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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석의 ‘마켓 트렌드’] 언택트, 기술 아닌 콘텐츠가 우선이다

  • 기사입력 2020.11.25 11:46
  • 최종수정 2020.11.25 11:48
  • 기자명 최인석 대표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12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언택트시장이 급부상했다. 그리고 이 시장은 기술로 가득 차 있다. 언택트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선 반드시 기술이 필요한 걸까? / 최인석 레페리 대표◀

펠로톤 서비스 모습. 콘-택트 홈트레이닝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펠로톤 서비스 모습. 콘-택트 홈트레이닝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Fortune Korea] 코로나 팬데믹으로 언택트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 Zoom’이 있고, 그 외에도 수많은 기술 회사들이 제각기 다른 언택트 플랫폼을 연이어 출시·업그레이드 중이다. 그들이 말하는 수많은 어려운 기술과 기능을 듣고 있노라면, 내 일에 언택트를 연관 지어 아이디어를 만들기가 여간 쉽지 않다.

그러던 와중에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택트 사례가 얼마 전 미국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바로 홈피트니스 업체 ‘펠로톤 Peloton’이다. 펠로톤은 모니터가 달린 가정용 실내 자전거를 판매한다. 소비자가 월 12.99달러를 내고 별도의 미디어 상품에 가입하면 실내 자전거 운동을 하면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운동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즉 펠로톤은 홈트레이닝계의 넷플릭스라고 볼 수 있다.

펠로톤은 수많은 운동강사를 통해 자전거 운동, 다양한 홈트레이닝 강의 영상 등을 제작해 제공한다. 실시간으로 영상을 제공해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이 몇 명인지를 보여줌으로써 소비자에게 피트니스 클럽에서 역동적으로 운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선사한다. 한국에서는 이미 실내 자전거가 ‘빨래건조대’로 전락하며 인기가 크게 꺾였지만, 펠로톤의 실내 자전거는 코로나 시대의 대표적 언택트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올 3분기 실적 또한 주목할 만하다. 매출액이 동기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해 매출 7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주가 또한 올해 들어 340%가량 치솟았다.

펠로톤의 선전에 영향을 받아 애플도 지난 9월 피트니스 플러스 Fitness Plus라는 신규 구독형 콘텐츠 서비스를 발표했다. 애플이 특별히 선정한 코치들이 제작한 홈피트니스 강의 영상들을 운동 종류별로 제공한다. 애플워치를 사용할 경우 실시간 운동 데이터를 연동해 사용할 수도 있다.

물론 이 두 사례에서도 별도 앱이라든가 데이터 연동과 같은 기술적 경쟁력이 언급된다. 하지만 그 수준이 높지는 않다. 이들 사례에선 ‘콘텐츠’라는 공통점이 주목된다.

코로나 초기에는 떨어진 사람들을 기술로 연결해주는 화상채팅 및 업무 협업 툴,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 등이 급부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익숙해졌다. 이제 사람들은 ‘집에서 혼자’ 즐길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취미는 물론 원래 밖에서 해결했던 많은 것들이 이들 범주에 해당한다.

이러한 것들은 단순히 비대면으로, 기술적으로 연동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홈피트니스 분야를 예로 들어보자. 만약 홈피트니스가 단순히 기술의 문제뿐이었다면, 트레이너들이 줌을 통해 원격으로 운동을 가르쳐주는 것 정도로 사람들은 만족했을 것이다. 이들이 굳이 값비싼 펠로톤 자전거를 구매한다든가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를 구독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 이상의 문제가 있었다. 평소처럼 피트니스 클럽에 가면 여러 가지 운동 기구들을 번갈아 사용하며 1시간 정도는 거뜬히 집중해 운동할 수 있었지만 집에선 그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의도치 않은 가족들의 방해와 끊임없이 생기고 신경 써야 하는 집안일 등 때문에 웬만한 사용자는 지속적인 운동에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단순 비대면을 넘어선 ‘홈피트니스 튜토리얼 콘텐츠’가 탄생한 것이다.

펠로톤과 애플은 뛰어난 강사진 모집은 물론 짧은 시간 내 강렬한 운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했다. 넷플릭스가 공들여 오리지널 드라마를 만들 듯 말이다. 그 결과 홈피트니스 사용자들은 운동량이 늘고 만족감도 높아져 펠로톤과 애플의 콘텐츠 인기가 치솟았고, 그 결과 하드웨어 판매량까지 상승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이처럼 ‘기술적 비대면 연동(Untact)’에서 ‘콘텐츠적 비대면 연동(Con(tents)-tact)’으로 대세가 변하고 있다. 많은 분야가 ‘콘-택트’가 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다. 값비싸고 어려운 기술을 당장 활용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업자에게 희소식이다. 서비스에 비교적 훨씬 쉽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콘-택트에서도 반드시 기억하고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콘텐츠가 유료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애플워치나 펠로톤 자전거를 산다고 해서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되지는 않는다. 애플과 펠로톤은 각각 9.99$/12.99$의 월별 구독료를 부과한다. 제작비가 많이 드는 고퀄리티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업체는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오피셜 콘텐츠 Official Contents’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형식만 갖춰 유튜브나 고객 응대 채널에 업로드하는 정도로 대응한다. 하지만 오늘날 스마트폰과 스마트TV에는 전 세계 수많은 콘텐츠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우수한 콘텐츠가 가득하다. 이들 콘텐츠와 경쟁해야 하는 것은 큰 문제다.

예를 들어 전자제품회사가 오피셜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가정해보자. 제대로 투자하지 않는다면 유튜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온라인 조회수가 100을 넘기지 못할지도 모른다.

‘오피셜 콘텐츠’라면 믿고 결제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로 만들어야 한다. 그 정도 신뢰를 얻겠다는 각오로 준비해야만 콘-택트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 어떤 배경에서 어떤 진행자가 몇 분 길이로 어떤 각도와 톤앤매너로 해당 전자제품의 사용법과 장점을 소구할지 철저히 기획해야만 소비자들의 눈에 찰 수 있다. 디지털 매장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리소스를 투자해야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콘-택트 시대에 훌륭한 콘텐츠는 단순히 고화질에 유명한 사람이 출연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드라마를 기획·제작하듯’ 기업은 오피셜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좋은 제작자에게 외주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으나, 필자는 자기 자신 혹은 조직 안에 이를 전적으로 고민하는 담당자 혹은 팀을 꾸려갈 것을 권장한다. 코로나는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서 ‘전 분야의 디지털화’를 유도하는 매우 중대한 변화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콘-택트 콘텐츠’의 중요성을 깨닫고 치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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