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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진의 ‘화백 열전’] 박종용 ‘결의 예술’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

자연의 본질 ‘결’을 독창적 추상예술로…세계 화랑들 러브콜
‘결’의 진화, ‘결의 빛’ 으로 승화…미술사에 유례 없는 창작들

  • 기사입력 2020.12.08 14:55
  • 기자명 최병진 미술평론가
[도판1] 무제(‘결의 빛’) 333.3x218.2cm. Mixed media(고령토, 석채). 2020
[도판1] 무제(‘결의 빛’) 333.3x218.2cm. Mixed media(고령토, 석채). 2020

[Fortune Korea]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를 초월해 예술이 영원한 생명력을 갖는 근본적인 요소는 독창성, 창조성이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유구한 미술의 역사에서 각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과 위대한 작가로 남는 것은 기존과 다른 양식을 창조(창작)하거나 그 시대의 정신을 각별한 조형언어로 담아내고 있어서다.

한국 현대미술의 경우 수많은 작가들이 나오고 현재도 활동하고 있지만 세계예술사에 이름을 올린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시메트리(symmetry) 조각의 문신, 모노파의 토대를 세운 이우환 등을 꼽을 수 있고,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주목받는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의 이치이자 만물의 본질인 ‘결’을 주제로 한 박종용 화백의 ‘결의 예술’이 기존에 없는 독창성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도판1]에서 보듯 박 화백이 독자적으로 창작한 ‘결’의 예술에 빛의 명암과 굴절을 접목한 ‘빛의 결’ 작품은 세계예술사에서 찾기 힘든 새로운 예다.

박 화백의 ‘결’ 작품은 지난해 1월 서울 예술의전당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이며 단번에 국내외 미술계와 갤러리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3월 KBS 전시와 특집 방송을 통해 박 화백의 예술적 삶과 독창적 작품세계가 폭넓게 알려지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 화랑들의 전시 요청이 잇따랐다.

현대미술의 거장들이 거쳐간 뉴욕의 한 유명 갤러리는 직접 박 화백을 초청해 불화(佛畵) 시현을 통해 그의 역량을 재확인하고 내년 하반기 전시를 확정지었다.

프랑스는 직접 촬영팀을 보내 박 화백의 예술 작업을 카메라에 담고 내년 하반기에 전시를 갖기로 했다. 박 화백을 익히 알고 있는 일본 화랑들은 예술의전당 전시 직후 가장 먼저 달려와 내년에 전시를 확정했다.

◆ 60년 화업(畵業)…‘결의 예술’ 창작과 변주

박 화백의 ‘결의 예술’이 국내외 미술계의 관심을 받는 것은 60년 화업(畵業)에 담긴 치열한 삶과 작업의 소산이다.

박 화백은 8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대 후반 상경 이후 풍찬노숙의 힘겨운 삶 속에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과 노력으로 각종 회화(동·서양화, 불화, 민화 등), 조각, 도자 등 모든 장르의 예술을 망라하며 당대 거장들로부터 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자신의 혼이 담긴 작품들이 세월과 함께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박 화백은 2000년 초부터 영원히 살아 숨 쉬는 생명예술을 갈구하면서 추상작업을 통해 미술의 본질에 다가갔다. 그리고 수년의 진력 끝에 자연(우주)의 본질(진리)을 세상 만물이 지닌 ‘결’에서 찾았다. 결은 세상 만물이 태어나 오랜 시간,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만들어진 결과로 그 물체의 역사 자체이며, 세상 만물은 각기 자신만의 고유한 결을 지니고 있다.

박 화백은 결이라는 조형적 언어로 자연과 우주의 본질(진실)을 표현한다. 그의 ‘결의 예술’은 차별화되고 뚜렷한 주제의식과 함께 재료의 조합과 작품 형상화에서 현대미술의 수많은 작가들과 차별화된다.

박 화백은 흙, 돌, 나무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이용해 변화무쌍한 자연과 인공의 관계를 작품으로 구현한다.

박 화백의 추상회화는 ‘점’을 찍어 자연의 ‘결’을 형상화하는 작업으로 마대에 흙을 곱게 걸러 아교와 섞어 캔버스나 마대 위에 점을 찍어 화면을 채워나간다. 자연의 ‘결’에 대한 물성을 재료에도 담은 것이다.

2005년 무렵 본격화한 박 화백의 추상회화 ‘결’은 10여 년을 거쳐오며 다양한 양식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도판2] 162.2x130.3cm. Mixed media(고령토, 석채). 2018
[도판2] 162.2x130.3cm. Mixed media(고령토, 석채). 2018

‘결’ 회화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순정(純正)결’(도판2)은 한국 추상미술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 신사실파나 가장 한국적 회화로 평가받는 단색화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순정결’ 작품들은 1910년대 초 짧게 등장했지만 현대 추상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회화나 그의 영향을 받아 미국 추상회화의 신기원을 이룬 라인하르트 작품 세계와도 맞닿아 있다.

