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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선정 ‘미래 유망기업 50(FUTURE 50)’…네이버·셀트리온 잠재력을 해부한다
포춘 선정 ‘미래 유망기업 50(FUTURE 50)’…네이버·셀트리온 잠재력을 해부한다
  • 김타영 기자
  • 승인 2020.12.28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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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1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온라인 노출 날짜에 맞춰 본문 일자가 조정됐음을 알립니다.>

▶네이버와 셀트리온이 포춘이 선정하는 ‘미래 유망기업 50(FUTURE 50)‘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18년 처음 리스트에 오른 이후 두 번째다. 이 두 기업은 어떻게 미래를 대비하고 있기에 깐깐하기로 유명한 포춘으로부터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았을까.◀

[Fortune Korea] 2017년 미래 유망기업 50 순위가 처음 발표된 이래 국내기업이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두 번째이다. 2018년 네이버(6위), 셀트리온(17위), 삼성바이오로직스(47위)가 최초로 이름을 올렸고, 한 해를 건너뛰어 이번에 또다시 네이버(33위)와 셀트리온(49위)이 순위권에 들었다.

네이버와 셀트리온의 전체 점수(Overall Score·포춘에서는 특별히 ‘활력 점수’라고도 부른다)는 다른 순위권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이전보다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2018년 각각 4.7점, 3.6점을 받았던 네이버와 셀트리온은 이번 조사에서 1.8점, 1.9점을 받았다.

전체 점수의 하락이 이전보다 퍼포먼스가 나빠졌다는 걸 의미하진 않았다. 매출, 영업익, 시장가치, 고용인원 등 미래 유망기업 50 조사에서 사용된 정량적 수치는 두 기업 포함 대부분 기업 모두 오히려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 상향식 평가서 ↓

네이버와 셀트리온의 순위가 이전보다 못한 것은 두 가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네이버·셀트리온과 경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였거나, 미래 유망기업 50 순위를 매기는 가장 중요한 축인 상향식 평가에서 하향식 평가(앞서 언급된 시장 기반 평가) 대비 또는 다른 기업 대비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순위에 이름을 올린 여러 기업을 확인해보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가령 네이버와 같이 커뮤니케이션 섹터로 분류된 텐센트 홀딩스를 보면 2018년 3.7점으로 16위에 랭크됐으나 2020년 조사에서는 1.4점으로 45위에 랭크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텐센트 홀딩스는 하향식 평가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 정량평가에서 2018년 대비 5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요소별로 살펴보면 매출이 648억 달러/428억 달러(2020년/2018년 비교·이하 같음), 영업익이 174억 달러/123억 달러, 시장가치가 7,269억 달러/3,455억 달러, 고용인원이 7만7,592명/4만8,684명이었다.

텐센트 홀딩스는 하향식 평가에 사용된 지표의 성장률과 절대치 모두에서 네이버와는 비교가 무색할 정도로 압도적 우위를 보인다. 하지만 네이버보다 전체 점수도 낮고 순위도 낮다. 셀트리온 전체 점수가 네이버보다 높은데도 순위가 뒤처지는 것 역시 같은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포춘은 “셀트리온이 ‘높은 불확실성’이라는 특별한 상황에 직면해 전체 점수 대비 낮은 순위를 받았다”고 첨언했다.

◆ 가장 주목받는 기업

하향식 평가가 현재까지의 기업 퍼포먼스에 대한 평가라면 상향식 평가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혹은 그 능력)에 대한 평가이다. 미래 유망기업 50의 가장 핵심가치로 전략, 기술 및 투자, 인력, 구조 등을 머신러닝을 활용해 평가한다. 특허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해 기술지표를 확인하고 기업 연차보고서의 자연어 분석을 통해 전략적 지향점을 파악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네이버와 셀트리온은 상향식 평가에서 2018년보다 부족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셀트리온은 높은 불확실성이라는 상향식 평가 마이너스 요소가 적시됐고, 네이버는 글로벌시장 확장에 대한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포춘은 2018년 평가에서 네이버의 글로벌시장 확장 가능성에 상당한 기대를 보인 바 있다.

전체 점수와 순위가 어떻든, 네이버와 셀트리온이 미래 유망기업 50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임이 틀림없다. 포춘의 관심사는 언제나 성장기업과 산업에 집중됐는데, 최근 이 ‘성장’ 추세와 관심이 테크 플랫폼과 바이오업종으로 옮겨가던 터였다.

