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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2021년 투자자 가이드 / 전문가 좌담

2021 INVESTOR'S GUIDE / ROUND TABLE

  • 기사입력 2021.01.06 10:58
  • 기자명 MATT HEIMER 기자

팬데믹은 대부분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것보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 전문가 패널은 여전히 많은 ‘숨은 보석’들을 찾고 있다. Moderated by MATT HEIMER

한편으로는 다시 기승을 부리는 대유행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다른 한편으로는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전문가들은 2021년 전망을 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연례 투자자 대담에서 이런 상반된 현실을 직면하고 있었다. 물론, 코로나바이러스의 백신개발 성공에 대한 새로운 희망이 상승 종목들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전문가 패널도 이런 낙관적인 전망에 동의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이후의 경제 전망에 대해선, 매우 다른 의견을 밝혔다(소외된 우량 기업이나 새로운 혁신 기업 중에서 어디에 베팅할까? 혹은 기존 은행이나 핀테크 중에서 어디에 베팅할까?). 그들은 공통적으로 경제가 정상화하고 금리가 상승한다면, 주가가 빠르게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을 지적했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경영진과 직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주주에게도 좋은 일이었다는 사실이다.

올해 패널에는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Savita Subramanian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 글로벌 ESG 리서치 센터장 겸 미국 주식 및 퀀트 전략 소장, 조시 브라운 Josh Brown 리트홀츠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 겸 '내가 내 돈을 투자하는 방법’의 저자, 데이비드 아이즈워트 David Eiswert T. 로 프라이스 글로벌 주식 펀드 책임자(이 펀드는 최고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라 케터러 Sarah Ketterer 코즈웨이 캐피털 CEO 겸 펀더멘털 포트폴리오 매니저, 그리고 말룬 옌 Mallun Yen 오퍼레이터 컬렉티브 창업자겸 총괄 파트너—이 벤처 캐피털은 초기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한다—가 포함됐다. 아래는 우리의 토론을 발췌 및 편집한 내용이다(더 자세한 내용은 포춘 홈페이지를 참조하라).

포춘: 투자자들은 잠재적으로 긍정적인 두 개의 뉴스를 접하고 있다. 하나는 기업 활동에 유리한 미국 선거 결과이고, 다른 하나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의 큰 진전이다. 이런 뉴스들이 2021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투자자들은 은행주나 산업주처럼 저평가 가치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데이비드 아이즈워트: 그 질문은 간단치 않다. 단지, 가치주 혹은 성장주를 매수하라고만 말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주식 시장에 극단적인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 당신은 오늘날 펀더멘털이 매우 취약한 성장주를 매수할 수 있다. 마스터카드 주가는 앞으로 몇 년 안에 크게 상승할 것이다(이번 호 인터뷰 기사를 참조하라). 하지만 마스터카드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국경을 넘어야 하는 글로벌 사업을 망쳤다. 그래서 2020년 때때로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포춘: 국경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미국 증시가 대유행 기간 동안 대부분 외국 증시보다 훨씬 더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해외 주식들이 있는가?

조시 브라운: 지금부터 10년 후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다시 말해, 투자자들이 거주하는 나라를 기준으로 주식을 더 이상 추천하지 않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신기술을 활용해 세계 증시에 걸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세우고 있다. 한마디로 투자를 해야 하는 확실한 이유가 있는 섹터들로 몰릴 것이다.

성장주와 가치주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나는 에너지 섹터가 2000~2010년 사이에 S&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서 1% 미만으로 급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나는 그 섹터가 반등을 해서 3~4%의 비중까지는 확대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예전의 18%로 다시 돌아가진 못할 것이다. 우리 손자들은 화석연료(공룡 뼈)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타지 않을 것이다. 현재 가치주는 기본적으로 에너지주와 은행주를 의미한다. 그리고 은행주는 더 이상 급등을 기대할 수 없는 섹터다. 과거에 금융 시장에 참여한 페이팔을 필두로, 최근에는 로켓 모기지 Rocket Mortgage와 레몬에이드 Lemonade, 그리고 루트 Root 등 새로운 혁신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금융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앞으로 은행주는 어떻게 될까? 우리는 투자자들이 이런 변화를 중심으로 사고의 전환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미국 대 나머지 세계, 또는 가치주 대 성장주의 대결이 아니다. 오히려 장기 상승이 가능한 종목 대 간헐적으로 상승하는 종목의 대결이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지역보다는 섹터를 더 중요하게 보는 시각이 흥미롭다. 하지만 지금이 그럴 때인지는 모르겠다. 다국적 기업들을 중심으로 작은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지향하고 있는 이상과 믿음 그리고 거버넌스 측면에서, 국가들 사이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더욱 더 비슷한 가치 구조를 가지고 있는 반면, 중국의 정치적 배경과 거버넌스 구조는 서방국가들과 비교할 때 매우 상이하다.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또 다른 문제는 중국이 미국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역할이다.

