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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임 시작! 토스 vs. 빅테크·금융거인

  • 기사입력 2021.01.27 10:33
  • 최종수정 2021.01.27 10:35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1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본 게임이 시작됐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원톱 핀테크로 성장한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가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갖춘 기존 금융거인들과, 또 절정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빅테크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Fortune Korea] 핀테크 주도권을 쥐기 위한 그간의 싸움은 시시한 면이 없지 않았다. 사실 원사이드한 게임이었다. 그래서 토스의 시선은 서비스 초기부터 구름 위를 향했다. 기존 금융사 업무의 일부 프로세스를 맡는 BaaS(Banking as a Service) 모델이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니치 모델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직 빅 금융 플랫폼 모델만이 목표였다.

서비스 출시 2년 만인 2017년, 토스는 기존의 간편송금에 부동산 소액투자나 대출 맞춤 추천 기능 등을 추가하며 본격적인 플랫폼 확장에 나섰다. 같은 해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서 관심이 분산됐지만, 이전에 관계를 맺고 있던 금융사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화제가 됐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첫 서비스인 간편송금만 봐도 (토스는) 기존 금융사 하청업체 성격의 다른 핀테크들과는 거리가 멀었죠. 처음부터 목표가 명확했다고 봅니다. 편의를 극대화하면서도 무료인 간편송금 서비스로 소비자들을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로 사업을 조금씩 확장해 종합 금융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토스는 2017년부터 이 작업을 본격화했습니다.”

◆ 핀테크를 넘어

올해가 마이데이터 사업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또 토스증권과 토스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예고되면서 토스에는 연초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토스 관계자에 따르면 토스는 오는 2월과 7월 토스증권과 토스인터넷전문은행(금융위원회 본인가 승인 시)을 출범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관심은 핀테크 리그에서 무쌍의 모습을 보였던 토스가 상위리그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줄 지이다. 토스는 ‘핀테크가 수수료 수익으로 흑자를 내기는 어렵다’는 세간의 인식을 뒤엎고 지난해 4월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핀테크 중에서는 차원이 다른 레벨임을 입증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최근 각종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수수료를 얼마나 냈나 생각해 보세요.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더 쥐어짜기 어려울 정도로 가격 효율성이 올라와 있거든요. 이런 시장에서 신규 사업자가 수익을 내는 방법은 이론상 두 가지입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거나 B2B사업을 영위하는 거죠. 대부분은 후자를 선택합니다. 신규 사업자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토스는 핀테크 신분으로 그걸 해냈습니다.”

하지만 토스가 상위리그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기저기에서 물음표가 뒤따른다. 앞으로 경쟁할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갖춘 기존 금융거인들’과 ‘절정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빅테크들’은 자금력과 규모, 기술 등 측면에서 토스가 감당하기 벅찬 상대들이기 때문이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치과의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치과의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사진=비바리퍼블리카

◆ 빅테크들과 전초전

토스는 네이버, 카카오 같은 빅테크 업체들과는 이미 전초전을 치른 바 있다. 페이로 대변되는 간편결제와 토스 아이코닉 서비스인 간편송금 부문에서다.

간편결제 부문에서의 승패는 평가하는 이들마다 해석을 달리한다. 정량적 수치를 발표하는 기관들이 앱 사용 빈도를 기준으로 했는지 아니면 결제금액을 기준으로 했는지, 또 결제금액 기준이라면 간편송금액을 어느 정도로 구분했는지에 따라 결과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흐름에 대한 가치평가가 더해지면서 아주 다른 해석이 나온다.

후한 평가를 내리는 이들은 최근 성장세에 주목한다. 지난해 일부 조사기관 발표에서 토스 간편결제는 2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2019년 LG유플러스 PG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또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8월 전자지급결제대행 계열사인 토스페이먼츠를 출범하면서 향후 더 큰 성장세를 시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뒤따른다.

보수적인 평가를 하는 이들은 경쟁사 대비 과도한 마케팅 비용과 불확실성에 주목한다. 쇼핑이나 선물하기 같은 종속 플랫폼 기능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장한 네이버, 카카오 간편결제에 비해 토스는 위태로운 성장을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최근 4년간 간편결제사업자 마케팅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020년(1월~5월) 토스 마케팅 비용은 약 800억 원, 86억 원으로 카카오의 238억 원, 46억 원, 네이버의 14억 원, 10억 원 대비 월등히 높은 모습을 보였다.

