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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돌아온 식량위기설…곡물 가격 상승이 심상찮다

  • 기사입력 2021.03.02 10:45
  • 최종수정 2021.03.30 11:20
  • 기자명 김소현 연구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1년 3월호에 실린 외고(外稿)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식량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곡물 중심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

이미지=셔터스톡
이미지=셔터스톡

[Fortune Korea] 국제연합(UN) 산하 식량농업기구(FAO·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가 발표하는 식품가격지수가 2021년 1월 113.3으로 8개월 연속 상승했다. 곡물가격지수는 124.2로 2014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S&P GSCI 농산물 섹터 가격도 8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8월 이후 S&P GSCI 농산물지수는 45.55% 상승해 2017년 7월 수준까지 회복했다.

농산물 부문 내에서도 곡물 부문의 가격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8월 이후 곡물, 소프트, 축산물 부문의 가격상승률은 각각 52.27%, 23.75%, 11.93%를 기록했다. 곡물 섹터 내에선 옥수수, 대두, 소맥, 쌀 순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다. 8월 이후 옥수수, 대두, 소맥, 쌀 가격 상승률은 각각 78.10%, 57.87%, 31.16%, 8.84%를 기록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국제기구 및 해외 분석기관들도 식량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UN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식량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 식량 위기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식량 위기에 대한 우려는 2020년 노벨평화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 UN의 세계식량계획(WFP·World Food Program)이 이 상을 수상한 것이다. 노벨위원회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 전 혼란에 대응하는 최고의 백신이 식량이며, WFP는 기아와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가장 인도주의적인 기관이라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시기에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식량이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식량을 전달하는 일이 세계 평화를 만드는 행동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었다.

◆ 식량위기와 식량안보

그렇다면 식량위기란 무엇일까? 식량위기란 식량안보가 급격히 위협을 받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식량안보에 대한 정의는 기관마다 다르다. FAO는 충분한 수량과 만족할 만한 품질의 식량을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장소에서 입수 가능하고, 소비하는 상태를 지속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했다. 유럽연합(EU)은 기아와 영양실조가 존재하지 않으면서 식량 생산이나 획득을 위한 충분한 자원을 가지는 상태로 정의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모든 사람이 활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위해 언제든지 충분한 식량에 접근할 수 있는 식량 획득 능력을 보장하는 상태로 정의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세계경제포럼 등 주요 기관에선 기후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미래 먹거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논의가 지속됐다. 그러다 코로나 19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자 먹거리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식량위기설로 증폭됐다.

실제로 코로나19 초기 패닉에 따른 사재기 급증으로 일부 국민들의 식량안보가 위협받은 바 있다. 지난해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직후, 미국 연방정부의 국가비상사태 선포, 유럽 국가들의 봉쇄조치 등으로 사재기가 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국가 간 봉쇄로 농산물 공급도 영향을 받았다. 농산물을 포함한 재화의 수출입 이동이 제한되면서 농산물의 원활한 공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농산물 생산요소의 공급차질도 발생했다. 살충제 접근성 약화로 작물 보호가 어려워졌다. 이에 농작물 수확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동아프리카 지역은 메뚜기떼 창궐로 현재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동 집약적인 농산물 상품에서는 노동자 이동 제한 및 집합금지 명령으로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의 시장 개입 확대 또한 식량안보 우려를 높였다. 주요 농산물 수출국들은 수출제한 및 금지 조치를 선언했으며, 주요 농산물 수입국들은 재고를 비축하기 시작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공급차질 우려가 심화할 경우 전 세계 국가들의 식량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데, 이는 식량위기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생산국의 수출제한 조치 및 소비국의 수입확대 노력 확산은 글로벌 공급 축소 및 수요 증대로 이어지고, 이는 농산물 가격 상승과 추가 수출제한 및 수입확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부 국가들에서 식량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남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의 1~8월 평균 식량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8%를 넘어섰으며, 이는 전 세계 식량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 높아진 위기의식

코로나19 이후 주요 농산물 생산국들이 재고확보 및 자국 내 가격안정을 목적으로 수출제한 조치 등을 발표하면서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졌다. 특히, 세계 최대 소맥 수출국가인 러시아의 소맥 수출금지와 세계 2~3위 쌀 수출 국가인 베트남의 쌀 수출금지가 식량자원 민족주의를 확산시켰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총 22개국이 식량 수출제한이나 금지조치를 발표 및 실행했다. 이는 과거 2007년 농산물 가격 상승기 때 기록했던 33개국보다 적은 수치이다. 무역조치 대상 품목의 열량 기준으로 비교하면 2007년에는 전체 농산물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8%, 2020년에는 5.2%였다. 수출제한 조치 대상이 된 식량의 금전가치를 비교해 보면 2007년은 433억 달러로 2020년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수출제한 조치 중 하나인 수출세의 경우에도 2007년에는 9개국이 식량에 관세를 부과했으나 2020년에는 어떤 국가도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정부의 시장 개입 정도는 2007년과 비교해 아직은 낮다고 해석된다.

