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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펠로톤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Can Peloton Keep Up the Pace?

  • 기사입력 2021.03.30 15:25
  • 기자명 ROBERT HACKETT 기자

이 피트니스 기술 기업의 사업은 팬데믹 상황에서 급성장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수의 새로운 경쟁자들을 직면하게 됐다. BY ROBERT HACKETT

친 트럼프 폭도들이 의회에 난입한 지 며칠 후, 필자는 시험용 펠로톤 자전거에 올라타 분노를 삭였다.

고객들의 정신적 혼란을 다루는 회사 방식이 궁금했던 나는 법 집행 당국이 의사당을 정리하던 1월 6일 당시 녹화된 30분짜리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과 힐 라이드'를 선택했다. 그리고 사이클용 신발을 단단히 신고, 잘 생긴 트레이너 코디 릭스비 Cody Rigsby가 태블릿 화면 상에서 진행하는 사이클링 세션에 합류했다.

릭스비는 마치 설교를 하듯 “우리가 할 일은 움직임과 땀, 회복력, 끈기를 활용해 모든 감정을 이겨내고 처리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두 다리는 전자음악에 맞춰 부지런히 움직였다.

서서히 땀이 흘렀고, 엔도르핀이 솟아났다. 페달을 더 열심히 밟자, 펠로톤—개인적으론 오랫동안 ‘별 볼일 없는 사치품’이라고 일축해 온 회사다—이 조금씩 이해가 됐다. 내 안에서 뭔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바로 전율이었다. 펠로톤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존 폴리 John Foley가 자신의 운동 기구와 운송 수업을 "따뜻한 포옹처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을 때 언급한 바로 그 느낌이었다.

아마도 지금 펠로톤과 그 투자자들만큼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 봉쇄 기간 동안, 이 커넥티드 바이크 제조업체는 빠르게 대유행의 최대 승자 중 하나가 됐다. 갑자기 운동할 곳을 잃은 수백만 명이 앞다퉈 펠로톤의 홈 장비와 운동 앱으로 체력단련을 했다. 그 결과 회사 주식도 급등했다. 2019년 9월 상장한 펠로톤 주가는 이후 6배나 올라 157.14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펠로톤은 지금까지 중 가장 어려운 처지에 직면해 있다. 백신을 접종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더 많은 체육관들이 재개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홈 트레이닝 열풍을 잠재울 수 있는 분위기다. 한편으론 애플부터 러닝 머신 노르딕트랙 제조업체인 아이콘 헬스 앤드 피트니스 Icon Health & Fitness에 이르기까지, 선두주자 펠로톤을 바짝 추격하는 다수의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펠로톤이 성장 동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입증할 중요한 순간을 맞은 셈이다. 그것은 단지 집에 머무르는 유행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

폴리와 펠로톤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 톰 코티즈 Tom Cortese는 회사 창업 2년 후인 2014년, 애플 매장과 테슬라 대리점 근처에 위치한 뉴저지 주 쇼트 힐스 Short Hills의 한 쇼핑몰에 가게를 열었다. 두 사람은 이 브랜드들의 강점인 고급 이미지를 활용해 행인들을 끌어들이려 했다.

테슬라와 연결시킨 건 선견지명을 가진 전략으로 입증됐다. 두 기업 모두 값비싼 프리미엄 하드웨어 제품을 앞세워 주류 고객들에게 다가가려는 야심에서 출발했다. 애플과 테슬라는 닷컴 열풍을 연상시키는 기술 랠리의 대표주자로서, 팬데믹 기간 동안 사업이 더욱 번창했다.

시가총액이 460억 달러에 이르는 펠로톤의 가치평가 계산은 이 회사가 기술 미디어의 거물이 될 것이라 믿지 않는 한 정당화되기 어렵다. 2018년 자금 조달을 이끈 후 펠로톤 이사회에 합류한 TCV의 벤처 캐피털리스트 제이 호그 Jay Hoag는 그런 사실을 알 것이다. 넷플릭스의 초기 투자자로 오랫동안 이사회에서 활동한 그는 폴리의 야망을 리드 헤이스팅스 Reed Hastings 넷플릭스 CEO의 야망과 비교한다. 호그는 많은 동료들이 이 설립자들을 "미쳤다"고 무시했지만, 자신은 "그 모든 것에 뭔가 마법 같은 것이 있었다"고 느끼며 그들의 비전을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두가 마법에 걸린 것은 아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애널리스트 시메온 시겔 Simeon Siegel은 펠로톤의 가장 냉정한 비관론자다. 그는 "인간은 본래 게으르다"고 말한다. 따라서 펠로톤의 시장 기회가 제한적이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이클을 타면서 엉덩이 근육을 키우는 것보다, 소파에 드러눕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무자비한 평가를 내린 시겔은 펠로톤 주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현재보다 거의 80% 낮은 33달러까지 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펠로톤의 운동용 자전거는 홈 피트니스 장비 시장의 커다란 발판으로 성장했다. 사진=포춘US
펠로톤의 운동용 자전거는 홈 피트니스 장비 시장의 커다란 발판으로 성장했다. 사진=포춘US

하지만 상황이 어떻든, 펠로톤의 사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회사는 2020년 6월 30일에 종료하는 회계연도 매출이 18억 달러로 전년보다 2배 증가했다. 매출의 대부분은 최고 2,500달러를 호가하는 자전거 판매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펠로톤은 그 밖에도 현재 180만 명에 이르는 디지털 가입자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원들은 가상 수업에 매달 최대 39달러를 지불한다.