이를 반영하듯 미래 유망기업 50 리스트 바로 뒤에 붙은 ‘비즈니스 집중도에 따른 그룹화’ 콘텐츠에서 빅테크 플랫폼과 의료 및 제약 그룹이 1, 2순위를 이었다. 네이버는 빅테크 플랫폼 그룹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이었고, 셀트리온은 불확실성을 이유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기업 그룹에 이름을 올렸지만 배경은 의료 및 제약 그룹이었다. 이 두 곳은 포춘과 포춘코리아가 지난해 가장 많은 정보를 주고받은 기업 그룹에 속해있기도 했다.


◆ 네이버의 어제

네이버는 1996년 창립했다. 같은 해 국내 최초 자체 개발 검색 엔진인 네이버를 출시해 20여 년간 통합검색, 지식iN 등의 사용자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 검색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2010년대 이전까지 네이버는 주로 검색시장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의 네이버를 있게 만든 지식iN 서비스나 네이버지도 서비스가 이 시기 등장했다. ‘네이버에 물어봐라’는 표현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쓰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같은 시기 (크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네이버는 물밑에서 넥스트 스텝을 위한 준비도 착실히 해나갔다. 일본과 미국에 한게임 같은 별도 사업부를 진출시켜 전초기지를 마련했고, 콘텐츠 사업 가치를 재평가해 네이버웹툰 서비스를 리뉴얼했다. 이 시기 네이버는 다수의 해외법인과 각종 전문회사를 설립했다.

◆ 오늘날의 네이버

이 같은 과거의 투자는 오늘날 빛을 발했다. 2006년 리뉴얼한 네이버웹툰은 2020년 현재 국내뿐 아니라 일본,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 국가에서 명실공히 1등 서비스로 자리 잡았고, 2011년 서비스를 개시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은 일본과 태국 등 동남아시장에서 주목받으며 글로벌 3위 메신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외에도 밴드, 웍스 모바일, 스노우, 제페토, 브이라이브 등 서비스가 국내외 각 분야에서 수위권의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다.

이들 내용은 미래 유망기업 50 2018년 순위에 반영돼 네이버를 국내 최고 순위인 16위에 랭크시켰다. 포춘은 ‘네이버가 글로벌 채팅 시장 점유율을 두고 벌이는 페이스북과의 경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앞서 언급된 네이버의 서비스 우위는 현재 진행형으로 앞으로도 네이버의 미래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들 내용이 네이버가 앞으로도 미래 유망기업 50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담보하는 건 아니다. 네이버가 과거보다 더 완성형 기업이 되었음에도 이번 평가에서 순위가 하락한 것이나, 세계를 주름잡는 아마존과 알리바바 그룹 홀딩이 네이버보다 후순위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번 평가에서 아마존과 알리바바 그룹 홀딩의 순위는 각각 37위와 40위를 기록했다.

◆ 기술 투자에 주목

포춘의 미래 유망기업 50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기업과 그 퍼포먼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네이버의 서비스 우위와 그 과정은 과거이자 현재의 일이어서 앞으로의 평가에서는 그 비중이 갈수록 낮아질 확률이 높다.

이는 올해 평가에서도 나타난 현상이다. 다만 네이버는 기술 부문에서의 투자가 높은 평가를 받아 다시 순위권에 진입할 수 있었다. 기술 투자는 미래 유망기업 50 상향식 평가에서 전략과 함께 가장 중요한 항목 가운데 하나이다.

네이버는 최근 R&D 자회사 ‘네이버랩스’와 인공지능 기반 검색 기술 개발 조직 ‘서치앤클로바’를 설립해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네이버랩스는 로보틱스,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 개발을, 서치앤클로바는 검색과 인공지능 기술 고도화 같은 현재 사업 관련 연구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한성숙 네이버 CEO.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포춘의 ‘세계에서 가장영향력 있는 여성 50인’ 순위에 들었다. 사진=네이버
한성숙 네이버 CEO.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포춘의 ‘세계에서 가장영향력 있는 여성 50인’ 순위에 들었다. 사진=네이버

◆ 다음 평가에선?

네이버는 다음 평가에서도 순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이는 전적으로 네이버의 성장 잠재력에 달려 있다. 매출이나 영업이익, 시장가치, 고용인원 등의 하향식 평가에서 네이버가 역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걸 고려하면, 미래 전략과 기술 투자, 조직 시스템 등과 같은 상향식 평가 항목에서 당락이 갈릴 확률이 높다.