말레비치가 ‘절대’라고 선언한 ‘자연을 초월한 순수한 감각’을 표현한 단순한 형태와 무채색의 화면은 박 화백이 말하고자 하는 자연의 본질에 대한 순수한 감각의 표현인 결과 유사성이 있다.

라인하르트는 1950-1970년대 미국 문화문명의 파국적 양태에 절망해 동양의 사상, 정신에서 돌파구를 찾았는데 그의 블랙페인팅은 박 화백의 추상회화에 담긴 동양적 정신성(情神性)과 시각적 측면에서 많이 닮아있다.

색점으로 형상화한 ‘색채(오방)결’(도판5)은 한국의 전통 색상이자 음양오행(陰陽五行)의 각 기운과 직결된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의 다섯 가지 기본색(오방색)으로 작품화한 것으로 심오한 우주(자연)의 원리를 담고 있다.

[도판3] 무제(‘결’) 259.1x193.9cm. Mixed media(고령토, 석채). 2020
[도판3] 무제(‘결’) 259.1x193.9cm. Mixed media(고령토, 석채). 2020

우주의 본원(本源)을 풀어내려는 조형 의지가 발현된 ‘운행(공전)결’(도판3)은 기존 ‘결’이 비약적으로 전변(발전)된 ‘순정결’의 결정판이다.

박 화백은 ‘운행(공전)결’에 대해 “순정한 결에서 색채(주로 오방색)결 등, 다양한 결들을 창작해 나가는 과정에서 독보적인 결의 창작에 고심한 결과 우주의 생성과 이치를 공전(운행)으로 표현하는 일명, ‘돌고 돌아가는 결’을 창작했다”며 “이 작품은 ‘결의 빛’과 더불어 나의 ‘결’ 예술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앞으로 다양한 ‘운행(공전)결’들을 창작해 기록으로 남기겠다”고 말한다.

작가의 설명대로 ‘운행(공전)결’은 기존 예술에서 찾기 힘든 독보적인 작품으로 만물의 근원인 무한(우주)을 향해 응집과 확산을 되풀이하는 세포분열을 연상케 하면서 신비와 충만감을 더해준다.

◆ 독보적 창작 ‘빛의 결’ … 세계적 평가 기대돼

박 화백은 최근 결을 빛의 예술로 승화시킨 ‘결의 빛’ 창작으로 또다시 국내외 예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박 화백은 “2015년 겨울부터 결들이 조금씩 모양을 잡아나가는 과정에서 ‘결의 향연’을 빛(생명)의 예술로 승화시켜 예술 역사에 남기고자 하는 의지가 나의 정신세계를 지배했다”며 ‘결의 빛’창조 연원을 밝힌 바 있다.

[도판4] 무제(‘결의 빛’) 259.1x193.9cm. Mixed media(고령토, 석채). 2020
[도판4] 무제(‘결의 빛’) 259.1x193.9cm. Mixed media(고령토, 석채). 2020

‘결의 빛’ 창작은 캔버스(합판) 바탕을 아교를 혼합한 백색의 흙(고령토)으로 덧칠해 말린 다음, 종이(아트지)를 말아 붙이거나 오려붙여 여러 (상상)형상들을 만든 후, 햇빛과 불빛 속에서 시간차별로 음영을 면밀하게 관찰해 무려 여덟 가지 정도의 강약 차이를 나타내는 현상을 수없이 확인한 끝에 이뤄졌다.

빛의 강도와 굴절 등에 따른 명암 등을 관찰하고, 도면을 작성하는 등 갖은 (예술)실험을 거쳐 창작된 ‘빛의 결’은 실험 및 기법 활용 등에서 세계예술사에 유례없는 일이기도 하다.

철학자 헤겔은 “빛은 모든 물질을 드러나게 하는, ‘타자를 개체화시키는 보편자, 다양을 산출하는 일자’”라고 했는데, 그가 말한 빛에는 무엇인가 절대자=신의 모습이 놓여 있다. 실제로 빛은 절대자를 의식하는 최초의 대상의 하나였다.

박 화백이 우주(자연)의 본질을 탐구한 끝에 찾아낸 ‘결의 예술’이 빛으로 일궈낸 ‘결의 빛’으로 승화한 데는 나름의 연유가 있는 셈이다.

박 화백은 앞으로 다양한 각종 ‘결’ 및 ‘결의 빛’ 작업과 함께 ‘입체(조각)결’ 창작에도 본격적으로 나서 미술사에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결들의 종합교향곡을 조형해나갈 예정이다.

20세기 현대미술이 작가들의 실험정신에서 나왔듯 박 화백의 지칠 줄 모르는 실험정신이 발현된 창조적 예술이 세계예술사에 어떻게 기록될지 주목된다.

최병진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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