이 외에도 미국과 EU는 농업 부문 대상의 보조 규모를 역사적인 수준으로 늘렸다. 2020년 미국의 농업보조금은 372억 달러로 추정된다. 농가소득에서 정부 보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36.2%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EU도 2021~2027년 예산안 총 1조8,500억 유로 가운데 7,500억 유로를 농가에 대한 코로나19 지원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반면, 곡물 생산국들의 수출제한 조치에 맞서 곡물 소비국들은 수입을 늘리기 위해 곡물 수입관세 인하 및 폐지를 통한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필리핀은 쌀,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소맥 구매를 늘렸다.

식량위기는 곡물 자급률이 낮고 상대적으로 소득 내 식료품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게 타격이 크다. 아프리카, 중동 등 개도국에서의 곡물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와 공급차질로 이어져 정치 및 사회 불안을 야기했다. 실제로 2007년 식품 가격 급등은 아랍의 봄 시위 사태 원인으로 평가받았다. 이 밖에도 알제리, 나이지리아 등에서 식량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폭동이 발생했다.

한국도 곡물 위기에 취약한 상황이다. 한국은 세계 5위 곡물 수입국가로 글로벌 곡물파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2019년 식량 자급률은 45.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쌀 92.1%를 제외하고, 밀 0.7%, 옥수수 3.5%, 대두 26.7% 등 주요 곡물의 자급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 과거 가격 급등 사례

향후 농산물 시장 가격 상승 지속 가능성을 예상하기 위해 과거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시기를 비교 분석해보자. 1990년 이후 곡물 가격이 급등한 시기는 총 8번이었다(1993년, 1995년, 2002년, 2003년, 2007년, 2010년, 2012년, 2014년). 과거 가격 급등기 중 7번은 기상 악화가 주요 요인이었다. 2007년 가격 급등 시기에만 기상 여건과 상관이 없었다.

2007년 가격 상승 폭은 과거 곡물가격 급등 사례 중에서도 가장 컸다. FAO 식품가격지수는 17개월 동안 69.6% 상승했으며, 곡물가격지수는 88.3% 올랐다. 신흥국 수요 증가, 바이오연료 수요증가, 주요국 수출제한, 투기수요 유입, 유가 급등 등 비용 상승, 달러 약세 등이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곡물 가격 상승이 향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지를 전망하기 위해선 크게 기후와 수급 및 기타 이슈를 점검해봐야 한다. 현재 곡물 가격 상승 요인이 2007년과 가장 다른점은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곡물 생산 차질이다. 라니냐(La Nina) 등 기상여건 악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곡물 등 농산물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라니냐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ENSO(El Nino-Southern Oscillation, 엘니뇨 난방 진동)는 지난해 9월에 라니냐를 주의(watch)에서 경계(advisory)로 격상했다. 미국 기상청인 NOAA(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와 호주 기후청(Australian Government Bureau of Meteorology·BOM)은 2021년 봄~여름까지 라니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라니냐가 남반구 겨울까지 지속될 가능성은 95%이며, 올해 3~5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은 55%로 전망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리나냐가 발생하면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가뭄이 나타나고, 겨울에는 평년 대비 추운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주요 생산국 중 미국과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의 가뭄이 최근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2월 16일 기준, 미국 48개 주의 가뭄상태 비율은 64.45%로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48개 주의 8.14%가 극심한 가뭄 상태로, 2020년 8월 중순 이후 가뭄의 심각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겨울 밀의 경우 작년 4/4분기 이후 파종을 시작했기 때문에 라니냐로 인한 겨울철 냉해 피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현재 미국 중부 지역 중심으로 전례 없는 한파가 발생해 곡물생산 차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 남서부지역과 아르헨티나 대부분 지역은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남미 지역의 경우 향후 이상 고온 현상 여부와 평년을 하회하는 강우량이 나타날지 여부가 중요하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2020년 4/4분기부터 라니냐에 따른 옥수수와 대두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곡물거래소(BAGE)의 경우, 2월 15일 기준 옥수수와 대두의 GTE 비율(파종면적 중 농작물의 상태가 우수 또는 매우 우수한 파종면적 비율)은 각각 24%, 19%로 전년 동월 대비 37%p, 52%p가 낮은 상황이다.

◆ 라니냐 충격 상당해

라니냐는 엘니뇨보다 농산물 생산 및 가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라니냐는 미국과 브라질 등에 고온 건조한 기후를 초래해 엘니뇨에 비해 농업생산 및 수출에 더 큰 타격을 준다. 라니냐 기간 중 대두, 옥수수, 소맥의 가격 변동성은 엘니뇨 기간보다 50% 증가한다.

