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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2021년 투자자 가이드 / 로빈후드의 다음 모험

INVESTOR'S GUIDE / ROBINHOOD’S NEXT ADVENTURE

  • 기사입력 2021.01.07 11:44
  • 기자명 JEFF JOHN ROBERTS 기자

이 스타트업의 주식 거래 앱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로빈후드는 부자고객들이 거액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설득할 수 있을까? By JEFF JOHN ROBERTS

요즘 블래드 테네브 VLAD TENEV는 수 많은 CEO들처럼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마른 체형으로, 새까만 머리를 어깨까지 내려뜨린 테네브(33)가 화상 회의에 참가했다. 이 회의는 그의 회사—널리 인기를 끌고 있는 주식 거래 앱을 만든 로빈후드—가 최근의 성장을 활용, 향후 어떤 변화를 꾀할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그는 (회사 이외에) 다른 변화들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일례로, 두 아이의 아빠인 테네브는 막내 아이가 배변 훈련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 볼 때, 이 훈련이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했다. 그는 "나는 불가리아에서 자랐다. 그 나라에는 이용 가능한 기저귀가 충분치 않았다"며, "그래서 기저귀를 떼는 일에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고 회상한다.

지금은 멋진 팰로 앨토에서 거주하고 있는 테네브는 공산주의에 대한 어린 시절의 경험을 자주 언급했다. 공산주의의 산물인 경제적 어려움과 빈곤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공산주의의 실패가 로빈후드가 달성하고자 하는 초자본주의 목표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 목표는 초보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를 통해 부를 쌓도록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립 7년 차에 불과한 로빈후드가 그 목표를 추구하자, 기존 증권업계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한 눈에 들어오는 앱 기반의 기능들 덕분에, 40세 이하 연령층에서 ‘꼭 갖고 싶은’ 투자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투자은행 JMP증권에 따르면, 이 스타트업은 1,500만 개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이 수치는 찰스 슈와브와 TD 아메리트레이드처럼 수십 년간 운영해 온 기존업체들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무엇보다도 2020년 1분기에만 500만 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로빈후드가 급성장하자, 기존 업체들이 그 기업의 혁신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금은 모든 증권사들이 (로빈후드가 시작했던) ‘무료 거래 수수료’ 서비스를 따라 하고 있을 정도다. 쉬운 사용 방법과 주식 거래에 따른 화끈한 프로모션 덕분에, 회사 이름에서 따온 ‘로빈후드 트레이더’라는 신규 투자자들이 생겨났다. 많은 금융 전문가들은 이들을 낮게 평가했지만, 이 트레이더들의 영향력은 투자 방법에 대한 기존 관념을 바꾸고 있다. 

테네브와 공동 창업자인 바이주 바트 Baiju Bhatt(35)는 수익성, 기업공개 등 회사의 장기적인 성공은 이런 초보 투자자들이 부자가 되도록 도와주는데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로빈후드는 슈와브가 60여 년 전에 했던 일을 따라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즉, 대부분 업체들이 간과한 젊은 고객들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젊은 고객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들에게 수익성이 더 높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효과를 내기 위해선, 로빈후드 스스로 충분히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성숙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최근 이 회사는 기술 적용과 규제 준수, 그리고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따라서 부자들은 금융 상품을 제공하고, 재무 관리를 상담할 회사 역량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다른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의 멘로 파크에 위치한 이 스타트업이 리스크가 큰 주식 거래를 부추긴다”고 비난한다. 테네브가 집에서 갓난아기들과 씨름을 하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도, 그는 자신의 회사—불규칙한 호르몬 분비로 예측하기 힘든 10대처럼 행동하고 있다—에 ‘엄격한 규율’을 적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로빈후드의 회원 가입 과정은 속도가 느린 모바일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재미난 팝업 화면들이 등장한다. “무료 주식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혹은 "로빈의 보상"이라고 해서, 긁으면 당첨되는 디지털 복권도 제공한다. 내 경우엔 3.24달러 가치의 잘 모르는 헬스케어 주식이 신규 계좌로 입금됐다. 가입 후 10분 만에 주식과 스톡옵션 거래가 가능했다. 5년 전 주식 계좌 개설과 비교할 때, 비약적인 도약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당시 계좌 개설은 며칠이 소요됐고, 팩스로 서류도 보내야 했다. 긁으면 당첨되는 디지털 복권도 당연히 없었다.