아이즈워트: 대유행 속에서 미국 증시의 상승을 이끌었던 다양한 요인들 중 하나는, 미국이 세계의 기축 통화인 달러를 마구 찍어낼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신은 여전히 화폐 가치가 추락하는 신흥 시장에서 그 지역의 대표 기업들을 매수할 수 있는 호기를 잡았다. 인도 은행들은 엄청난 성장 스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일례로 몇 달 전만 하더라도 HDFC 은행을 장부가치의 1.5배만 주고 살 수 있었다. 이 은행의 영업 이익이 연간 10%씩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매우 낮은 밸류에이션에 머물렀다.

포춘: 대유행 기간 동안, 수많은 산업들이 기술 채택을 상당히 가속화했다. 이런 모멘텀은 계속 지속될까?

말룬 옌: 비즈니스의 디지털화는 항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다만 대유행을 통해 경험하고 있는 사실은 시작하는 데만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었던 ‘디지털화’가 즉각적으로 널리 실행됐다는 점이다.

우리는 또한 전 세계적으로 구글, 링크트인, 트위터, 세일즈포스 같은 IT 기업 출신의 신세대 창업자들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있다. 이들은 전통 산업을 혁신하려고 했던 이런 IT 기업들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런 다음, 스스로 스타트업을 창업해 자신을 키워준 IT 기업들의 아성을 넘으려고 하고 있다. 예를 들어, IT와 보험을 접목한 에이전트싱크 AgentSync라는 회사가 있다. 그들은 매우 지루한 일을 한다. 보험 판매원들에 대한 라이선싱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링크트인 출신인 이 회사 창업자들은 회사를 나와, 제네피츠 Zenefits로 이직했다. 그리고 에이전트싱크의 현 CEO 및 CTO는 당시 제네피츠를 그만 두고 드롭박스와 스트라이프에서 추가로 사회 경험을 쌓았다. 에이전트싱크의 창업자들이 제네피츠에서 근무했을 때, 라이선스 준수와 관련한 애로 사항들을 발견했다. 따라서 에이전트싱크는 바로 이런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이들의 경력을 살펴보면, 보험업계 근무 경험을 가진 사람들도 아니다. 하지만 드롭박스와 스트라이프뿐만 아니라 링크트인에서 습득한 IT 경험을 창업 회사에 적용했다. 그래서 그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일부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사라 캐터러: 은행들이 더 많은 비난을 받기 전에, 몇 가지를 언급하려고 한다. 우선 가치라는 관점에서 보면, 은행주는 너무 싸졌다. 유럽 은행들의 밸류에이션은 지난 10월까지 글로벌 금융 위기 때보다 더 낮게 떨어졌다. 하지만 은행은 더 많은 자본은 보유한 상태다. 그리고 정말 뛰어난 어느 은행이 중유럽 및 동유럽의 급성장하는 나라들에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면 (이탈리아에서 유니크레디트 UniCredit 은행이 그렇듯), 그런 은행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유니크레디트는 아무리 낮게 봐도 유형 장부 가치의 40%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상적이라면 80% 선에서 거래돼야 한다. 나의 간단한 계산으로는, 주가는 두 배 상승해야 한다. 그래서 조만간 매수에 나설 것이다.

포춘: 우리는 대유행의 승자가 결국 IT 기업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IT 기업이 이 시기에 성장한 것은 아니다. 일례로 당신이 온라인 여행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회사 주가는 고전하고 있을 것이다.