라니냐는 1950년 이후 총 16회 발생했는데, 1년 이상 지속된 경우는 8차례였다. 이 중 1998~2001년 사례가 가장 최장 기간 지속된 최악의 라니냐로 평가된다. 1998년 겨울 유럽에 이상한파가 발생했고, 인도 등 아시아에선 강력한 폭풍우가 이어졌다. 2000년에는 남아프리카와 호주, 아르헨티나 등 남반구에서 홍수가 발생한 반면, 미국 및 동아시아 등 북반구에선 가뭄이 발생했다. 1998~2001년 동안 전 세계 곡물생산량은 평균적으로 0.6% 감소했는데, 조곡은 평균적으로 0.7%, 소맥은 1.5% 줄었다. 쌀 생산량의 경우 2001년에만 2.5% 쪼그라들었다.

가장 최근에 라니냐가 발생한 시기는 2010~12년으로, 특히 2012년 미국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다. 그 결과 2012년 미국 옥수수 생산량은 2년 동안 13.4% 줄었고 대두 생산량은 8.9% 감소했다. 기후 여건 악화와 2010년 러시아의 곡물 수출금지 정책이 맞물리면서 농산물 가격 변동성이 심화되었다.

현재까진 라니냐가 여름 이전에 진정될 가능성이 존재해 라니냐에 따른 곡물 생산 차질은 대두와 옥수수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라니냐가 장기화된다면 소맥과 쌀에서의 공급차질도 생길 수 있다.

◆ 중국 수요 확대도 관전포인트

최근엔 중국 중심의 농산물 수요 확대 전망도 나타나고 있다. 곡물 시장 내 중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쌀과 소맥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자국 내에서 생산한 곡물을 대부분 자국에서 소비한다). 옥수수의 경우에도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이 생산 및 소비를 하며, 대두는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생산을 많이 하지만 가장 많이 소비한다. 중국은 옥수수와 대두의 일부 부족분을 해외에서 수입한다. 중국 곡물 소비량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추이를 보면, 옥수수와 대두의 비중은 시간이 갈수록 커졌지만 소맥과 쌀은 오히려 소폭 비중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중국의 식단 변화와 관련이 있다. 중국은 2000년 이후 육류 소비가 증가했는데, 이에 따라 사료 원료가 되는 대두와 옥수수 소비가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은 2018년 8월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 Swine Fever) 이후 돼지 사육두수 회복에 따른 사료향 수요 증대, 미국산 농산물 구입 확대와 코로나19에 대비한 재고 비축 등으로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2020년 12월 중국 곡물 및 육류 수입량은 각각 1,341.8만 톤과 96.4만 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 39% 증가했다. 중국 육류 수입량은 2019년 1월 이후, 곡물 수입량은 2019년 11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소맥, 옥수수, 쌀과 대두 부문의 수입량 및 수입증가율 또한 전년 대비 증가하고 있다. 사료용 곡물 수요 증가와 맞물려 중국은 최근 미국으로부터 곡물 수입도 늘리고 있다.

농산물 중 특히 대두는 미중 무역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미중 무역긴장이 고조되었던 2018년 5월 이후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은 소강상태였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2016년 3,700만 톤에서 2018년 750만 톤으로 줄어들었다. 2018년 7월,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대한 수입 관세율을 기존 3%에서 25%로 늘려 추가 부과했다. 중국 전체로 보면 미국산 대두를 브라질 및 아시아권 대두로 대체해 대두 수입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올해 1월 1차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2년에 걸쳐 총 320억 달러 어치의 농산물을 구매(2020년과 2021년에 각각 125억 달러, 195억 달러)하기로 합의했지만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는 목표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 바이오 연료시장도 변수

향후 바이오 연료시장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변화와 반등한 유가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바이오연료 시장은 대개 정부 정책과 고유가의 영향을 받는다.