펠로톤은 설립 후 대부분 기간 동안 적자를 봐왔다. 하지만 대유행 기간 동안 신규 고객 유입 덕분에, 마침내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지난 2분기 동안 총 1억 6,000만 달러의 이익을 기록했다.

게다가 펠로톤은 최근 수세에 몰려있다. 팬데믹이 빠르게 창궐하는 동안, 고객 급증이 공급망 마비와 겹치며 불편을 초래했다. 격리된 선박, 꽉 막힌 터미널, 폐쇄된 창고들은 주요 생산기지인 대만으로부터 펠로톤 자전거와 러닝 머신의 수입과 유통을 중단시켰다. 지속적인 배송 지연에 실망한 고객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만을 쏟아냈다.

폴리는 결국 그 문제에 대해 사과한 후 개선을 약속했다. 회사는 봄까지 배송 지연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펠로톤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는 동안, 경쟁사들은 자신들만의 운동 기술에 집중함으로써 선두를 빼앗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설립 45주년을 맞는 아이콘은 지난해 4월 기준으로 1,500만 명의 플래닛 피트니스 회원들에게 스트리밍 피트니스 수업 프로그램인 아이핏 iFit 이용권을 제공했다. 6월에는 의료 소매업체 룰루레몬이 운동용 스마트 스크린 제조업체 미러 Mirror를 5억 달러에 인수했다. 그리고 12월에는 애플이 온라인 운동강좌 구독 서비스인 피트니스+를 출시했다.

한편으로 나이키와 언더 아머, 스트라바는 자신들의 피트니스 앱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펠로톤을 포함해 이들 중 어떤 기업이 바이러스가 종식된 후까지 지구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펠로톤의 최고재무책임자 질 우드워스 Jill Woodworth는 “우리는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집에서 운동을 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며 "코로나가 끝났다고 이런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폴리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우리는 트로이 목마를 효과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의 말은 펠로톤의 장비 구매자들이 회사의 운동 강좌 구독에 푹 빠져 있어 경쟁업체로 옮겨갈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이다.

펠로톤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4억 2,000만 달러의 거액을 들여 호텔 및 체육관용 운동기구 제조업체 프리코 Precor를 인수했다. 펠로톤은 이 사업을 앞세워 출장이나 휴가 중인 충성 고객들에게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펠로톤의 생산 무대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으로 확장돼 물류 문제가 완화될 전망이다.

필자는 지난 1월 중순, 대유행이 닥쳤을 때 문을 연 펠로톤의 신규 R&D 시설을 둘러봤다. 회사는 이 곳에서 제품을 개선하고, 고객들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운동기구를 개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어느 순간, 공동 창업자 코티즈가 테스트 중인 장비가 있는 방 안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다. 출입구 근처에는 컴퓨터에 연결된 자전거가 있었다. 이 기구는 마치 귀신이 타고 있는 것처럼, 아무도 앉지 않은 채 페달을 밟고 있었다. 방 건너편에선 내가 봐서는 안될 것 같은 기구를 흘끗 볼 기회가 있었다. 회사가 단 한번도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 적이 없어, 오랫동안 소문만 돌았던 후속 장비였다. 바로 조정 기계다.

나중에 이 기계에 대해 물어보니, 펠로톤 대변인은 "회사는 종종 모든 종류의 기술을 검토하고 테스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특정 제품 분야를 추구하는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내가 의회 난입 트라우마를 떨치기 위한 운동을 마칠 때 쯤 되자, 숨이 헐떡거리고 땀이 흘렀다. 그 수업은 내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트레이너의 부드러운 주문은 최근 일어난 내란 시위의 공포를 달래줬다.

세션이 끝나고 정리 운동을 할 무렵, 팝 가수 리조의 "자기야, 기분이 어때?"라는 노랫말이 흘러나왔다. 코로스 음악이 나올 때쯤, 나는 이마의 땀을 닦고 자전거의 발 지지대에 있던 뒤꿈치를 힘차게 움직였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피트니스 전쟁: 펠로톤은 점점 늘어나는 경쟁자들에 직면하고 있다. 몇몇 라이벌들을 소개한다.

-애플: 팀 쿡 CEO는 “인류에 대한 애플의 가장 큰 공헌은 건강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작년 12월 선보인 워크아웃 앱 '애플 피트니스+'가 그 핵심이다.

-아이콘 헬스 & 피트니스: 이 피트니스 장비 제조업체는 출시 8년 차를 맞은 피트니스 소프트웨어 아이핏을 펠로톤의 대안으로 적극 알리고 있다. 이 회사는 곧 상장할 계획이다.

-플래닛 피트니스: 팬데믹으로 수많은 회원들을 잃은 이 체육관 프랜차이즈 업체는 작년 4월 아이콘의 아이핏 콘텐츠로 자사 앱을 강화했다.

-룰루레몬: 운동복으로 유명한 룰루레몬은 작년 6월 5억 달러를 들여 미러를 인수했다. 이 업체는 빈야샤 요가와 킥복싱 동영상을 스트리밍 할 수 있는 1,500달러짜리 벽걸이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이퀴녹스 그룹: 이 체육관 체인은 지난해 2,500달러짜리 소울사이클 SoulCycle 자전거를 선보였다. 부가 클래스는 이쿼녹스 소유 앱인 배리스 Variis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이 앱은 블링크 피트니스 Blink Fitness, 퓨어 요가 Pure Yoga 등 이쿼녹스 자회사들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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