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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 아이오와 비가(悲歌)

WHAT COMES NEXT / Hawkeye Elegy

  • 기사입력 2021.03.03 10:49
  • 기자명 ERIKA FRY 기자

작년 여름 전례 없는 괴물급 폭풍이 아이오와 주를 휩쓸고 지나가며, 농지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입혔다. 아이오와 주는 이미 지독한 대유행으로 경제에 치명상을 입고 있었고, 전례 없는 정치적 분열도 경험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치명적인 자연 재난이 들이닥친 것이다. 재건과 재통합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BY ERIKA FRY

일기예보에 따르면, 뇌우가 올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작년 8월 10일 이른 아침, 아이오와 주의 기후학자 저스틴 글리샌 Justin Glisan은 뇌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메마른 땅에 충분한 물을 공급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날 아침 농부들과의 통화를 하면서, 네브래스카를 지나가고 있는 폭풍 전선이 아이오와 주에도 미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아이오와는 봄까지 2년 동안 주 역사상 최고 강수량을 기록하며, 이상적인 농작 조건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름 들어 따뜻한 날씨와 바람이 지속되며, 급기야 8월이 되자 중서부의 아이오와 지역에 심각한 가뭄까지 발생했다. 현장 시찰을 하던 아이오와 주 농지관리부 소속의 글리샌은 농작물이 생리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뚜렷한 징후를 포착했다. 예를 들어, 옥수수의 ‘잎색이 변질되기(Fire)’ 시작했다. 아래쪽 잎들이 부서지기 쉬운 노란색으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작용은 식물이 물을 절약하기 위해 기능을 멈추는 것이다. 한편 콩잎은 가능한 많은 수분을 지키기 위해서 낮 동안 뒤집힌 상태로 있었다.

글리샌은 여름 내내 폭풍이 아이오와 근처까지 왔다가, 건조한 공기를 만나면서 세력을 잃는 것을 지켜봤다. 당시는 농지에 비가 절실히 필요했던 시기였다.

2018년 아이오와 주의 기후학자가 되기 전에, 글리샌은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연구 대기 과학자로 일하고 있었다. 지역의 기후모델을 구축하고, 대기의 유체역학을 연구했던 것이다. 그는 매일 기후시스템과 그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연구하며 대자연의 행동을 예측했다.

그러나 그는 그날 아이오와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났던 일’에 대해 거의 무방비 상태였다. 그의 연구 활동도, 그리고 박사 학위와 기상학 학위도, 혹은 중서부에서 폭풍을 쫓았던 경험도 전혀 도움이 안됐다. 그는 디모인 Des Moines 집 앞마당에서 폭풍이 다가오는 것을 목격했다. 대낮이었지만 밤처럼 어두운 먹구름이 몰려왔다. 그는 황급히 지하실로 피신했다. 지하실의 절반을 겨우 내려갔을 때, 나뭇가지들이 그의 집을 강타했다. 가스관이 터지고, 전기가 끊겼다. 보안 경보기가 작동한 시점은 정확히 오전 11시에서 4초를 지난 때였다.

이후 글리샌은 두 시간 동안 그 '괴물급' 폭풍이 점차 세력을 키우는 동안 많은 피해를 입히며, 아이오와 전역을 휩쓸고 지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나무가 쓰러지고, 전선이 무너지며, 주택들이 뒤집혔다. 곡식저장통이 휴지조각처럼 구겨지고, 논밭은 힘을 잃고 바닥에 누웠다. 집과 사업장이 엉망진창으로 변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의 자료에 따르면, 14시간 동안 약 1,240km를 이동한 폭풍이 물러간 후 약 110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피해를 남긴 뇌우로 기록됐다. 이날 돌풍의 속도는 최고 시속 225km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NASA와 글리샌은 폭풍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피해 사진들을 조사하고 있었다.

날씨에 민감한 농부들이 많이 거주하는 이 지역에서, 이번 기상 이변—많은 아이오와 시민들은 여전히 이를 “내륙에서 발생한 폭풍”으로 묘사한다—은 전에 본 적이 없는, 완전히 생소하고 이 세상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사실상 그것은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형태의 폭풍인 데레이초 derecho였다. 이는 아이오와 주의 최초 공식 기상 관측자인 구스타부스 데틀레프 힌리히스 Gustavus Detlef Hinrichs가 1880년대에 만든 용어이다. 주기율표 개발에 기여한, 성미가 고약하지만 박학다식한 힌리히스 교수는 아이오와의 직선 폭풍과 회전 폭풍(예를 들어 토네이도)을 구별하는 용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스페인어로 직진을 의미하는 ‘데레이초’라는 용어를 선택했다. 이는 오늘날 시속 93킬로미터의 강풍을 동반하며, 적어도 386킬로미터를 이동하는 폭풍으로 정의된다. 아이오와에서는 이런 폭풍이 약 2년마다 한번씩 발생하지만, 이 용어는 아이오와 주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캔자스시티 사무소에서 일하며 아이오와의 폭풍 대응책을 이끌었던 베테랑 재난조정관 듀웨인 튜스 DuWayne Tewes조차도 이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인정했다.

토네이도는 물론 평야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재해다. 무섭고 파괴적이지만, 금방 사라지며, 피해 규모가 제한적이다. 한편 데레이초는 오래 지속되며,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번 폭풍이 그랬다. 본질적으로 30번 고속도로(구 링컨 고속도로)와 80번 주간 고속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했으며, 144킬로미터 규모의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는 소중한 농경지, 소수의 육류포장 마을, 아이오와에서 가장 큰 두 대학 캠퍼스(에임스 Ames와 아이오와 시립대), 그리고 아이오와의 2대 도시(디모인과 시더 래피즈 Cedar Rapids)가 포함됐다.