2010년 이전 고유가 시기에 원유수입국가들은 에너지 공급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연료 시장을 정책적으로 지원했다. 미국의 경우 2001~2008년 부시 대통령 때 바이오연료(에탄올, 바이오디젤)를 가솔린에 혼합하는 비율을 매년 7억 갤런 증가시켜 2012년까지 75억 갤런까지 늘린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지금도 미국환경보호청(EPA)이 바이오 연료 의무 혼합량 목표치를 설정하고 있어 정유업체들은 바이오연료를 일정 부문 혼합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의 화석연료 산업에 중점을 두었던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바이오 연료 사용량이 정체되었다. USDA에 따르면, 오바마 정권 당시 에탄올에 사용된 옥수수 수요량은 71% 증가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 시기에는(2019년까지)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바이오디젤향 대두유 사용량도 오바마 정부 시기 증가율의 절반보다 적은 31% 증가했다. 하지만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어 바이오 연료 생산 증대에 따른 농산물 수요 증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의 가파른 유가 회복세를 감안해도, 바이오연료 시장은 다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제유가는 이미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인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으며, 아직까지 원유 수요 회복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유가 상승을 대비해 주요국이 바이오연료 정책을 강화한다면, 바이오연료 생산 증대에 따른 수요증대 기대감이 높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정책이 신재생 에너지에 중점을 두고 있어 바이오연료의 급격한 수요증대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바이오연료 시장의 성장이 중요한 이유는 바이오연료가 2000~2007년 식량위기가 발생한 요인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 8년의 기간 동안 바이오연료 생산량은 274%나 늘어났다. 브라질, EU, 미국이 전 세계 바이오 연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2 이상이다. 바이오연료 시장으로 영향을 받는 상품은 사탕수수, 옥수수와 식용유 등인데, 미국의 경우 대부분 옥수수를 사용한다.

◆ 식량위기 재현 가능성은 낮아

현재의 농산물 시장 환경을 고려했을 때 2007~2009년과 같은 식량위기의 재현 가능성은 아직 낮아 보인다. 지금까진 전세계 곡물 공급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2020년 전세계 곡물 재고량과 재고율은 식량위기가 있었던 2007년에 비해 상당히 높아 위기상황 대처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2020년 전 세계 곡물 재고량과 재고율(기말 재고량을 소비량으로 나눈 값으로 재고율이 낮을 경우 생산 차질 발생 시 가격 상승 폭이 커진다)은 각각 8.3억 톤, 30.7%로 2008년에 비해 81%, 9%p 많았다.

최근 농산물 가격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긴 했지만 2008년과 같은 가격 폭등 시그널이 나타나진 않고 있다. 2007년 같은 대규모의 신규수요 등장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인구와 신흥국 소득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와 바이오 연료 생산 확대로 구조적인 농산물 시장의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향후 농산물 가격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라니뇨 확대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와 중국의 곡물 수요 확대는 곡물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농산물로의 투기적 자금 유입 증대와 달러 약세도 곡물 가격 상승폭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전 세계 곡물 재고율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수급 변화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곡물 시장 내에선 대두와 옥수수의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대두와 옥수수 모두 라니냐 장기화 시 공급차질 가능성이 존재하며, 중국의 사료용 수요 증대 및 재고 비축 증대 기대감이 유입될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된다. USDA(미국 농무부)는 2월 전 세계 농산물수급전망보고서에서 2021년 대두와 옥수수의 기말재고가 전년 대비 각각 10.3%, 4.8% 감소할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열차로 수송 중인 바이오연료. 이미지=셔터스톡
열차로 수송 중인 바이오연료. 이미지=셔터스톡

------<이하 박스기사>------

◇ 농산물 투자 어떻게 할까

농산물은 취급이 까다로워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농산물에 투자하는 방법으론 직접 선물거래, 농업 관련 기업 투자, ETP(Exchange-Traded Product) 총 세가지 방법이 있다. 국내에서도 비교적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은 농업 관련 기업 투자 및 ETP이다.

농업에 필요한 요소에는 농지, 종자, 비료, 농기계, 가공, 유통이 있으며, 각 요소에 대응하는 기업으론 종자와 작물보호 제품을 판매하는 코르테바(CTVA), 트렉터 등 농기계를 제작ㆍ판매하는 디어(DE), 비료 제조업체 모자이크(MOS), 곡물 가공·유통 업체 ADM(ADM), 기업은 아니지만 신선식품 재배 미국 농지에 투자할 수 있는 리츠 글래드스톤랜드(LAND) 등이 있다.

농업기업들은 독과점 형태를 띄거나 비상장 회사로 남는 경우가 많다. 산업사회로 접어들며, 농업이 역내에서 농산물의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던 형태에서 다국적 농업기업이 농산물을 대량 생산하고 수출하는 형태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업기업은 산업 규모에 비해 경쟁자가 적어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다만, 상장된 기업은 농산물 가격과 주가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어 농산물 가격 변동에 취약한 점을 주의해야 한다.

농업 ETP에는 농산물 선물로 구성된 ETP와 농업 관련 기업으로 구성된 ETP가 있다. 단일 농산물 선물로 구성된 CORN(옥수수), SOYB(대두), 영농 기업으로 구성된 MOO가 대표적이다. 단일 농산물 선물로 구성된 ETP는 여러 종류의 농산물로 구성돼 있거나 다양한 만기를 보유하고 있어 농산물 현물가격 대비 ETP 가격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MOO는 농업과 관련된 매출이 총 매출의 50% 이상 차지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구성된 ETF이며, 52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식품, 농기계, 비료, 수의용품 등 다양한 섹터 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어 유로화, 크론 등 다양한 통화에 노출돼 있는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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