그때부터 필자는 로빈후드가 거래의 편리함을 향상시킨 여러 기능들을 시도해봤다. 요청하지 않았지만, 보유 종목의 가격 변동에 따라 많은 메시지들도 왔다(나는 공짜로 받은 헬스케어 종목에 관한 문자를 받았다). 내가 새 기능을 사용할 때마다, 화면상에 축하를 알리는 색종이들이 휘날렸다.

로빈후드가 그렇게 빨리 성장하고, 열광적인 주식 거래의 붐을 창출하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지난 2분기 기준, 사용자들은 600억 주에 가까운 주식을 거래했다. 전년 대비 150% 늘어난 수치다. 슈와브와 이트레이드를 합친 것보다 더 많았다. 이 스타트업은 지난 6월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일일 평균 매출 거래(Daily Average Revenue Trades)라는 지표에서, 처음으로 경쟁업체들을 앞질렀다. 평균 431만 건을 기록하며, 2위 TD 아메리트레이드보다 50만 건이 더 많았다.

로빈후드가 시장을 지배하게 된 것은 요행이 아니다. 필요한 기술을 적재적소에 적용했기 때문에 인기를 끌 수 있었다. 로빈후드는 스마트폰이 전 세계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2013년 출범했다. 스탠퍼드대에서 만난 바트와 테네브 역시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는 실리콘밸리 정신을 계승했다. 두 사람은 로빈후드의 인터페이스에 공을 들였다. 칼트레인 Caltrain 통근 열차 안에서, 글자체와 iOS 디자인을 독학으로 터득했다. 그리고 수많은 낯선 사람들에게 앱 사용을 권유하면서, 피드백을 바탕으로 앱을 정교하게 개선해 나갔다. 이들은 또 초기 고객들에게 친구를 추천하도록 유도하는 스타트업의 전략을 잘 활용했다. 큰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입소문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스탠퍼드 동문들이 향후 실리콘밸리의 거물이 됐다는 사실도 큰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스냅챗 창업자 에반 스피겔 Evan Spiegel과 바비 머피 Bobby Murphy, 인스타그램의 케빈 시스트롬 Kevin Systrom, 미디어 비평가 겸 벤처 투자자 조시 콘스틴 Josh Constine 등은 두 사람의 비공식적인 고문단 역할을 했다.

로빈후드는 다른 증권사들이 거의 하지 않았던 고객 확보 전술도 시도했다. 무엇보다도 무료 수수료 서비스가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한 서비스는 최소 투자금액을 의무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현금이 많지 않은 고객들도 주식을 즉시 매수할 수 있게 했다.

이 전략은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찰스 슈와브를 연상시킨다. 이 회사는 1970년대에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소액투자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을 펼쳤다. 당시 소액 투자자들도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선구자 역할을 했던 것이다. 티뷰론 스트래티직 어드바이저스 Tiburon Strategic Advisors의 칩 롬 Chip Roame은 “그때는 기존 증권사들이 슈와브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회상한다. 메릴린치 같은 거물급 증권사들은 슈와브가 소액 투자자를 유치하는 일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반대로 그들은 자산이 훨씬 더 많은 VIP 고객들에 전념했다. 롬은 "현재 슈와브는 고객 수는 4배 이상 늘었다.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고객들을 붙잡을 수 있었다"라며, "지금은 로빈후드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50년이 지난 지금, 그 패턴이 반복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날 기존업체들이 로빈후드를 무시하는 것도 똑같다. 베테랑 증권사 임원들은 인터뷰에서 로빈후드의 앱에 대해선 호평했지만,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회사 역량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다. 찰스 슈와브의 트레이딩 및 교육 부문을 총괄하는 배리 메츠거 Barry Metzger 부사장은 “게임처럼 만든 앱과 색종이를 뿌려주는 특수 효과는 신규 회원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돈이 얽혀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기업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앱은 단지 전체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금융 시장에 전례 없는 충격이 가해진 2020년, 수 많은 개인 투자자들—개인 계좌로 매매한다—이 증시에 입성한 것보다 더 놀라운 사건은 거의 없을 것이다. 증권사 파이퍼 샌들러 Piper Sandler의 베테랑 주식 애널리스트 리치 레페토 Rich Repeatto는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점유율이 장기간 평균인 10~15%에서 최대 20~25%로 껑충 뛰었다고 추정한다. 이는 대유행으로 집에 묶인 아마추어 투자자들이 증시에 진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점유율 도약으로 하루 평균 거래량이 2019년 70억 주에서 올해 110억 주로 급증했다.