글리샌처럼, 시민들은 폭풍에 대해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로 당했다. 데레이초는 특히 복잡하고 즉흥적인 폭풍 체계를 갖고 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미리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피해를 입은 아이오와 시민들은 8월에 표준기상보고를 기초로, 그들의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몇 시간 만에 풍속 160킬로미터의 폭풍을 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더욱이 전기 없이 일주일 이상을 살아야 한다는 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벤턴 카운티 Benton County에서 4세대째 농부로 일하고 있는 벤 올슨 Ben Olson은 당시 집밖에서 거름을 퍼내고 있었다. 시더 래피즈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윌리 페어리 Willie Fairley는 갈비 등 식재료를 챙기고 있었다. 그리고 시더 래피즈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스티브 슈라이버 Steve Shriver는 어머니와 점심을 먹고 있었다. 마셜타운 Marshalltown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는 마리아 곤잘레스 Maria Gonzalez는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동안, 그녀의 남편은 은행에 갔다

벤턴 컨트리 시골 지역의 5개 가톨릭교구에서 목사로 활동 중인 크레이그 스티멜 Craig Steimel 신부는 하늘이 어두워질 무렵, 시더 래피즈 지역에서 심부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의 노르웨이 집은 성 마이클 교회와 인접해 있었다. 그가 기억하는 다음 장면은 쓰레기통 한 개가 공중으로 날아서 그의 창문 옆을 지나가는 모습이었다. 그 쓰레기통은 140년이 된 33미터의 높이의 교회 첨탑을 넘어 앞마당에 떨어졌다. 폭풍이 30분 정도 더 몰아쳤다. 그는 “‘집이 무너지지는 않을까, 교회는 무사할까’라고 걱정했다”며 "그건 사악한 존재였다”고 회상한다.

폭풍은 트라우마가 됐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그 이상의 상처를 남겼다. ‘불행은 한꺼번에 온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 극단적인 자연재해는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했다. 이 지역은 심각한 팬데믹으로 경제가 멍들어 있었고,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로 여름을 보내고 있던 곳이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데레이초는 더 큰 고난과 스트레스를 가했다. 그들은 그런 피해를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지역 보건 관계자들에게, 이번 폭풍은 이미 난폭한 코로나바이러스를 관리해야 하는 힘든 업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지도자들에게 그것은 코로나바이러스로 혼란에 빠진 사회경제적 균형을 맞추는 노력에 더 큰 부담을 안겼다.

아이오와가 입은 실제 재난을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치부하는 건 온당치 않다. 하지만 8월 10일 초토화된 논밭과 헛간을 보면, 아이오와는 미국인들의 상황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아이오와를 생각하면, 길고 평평한 옥수수 밭과 농장을 떠올릴 것이다. 아울러 압도적으로 많은 백인들이 거주하는 동부 연안과 서부 연안 주 사이에 위치한 지역을 연상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이 지역은 오래된 고정관념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인종적으로 다양한 곳이다. 미국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유입되며 긴장감과 모순이 커지고 있다.

옥수수와 돼지, 그리고 콩의 미국 내 최대 생산지역 중 한 곳인 아이오와의 경제는 농업, 그리고 관련 제조업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산업들이 노동력을 줄이며, 아이오와의 성장은 은행, 보험, 비즈니스 서비스, 의료 같은 분야가 경제를 주도하는 인구밀집 도시 지역으로 옮겨갔다.

아이오와는 미국에서 노동 참여율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이다. 많은 중년층과 노년층 여성들이 평야지대에서 일하기 때문이다. 반면 주정부는 배출되는 고급 인력들에게 걸맞은 취업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아이오와는 많은 인재들을 외부로 내보낸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경제학자 데이브 스웬슨 Dave Swenson은 "우리는 아이오와 시민들을 교육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경제는 생기를 잃고 과부하에 걸려 있다. 아울러 생산, 제조 및 농업으로 구성된 경제 구조를 고려할 때, 우리가 교육하는 모든 인재들을 활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10년 동안 아이오와 주의 99개 카운티 가운데 70개에서 인구가 감소했다. 여기에는 많은 시골 카운티들이 포함됐다. 하지만 스웬슨은 “더욱 큰 문제는 도시에 준하는 규모의 카운티들에서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지역들은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1만~5만 명의 인구를 가진 ‘소도시(Mircropolitan)’들이다. 이런 곳에서도 일자리가 줄며, 경제는 더욱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이는 도시와 농촌의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전통적으로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경합주(Swing StateㆍPurple State)’에서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다. 아이오와는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다. 흥미로운 점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사람들이 시골지역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미국 전역과 마찬가지로, 아이오와의 공화당 지지층은 더욱 공화당 성향을 갖게 됐고, 민주당 지지층은 더욱 민주당 성향으로 고착화했다. 아이오와는 공화당이 압도적인 수준으로 장악하고 있다. 오늘날 아이오와 주지사와 상원의원, 그리고 하원의원 4명 중 3명이 공화당원이다.

2020년에 접어들며, 아이오와의 경제는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졌다. 스웬슨은 "우리 경제는 전혀 성장하지 않고 있었다"라고 말한다. 실업률은 팬데믹 초기에 다른 모든 지역에서처럼 급증했지만, 이후에 3.6%로 떨어졌다. 스웬슨은 “실업률 감소가 보이는 만큼 희소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아이오와에서는 지난 일년 동안 일자리가 증가하지 못했다. 오히려 실업자들이 늘었다. 그는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주로 육아 책임을 떠맡고 있는 여성들이나, 팬데믹과 관련된 안전 문제로 조기 퇴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어디를 보고 누구에게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아이오와 시민들이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재난들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기사는 데레이초가 서쪽부터 동쪽까지 휩쓸고 지났을 때의 모습을 목격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취합한 내용이다.

현재 드러나고 있는 현상이 어떤 면에서는 아이오와의 특징을 극명하게 보여주지만, 멀리서 보면 2021년 미국의 전형적인 모습도 드러내고 있다. 그것은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기후 변화 등 일련의 복잡하고 상호 연계된 문제들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회를 보여준다. 아울러 경제와 유입되는 인구, 그리고 정쟁으로 극심하게 양극화된 대중을 잘 묘사하기도 한다. 지리적으로 미국의 중심에서 위치한 아이오와는 자연스럽게 미국 전체의 축소판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곳이 씨름하고 있는 질문들은 미국이 직면한 현재 상황의 핵심 질문들을 반영한다. ‘공중보건 대 경제, 개인의 자유 대 대의, 그리고 두려움 대 맹목적인 확신과 믿음을 가진 과학 등이 각각 어떻게 균형을 맞출까?’

간단히 말해, 아이오와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무엇을 제시할 수 있을까?

데레이초가 휩쓸고 간 다음 날인 8월 11일, 드론이 아이오와 주 루터에 있는 하트랜드 코옵 곡물창고에서 촬영한 파손된 시설들. 사진=포춘US
데레이초가 휩쓸고 간 다음 날인 8월 11일, 드론이 아이오와 주 루터에 있는 하트랜드 코옵 곡물창고에서 촬영한 파손된 시설들. 사진=포춘US

많은 사람들처럼, 필자는 2020년을 걱정 속에서 보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것은 내가 항상 잘 해왔던 일이다. 작년 초, 저명한 전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오스터홀름 Michael Osterholm은 내게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바람처럼 퍼질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 걱정은 즉각적으로 시더 래피즈에 살고 있던 부모님으로 향했다. 두 분 모두 70대였고, 한 분은 평생 흡연자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동료들에게 “부모님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들은 “아이오와에서? 거긴 당신이 있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낄낄 웃었다. 이 때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한 ‘광란의 2월’이었다.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그렇게 퍼질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미국 정부는 해외에 있는 시민권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쓰고 있었다. 마치 코로나바이러스를 물리치고, 미국 국경이 그들을 보호할 것처럼 행동했던 것이다.

