 전파하라고 점점 더 많은 요구하고 있다. 회사가 신설한 글로벌 임팩트 책임자로 작년 10월 켐프진스키가 영입한 케이티 베어 팰런 Katie Beirne Fallon은 "이런 변화가 맥도널드만의 독특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공부문이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박이 기업들에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점주들 입장에서, 모든 보도자료와 기업 트윗은 결국 그들에게 비용을 초래하는 방해요소다. 점주 대표들은 켐프진스키가 빅맥보다는 진보적인 어젠다 전파에 주력하는 상황을 점점 더 불편해하고 있다. 한 점주는 작년 10월 칼리노프스키가 실시한 설문에서 "회사는 자유주의와 사회정의 문제에 대한 후원과 수용을 즉각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며, 사회와 정치적 문제에 대해 전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점주는 “사회 정의의 전사들”이 회사를 점령했다고 분노했다. 

가맹점 컨설턴트인 애덤스는 메시지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점주들은 이 공간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문제부터 아시아인 혐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한 맥도널드의 메시지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는 정치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신조를 어기면서까지 "자영업을 하면 자연스레 보수적이 된다. 트럼프 지지자나 공화당원이 아니더라도, 돈 문제에 관한 한 보수적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켐프진스키는 "철저한 자유주의 환경주의자"라며, 맥도널드의 현 상황에 대해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라는 보수주의자들과, 많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진보적이 된 맥도널드 기업의 문화 충돌"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운영을 거치며 부상했던 전임자들과는 달리, 켐프진스키는 마케팅 전문가로 성장했다. 그는 본사와 매장에서 서로 다른 메시지가 나오는 것을 문제로 보고 있다. "기업이 그런 종류의 운동들을 지지하지 않으면, 소비자 브랜드로서 포용과 기회를 상징한다고 말할 수 없다."

회사는 지난 2월 소비자들의 인구통계 자료를 발표했고, 경영진 보너스의 일부를 다양성 목표치 달성과 연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도널드 정도의 규모를 가진 기업으로서는 드문 발표였다. 회사는 열흘 뒤 일터 안전에 관한 정책을 검토하고,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맥도널드의 최근 DEI(다양성ㆍ평등ㆍ포용) 및 일터 안전 개선은 현재 회사가 직면하고 있는 일련의 소송들과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 발표는 CBS가 맥도널드 매장에서의 성희롱 의혹을 상세히 보도한 날 나왔다. 오래된 이런 문제는 성범죄와 성차별을 반대하는 여성운동조직인 타임즈 업 리걸 디펜스 펀드 Time’s Up Legal Defense Fund 같은 단체들이 끼어들면서, 회사 입장에선 더 큰 주목을 받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당시 켐프진스키는 공개 메모에서 "성추행은 어느 매장에서도 설 자리가 없다. 모든 의혹을 완전하고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또한 인종차별을 고발한 직원들과 점주들과의 많은 소송에 직면해 있다. 가장 최근에 당한 소송은 전직 육상 스타이자 MLB 선수인 허브 워싱턴 Herb Washington이 제기한 것이다. 한 때 흑인 점주들 가운데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했던 그는 “지난 몇 년간 당한 부당한 대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자 회사가 나를 비난하고 보복을 가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은 필자에게 “이 문제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이 브랜드에 오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회사는 마땅히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도널드 차별 소송에서 회사를 변호하고 있는 로레타 린치 Loretta Lynch 전 법무장관은 회사가 흑인 가맹점주들을 실패하도록 만들 것이라는 생각은 "비논리적"이라며 "맥도널드는 모든 매장의 재정적 성공에 대해 명백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이 소송들이 진행되면, 맥도널드가 이 원고나 다른 흑인 가맹점주들을 차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CEO 집무실로부터 나오는 사실상 모든 미션은 맥패밀리에게 전달된다. 미국 사업부 사장 초기에 “관계도 중요하지만 결과가 더 중요하다”는 말로 반발을 불러 일으켰던 켐프진스키로서는 반전이라 할 수 있다. 그는 2019년 자신이 직접 녹음한 회사 영상에서 "유명하거나 반대로 악명 높은" 코멘트가 왜 그런 파문을 일으켰는지 이제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춘 500대 기업 CEO로선 이례적인 인정이다.