테네브와 바트의 회사가 그런 급증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로빈후드 트레이더는 기업의 펀더멘털에 상관없이 주식을 사 모으는 투자자들을 통칭하는 굴욕적인 용어가 됐다. 실제로 로빈후드 가입자들은 허츠 렌터카나 J.C페니 백화점처럼 파산한 기업들의 최근 주가 거품에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로빈후드는 고객들을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로 묘사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대부분 고객들이 ‘매수 후 보유’ 전략을 목표로 한다고 반박한다. 즉, 단타 매매자보다는 중장기 투자자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로빈후드 고객들은 평균 연령이 31세로 업계 평균보다 더 젊다. 70%는 밀레니얼 세대나 Z세대다. 그들은 또한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돼 있다. 로빈후드가 의뢰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객 중 60%가 백인인 반면 다른 증권사에서는 78%가 백인이었다. 로빈후드 사용자 중 19%는 히스패닉, 10%는 아시아, 9%는 흑인이다. 이는 미국의 전체 인구를 구성하는 비율과 유사하다(다만 여성은 로빈후드와 경쟁업체 모두에서 실제 인구 비율에 미치지 못했다. 전체 고객 중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젊은 고객들이 주식을 사고 있을지 모르지만, 아직은 많은 부를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로빈후드에서는 그렇다. 투자은행 JMP증권은 로빈후드의 평균 계좌 잔액이 5,000달러 미만인 것으로 추정한다. 회사는 이 추정치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하지만 이 추정치가 맞는다면,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심하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슈와브의 평균 계좌 잔액은 25만 5,000달러다. 그럼에도 로빈후드 경영진은 “젊은 고객들이 이전 세대들과 다른 투자 접근법을 갖고 있다. 그들이 향후 더 많은 자산을 구축함에 따라, 회사는 그들의 니즈를 더 잘 충족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

공동창업자 블래드 테네브(왼쪽)과 바이주 바트는 로빈후드라는 히트 상품을 만들었다. 그리고 서류상으로 억만장자가 됐다. 하지만 수익을 달성할 방법을 찾는 일이 앞으로 더 큰 과제가 될 수 있다. 사진=포춘US
공동창업자 블래드 테네브(왼쪽)과 바이주 바트는 로빈후드라는 히트 상품을 만들었다. 그리고 서류상으로 억만장자가 됐다. 하지만 수익을 달성할 방법을 찾는 일이 앞으로 더 큰 과제가 될 수 있다. 사진=포춘US

저렴하고 수수료가 낮은 인덱스 펀드와 ETF는 2000년대와 2010년대에 ‘투자의 민주화’를 이끈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로빈후드의 초기 투자자이자 투자 사이트 스톡트위츠 Stocktwits의 설립자 하워드 린드존 Howard Lindzon은 “많은 젊은 투자자들이 석유나 담배 주식처럼 논란이 많은 종목을 보유하는 인덱스 펀드를 꺼린다. 대신, 넷플릭스와 디즈니처럼 그들이 신뢰하는 기업들의 주식을 매수한다”고 설명한다. 한편, 테네브는 “특히 이 젊은 세대들은 구글과 아마존처럼 비싼 주식들을 ‘소수점 매수(Buying Fractional Share)’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다. 로빈후드를 통해, 그들은 월급날마다 일정 금액만큼 자동으로 그런 블루칩을 소수점 매수할 수 있다.

원하는 주식을 골라 담는 전략은 인덱스 펀드와 달리,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분산투자 효과 같은 보호 장치를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료 수수료 덕분에 수십, 수백 개씩의 개별 종목들을 매수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은 더 이상 비경제적인 행위가 아니다. 그리고 펀드와 ETF를 선호하는 고객들은 여전히 로빈후드에서 그런 금융상품들을 살 수 있다. 테네브는 “그들이 어떤 접근방식을 택하든, 더 많은 고객들이 급여의 일부를 로빈후드 계좌로 자동이체하기를 기대한다. 개인연금(IRA)과 퇴직연금(401k)을 저축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그들이 더 부자가 되면, 로빈후드 플랫폼에 계속 남을 전망이다. 따라서 로빈후드는 그들에게 수익성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기회를 갖게 된다.