아이즈워트: 우리는 트레인라인 Trainline 주주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영국과 유럽 대륙에서 전자 발권 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년은 거의 재난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들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나갈 것이다. 열차 티켓 수요가 회복되면, 앞으로는 종이 티켓은 사라질 것이다. 이는 장기적인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지금은 운이 나쁘게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수브라마니안: 지금은 금리가 너무 낮다. 따라서 장기 성장주에 대해 ‘매수 후 보유’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IT 섹터가 그렇다. 이 섹터는 놀라울 정도로 매력적으로 보인다. (낮은 금리로) 자본 비용이 매우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자율을 고려한 밸류에이션 모델을 적용하면, 지금은 성장주가 가치주보다 더 비싸 보인다.

아이즈워트: IT 섹터 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우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된다. 내 생각엔, 아마존은 아주 긍정적인 펀더맨털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하진 못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나는 사실상 구글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구글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케터러: 대규모 손실로 고통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종목들이 있다. 이런 종목들 대부분은 여행, 호텔, 항공, 그리고 항공 섹터에 속해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들 가운데 숨은 보석을 발견할 수도 있다. 당신이 에어버스—보잉과 함께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를 PER 12에 살 수 있다고 상상이나 했을까? 여행 종목에는 사브르 Sabre, 또는 이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고 스페인 증시에 상장된 아마데우스 Amadeus 등이 있다. 두 회사 모두 여행 건수가 관건이다. 여행이 늘어날 수록 수수료가 증가하는 구조다.

포춘: 도어대시와 에어비앤비를 비롯해 IPO가 예상되는 후기 단계의 스타트업들이 있다. 그들은 우리가 8개월 전에 상상했던 것보다 지금 훨씬 더 많은 모멘텀을 갖고 있다. /편집자 주: 이 대담은 도어대시와 에어비앤비 IPO 직전에 이뤄졌다./

옌: 대유행 초기에 모든 사람들은 “오, 이런, 에어비앤비가 기업공개를 준비하는데 여행과 호텔 산업은 사망 선고를 받은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실버 레이크 Silver Lake는 미래를 보는 눈을 갖고 있었다. 아주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에어비앤비의 지분을 인수했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민간 벤처캐피털 입장에서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반면,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공개 절차 없이 바로 상장하는 ‘직상장(Direct Listing)’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ㆍ이후 스팩)’ [비상장 스타트업들을 인수 후 기업 공개를 하기 위해 현금을 조달하는 특수목적 인수기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 방법들이 모든 기업에 맞는 대안은 아닐 수 있지만, ‘투자의 민주화’라는 흐름에서 볼 때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전통적인 방식을 탈피해 새 시도를 하려는 열린 마음이 결국엔 광범위한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브라운: 그러나 이런 대안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직상장을 예로 들어보자. 슬랙 Slack이 직상장 방식을 택했다. 상장 이후 슬랙 주식을 매수한 주주들에게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단지 주가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회사 내부자들이 주식을 팔 수 없는 ‘보호예수(Lockup)’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려고 한다. 보호예수가 없다면, 회사 임원들은 보유 주식을 자유롭게 매도할 수 있다. 그리고 수익률을 높게 유지해야 할 어떠한 압박감도 없다. 반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기업공개를 하면, 회사 내부자들은 6~9개월 동안의 보호예수 규정을 적용 받는다.

나는 스팩을 잘 알고 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IPO를 위한 투자설명회는 고된 일이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 시대에는 그것조차도 할 수가 없다. 투자자와 기업을 매칭하는 정말 효율적인 방법인데 말이다. 그런데 문제가 여기에 있다. 스팩 한 곳이 인수기업의 적정 가치를 결정한다. 이는 피인수 기업의 가치가 적정하게 산정됐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니콜라와 멀티플랜 MultiPla 같은 기업들로부터 느낀 점이 있다. 그것은 이런 회사들이 전통적인 IPO 로드쇼에 더 자주 참여하고 더 많은 검증 절차를 거쳤다면, 투자 결정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랬다면, 이 기업들은 절대로 기존의 (높은) 기업 가치로 평가 받지 못했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수십억 달러를 잃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아이즈워트: 난 그런 스타트업들을 파악할 수 없다. 우리 회사에는 150명의 애널리스트들이 일하고 있지만, 니콜라나 멀티플랜 같은 회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직도 모른다. 당신이 원하는 검증 절차(Due Diligence)를 진행할 여력이 없을 정도로, 신경 쓸 기업들이 너무 많다.