◆ 역할 다한 간편송금

간편송금은 현재의 토스를 있게 만든 아이코닉 서비스이지만 최근엔 위상이 예전 같지가 않다. 간편결제는 과거 삼성페이와 SSG페이, L.페이 같은 휴대폰 제조사와 유통사 플레이어들이 지배하던 시장에서 토스와 빅테크들이 같이 치고 올라간 데 반해, 간편송금은 과거 토스, 카카오 양강 체제에서 최근 카카오 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여 대비된다.

금융권 주요 관계자는 말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조사 축의금, 부의금도 비대면으로 전달하는 일이 많아졌잖습니까. 간편송금 이용이 크게 늘면서 업체 간 경쟁력 차이가 부각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카카오가 최고입니다. 카카오톡으로 보내는 송금보다 더 편한 송금은 없다는 게 저희의 솔직한 결론입니다. 이건 토스뿐만 아니라 네이버든 KB든 신한이든 어느 누가 작정하고 달라붙어도 안 된다고 확신합니다.”

간편송금 부문에서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고 해서 토스의 근원 경쟁력이 꺾인 것은 아니다. 간편송금은 토스를 상징하는 혁신 서비스이지만, 토스가 △카드 △대출 △보험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전체 서비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다른 관계자는 말한다. “간편송금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기 위한 미끼 서비스이자 다른 서비스로 확장하기 위한 디딤돌 역할입니다. 전략적인 면에서 토스는 간편송금 카드를 매우 잘 써먹었고, 간편송금은 제 역할을 다 했으니 아쉬울 게 없죠. 풀(Full) 플랫폼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는 현시점에서 수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간편송금 쪽은 큰 문제가 아닐 겁니다.”

◆ 플랫폼의 질적 차이

빅테크 업체들과의 전초전을 곱씹어 보면 토스가 이들에 비해 열세인 한 가지 문제가 도드라진다. 바로 플랫폼의 질적 차이이다.

핀테크 리그에서 토스가 절대강자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건 2021년 1월 기준 1,800만에 이르는 토스앱 누적가입자 수 덕분이다. 간편송금앱으로 출발한 토스앱은 현재 계좌, 카드, 신용등급, 보험 등 각종 조회 서비스와 계좌 개설, 적금, 대출 상품 가입 등의 뱅킹 서비스, P2P 등의 투자 및 인증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토스 플랫폼은 빅테크들과의 전초전에서 핀테크 리그 때와 같은 무쌍함을 자랑하지 못했다. 토스 플랫폼이 금융에 한정된 데 반해 빅테크들 플랫폼은 범용성과 확장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쇼핑이나 선물하기 같은 종속 플랫폼 기능이 간편결제를, 카카오톡 메신저 기능이 간편송금을 지원한 앞의 사례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플랫폼의 질적 차이는 특정 서비스에 서포트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금융사업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되고 있다.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과 질, 그중에서도 이종 데이터 간 결합에 긴밀히 연관된 까닭이다.

금융권 주요 관계자는 말한다. “개별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얼마나 잘 제공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금융사들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겁니다. 각 금융사가 얼마나 차별화된, 또 영양가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첫 번째 관건이에요. 금융사들이 비금융 데이터를 모은다고 할 때 가장 첫 번째로 생각하는 게 커머스 정보인데, 여기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월등히 앞서 있습니다. 본원 플랫폼이 커머스랑 연결돼 있잖아요. 토스도 최근 전자지급결제대행 계열사인 토스페이먼츠를 출범시키며 관련 데이터 확보에 뛰어든 모습인데, PG에서는 단순 결제정보밖에 얻을 게 없습니다. 개개 주문 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는 네이버나 카카오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죠.”

◆ 민감한 데이터 문제

현재 금융권에서 데이터는 매우 민감한 문제이다. 빅·핀테크 업체들과 금융사 간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도 상당 부문이 데이터 문제에서 파생한다.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금융사들의 정보가 이외 업체들로 흘러가는 데 반해 빅테크 업체들이 보유한 커머스 세부 정보는 왜 공유하지 않느냐가 논란의 핵심이다.