로빈후드 경영진은 어떤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언제 판매할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테네브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로빈후드가 결국 고객의 자산관리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미래를 설명하는 2019년 덱 Deck /*역주: Pitch Deck이라고도 불리며, 투자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회사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설명 자료/에 따르면, IRA와 주택담보대출, 그리고 손해보험 및 생명보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테네브는 "그런 금융 상품들이 출시되는 것을 보게 되면, 일관되고 장기적인 계획에 대한 우리 주장을 납득할 것”이라고 말한다.

스탠퍼드대에서 테네브와 바트를 알고 있던 사람들은 두 사람이 사업을 할 만큼 세상물정에 능숙하기보다는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었다고 묘사한다. 테네브는 “개인적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이 주된 사업 동기가 된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물론 로빈후드가 기업 공개를 한다면, 그들은 억만장자가 될 것이다. 그는 "우리 둘 다 물리학 교수나 수학 교수가 되고 싶었다"며, "돈을 좋아했다면 교수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을까?”라고 반문한다(바트는 이 기사를 취재하는 동안 육아 휴직 중이어서 인터뷰에 동참할 수 없었다). 로빈후드를 시작했을 때, 두 사람은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사회적 운동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물론 그들의 기업 이름도 부자들로부터 부를 훔친 민중의 영웅이다.

그러나 많은 IT 스타트업 선배들처럼, 이들도 급성장을 위해 ‘대중을 위한 원칙’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로빈후드에 이런 비판은 게임과 카지노처럼 설계된 플랫폼과 비즈니스 모델 둘 다에 집중되어 왔다. 옵션 거래 분야에서, 이런 요소들이 결합되며 회사는 수세에 몰리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주문흐름 대금(Payment for Order Flow ㆍ PFOF)’ /*역주: 투자 고객들에 대한 매매 정보를 팔아 돈을 버는 행위/을 통해 매출의 70% 이상을 버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1분기에는 4억 5,3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로빈후드의 나머지 매출은 주로 주식 대여와 골드 Gold라고 불리는 월 5달러의 유료 구독서비스에서 나온다. 이 서비스는 마진 거래와 상세한 시장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다). PFOF는 수수료를 받는 조건으로, 시장조성자에게 고객의 매매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시장조성자들은 그들이 주식 거래를 실행할 때, 매수 가격(Bid Price)과 매도 가격(Ask Price) 사이의 차액을 의미하는 스프레드를 통해 이익을 얻는다. 시장조성자를 통해 주문을 전달하는 것은 또한 고객들이 거래에서 좀 더 유리한 가격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둘 다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니다. 둘 중 하나만 이익을 보는 구조다. 예를 들어, 증권사가 PFOF 수수료를 받으면 고객들은 매도 혹은 매수 가격에서 이득을 얻지 못할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PFOF는 흔하게 일어나는 관행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시장 분석가 래리 탭 Larry Tabb은 “PFOF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무료 수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옵션—향후 고정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하거나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을 위한 PFOF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 불투명하다. 옵션은 주가변동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들의 주가는 엄청나게 복잡할 수 있다. 그리고 옵션을 거래하는 것은 보통 전문 투자자들의 영역이다. 파이퍼 샌들러에 따르면, 시장조성자들은 옵션 거래를 위해 상당히 높은 PFOF 수수료를 지불한다. 부분적으로 더 높은 이윤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옵션 관련 수수료는 로빈후드 PFOF 매출의 62%를 차지한다..

공교롭게도 로빈후드의 앱은 사용자들에게 옵션거래가 ‘선택’이라는 점을 자주 상기시킨다. 필자는 가입 절차 중에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에 체크를 한 후에, 앱 기능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아무 종목에서 ‘거래’ 버튼을 누르면, 일반적인 주식 ‘매수’ 또는 ‘매도’ 버튼 위로 ‘옵션 거래’라는 큰 버튼이 나타난다. 옵션거래를 선택하면, 가장 기본적인 계약인 옵션 매도(Put)와 옵션 매수(Call)를 선택할 수 있는 초대장이 온다. 하지만 ‘스트래들 Straddle’, ‘스트랭글 Strangle’, ‘아이언 콘도르 Iron Condor’처럼 프로레슬링 경기에서나 어울릴 것 같은 이름을 가진 다중 계약 등 생소한 ‘멀티레그 Multileg’ 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런 기능들이 비평가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옵션거래는 초보 투자자들이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전문 투자자들이 초보 투자자들의 무지를 이용해 돈을 버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전직 옵션 트레이더 란잔 로이 Ranjan Roy가 쓴 글이 널리 공유되고 있다. 이 글은 노련한 전문 투자자들이 아마추어 투자자들을 '횡재'라고 부르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로이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하루 종일 옵션을 거래하면, 결국 손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한다. 시장 변동성을 극복하기 위해 옵션거래를 이용하는 투자 펀드의 설립자 벤 아이퍼트 Benn Eifert는 “옵션거래에 성공하려면 정교한 소프트웨어와 상당한 수학 실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로빈후드의 유혹적인 인터페이스에 대해 실망감을 보였다. 그는 "이런 인터페이스가 그들에게 중요한 법적 문제가 되지 않는 점이 내게는 큰 충격"이라고 한탄한다.