당연히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이오와에도 닥쳤다. 확진 사례가 처음 알려진 때는 3월 초였다. 모험심 강했던 여행자들이 나일강 유람선을 타고 이집트에서 감염된 것이다. 이때 이미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이오와에서 확산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확산 초기에, 아이오와는 다른 지역처럼 코로나바이러스에 적극 대응했다. 학교, 극장, 교회, 술집, 실내 식당, 이발소, 태닝 전문점에 대해 긴급 폐쇄 명령을 내렸다. 보수적인 공화당 소속으로 임기 4년 차인 킴 레이널즈 Kim Reynolds 주지사는 3월 17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택격리 명령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않았던 몇몇 주지사들 중 한 명이었다. 대부분 주들에 비해, 아이오와는 영세업체들이 영업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나는 부모님에게 N95 마스크와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보냈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들을 규칙적으로 사용하라고 부탁했다. 그들은 분명히 귀찮게 여기겠지만, 측정 결과치를 내게 보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하기도 했다(물론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우리는 매주 줌으로 만났다. 그나마 정신을 바로잡고,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인구 320만 명의 아이오와는 딱히 인구 밀집 지역이라고 할 수 없다. 인구 밀도는 미국에서 대략 35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팬데믹 초기 몇 주 동안, 놀라울 정도로 많은 확진자들이 속출했다. 대부분은 육류포장 공장이나 양로원과 관련된 사람들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특히 필수사업과 취약계층을 강타하고 있었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경제학자 스웬슨은 "아이오와는 노동자들의 건강과 복지를 희생시키면서, 경제를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꼬집었다.

악마와 위험한 거래를 했던 파우스트처럼, 보건을 희생시켜 경제를 지키려는 아이오와의 태도는 지역 감염으로 이어졌고, 다른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벤턴 카운티의 농부인 벤 올슨은 3월 31일, 근처에 있는 타이슨 공장에서 200마리의 소를 전국으로 배송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가축들의 총 가치는 수십만 달러에 달했다. 7개월 동안 800파운드짜리 소를, 시장이 선호하는 중량인 1,500파운드까지 키웠다. 그런데 배송 12시간 전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 공장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똑같은 일이 2주 후에도 반복됐다. 그는 너무 커버린 소를 한달 뒤에 헐값에 팔 수밖에 없었다. 미국 전역의 돼지 사육업자들도 비슷한 딜레마에 직면했다. 돼지를 판매할 시장이 없어진 상태에서, 일부 업자들은 돼지를 안락사 시켜야 했다.

아이오와의 확진자수는 5월 중순 재개방 전까지 그다지 줄지 않았다. 재개방 이후 상황이 훨씬 더 악화됐다. 현지 언론과 공중보건 업계는 많은 실수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주정부의 대응을 불신하는 결과를 낳았다. 예를 들어, 경험이 없는 유타의 어느 한 스타트업이 주요 코로나바이러스 테스트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기업은 아이오와 출신의 유명 배우 애슈턴 커처 Ashton Kutcher와의 인맥을 활용, 수의계약으로 그 인프라 운영권을 따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레이널즈는 연이은 기자회견에서 “가장 좋은 팬데믹 대응책은 아이오와 시민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주장했다. 주정부는 시민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명령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시민들이 알아서 잘 행동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시행하지 않았고, 아이오와 주의 시장들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권한도 주지 않았다.

당시 내 아버지는 가을에 아이오와 미식 축구 경기들을 관람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의 끈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었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공포는 그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군중들 속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었다.

8월 10일 정오쯤 어머니가 단체 문자를 보냈다. 그 문자는 "우리는 안전하다[기도하는 손 모양의 이모티콘과 함께]…"라고 시작했다. 문자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뒷마당 모습 등 일련의 사진들이 포함됐다. 누나가 "토네이도!?"라고 썼다. 그러자 부모님과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사는 형이 "내륙 허리케인"이라고 답했다. 전기도 나갔고, 와이파이 수신도 되지 않았기에 그들은 더 이상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다. 그 문자 이후 48시간 동안 시더 래피즈는 지구상에서 홀로 떨어져 고립된 지역처럼 느껴졌다.

격렬한 폭풍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몇몇 동영상이 SNS상에서 공유되고 있었다. 하지만 시카고에서 폭풍이 있었다는 언급 이외에, 구체적인 피해 관련 뉴스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시더 래피즈가 분명 지도에서 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수백 개의 다른 지역사회와 마찬가지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인구 약 13만 2,000명이 거주하는 시더 래피즈의 도시들은 폭풍으로 정전이 됐다(아이오와 주 전체에선 68만 명의 사람들이 정전을 경험했다). 통신탑이 무너지면서, 일부 통신도 끊겼다. 51시간 동안, 시더 래피즈 시내에 있는 두 개의 의료 센터 중 하나인 세인트 루크 병원은 완전 고립된 섬이 됐다. 인터넷, 전자 의료 기록, 유선, 그리고 시더 래피즈의 3개 통신 서비스를 모두 잃었다. 동시에 폭풍과 각종 잔해를 청소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동부 아이오와 시민들이 응급실로 몰리고 있었다. 그 병원은 데레이초 이후 24시간 동안 평균 환자수의 두 배 이상을 감당해야 했다. 유니티포인트 시더 래피즈의 미셀 니어만 Michelle Niermann 병원장은 "그때가 병원 관리자로서 가장 두려웠던 시기였다"고 회상한다.

시더 래피즈는 특히 피해 범위를 평가하는 일이 어려웠다. 전력과 통신 손실 이외에도, 초기에는 모든 파편과 쓰러진 나무 때문에 거의 복구 노력이 불가능했다(미국에서 대표적인 숲 도시인 이 곳은 폭풍으로 인해 산림의 약 65%를 잃었다).

데레이초가 기후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재난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시더 래피즈는 이번 폭풍의 최대 피해 도시다. 2008년에는 500년만의 최악의 홍수로 대부분의 도시와 많은 저렴한 주택들이 파괴됐다. 그 홍수로부터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다시 피해를 입은 것이다.