양쪽의 논리는 서로가 충분한 데이터를 내놓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 빅테크들은 금융사들이 현금 서비스 내역이나 결제 거부 등 정보를 내놓지 않는다고, 금융사들은 빅테크들이 전자상거래 주문 내역을 내놓지 않는다고 신경전을 벌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금융사들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빅테크들은 새로운 금융상품을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한다지만, 초개인화 서비스가 핵심 경쟁력이 돼가는 현재 금융 환경을 고려하면 미흡하다는 것이다. 과거 빅·핀테크 업체들이 고객 SNS를 이용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각종 금융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다고 한 것을 생각해보면 궁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비해 빅테크들이 요구하는 추가 금융 정보는 ‘고객 성향 유추 정도에 있어서 빅테크들이 공개하지 않는 정보에 비해 가치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금융위원회 역시 이 같은 인식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난 12월 열린 디지털금융 협의회에서 ‘마이데이터사업자 가운데 통신판매중개업을 하는 회사는 주문내역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 데이터가 경쟁력

앞서의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은 결과적으로 토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논란이 가열될수록 빅테크와 기존 금융사들이 공개할 정보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빅테크나 기존 금융사 대비 가용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토스로서는 어부지리 효과를 얻는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생각해보면 토스의 근원적인 한계가 드러난다. 어떻게 결론이 나든 가용 데이터 수준이 열세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빅데이터와 기존 금융사들이 공개하는 정보가 많아지더라도 토스와 이들 간 데이터 격차가 0이 될 수는 없다.

가용 데이터 수준이 불러올 업체 간 경쟁력 차이는 명확하다. 네이버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온라인 소상공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이 좋은 예이다. 이 대출 상품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 정보가 바탕이 됐다. 매출 흐름과 단골 고객 비중, 고객 후기, 반품률 등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개발한 덕분에 상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이 상품은 고객군의 확장이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점포 위치나 면적 등 정보를 주요 근거로 삼는 기존 금융권 소상공인 신용평가시스템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창업하는 최근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데다 대부분 20~30대여서 금융 이력까지 부족한 고객들이다 보니 기존 시스템을 사용하는 금융사들로서는 놓칠 수밖에 없는 고객군이었다.

하지만 네이버는 자사 플랫폼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들 고객을 흡수할 수 있었다.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에 주문했던 ‘중·저신용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혁신적인 중금리 대출상품’을 인터넷전문은행이라면 손사래를 쳤던 네이버가 주도한 셈이다.

◆ 위협적인 금융거인들

그동안 규제 온실 속에서 덩치를 키워온 기존 금융거인들 역시 만만찮다. 이들은 디지털 전략 면에서 토스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토스와 구별되는 장점도 있다. 바로 덩치와 자금력이다.

금융거인들 역시 빅테크들에 비하면 비금융 데이터 열세가 확연하다. 하지만 앞서 빅테크들의 주장처럼 금융 데이터는 훨씬 더 풍부하게 갖고 있다. 이들은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갖춘 까닭에 필요한 금융 업태별 정보를 손쉽게 확보·가공·결합할 수 있다. 금융 데이터 접근성 측면에서 토스는 물론 빅테크들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을 가진 셈이다.

게다가 이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 신속한 복제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들의 막강한 자금력은 혁신적인 UI·UX나 창의적인 사업 아이디어의 독점력을 금방 허물고 무력화시킨다. 카카오뱅크가 주도했던 여러 창발적 혁신들을 국내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이름으로 흡수해 상향 평준화한 것이 좋은 예이다. 이 거인들은 덩치와 자금, 브랜드를 갖춘 까닭에 비금융 데이터를 얻기 위한 제휴도 쉽게 할 수 있으며 기술 격차 또한 손쉽게 따라잡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말한다. “빅테크나 핀테크들의 디지털 기술력에 큰 가치를 부여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기술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알고리즘도 다 범용화하고 전부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이 마당에 기술은 더는 큰 문제가 아니에요. IT 조직을 워낙 많이 키워놔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부족하다면 BaaS 업체에 위탁하거나 지원 중인 핀테크 업체와 협업하면 될 일입니다.”