기술 투자 부문에서는 적어도 현재와 같은 수준의 평가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기술 조직 M&A나 유력 기관과의 공동 연구가 해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 인수나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공동 AI 연구소 설립에 따른 결과물이 차츰 나타나기 시작할 때여서 특허 포트폴리오 부문 성장이 예상된다.

조직 시스템 평가는 현재와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은 수준의 평가가 예상된다. 미래 유망기업 50 선정에 참여한 마틴 리브스 보스턴 컨설팅 그룹 수석파트너와 케빈 휘태커 보스턴 컨설팅 그룹 헨더슨 연구소 전략 분석 책임자는 기업의 다양성, 특히 성 다양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는데 이는 네이버에 부합하는 설명이었다.

네이버는 단일 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기업이다. 2020년 기준 전체 106명 임원진 가운데 17명이 여성 임원이다. 2019년 대비 5명이 늘어나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한성숙 CEO가 여성인 점 역시 좋은 평가의 배경이 될 수 있다. 한 대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포춘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50인’ 순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 유통사업에 박차

미래 전략 부문에서는 좀 더 기대를 해볼 만하다. 최근 네이버쇼핑과 네이버파이낸셜을 앞세워 유통과 금융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포춘의 미래 유망기업 50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기업과 그 퍼포먼스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

네이버는 2018년 검색 플랫폼 내 쇼핑영역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단박에 e커머스 분야 톱티어로 떠올랐다. 1년 만인 2019년 추정 결재액이 20조9,249억 원을 기록해 기존 사업자들을 빠르게 따돌리는 중이다.

유통 부문 사업 확장은 압도적인 퍼포먼스도 인상 깊지만 ESG 경영활동과도 맞닿아 있어 눈길을 끈다. ESG 경영활동은 최근 지속가능을 넘어 성장을 위한 필수 경영전략으로 주목받는다.

네이버 관계자는 말한다. “네이버 유통사업은 다양성 철학을 기반으로 많은 이용자와 중소기업, 브랜드들이 서로 연결돼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네이버 커머스 플랫폼은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각 주체 간 디지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 금융사업도 진출

네이버는 우수한 IT기술력과 풍부한 데이터 기반 금융 솔루션을 바탕으로 금융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활용해 유통 사업 부문과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는 네이버 쇼핑이 단시간 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작용했다.

금융 사업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금융과 쇼핑, 결제를 연결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금융상품 ‘미래에셋대우 CMA-RP 네이버 통장’을 출시하는 등 신선한 시도로 국내는 물론 해외 금융사들로부터도 관심을 받는다.

유통 사업과 같이 금융 사업 역시 ESG 경영활동과 맞닿아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말한다. “기존 공급망 금융에서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던 중소기업들과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들이 이용할 수 있는 혁신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최근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을 위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내놓는 등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기술 고도화와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 등의 노력으로 앞으로도 미래 유망기업 50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셀트리온의 어제

셀트리온은 2002년 창립했다. 다국적 제약사들도 시도하지 않았던 항체 바이오시밀러 독자 개발에 연이어 성공하며 제약산업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종합 생명공학 기업으로 성장했다.

셀트리온의 비상은 2012년부터 시작됐다.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유럽류마티스학회(The European League Against Rheumatism·EULAR)에서 세계 최초로 임상시험 동등성 확보를 인정받으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무려 창립 10년 만의 성과였다.

2017년에는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이하 EMA)으로부터 혈액암 및 자가 면역질환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다시 한 번 약진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이어 세계 최초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출시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 오늘날의 셀트리온

오늘날 셀트리온의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 시장점유율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IQVIA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기준 셀트리온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의 유럽시장 시장점유율은 각각 55%, 37%, 16%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이 늘고 있다. 의료정보 제공기관 심포니헬스 Symphony Health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기준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가 11.3%, 트룩시마가 20.4% 시장점유율을 달성했고 허쥬마 역시 올해 3월 출시 이후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느는 추세이다.

포춘은 2015년 미국이 자국 역사 최초로 바이오시밀러를 승인한 것과 2017년 역사적인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계기(둘 모두 셀트리온 제품이었다)로 셀트리온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8년 미래 유망기업 50 조사에서 포춘은 셀트리온을 17위에 랭크하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당시 포춘은 셀트리온의 연간 성장률이 최대 25%에 달할 것이라는 월가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다.