기후학자 글리샌이 말했듯, 하나의 극단적인 재난을 기후변화와 연관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아이오와의 날씨가 변화하고 있고, 데레이초 같은 폭풍이 앞으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증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글리샌의 역할은 주로 농부들이 빈도가 높아진 폭우에 대비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아이오와에서 24시간 동안 750mm 이상의 비가 내릴 확률은 지난 30년 동안 평균 대비 세 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아이오와의 농장 및 시골 생활(Farm and Rural Life) 여론조사에서, 81%의 농민들이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2011년 68%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아이오와 전체 시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비율이다. 즉, 전체 시민들 중에는 67%가 지구 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믿고 있다(미국 전역에서 그 비율은 72%이다).

부모님이 데레이초와 사투를 벌이며 어둠 속에 있던 10일 동안, 나는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전화를 더 자주 걸려고 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그들의 전화 배터리가 방전돼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들이 그런 상황에 힘겨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머니는 자신을 도왔던 자원봉사자들 이야기를 할 때마다, 여전히 가끔씩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린다. 그들은 부모님을 돕기 위해 쇠톱을 들고 온 친구, 친지, 그리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우리 가족은 상대적으로 운이 좋았다. 큰 나무가 집 위로 떨어졌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부모님은 보험사로부터 피해 보상금을 받아 새 지붕을 설치했다. 그리고 동생은 올 봄에 지붕으로 새로 교체할 예정이다.

작년 12월 시더 래피즈를 방문했을 때, 부모님과 시민들로부터 받은 느낌이 있었다. 데레이초 이후 가장 힘든 상황이 향후 (자연 재해로 인해) 물질적인 피해가 분명히 발생할 것이고, 그런 현실을 피할 수 없는 세계에서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초토화된 지역 풍경이 지난 1년 동안 그들이 겪었을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였다.

데레이초가 휩쓸고 지나간 곳마다 대혼란이 일어났다. 디모인에서 북쪽으로 48킬로미터 떨어진 매드리드에서는 이번 폭풍으로 4층짜리 노인생활센터 매드리드 홈 Madrid Home의 지붕이 날라갔다. 꼭대기 층에는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6명이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곳을 운영하는 웨스턴 홈 커뮤니티의 CEO 크리스 핸슨 Kris Hansen은 공포에 휩싸인 매드리드의 책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때 화상 회의를 하고 있었다.

핸슨은 북동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지역에 있었다. 그곳의 하늘이 여전히 맑았기 때문에, 그에게 시설의 상황은 생각할 수 없는 반전이었다. 아이오와에는 10개의 노인 요양 커뮤니티가 있었다. 그리고 팬데믹은 웨스턴 홈 운영에 큰 부담을 줬다. 미국 전역의 장기요양시설에서도 비슷한 이유(개인보호장비와 간병인 부족)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더욱이 아이오와는 더 어려울 수밖에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마스크 의무화를 좀 더 강하게 추진하지 않았던 주지사에게 몇 차례에 걸쳐 좌절감을 느꼈다"며 “아이오와가 노인 보호보다 경제를 선택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왜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까?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우리 직원들은 아직 노인요양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다. (감염의 위험성이 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웨스턴 홈은 7월 말 매드리드에서 첫 확진자가 나올 때까지 시설을 효과적으로 관리했다. 시설에서 근무하는 계약직 치료사 한 명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침투했다. 며칠 동안, 6명의 환자와 1층 근무자 3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직원들의 사기는 저하됐다. 전국의 다른 병원과 요양시설들처럼, 심각한 인력 부족과 싸우고 있는 핸슨은 "확진을 받은 직원들이 자책하고 있다. 자신들이 실패한 것처럼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스콧과 제니 버커가 아이오와 주 개리슨 근처 농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부부는 데레이초가 헛간을 파괴하고, 트랙터를 손상시켰을 때 이미 팬데믹과 싸우고 있었다. 사진=포춘US
스콧과 제니 버커가 아이오와 주 개리슨 근처 농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부부는 데레이초가 헛간을 파괴하고, 트랙터를 손상시켰을 때 이미 팬데믹과 싸우고 있었다. 사진=포춘US

가을에는 웨스턴 홈의 일부 시설에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비극이 일어났다. 이 회사는 보험사 및 의료시설과 계약을 맺고 노인들을 관리하는 ‘관리 돌봄(Managed Care)’ 시설을 일부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거의 전부 코로나 양성 확진을 받은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양성 확진을 받은 직원들이 그들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핸슨은 "당시 상황은 진짜 무서웠다. 우리 직원들도 가족이 있다"고 전한다. 최대 과제는 치매 병동까지 코로나가 퍼지는 것을 통제하는 것이었다. 아이오와 주 크레스코Cresco의 한 작은 시설에서 24명의 노인 중 8명이 코로나로 사망했다. 그는 "우리는 주정부의 느슨한 코로나 대응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 지금 보고 있다"고 토로한다.

필자가 1월 중순 핸슨을 인터뷰했을 때, 그의 직원들과 요양 시설의 노인들은 여전히 백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신속하게 보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정부보다는 연방정부를 탓하고 있었다. 연방정부는 민간 기업과 함께 장기요양시설에 백신을 보급하고 있다. 그는 "업무 조율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미숙한 업무 조율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 때문에,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핸슨은 아이오와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둘러싼 분열로 인해 여전히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인터뷰 전날 ‘현명한 선택 아이오와(Informed Choice Iowa)’ 시위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수백 명의 시민들이 주 의회의 의원회관에 모였다(그곳에서 주 의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할 의무가 없었다. 그래서 실제로 많은 의원들이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았다). 시위자들은 코로나바이스와 관련한 주 정부의 조치들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핸슨은 “팬데믹의 한 중간에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라며, "코로나바이러스 이슈가 과거에 그랬듯이 정쟁으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은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비난한다.

데레이초가 아이오와를 강타하자, 필자는 당연히 코로나바이러스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걱정은 점점 심해졌다. 다만 아이오와 시민들은 “우리는 위기 때 단합을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시민들이 단합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상상하기로 했다.

