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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익의 ‘스마트 라이프’] FAANG 성공은 거품인가?

  • 기사입력 2020.11.25 11:29
  • 기자명 안병익 대표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12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FAANG이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광활한 영토를 기반으로 개별 국가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를 들어 거품이 끼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 안병익 식신 대표◀

이미지=셔터스톡
이미지=셔터스톡

[Fortune Korea] 세계 ICT 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미국 5대 기업을 가리켜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딴 작명)이라고 한다. 현재 FAANG은 세계 IT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FAANG의 시가총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애플의 시가총액만 2조 달러 안팎으로 한국의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FAANG은 대부분 ‘블루오션’에 집중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블루오션은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가치 혁신’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FAANG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에 집중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이들은 공통으로 자사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실현하는 데 집중했는데 이것이 바로 플랫폼 비즈니스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플랫폼이 가치 창출과 이익 실현의 중심인 비즈니스 모델로서 특정 시장의 독립적인 경제권을 만들고 그 안에서 구성요소 간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참여자 수가 늘어날수록 플랫폼이 더욱 활성화되며, 네트워크 효과로 인한 선순환이 발생한다.

또한 FAANG은 인터넷이라는 광활한 영토를 기반으로 기존 국가보다 더 강력한 새로운 형태의 국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은 이미 다수의 국가를 넘어섰다. 페이스북의 월간 사용자(MAU·Monthly Active User)는 약 26억 명에 육박하고 구글의 월간 사용자는 약 20억 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 두 기업의 월간 사용자는 15억 명의 중국과 13억 명의 인도 인구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FAANG 5개 기업은 코로나 발생 이후 더욱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언택트 빅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들이다. 오히려 코로나 발생 이후에 실제로 가입자가 더 증가했고 전체 사용량도 큰 폭으로 늘었다.

FAANG의 영향력은 증권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지수에 미치는 FAANG의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FAANG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다 합치면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뛰어넘고 미국 나스닥 시장의 40%에 육박하는 엄청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블로 오프 톱(Blow-off top)이 화제가 되고 있다. 블로 오프 톱은 주식 교과서에 나오는 기술적 분석 용어 중 하나로 주가가 가파르게 상향곡선을 그리다가 정점을 찍자마자 급락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블로 오프 톱은 주식시장에서 거품 붕괴 직전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불꽃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많은 전문가는 미국 증시가 머지않아 급락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현재의 주가 급등은 경제 전망이 좋아서가 아닌 연방준비위원회가 돈을 엄청나게 풀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1929년의 미국의 대공황 직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는 주장으로 인위적인 부양은 언젠가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현재의 주가 상승은 무엇보다 FAANG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 관련 기업들이 실질적인 산업지도를 바꾸고 있고 이에 따른 기대감이 주된 요인이라는 것이다. 기존 굴뚝 산업과는 전혀 다른 신 부가가치 산업과 일자리 창출로 대세 상승을 이끌고 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결국 미국 증시가 블로 오프 탑이냐 아니냐는 FAANG 5개 기업이 시장 기대만큼 성과를 내느냐 못 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FAANG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 관련 기업들이 지나치게 고평가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지금의 현상이 1990년대 말 닷컴버블과 유사한 ‘거품 경제’로 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바람을 타고 덩치가 커진 FAANG의 고공행진은 어느 정도 인정할 여지가 있지만 지나치게 과대 평가되어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거품 경제가 바로 19세기 금광시대(Gold Rush)다. 그 시기에 많은 사람이 금을 캐기 위해 미국 서부로 모여들었다. 전 세계에서 30만 명 이상이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 하지만 정작 금을 캐서 돈을 번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채굴에 필요한 장비나 청바지 등 물품을 파는 사람들이 돈을 더 벌었다. 금광산업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일종의 거품 경제였다. 그러나 금광시대 거품 경제 덕분에 미국은 철도산업 발전과 공업화를 이루면서 미국 번영의 원동력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미국에는 닷컴버블(인터넷 거품 경제)이 있었다.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수익모델 없이 우후죽순 등장했다가 사라졌다. 하지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로 했던 시스템, 네트워크, DB, SW 등 관련 IT산업은 이 당시에 크게 성장해 IT가 산업의 주축으로 세계 경제의 발전을 이끌 수 있었다.

닷컴버블 외에도 지금까지 크고 작은 수많은 거품 경제가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다. 금융, 반도체, 그린에너지 등이 그것이고, 지금은 FAANG으로 대표되는 빅테크 기업에 대한 거품 경제가 크게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런 거품 경제가 일어날 때마다 전 세계는 그것에 맞춰 관련 산업을 확대시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냈다.

거품 경제 논란에도 불구하고 FAANG으로 대변되는 글로벌 초거대 플랫폼들이 코로나19 이후에 성장 가속도를 더욱 밟고 있다. 특히 국경 없는 디지털 인터넷 세상에서 초연결의 범위와 속도는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 본 적 없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발전되고 있다. 반면 FAANG 기업들 대부분은 독과점과 불공정 거래로 지구촌 곳곳에서 물의를 빚고 있기도 하다.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생활 확산으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만큼 FAANG은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금융,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로 적극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들의 도전은 과거와는 그 정도가 다르며, 금융 같은 새로운 산업으로의 진출이 성공한다면 이는 산업 재편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FAANG이 거품 경제 논란을 종식하고 진정한 우리 시대의 리더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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