포춘: 회사를 상장시킨 스팩들 가운데, 롤 모델이 될 만한 사례가 없는가?

브라운: 드래프트킹스 DraftKings의 주가 흐름이 좋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그들이 스팩을 통해 상장했던 방식이 모두 좋았다. 초기에는 그랬다.

옌: 의지만 있다면 스팩을 통해 성공적인 상장을 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노플레이크 Snowflake이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 이 분야도 성장의 초기 단계(1.0 모델)에 있다. 스노플레이크처럼 강하지 못한 기업들은 중도에 도태될 것이다.

케터러: 나는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스팩의 확산과 함께, IPO 투자로 손실을 보는 사례가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시장 사이클의 고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포춘: 대유행은 기업 스스로 사회의 한 일원으로 행동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투자자들이 사회적 책임을 가진 기업들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기 시작했나?

수브라마니안: 우리는 2월부터 3월까지 역사상 가장 짧은 약세장을 경험했다. 몇 가지 사회적 요인을 바탕으로, 종목별 차별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니 매우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섹터별로 보면, 직원들이 행복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수익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우리는 또한 휴가와 관련된 기업 정책이 수익률에 매우 중요한 차별화 요소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우리 모두는 경기 침체기 동안 지배구조와 재무 리스크를 중요한 것으로 보는데 익숙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짧지만 하락폭이 컸던 이번 약세장에서, 직원이나 지역사회와 관련된 요인들이 주가 상승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브라운: 2~3월의 폭락장부터 10월까지, 지속 가능한 펀드와 ESG 펀드에는 305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여름까지 이 펀드들은 2019년 전체보다 더 많은 자금을 유치했다(2019년 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2018년의 4배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많은 베테랑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직원이나 지역사회의 행복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아이디어를 비웃었다. 이 매니저들은 회사가 직원에게 어떤 대우를 하든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20~30대 젊은 투자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 정말 신경을 많이 쓰는데도 말이다.

수브라마니안: 그것은 밀레니얼 세대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일례로 당신이 노동집약적인 IT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불행하면 그들은 경쟁업체로 이직할 것이다. 결국 당신은 인재를 잃게 된다.

ESG에 대해 흥미로운 점은 ‘나쁜(Bad)’ 종목들을 살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이 종목들은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으며, 윤리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이슈를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주는 환경 오염 때문에 포트폴리오에서 본질적으로 배제돼 왔다. 하지만 전기차 회사들 중 일부는 배터리를 사용한다. 그런데 배터리 속에 들어가는 금속을 채굴하는 일은 상당한 규모의 오염을 유발하는 사업이다. 반면, 일부 에너지주는 탄소 중립성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앞으로 ESG 관점에서 매우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

브라운: 사비타, 우리는 그와 관련해 실전 테스트를 할 것이다. 엑손 모빌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ESG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밝힌 반면, 로열 더치 셸은 "2050년이 되면 석유를 더 이상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10년 내에 두 회사가 어떻게 변할지 확인할 수 있다.

아이즈워트: 오늘날 사람들이 3년 전과 비교해 ‘사회 불공정’이라는 이슈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T. 로 프라이스가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안다. 우리처럼 백인 남성들이 지배하고 있는 산업에서, 중요한 사실은 얼마나 많은 다양한 인재를 채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는 고객 편에 서서 그들의 이익을 도모하기를 원한다. 그런 관점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들을 고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지 않은가?

포춘: 말룬이 운용하는 오퍼레이터 컬렉티브 펀드가 그런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고 지나가면, 내가 진행자로서 직무 유기를 하는 것 아닌가?