세인트루크 병원의 니어만은 “시더 래피즈는 데레이초의 피해로부터 빠르게 회복하자마자,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들이 급증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가 우려했던 것만큼 상황이 나쁘진 않았지만, 그녀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너무 적다. 솔직히, 사람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춰서 마스크 착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가을 내내 아이오와는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수 1위 지역 중 하나였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도처에 퍼져 있었고, 특히 시골 지역의 피해가 컸다. 공중보건 업계는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레이널즈 주지사는 또 다시 아이오와 시민들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확진자수가 급증하고 있을 때, 주지사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나타났다. 그녀는 수천 명의 공화당 지지자들이 참석한 디모인 야외 집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작년 11월 아이오와의 의료 시설들은 거의 수용 한계 수준에 있거나, 근접했다는 발표가 나오기 시작했다. 더 많은 확진자를 치료할 의료인력이나 침대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주지사는 확산 통제를 위해 일련의 복잡한 규칙들을 발표했다. 운동 경기에는 어린이 한 명과 성인 2명 이하의 관중만 허용했고, 실내 25명 이상의 모임이나 100명 이상의 야외 모임에서는 마스크를 의무화했다. 마지막으로 추수감사절 일주일 전, 레이널즈는 "어느 누구도 이런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 나도 이런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며 용서를 구하는 어조로 주 전역에 마스크를 의무화하는 명령을 내렸다. 다만 일부 예외 조항도 있었다.

마셜타운 시장 조엘 그리어 Joel Greer는 이런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너무 늦게 나왔다고 봤다. 낮에는 변호사로 활동 중인 그는 이른 봄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가 지역사회를 압박하는 상황을 지켜봤다. 아이오와 주 중앙에 위치한 2만 8,000명의 도시인 마셜타운은 육류 포장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다. 다른 아이오와 주의 지역들처럼, 돼지고기 가공시설을 가진 최대의 인력 고용 회사인 JBS에서도 일찍이 확진자가 발생했다. 4월에는 수십 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5월에는 퇴직을 일주일 앞둔 현지 직원 1명이 사망까지 했다.

그때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그리어는 좌절감을 느끼고, 마음이 매우 괴로웠다. 그의 카운티가 아이오와 주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는 점과, 아이오와 주가 미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곳이라는 점에서 더욱 더 그렇다.

그리어는 아이오와 주 중부의 다른 시장들과 정기적으로 줌 회의를 가졌다. 많은 시장들은 마스크 의무화(그들은 원칙적으로 그럴만한 권한이 없었다)를 발표하기를 원했다. 어쨌든 일부 시장들은 자체적으로 명령을 내렸다. 월권 행위를 우려한 그리어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시장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성명서는 강제성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흐지부지 끝났다.

그리어는 작년 10월 포장 주문을 위해 동네 술집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곳은 사람들로 붐볐다.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손님 중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그가 유일했다. 다른 손님들은 “당신은 남성도 아니다”라는 경멸조의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어는 필자에게 "그 사람들은 과학에서 낙제했을 것이다”라며, “그들의 뇌에는 도대체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셜타운의 서비스직 근로자들은 마스크 의무화를 둘러싸고, 양분화된 여론 때문에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시내에서 인기 있는 텍사스-멕시코 음식전문 레스토랑 라 카레타 멕시코 그릴 La Carreta Mexican Grill를 운영하는 알폰소 메디나 Alfonso Medina(31)는 11월 마지막 주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미각과 후각을 잃었다. 그 무렵, 그의 직원 17명 중 80~90%가 이미 비슷한 증상을 경험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3월부터 그는 식당에서 사회적 거리를 두고, 예방 조치를 취하려고 애썼다. 그와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손님들은 거의 착용하지 않았다.

메디나는 지난 1월 초 "이런 결과는 충분히 예상됐다. 고객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은 매우 부당했다"며, "우리 모두는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었다. 누군가 감염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분노했다.

마셜타운에 있는 두 곳의 대형 마트(메너즈 Menards와 월마트)는 팬데믹 초기부터 마스크를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반면 주 정부의 마스크 의무화 명령이 없고, 소수민족이 소유하고 있는 사업을 운영 중인 메디나의 입장에선, 라 카레타에서 마스크 의무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고등학생들을 포함, 그의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고객들과 대립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겼다. 그래서 그는 손님들이 단지 책임 있는 행동을 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당신은 이 곳을 가장 좋아하는 식당이라고 생각해서 식사를 하러 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스크 착용이 왜 어려운가?"(그는 “주지사가 아이오와 주 전역에 마스크 의무화 명령을 내린 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메디나는 직원 모두가 동시에 확진 판정을 받아, 레스토랑 문을 닫는 경우가 없기를 기도했다. 그의 레스토랑은 실제로 팬데믹 기간 동안 영업 실적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그는 라 카레타가 2020년 5월 5일 축제(Cinco de Mayo)에서 호실적을 낸 것은 포장 술 판매 덕분이라고 했다. 메디나는 “내가 조용한 추수감사절 주간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행운이었다. 내가 열흘간 결근했지만, 직원들 스스로 감당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의 직원들 대부분은 비슷하게 가벼운 증상을 보인 끝에 모두 회복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직원들은 지인들을 코로나바이러스로 잃었다. 메디나는 오하이오에 사는 52세의 삼촌을, 그의 부모는 멕시코에 거주하는 30세 의사를, 그의 요리사는 아버지를, 서빙 직원 두 명은 할아버지를 잃었다. 아울러 단골 고객들도 잃었다. 그는 "죽음은 우리 주변에 아주 가까이 있다"고 말한다.

메디나는 버지니아 주 로아노크 Roanoke에서 태어났다. 그는 멕시코 이민자들인 부모와 함께 전국을 여행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그들은 텍사스-멕시코 레스토랑 사업을 구축하고, 확장해 나갔다. 그가 다섯 살이었을 때, 아이오와에 도착했다. 이후에 마셜타운으로 이사했다. 그는 인종의 다양성, 양질의 교육, 그리고 전체적으로 시민들의 친절함 때문에 마셜타운을 사랑했다. 그는 "이곳은 성장기에 매우 적합한 장소다. '아이오와 좋아요(Iowa Nice)'라는 말이 있다. 그걸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팬데믹이 시작되자, 메디나는 자신에게 식당 물품을 공급해주는 대규모 업체들이 수요가 많은 물품들, 즉 손소독제, 쌀, 콩, 화장지도 공급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대량 주문을 한 후, 그 물품들을 지역에 재판매하기 시작했다. 어느 때는 지역 양로원들에 장갑을 제공하기도 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그는 드라이브스루 형태로 식료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시설에 음식을 기부했다. 아울러 코로나바이러스로 식구를 잃은 가족들을 위해 모금 활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메디나는 ‘사랑이 없으면, 타코도 없다(No love, No tacos)’는 슬로건을 만든 주인공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레스토랑 앞 광고판에 그 슬로건을 홍보했다. 그리고 올 가을에는 메뉴 제품에 홍보를 할 예정이다. 작년 여름 경찰에 의해 조지 플로이드와 다른 비무장 흑인 시민들이 살해된 후, 메디나는 지역 사업주로서 자신의 레스토랑을 활용,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을 알려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SNS로 테스트를 했고,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라 카레타 앞 마당에 간판을 놓았다. 그 간판에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인권은 여성의 권리이다’, 그리고 ‘과학은 진짜다’라는 명백한 사실들이 적어 놓았다. 하지만 어느 날 그 간판을 보고 화가 난 손님이 영수증에 글을 쓰더니, 그것을 그에게 내밀었다. 그 고객은 간판을 비기독교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메디나는 그 영수증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아울러 ‘사랑이 없으면 타코도 없다’라는 자신의 메모도 함께 올렸다. 그는 또한 그 슬로건을 내건 웹사이트와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만들면서, 공정성과 평등을 지지하고 응원했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선거일을 연방 공휴일로 만들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사이트의 수익은 메디나가 이전에 설립한 지역 장학기금으로 돌아갔다.