◆ 점수 대비 낮은 순위

셀트리온은 2018년 이후 퍼포먼스도 훌륭했지만 2019년 조사에서는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이번 조사에서도 높은 불확실성을 이유로 전체 점수 1.9점을 받고도 49위에 랭크됐다. 전체 점수 1.9점은 27위에 해당하는 스코어로, 불확실성을 제거한 지표로 보더라도 여전히 2018년 순위에는 못 미친다. 2018년 대비 50% 이상 성장한 매출액과 고용인원을 생각하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성공적인 사업 영위에도 셀트리온의 미래 유망기업 순위가 이전보다 못한 것은 업종 특수성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신제품 개발이 어렵고 R&D 기간이 매우 긴 데다 신약이 상업화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노력 또한 만만찮다는 특징이 있다. 퀀텀점프가 어렵다는 말이다. 세계 유수의 제약사인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기업들이 미래 유망기업 50 순위에 못 드는 이유가 여기 있다.

조사가 시작된 2017년부터 이번까지 4번의 평가에서 2회 이상 이름을 올린 의료 및 제약 그룹 기업들을 보면 이런 현상이 더 도드라진다. 대부분 업체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아니라 바이오테크나 시스템 및 의료기기 업체였다. 장수 헝루이 메디신(항서제약)은 2018년부터 이번 조사까지 3회 연속 이름을 올렸으나 이는 폐쇄적이고 정부가 막강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중국시장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였다. 포춘 500대 기업에 국영 에너지기업이 손쉽게 이름을 올리는 걸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장밋빛 미래가 약속된 기업들이다.

입지전적의 인물로 유명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셀트리온
입지전적의 인물로 유명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셀트리온

◆ 압도적 퍼포먼스 기대

셀트리온은 다음에도 미래 유망기업 50 순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제약·바이오 기업이라는 업종 특수성 때문에 쉽지만은 않아 보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우선 하향식 평가 요소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가 기대된다. 지난 11월 공시한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셀트리온은 매출액 5,488억 원, 영업이익 2,453억 원을 기록해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치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9%, 137.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44.7%에 달했다.

세부 내용 역시 탁월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말한다. “바이오의약품 시장 확대와 위탁생산 매출 증대, 생산 효율성 개선이 실적 성장을 고루 견인하고 있습니다. 램시마IV의 안정적인 판매에 이어 램시마SC 판매 준비가 본격화하고 있으며 테바 TEVA의 편두통 치료제 아조비 Ajovy가 글로벌 성장을 지속하면서 CMO 공급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1공장에서 증설한 시설이 가동을 시작하며 생산성과 효율성 개선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 불확실성 제거 가능

이번 조사에서 포춘이 셀트리온의 불확실성으로 지적했던 ‘성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역시 다음 조사까지는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신약 개발 투자 결정이 옳은 것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수년에 걸쳐 판단할 문제이지만, 코로나19 관련 약물이나 처방 제품은 모두 패스트트랙을 밟는 덕분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성분명 Regdanvimab)’ 개발에 착수한 이후 국내외 임상시험을 빠르게 진행 중이다.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항바이러스 효능을 확인했고 최근 글로벌 임상 2상을 실시해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 327명에게 투약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임상 2상 결과를 조속히 도출해 CT-P59의 식약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글로벌 임상 3상도 조만간 개시할 예정이다. 임상 3상에서는 2상에서 확인한 CT-P59의 효능과 안전성을 전 세계 10여 개국 환자를 상대로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식약처 조건부 허가 승인 즉시 CT-P59가 의료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10만 명가량이 사용할 수 있는 초기 물량 생산을 완료했다. 의료 현장에서 CT-P59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입증된다면 셀트리온은 포춘으로부터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성장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경쟁력 확장일로

최근 다케다제약의 아태지역 18개 ‘프라이머리케어 Primary Care’ 제품 자산 인수를 마무리하며 케미컬의약품 사업 부문을 강화한 것 역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셀트리온은 이번 인수 건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9개국에서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 브랜드 25개 제품의 특허, 상표, 판매권 등을 확보했다. 이 덕분에 셀트리온은 케미컬의약품 사업부 R&D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질적인 성장을 더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포춘 미래 유망기업 50 상향식 평가항목인 미래 전략과 기술 투자 부문에서 어필할 수 있다.

다양성 역시 셀트리온 핵심 경쟁력 중 하나이다. 다양성 부문만 비교하면 셀트리온은 네이버보다 더 앞서는 모습을 보인다. 전체 사원의 30%가 외국인으로, 인적 구성 측면에서는 다국적 기업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셀트리온이 업종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다음 미래 유망기업 50 순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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