옌: 스타트업에서는 당신과 같은 우수한 백인을 고용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초기 단계부터 스타트업들에 백인 중심의 인재 풀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종을 고용하라고 조언한다. 우리는 모든 배경과 모든 성별의 창업자들에게 투자한다. 하지만 우리의 투자자 기반은 90%가 여성이고, 40%가 유색인종이다. 따라서 우리가 투자를 할 때, 자연스럽게 여성이나 유색인종의 이사회 멤버들과 임원에게 멘토링 등의 도움을 준다. 그리고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장한다.

아이즈워트: 2020년 그와 연관된 좋은 사례들이 있다. AMD의 CEO 리사 수 Lisa Su는 뛰어난 리더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인텔에 위협적인 존재다. 그녀가 AMD를 경영하며 보여준 성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조에티스 Zoetis의 CEO 크리스틴 픽 Kristin Peak은 굉장한 실력을 갖춘 또 다른 리더다. 그들은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있어,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케터러: UPS[캐롤 토메 CEO]도 있다!

브라운: 갭의 CEO 소니아 신갈 Sonia Syngal은 대유행이 시작되던 날, CEO로 취임했다. 이사회는 올드 네이비 Old Navy를 분사한 후, 그녀를 CEO로 임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그녀에게 "없었던 일로 하자. 분사를 하지 말자. 지금은 위기다. 오늘부터 당신이 갭의 CEO"라고 전달했다. 이후 주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확인해봐라. 나이든 백인 남성의 CEO였다면, 그녀가 지금 해야 하는 중요한 미션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건 바로 레깅스 업체 룰루레몬 Luluemon를 따라잡는 일이다.

포춘: 여러분들은 앞으로 가장 큰 기회와 위험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케터러: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대유행을 활용, 비용을 절감하고 영업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 /*역주: 매출액의 증감 변화에 따라 영업 이익의 변동 폭이 더 커지는 효과/를 늘리고 있다. 이들 대부분의 기업들은 대유행 이전보다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것 같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백신과 치료제, 그리고 코로나 검사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로부터 10조 달러의 통화 및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1~2년 시간 차이를 두고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는 그 지원책의 효과가 완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재료주, 재량 소비재주, 금융주, 산업주 등이 크게 상승할 것이다.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는 미중 관계다. 우리 회사는 최근 상하이 사무소를 개설했다. 양국간에 아이디어와 지식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 중국 민간기업들로부터 배울 점이 매우 많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런 연결고리가 단절되고 고립을 선택한다면, 이 세상은 오직 악화될 뿐이다.

아이즈워트: 우리는 현재 많은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12~18개월 후에는 그럴게 될 거라는 확신이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험난할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닥칠 것이다. 다만 잘 인내한다면, 향후 2~ 3년간 큰 돈을 벌 수 있다. 나는 ‘사회 불안정’을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 도대체 미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할 수 없다. 미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신념도 이해할 수 없고, 사사건건 반대하는 그들의 입장도 이해할 수 없다. 국민 분열은 우리를 더 취약하게 만들 뿐이다. 금리 인상도 우려스럽다. 지금은 제로금리 세상에 살고 있다. 집값은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날뛰고 있다. 최근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얼마였지? 2.8%였나? 저금리가 사라지면, 모든 자산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다. 10년 만기 국채를 금리 3%로 발행한다면,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금리가 그렇게 인상되면, 미국 경제에 엄청난 고통이 가해질 것이다.

옌: 9월에 110만 명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 가운데 80%가 여성이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기존의 보육원과 학교들처럼, 맞벌이 부모들을 위한 지원정책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근로자 계층은 평등한 지위에 오르기 위해 무척 애쓰고 있다. 어떻게 해야 이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소니아 신갈이나 리사 수 같은 차세대 리더들이 나타날 수 있을까?

맞벌이 부모와 미혼모들 입장에서, 8시까지 출근하고 5시에 퇴근해야 하는 경직된 기업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하지만 (팬데믹 시대에 재택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사람들이 그런 기업문화에 적응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런 새로운 근무환경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조금 더 유연하게 일할 수 있게 됐다.