모든 일이 그렇듯, 그의 메시지는 입소문을 타고 퍼졌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작년 10월 CNN에 출연한 이후에는 더욱 더 그랬다. '사랑이 없으면 타코도 없다'가 새겨진 모자와 셔츠에 대한 주문이 전 세계에서 쏟아졌다. 11월 투표 사진을 올리자, 많은 이들이 '사랑이 없으면 타코도 없다'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 기금은 마셜타운의 지역 대학에 14개의 장학금으로 지원됐다.

메디나는 “이 모든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그 영수증 메모였다. 그런데 그것보다 훨씬 더 끔찍한 편지를 최소한 한 통은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에게 코로나바이러스와 오늘날의 정치 풍토로 인해, 아이오와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었는지 물었다. 우선 그는 자신과 직원들은 식당에서 어떤 이유로든 정치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마셜타운에는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의 관점을 존중한다"며,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고객들이 당연히 있다. 그들이 무슨 장비를 가지고 들어오든, 또는 그들의 셔츠에 뭐라고 쓰여 있든 상관없다. 나는 직원들에게 ‘우리는 그들에게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그리어 시장은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기가 점점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자신의 도시가 팬데믹으로 인해 정치적으로 상당히 분열됐다는 사실을 한탄한다. 그는 양쪽 진영으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 이메일, 문자, 그리고 시장의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 달린 수많은 댓글의 형태로 욕을 먹는다. 그는 "사람들의 절반은 학교를 열었다고, 나머지 절반은 학교를 열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친 듯이 화를 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그리어 시장은 임기 3년 동안 마셜타운에서 일련의 재난을 대응해야 했다. 2018년 7월 어느 날, 토네이도가 발생하며 저소득층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많은 집들이 피해를 입었다. 그 토네이도는 말 그대로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 이동하며 법원 시계탑을 무너뜨리고, 역사가 오래된 사업장들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었다. 그 다음에 등장한 데레이초는 상상을 초월하는 매우 혹독한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이런 재난에 대응함에 있어, 대부분의 책임은 마셜 카운티의 킴벌리 엘더 Kimberly Elder 비상관리조정관의 몫이었다. 2003년부터 이 업무를 맡아온 그녀는 매년 이용 가능한 자원은 더 줄어드는 상황에서 더 많은 재난에 대응하는 것처럼 보였다. 2020년 대부분 기간 동안, 그녀는 상자로 가득 찬 사무실에서 일했다. 일부 상자에는 개인보호장비가 있었다. 그녀가 직접 이 장비들을 양로원과 응급구조요원들에게 배급했다. 다른 상자에는 서류들이 있었다. 하나의 재난이 끝나면, 각종 서류 등 과중한 행정업무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엘더는 2년 이상 동안 휴가를 가본적이 없다. 여성 혼자 이런 업무를 맡으며 가장 힘든 점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엘더는 "만약 내가 이 사람들처럼 병원에 있다면, 누가 그들을 도와줄까?"라고 반문한다.

재난 피해로부터 회복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을 겪는 것은 엘더만이 아니다.

일부 시민들은 보험사와 주정부 기관으로부터 제때에 지원금을 받기 위해, 다른 지역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아이오와 주의 다른 도시들처럼 마셜타운도 전체 인구의 30%가 히스패닉으로 구성되는 등 유난히 인종적으로 다양하다. 마셜타운의 학생들은 40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원어민이고, 지역 유치원생들은 70%가 유색인종이다. 육류포장 공장이 이런 다문화주의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이 공장의 일자리는 최근에 버마와 콩고 난민들을 포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도시로 유입되는 유색 인종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난 피해로부터 회복하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하나의 문제는 언어 장벽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시간이다. 이 도시의 이민자들은 마셜타운의 필수인력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직장에서 손해사정사를 만나는 등의 업무를 처리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메스콰와키 정착지(Meskwaki Settlement)—마셜타운 동쪽으로, 아이오와 주 타마 카운티에 있는 8,000에이커 규모의 자치구이다. 미국의 최대 인디안 부족 중 하나인 삭 앤드 폭스 Sac & Fox 부족이 사는 곳이다—에 거주하는 일부 사람들은 데레이초로 주택이 파손됐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또 다른 복병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아이오와에서 유일하게 연방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은 부족인 메스콰와키는 1857년 이 땅을 매입했다. 그때는 캔자스 보호구역으로 옮기라는 연방정부의 추방 조치에 저항한 이후였다. 몇 년간 이 부족은 영토를 확장했고, 현재는 1,20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이 곳은 자체적으로 보건소, 법원, 학교를 갖고 있다. 1992년 메스콰와키는 자신들의 땅에 ‘아이오와에서 가장 규제가 느슨한 카지노’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카지노가 딸린 호텔을 개장했다. 오늘날 여기서 발생하는 수입은 전체 부족의 운영 자금 중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데레이초는 정착지의 350가구 가운데 271가구에 피해를 입혔다. 폭풍의 여파로, 발전기로 가동되는 호텔이 피해자들이 갈 수 있는 유일한 대피소가 됐다. 이 정착지의 총괄 책임자 로런스 스포티드버드 Lawrence SpottedBird는 “700명의 부족민들이 호텔로 갔다. 5~6명 정도가 한 방에 빽빽하게 머물렀다”고 말한다. 그들은 몇 달 동안 사회적 거리를 뒀던 사람들과 너무 가까이 있게 된 사실을 알게 됐다.

스포티드버드는 "우리는 더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히고, 일하고 있었다"며 “이를 위해 경계를 풀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수가 급증했다”고 토로한다.