사실 로빈후드는 옵션 관련 PFOF 관행에 대한 투명성 부족으로 금융산업규제국(FINRA)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벌금형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6월 고객 중 한 명이 자살한 후, 로빈후드가 옵션거래를 장려하는 방식에 대해 규제당국의 정밀 조사가 늘어나고 있다. 그는 옵션 거래로 70만 달러 이상의 빚을 지고 나서, 로빈후드를 비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이 20세 청년은 앱 화면에 나타난 마이너스 잔액이 실제 빚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로빈후드는 옵션 플랫폼을 전면 개편하고, PFOF 관행에 대해 더 자세하게 설명할 것과 트레이더들에게 더 많은 교육 자료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테네브는 “옵션거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대부분 고객들의 매매 형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인정한다. 즉, 전체 고객들 중에서 13%만이 옵션거래에 참여하고, 그 중에서 2% 미만이 멀티레그 전략을 취한다는 것이다. 로빈후드와 관련된 사람들은 옵션거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기존 업계의 비판이 로빈후드를 경멸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로빈후드의 시장조성업체 중 한 곳에서 근무하는 임원은 "PFOF는 놀랄 정도로 정교한 수준을 가지고 있다"며, "네브라스카에 사는 평범한 개미투자자가 옵션 매도 및 매수 주문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로빈후드의 초기 투자자인 린드존은 일부 고객들이 나쁜 결정을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객들의 옵션거래를 막는 것은 월권 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는 "아이에게 차를 운전하게 하거나 줄 전자담배를 사도록 허락하면서, 어떤 주식을 살지 말지를 결정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면 이상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한다.

로빈후드 이용자들이 최근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며칠 동안 사이트 접속을 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이와 비슷하게, 로빈후드는 PR과 관련된 실수를 저지르며 회사 명성에 흠집을 내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기준으로, 로빈후드는 연방무역위원회에 473건의 제소가 돼 있는 상태였다. 반면, 비슷한 고객 수를 보유한 슈와브와 피델리티는 각각 126건, 69건의 제소를 당했다. 고객들의 불만이 분명히 가중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로빈후드가 고객 서비스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상담사들을 고용한 기존 증권사들과는 달리, 로빈후드는 고객들에게 회사 전화번호조차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불만을 가진 고객들은 앱을 통해서만 필요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테네브는 기술에 대한 확고부동한 믿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불만 해소를 위해, 자동화 솔루션이 인간을 고용하는 구태의연하고 비싼 대안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대부분 사람들은 고객 지원부와 통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그들은 상담사와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의 문제에 대한 가장 빠른 해결책을 원할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로빈후드는 현실과 미래의 발전을 위한 절충안으로, 애리조나와 텍사스 콜센터에서 일할 수백 명의 상담사를 고용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이 콜센터들이 온라인으로 도움을 요청한 건들을 대응하기 위해 고객들과 통화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대표번호를 즉각적으로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로빈후드는 아직 방황하는 청소년이지만, 어른 대접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9월 이 회사는 앤드리슨 호로비츠와 세쿼이아 캐피털을 포함한 유명 벤처 캐피털 회사들로부터 6억 6,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2020년 초 두 차례의 투자를 받은 로빈후드는 총 22억 달러를 유치하며, 현재 기업가치가 117억 달러에 이른다. 로빈후드가 기존 증권사들에 도전하거나, 심지어 압도할 것이라는 베팅에 엄청난 투자금이 몰려든 셈이다.