이 관계자는 디지털 전략 문제도 낙관해 눈길을 끈다. 그는 덧붙인다. “과거엔 전략과 기술을 보완할 목적으로 새로 수혈한 인력들이 조직에 잘 적응하지 못해 금방 이탈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그룹사 차원에서 디지털 문화 정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상황이 개선됐습니다. 아예 조직을 분리해 따로 운영하는 곳도 많고요. 토스는 물론 네이버, 카카오로부터 인원을 많이 흡수한 데다 여러 경로를 통해 전략 인재들을 적극 영입하고 있습니다. 위기의식은 있지만, 핀치에 몰린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증권·은행 출범의 무게

이 같은 배경을 고려하면 오는 2월과 7월 출범 예정인 토스증권과 토스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생각보다 흥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어느 정도 결과를 만들어내더라도 토스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높아 흥행 체감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여러 이유로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증권업은 장치산업 성격이 짙습니다. 원활한 신용융자를 위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고 또 IT와 리서치, 콜센터 등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높은 안정성과 신뢰도도 필요하죠. 잠깐의 사고가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이 타 금융 서비스보다 크거든요. 이에 비해 수익성은 절대적으로 낮고요. 이런 곳에 토스가 들어와서 시장을 크게 가져가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토스가 자산관리 같은 부문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 운영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먼저 오픈해 시장에 확고히 자리 잡은 카카오뱅크가 의외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말한다. “카카오뱅크가 워낙 이뤄놓은 게 많잖아요. 토스가 어떻게 하든 비교가 될 텐데 현실적으로 카카오뱅크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디지털화 초기에 진입해 그 프리미엄을 한껏 누린 카카오뱅크와 달리 토스는 카카오뱅크 배경 위에서 업적을 이뤄야 하거든요. 게다가 카카오뱅크 때문에 다른 시중은행들도 다 같이 상향평준화됐잖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토스가 와우하고 놀랄 만한 서비스를 내놓긴 쉽지 않을 겁니다. 만약 내놓을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한 거고요.”

◆ 본 게임 시작

토스는 국내 유일의 핀테크 유니콘이지만, 빅테크나 기존 금융거인들과의 경쟁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플랫폼과 데이터, 자금력 부문에서의 상대적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부분 업계, 시장 관계자들은 ‘토스가 향후 빅5 종합 금융 플랫폼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전망에는 동의해 눈길을 끈다.

금융권 주요 관계자는 말한다. “토스가 워낙 초반 포석을 잘 뒀습니다. 이후 급박하게 진행된 금융권 환경 변화 상황에서도 적시에 필요한 수를 잘 놨고요. 토스는 전략적 혜안이 있습니다. 다만 경쟁사들이 플랫폼과 데이터, 자금력을 무기로 더 확장하기 전에 빨리 빅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지 않으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토스가 앞으로도 전략적 판단과 실행을 잘한다’는 전제가 뒷받침 되어야 빅5 종합 금융 플랫폼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여간해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이전 행보에 비춰볼 때 토스가 이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바탕을 이룬다.

토스 향후 행보를 두고는 여러 예측이 나온다. 업계 주요 관계자는 말한다. “토스가 빠른 기업공개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현재 지배구조로는 추가 펀딩을 받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빅 금융 플랫폼으로 존재감을 가지려면 단순 상품 중개나 판매만으로는 부족하니 자산관리 같은 다른 쪽으로의 진화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겁니다. 타겟 고객층 확장도 생각하고 있겠죠. 현재 토스 주력 고객인 대학생, 취준생보다 더 많은 부와 금융 니즈를 가지고 있는 이들 공략도 필요할 테니까요. 이에 더해 금융·비금융 데이터 제휴를 통한 약점 보완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토스의 가능성과 향후 행보는 열려 있다. 하지만 이런 예상보다 더 확실한 건 올해가 빅5 종합 금융 플랫폼 입성 성패를 가를 중요 분기점이 될 것이란 사실이다. 마이데이터사업 시행과 함께 증권, 은행 등 굵직한 사업확장을 병행해야 하는 토스가 올해도 전략적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까? 본 게임에 오른 토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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