이 정착지는 어떤 면에서 팬데믹에 대응하는 주정부의 조치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메스콰와키에서 부족 보건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루디 파파키 Rudy Papakee는 작년 3월 부족 내 최초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를 알게 됐다. 한 부족민이 병원에서 호흡 장애로 치료를 요청했고, 이후에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확진을 받았다. 곧이어 그의 가족 구성원들과 그들의 지인들도 연달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부는 입원을 요하는 심각한 상태였다. 그리고 코로나에 감염된 노인 1명은 사망했다.

파파키는 "우리는 처음엔 작은 진원지에 불과했다"고 말한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노인이나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기저질환을 가진 개인들이 더 위험한 상태였다. 부족 지도부는 거의 즉시 자택격리 명령으로 대응했다. 카지노와 정착지에 있는 다른 시설들의 운영도 중단했다. 그들은 직원들에게 급여를 계속 지급하고, 집에 머물러 달라고 부탁했다. 인디아 보건 서비스(Indian Health Service) 덕분에, 그들은 강력하고 접근하기 쉬운 검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었다. 초여름이 되자, 매우 신중하게 재개방을 했다. 일례로,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의무화했고, 연례 회담과 문화적으로 중요한 행사들을 취소했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한계는 있었다. 정착지 부족민들의 상당수가 타마, 톨레도, 마셜타운 등 인근 마을에서 일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식료품 등 각종 물자를 구하려면 정착지를 떠나야 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으려는 메스콰와키의 노력은 결과적으로 주변 지역사회의 노력과 별반 다를 바 없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작년 5월 시애틀에서 직장을 옮겨 현재 업무를 맡게 된 스포티드버드는 "아이오와 주는 바이러스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은 주들 가운데 하나였다"라며, "안전장치가 허술하고 느슨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오랫동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그는 부족민이 아니다).

아이오와주의 많은 보건 전문가들처럼, 파파키는 팬데믹에 대한 레이널즈 주지사의 반응에 큰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그녀의 기자회견을 주의 깊게 들어왔다. 그녀가 매번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항상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녀는 단지 아이오와 시민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는 "명백하게 시민들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확진자수가 계속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노한다.

그는 동일한 문제점들이 정착지에도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일부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도록 요구 받거나, 사회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듣는 것에 화를 냈다. 결과적으로, 정착지에서 열린 어느 크리스마스 모임에서 한 사람이 25명을 감염시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족은 중요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카지노를 7월에 재개방했다. 이때 새로운 금연 정책과 체온 체크, 그리고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를 의무화했다. 파파키는 이런 조치들이 효과적이기는 했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한다.

백신 접종이 정착지에서도 시작됐다. 하지만 파파키는 “다음 접종 분량이 언제 올지 전혀 알지 못한다. 따라서 접종 계획을 세우기가 힘들다”고 토로한다. 노인들은 걱정스럽게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주민들이 거주하는 미국 전역에서의 코로나바이러스 추세를 살펴보면, 메스콰와키는 다른 지역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파파키와 이야기를 나누며, 정착지 부족 인구의 약 25%인 301명이 지금까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5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정착지 밖에서는, 타마 카운티 공중보건 및 홈케어 조직의 섀넌 조프카 Shannon Zoffka CEO가 팬데믹 대응책을 이끌고 있었다. 그녀는 1만 7,000명의 인구를 가진 작은 시골에서 평생 살고 있다. 하지만 작년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조프카는 1월초 어느 날 오후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믿지 않는다. 그들은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설상가상으로 그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속임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런 현실 부정은 지속되고 있다. 카운티의 요양원과 육류포장 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타마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1인당 사망률에서 전국 상위 4%에 속해 있는데도 말이다. 더욱이 데레이초 이후에 확진자수가 급증했다. 카운티는 전기가 끊긴 일주일 동안 주민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식료품을 보관할 수 있는 냉장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타마 카운티 공중보건 당국은 그 기간 동안 확진자 추적이 특히 더 복잡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학기가 시작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진 이후에 취해진 검역 조치들이 스포츠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조프카는 "사람들은 화를 많이 냈다. 우리 사무실은 접촉자들을 조사하거나, 사람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종종 언어 폭력에 직면했다. 사람들은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며 위협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의 조직이 벌이는 활동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이지만, 결국 공통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밀접 접촉에 대한 정의가 15분 동안 계속 누군가로부터 6피트 이내에 있는 것으로 변경됐다. 그러자 사람들은 매우 빠르고 영리하게 대처했다. 그들은 검사관들에게 ‘음, 당신은 줄자나 스톱워치가 없다. 그러니까 정확히 알 수 없다’ 혹은 ‘우리가 거기 있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한다.”

조프카의 팀은 학교 기관, 지역 기업, 법 집행기관, 그리고 메스콰와키 정착지 같은 파트너들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그런 태도는 이 일에 대해 환멸을 느끼게 만든 결정타가 됐다. 그녀는 "우리가 처음부터 그런 부정적인 태도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우리의 생각은 '우리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싶다.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싶어한다'였다. 하지만 일부 규제가 풀린 후 공중보건 조치들이 이들의 사생활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자, 그들을 통제하는 일은 정말 어려워졌다"고 토로한다.

조프카는 “그런 점을 고려할 때, 아이오와 주지사가 코로나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 시민들이 ‘옳은 일을’ 할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는 것은 참기 어려웠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마스크 의무화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늦추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의 영세사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고객들에게 안전 수칙을 장려했지만, 종종 거센 반발에 직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나는 조프카와 대화하기 전에, 팬데믹이 아이오와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그 과정에서 타마 카운티 공중보건 당국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우연히 발견하고, 그 내용을 면밀하게 조사하게 됐다. 정보는 분명했고, 게시물들은 인상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했다. 정기적으로 확진자 번호를 업데이트했고, 왜 그들의 확진자수가 주정부보다 더 많은지 설명도 했다(주정부의 통계자료가 뒤에 나왔다). 그 게시물들을 계속 읽다 보면, 후반부에 필사적으로 애원하는 내용을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은 ‘마스크를 쓰자! 손을 씻자! 조부모를 보호하자!’였다.