애틀랜타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비키 챈슬러는 "스티브 이스터브룩 밑에서 일하던 크리스 K(켐프진스키)를 생각하면, 그는 당시 결과 지상주의자였다”며 "현재의 그를 생각하면, 크리스는 이제 맥패밀리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회사가 최근 협업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점주들이 소통의 '일시정지' 상태를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켐프진스키는 가족간의 불화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마찰은 주로 일반 점주들보다는 운영자 협회 지도부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 중 많은 부분이 배달 증가 같은 기술 발전과, 대유행이 촉발한 전환이 사업을 바꾸고 있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며 "우리는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2년 후에는 또 다른 긴장이 나타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가족 관계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켐프진스키는 마케팅 전문가다운 방식으로 ‘가족 관계의 은유’를 활용했다. 하지만 그는 또한 그것에 수반되는 함정을 알고 있다. 그는 이런 개념을 믿는 사람들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 침묵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른바 '의사를 적극 표명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비위를 보고하는 것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까지 모두 포함된다. 글로벌 임팩트 책임자 팰런은 “회사의 거대하고 복잡한 구조가 때때로 이런 문화를 가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언어를 사용해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문제의 또 다른 측면은 그것은 엄연히 사업이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일부 직원들은 매장에서 일하며 부딪히는 현실과 이런 이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조화를 이루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맥도널드 직영점 및 가맹점에서 벌어진 여러 성희롱 민원을 처리하고 있는 미국 자유인권협회(ACLU)의 길리언 토머스 Gillian Thomas 변호사는 “회사가 전 CEO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신속한 조치를 취한 것은 매우 잘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맥도널드가 평직원들을 위해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데 미흡했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는 점은 불만이다. 그녀는 "조치의 신속함에서 이처럼 대조가 더 극명할 수는 없다”며 “회사가 누구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점주들과 회사 모두 완전히 동의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실이다: 이스터브룩과 켐프진스키, 또는 솔직히 말하면 집무실의 다른 어떤 CEO들도 맥도널드의 문화를 섣불리 좌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펜턴은 필자에게 "문화는 매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바로 이 시스템을 떠받치는 중추다. 우리는 매장과 지역사회의 얼굴이다. 크리스 K.는 월가와 CNBC, 폭스 비즈니스를 향하는 회사의 얼굴"이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챈슬러는 “CEO가 조직을 규정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주목을 받지만 진정한 맥도널드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누가 진정한 보스인가?

CEO 짐 스키너 Jim Skinner 밑에서 안정기를 보낸 후, 맥도널드 최고경영자 자리는 거의 10년간 ‘독이 든 성배’나 다름 없었다. 그동안 CEO 집무실을 거쳐간 인물들을 소개한다.

짐 스키너(2004~2012년)
배경: 장기간 맥도널드를 경영했던 스키너는 전임 CEO 짐 칸탈루포가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후임자 찰리 벨이 암 치료를 받은 후 실권을 장악했다. 
최대 성과: 인재와 리더십 육성. 
사퇴: 스키너는 이 회사에서 41년간 근무한 후 2012년 CEO에서 물러났다. 그는 8년 연속 동일 점포 매출 성장과 두 배 이상의 이익을 달성했다.