이는 또한 테네브가 상장 기업을 경영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로빈후드는 향후 몇 달 안에 기업공개 일정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11월 20일 바트 회장이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나고, 테네브가 단일 대표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바트는 로빈후드 이사회에 남아 제품 개발에 힘쓸 예정이다). 테네브는 자신의 롤모델을 찾기 위해 역사책을 읽고 있다. 그는 "알렉산더 대왕은 최전선에서 군대를 이끈 지도자였다"며, "그의 용기와 대담함은 내게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알렉산더 대왕은 부하 장군들이 이야기만 하고 있을 때, 직접 말을 몰고 전투에 나갔다"고 열변을 토한다. 한편, 그를 보좌할 명단에는 2018년 CFO가 된 아마존 출신의 베테랑 제이슨 워닉 Jason Warnick과 현재 로빈후드의 선임 변호사를 맡고 있는 전 미증권거래위원회 위원 댄 갤러거 Dan Gallagher 등 매우 노련한 임원들이 포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로빈후드가 성장하는데 있어 매우 유리한 입장이다. 대유행으로 주식 거래가 급증하자, 전체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모든 증권사들이 나눠먹을 파이가 늘어난 셈이다. TD 아메리트레이드와 이트레이드는 최근 분기별 사상 최대의 거래 매출을 올렸다(두 회사 모두 PFOF의 덕을 어느 정도 봤다). 그럼에도 로빈후드의 성장이 가장 두드러진다. 신규 투자자들이 다른 증권사 대비 로빈후드 앱을 10배나 더 빠른 속도로 다운로드 받고 있다.

그러나 로빈후드가 놀랄만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있다고 해서, 피델리티나 찰스 슈와브처럼 진화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들 기업은 다양하고 수익성 높은 매출원을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의 현금 잔고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과 자산 관리, 그리고 금융 서비스 등이 있다. 오늘날 전통적인 증권사들은 또한 인수합병을 통해 상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 찰스 슈와브는 TD 아메리트레이드를 인수하기 위한 최종 단계에 있고, 모건 스탠리는 이트레이드와 이미 합병했다.

로빈후드가 경쟁사들과 견줄만한 서비스를 구축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현재 고객들이 로빈후드의 신규 서비스를 이용할지도 확실치 않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많은 투자자들이 로빈후드를 재미로 사용한다. 그들은 대부분의 재산을 다른 곳에 투자하고, 단지 소액으로 로빈후드의 저렴한 플랫폼에서 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로빈후드의 소액 계좌 수를 보면,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린다. 케이시 프리모지치 Casey Primozic는 "많은 사람들이 로빈후드를 주거래 증권사로 생각하지 않는다. 재미 삼아 소액을 투자하는 곳으로 본다"고 말한다. 그는 로빈후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식들에 대한 데이터를 취합하는 로빈트랙 Robintrack이라는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로빈후드는 8월 로빈트랙과 자료 공유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 사이트 이용자들 가운데 헤지펀드들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펀드들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사용자들의 매매 패턴을 파악하고 있었다).

한편 모든 증권사에 실적 악몽이 닥칠 것 같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레페토는 대유행이 완화됨에 따라, 주식 거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리고 로빈후드의 자금줄인 PFOF는 그 자체로 위험에 처할지도 모른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인 탭은 “소비자 단체들의 압력으로 미증권거래위원회가 증권사들에 많은 개인 거래를 포함하고 있는 ‘단주(Odd Lots)’의 가격을 다르게 표시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변경될 경우, 단주 거래에 대한 매수 가격과 매도 가격의 차액인 스프레드가 줄어들 것이다. 이는 시장조성자들의 마진 축소와 PFOF 수익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변화들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증권사들은 궁극적으로 거래 수수료를 다시 부과할 수 있다. 로빈후드가 주도했던 무료 수수료 시대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로빈후드의 CFO 워닉은 거래 수수료 부과 가능성에 대해 단호하게 부인한다. 하지만 지금 로빈후드가 깜짝 놀랄만한 속도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도, 회사는 실질적인 매출 창출 계획을 계속 감추고 있다.

로빈후드가 현재 이용자들을 장기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고객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불확실해 보인다. 특히 기존 경쟁사들과 그들의 풍부한 자금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테네브와 바트를 잘 아는 전 미증권거래위원회의 위원이자 스탠퍼드 로스쿨 교수인 조 그룬페스트 Joe Grundfest는 “이런 회의론은 진정한 혁신자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며 "그런 논리대로 한다면, 월마트가 아마존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CBS가 넷플릭스를 타도해야 하며, GM이 테슬라를 흠씬 두들겨 패야 맞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블래드 테네브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제프 베이조스, 리드 헤이스팅스, 일론 머스크처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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