수브라마니안: 우리 모두가 벤치 마킹하는 S&P 500이 최근 가격 변동 측면에서 정말 이상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틀에 한번 꼴로 등락폭이 큰, 가격 변동성(Standard Deviation)이 8차례 정도 발생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원래 이런 일은 100년에 한번씩 일어난다. 어쩌면 이것은 민주화된 시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현상이지만, 이는 사람들이 매우 빠른 매매를 통해 시장에 혼란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그러나 그런 혼란 속에 기회가 숨어있다. 만약 매일 S&P 500 지수를 사고 판다면, 동전 던지기보다 돈을 벌 수 있는 확률이 조금 더 높다. 하지만 그 기간(Time Horizon)을 10년으로 확장해보면, 손실을 볼 확률은 5%도 안 된다. 때문에 ‘매수 후 보유’라는 전통적인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공격적인 매매를 하지 않는 것이 돈을 벌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브라운: 매우 큰 리스크 한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2020년 연준이 보여준 모습은 아마도 필수불가결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매우 나쁜 선례를 남길지 모른다. 일반적으로 2020년 정도의 불황이라면, 많은 기업들이 연쇄 부도를 맞아야 정상이다. 그런데 사실상 파산한 기업이 거의 없다. 물론 우리가 인위적으로 그런 파산을 막았다. 기업들이 근로자들의 고용을 유지하고, 성장 동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극단적인 조치들을 취했던 것이다. 하지만 불황의 여파가 나타나지 않은 경기침체를 겪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아직까지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것 같다.

여기에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불황이 또 닥친다는 사실이다. 3년 후가 될지, 12년 후가 될지 모르겠다. 불황이 다시 온다면, 사람들은 정책입안가들에게 2020년처럼 다시 현금을 뿌리라고 압박을 가할 것이다. 사람들은 "지난 번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재난 지원금을 지급했다. 이번에는 왜 안 주는가?"라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면 "그때는 대유행 때문에 지급했던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면 "이런, 이번에는 외계인이 침입했다. 대유행만큼 상황이 안 좋을 것 같다. 현금을 뿌리기 시작하라"고 재차 요구할지도 모른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하지만 월풀 Whirlpool은 경기 확장 때보다 이번 불황기에 더 많은 욕조를 팔았다. 아니면 2019년 대비 이익이 64%나 증가한 GM은 어떤가? (재난 지원금을 받아 이런 소비를 한다는 것은) 완전히 미친 짓이다. 이런 일의 반복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다. 우리가 돈을 뿌릴 때마다, 부채가 더 쌓인다는 점이다. 우리는 항상 이 함정에 빠져 왔지만, 지금은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여기에 게임체인저가 될만한 기회가 있다. 다이렉트 인덱싱 Direct Indexing[주식과 다른 자산들을 하나로 묶은 지수펀드나 ETF와는 달리, 많은 개별 주식 종목들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매입한 상품]으로 인해, 펀드업계는 거대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우리는 ETF만 보유한 가구들을 상대로, 다이렉트 인덱싱 상품들로 전환하도록 설득하기 시작했다. 다만, 오늘은 다이렉트 인덱싱의 고객 만족도, 수익률 개선, 투자 절세 효과(Tax-Loss Harvesting)에 대해 말할 수 없다. 아울러 성 평등 점수가 높지 않은 기업들, 총기제조업체들, 그리고 환경영향개선에 관심이 없는 석유회사들을 펀드에서 어떻게 제외시킬지도 말하기 어렵다.

미국의 모든 신규 부자들은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하고 있다. 많은 순자산을 가진 새로운 부자들은 베이비 부머 세대와는 다르게 보고, 다르게 느낀다. 또한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가진 공통점은 나 같은 자산관리 회사를 찾는다는 것이다(그들이 1,000만 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 중에 800만 달러는 예를 들어, 페이스북 주식으로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나는 그들에게 “나스닥 ETF를 사자”라고 말할 수 없다. 나스닥 ETF에도 페이스북 주식이 편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페이스북 주식의 보유 비율을 더 높이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애플, 세일즈포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주식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다이렉트 인덱싱이 좋은 점은 우리가 페이스북이나 웹 광고회사들을 제외하고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다는 것이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2020년대 세계의 ETF는 현재 1990년대 기술과 같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포춘: 중요한 많은 아이디어들을 공유해줘서 모두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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