돈 톰슨(2012~2015년)
배경: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톰슨은 경영자로 자리를 옮기기 전, 맥도널드에서 식품 운송 및 요리 장비를 위한 로봇 공학 설계 일을 했다.
최대 성과: 회사의 디지털 전략을 선보였다. 
사퇴: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실적이 악화됐다. 2014년 회사의 동일 점포 매출이 10여 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스티브 이스터브룩(2015~2019년)
배경: 이스터브룩은 1993년 영국 맥도널드에 입사한 후 2010년까지 유럽의 모든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다른 기업에서 근무한 후, 2013년 글로벌 최고 브랜드 책임자로 돌아왔다.
최대 성과: 온 종일 아침식사 메뉴를 출시하고, 회사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사퇴: 시가총액 500억 달러 이상을 늘렸지만, 직원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해고당했다. 회사는 새로운 세부 사항이 밝혀졌다고 주장하며, 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크리스 켐프진스키(2019년~현재)
배경: 한때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크래프트에서 임원을 지낸 그는 2015년 이스터브룩이 배타적인 조직에 외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회사에 합류했다. 그는 회사의 BBV 2020 계획의 설계와 실행을 도왔고, 이스터브룩이 해고됐을 때 CEO에 임명됐다.
최대 성과: 팬데믹 와중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미국 가맹점들은 지난해 기록적인 현금 흐름을 기록했다.

▲초대형 소송들

지난 1년 반은 맥도널드에게 송사의 시기였다. 가맹점주들과 전직 직원들이 쏟아내는 소송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것 외에도, 회사 스스로가 스티브 이스터브룩 전 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빅토리아 구스터하인즈와 도미니카 닐 
소송: 2020년 1월 
이 두 맥도날드 임원들은 회사가 "지속적으로 인종 차별과 경력 발전을 저해하는 적대적인 업무 환경을 강요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들은 회사가 해임과 강등을 통해 흑인 간부들을 “무차별하게 숙청”하고, 그 숫자를 2014년 42명에서 2019년 7명까지 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맥도널드는 고소장에 나타난 상황 묘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고: 맥도널드; 피고: 스티브 이스터브룩 
소송: 2020년 8월
회사는 2019년 11월 직원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이 전직 CEO를 해고했다. 곧 이어 그가 퇴사 1년 전 직원 3명과 추가로 성관계를 맺고 은폐를 시도했다고 주장했고, 이스터브룩을 상대로 급여 환수 소송을 냈다. 이스터브룩의 변호인단은 이 소송은 법적 근거가 없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소송 기각에는 실패했다.

원고: 77명의 전 흑인 가맹점주
소송: 2020년 9월 
흑인 점주 52명이 연방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회사가 '잘못된 매출 정보'를 제공, 자신들을 사실상 '자살 특공대'로 보내 매출은 적고 보안 경비와 보험료는 비싼 동네로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첫 소송 이후 더 많은 원고들이 가세했다. 맥도널드는 소송 각하 요청을 제기하며, 점주들의 고소장이 ‘선동적인 수사와 노골적인 비난, 완전한 추측’을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원고: 제임스와 대럴 버드
소송: 2020년 10월
점주인 이들 형제는 맥도널드의 성장전략이 “약탈적”이었다고 주장하며 집단소송을 낸 대표자들이다. 소송은 2010~2019년 흑인과 백인 가맹점주 간 현금 흐름 격차가 3배 이상 벌어진다는 전국 흑인 맥도널드 운영자협회의 자료를 인용하고 있다. 회사는 이 주장이 "법적 근거가 부족해 기각돼야 한다"며 집단소송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원고: 허브 워싱턴
소송: 2021년 2월
한 때 육상 스타였던 워싱턴이 맥도널드를 인종 차별로 고소했다. 그는 "백인 점주들과 비교해 개탄스러운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은 회사가 수익성이 낮은 줄 알면서도 자신을 그런 지역의 매장들로 유도했고, 결국 백인 점주들에게 매장들을 팔도록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맥도널드는 이 상황이 워싱턴의 "수년간에 걸친 잘못된 경영의 결과"라며, 회사가 그의 매장들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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