보건당국이 직면한 현실을 알아보기 위해선,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댓글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당국의 조치를 지지하고 감사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댓글은 시민들 사이에서 ‘우리 카운티에서는 왜 확진자가 많은지’를 두고, 열띤 논쟁으로 종종 번져나갔다. 한편 다른 사람들은 “모든 것이 과장된 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녀의 팀은 자신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사실을 바로 잡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조프카는 잘못된 정보의 주범으로 SNS를 지목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지역사회로 퍼지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논쟁을 벌일 때, 더욱 가혹하고 조롱하는 어투를 사용하고 있다. 그녀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감정의 상처와 적개심에 대한 기억이 오래 지속될 거라고 예상한다. 아울러 진실을 외면하고 부정하는 사람들도 금방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녀는 약간 체념조로 "믿지 않는 사람들은 스스로 영향을 받기 전까지 결코 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조프카와 이야기를 나눌 때, 그녀의 직원들은 모더나 백신 공급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백신 보급은 특히 연휴 동안 매우 어려웠지만, 특별한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녀는 팬데믹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 또는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할 여유가 많지 않았다. 단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조사가 필요한 확진자, 또는 책상 위에 놓여진 다양한 업무들을 처리하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할 것이다. 아마도 연말쯤이면 정상적인 삶으로 어느 정도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희망하고 있다. “다만 2021년이 여러 측면에서 2020년과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아이오와 주 기후학자 저스틴 글리샌이 데레이초로 피해를 입은 들판을 조사하기 위해, 첫 현장 조사에 나섰다. 현장의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했다. 무수히 많은 옥수수들이 쓰러지거나, 잘려 나갔다. 또는 너무 멀리 날아가버려 구제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일부는 우박으로 피해가 더 컸다. 마치 기관총 세례를 받은 것처럼 너덜너덜해 보였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사회봉사 기관의 농업전문가 미건 앤더슨 Meaghan Anderson은 "들판에 서서 주변을 둘러봤다. 옥수수가 쓰러져 있었기 때문에,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잠시 목이 메었던 그녀는 “나는 2주에 한 번씩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다. 4월에 뭔가를 심는데 수십만 달러를 선투자 하고, 9월이나 10월이 되면 곡식들을 수확해 투자금을 회수하길 희망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믿음이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피해를 입은 농부들은 농작물뿐만 아니라 많은 기반시설, 즉 값비싼 장비와 축사, 곡물통 등을 잃었다. 앤더슨은 "우리는 원상복귀를 위해 향후 몇 년 동안 씨름할 것"이라고 말한다.

곡물 보험에 가입해 둔 덕분에 대부분의 피해금액은 보상을 받았다. 하지만 제니와 스콧 버커 Scott Birker 부부 같은 많은 사람들에게 2020년은 팬데믹과 데레이초가 한꺼번에 닥치며, 상당한 피해를 입은 해가 됐다. 벤턴 카운티에 살면서 육우를 기르는 이 부부는 최근 몇 년간 자신들의 이윤이 점점 줄어 거의 0이 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스콧은 "나는 카우보이에서 사업가로 전향했다. 그리고 매일매일 열심히 살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2020년은 새로운 종류의 도전이었다. 2월부터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시장을 뒤덮었다. 버커 부부는 소를 키우는데 들어간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행사하는 소 판매(풋옵션)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다. 곧 이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아이오와 주의 육류포장 공장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부부는 판매를 기다리는 소의 숫자를 고려, 소에게 먹이는 사료 배급량을 수정하기로 결정했다(스콧은 "기본적으로 판매 전 60일 동안 사료 배급량을 높인다"고 설명한다). 이는 소의 판매 시기를 늦추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그는 "우리는 소에 대해 보험을 들지 않은 상태에서 사료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당시에는 올바른 조치라고 생각했다"라며, "어떻게 대처할지 전혀 몰랐다"고 말한다.

그 순간에, 데레이초가 들이닥쳤다. 버커 부부는 헛간, 닭장, 수 마일의 울타리, 그리고 옥수수 수확량의 대부분을 잃었고, 여러 대의 트랙터가 손상됐다. 폭풍이 지나간 후 지하실에서 나온 그들은 닭 다섯 마리와 암탉 다섯 마리가 잔해 속에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소들은 모두 생존했지만, 울타리가 없어지면서 초원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마침내 10월 손해를 감수하면서 소를 팔았다. 전반적으로 최악의 해였지만, 그만둘 계획은 없다.

다른 사람들은 더 큰 손해를 봤다. 앤더슨과 다른 이들은 농업 공동체에서 농업 파산에 대한 가능성과 더불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걱정을 했다(그녀는 데레이초 이후 자살한 한 농부를 알고 있었다). 글로벌 농식품 회사 카길도 농부들의 정신건강을 걱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사회봉사기관이 농부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제공하는 일부 지원업무를 후원하고 있다.

모든 전망이 암울한 것은 아니다. 간신히 농작물을 수확했거나, 데레이초나 가뭄의 영향을 받지 않은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의 지난해 수확량은 좋았고, 여름 이후 옥수수 가격도 제법 상승했기 때문이다. 연방정부는 거래 결제와 코로나바이러스 재난 기금 형태로 지원함으로써, 충분한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조치는 지난해 농민들의 평균 소득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시더 래피즈도 복구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도시가 여전히 재건 중에 있다는 많은 증거들이 있다. 예를 들어, 파편 더미, 움푹 팬 울타리, 그리고 임시 지붕 등의 형태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가 단합을 통해 모든 어려움을 헤쳐 나온 것에 대한 만족감이 크고, 일부는 경이롭게 생각하기도 한다. 시더 래피즈와 마셜타운의 시장들은 자신들이 진행 중인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선전했다. 이들은 자연 재난에 따른 재건축이 아니라, 도시의 강점을 더욱 키우는 개발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아이오와 주는 총 31만 3,907명의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와 4,448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대유행이 진행되는 동안 1인당 확진자수는 전체 8위에 올랐고, 1인당 사망률은 전체 17위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아이오와는 병원에 큰 부담을 주는 무서운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싸움을 벌였다. 이후 상황은 훨씬 더 호전되고 있다. 확진자수는 급격한 하락추세에 접어들었다. 아마도 마스크 의무화 조치 덕분일지 모른다. 혹은 시민들이 보여준 책임 있는 행동 때문일 수도 있다.

레이널즈 주지사의 대변인은 성명서에서 "주지사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완화하기 위해 매우 집중되고, 균형 잡힌 접근법을 취해왔다. 생명, 생계, 병원 자원 보존, 그리고 아이들을 안전하게 학교로 돌아오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마스크는 하나의 보호 장치이며, 그녀는 거의 매일 이런 점들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내가 인터뷰한 사람들은 거의 공통적으로 새해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이는 백신 보급과 옥수수 가격의 상승, 더 강한 공동체 의식, 혹은 2020년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에서 기인할 수 있다.

내 부모님은 괜찮다. 그들은 새로 나무를 심을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나무가 사라진 마당에 그늘을 만들 대안도 구상 중이다.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사실상 손대지 않은 상태로 상자 안에 보관되어 있다. 그리고 내가 이번 기사 작성을 마무리하고 있었을 때, 그들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했다. 나는 여전히 그들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와 상관없이, 나는 아마도 항상 그들을 걱정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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