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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NBA가 시즌 물거품의 위기를 막은 비결

HOW THE NBA KEPT THE BUBBLE FROM BURSTING

  • 기사입력 2020.12.07 09:28
  • 기자명 ADAM LASHINSK Y & BRIAN O ’KEEFE 기자

2020시즌을 살리기 위해, NBA 리그는 막대한 금전적 손실과 대규모 일정 조정 문제를 떠안았다. 선수들과 함께 사회 정의 옹호에 나서기도 했다. 그 결과 NBA는 리더십 사례에 관한 연구 대상이 됐다. BY ADAM LASHINSK Y & BRIAN O ’KEEFE, 추가 취재 BY ANDREW NUSCA

10월의 두 번째 일요일은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NBA의 74번째 시즌이 출발한 후 12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올해는 전례 없이 긴 시즌이었다. 일반적으론 10월 정규시즌 시작으로 6월에 플레이오프가 끝난다). 그리고 마침내 리그 챔피언이 LA 레이커스로 결정됐다. 경기장 관람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TV 시청자들에게는 아주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르브론 제임스 LeBron James는 자신의 네 번째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자신의 세 번째 팀에서 우승을 했다는 점이다. 제임스는 스타 플레이어들로 구성된 마이애미 히트—과거에 그가 2개의 챔피언 반지를 끼었던 팀이다—를 상대로 레이커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그는 LA 레이커스의 과거 영광을 되찾는 임무를 완수했다. 게다가 그는 가장 위대한 농구 선수 중 한 명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몸소 입증했다.

그러나 그날 밤은 제임스와 그의 동료들에게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전례 없는 격동의 한 해 속에서, 그 우승은 최고 업적으로 평가받았다. 예를 들어, 작년 가을 (홍콩의 반중국 시위를 지지하는 트윗을 올린 NBA 단장으로 인해 촉발된) 중국과의 갈등 때문에 중국 내 시범 경기가 취소됐고, 새해 첫날에는 데이비드 스턴 David Stern 전 NBA 총재가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은퇴 몇 주 만에 레이커스의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헬리콥터 추락으로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그 이전에는 유타 재즈 소속 선수가 코로나바이러스 양성판정을 받는 바람에, NBA는 3월 11일 시즌 중단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대유행의 초기에 보건 위기의 심각성을 부각시킨 분수령이 됐다.

제임스가 우승컵인 래리 오브라이언 Larry O’Brien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다는 것은, NBA가 셧다운 이후 몇 주 혹은 몇 달 만에 얼마나 잘 대처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그런 노력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지난 봄부터 초여름까지 꽤 긴 기간 동안 경기를 중단했던 NBA는 올랜도 소재의 디즈니 스포츠 센터(Disney Bubble)에서 경기 재개를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30개 구단 중 22개 팀과 경기를 재개하기로 선수단과 합의했다(인원 제한 때문에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없는 팀들은 제외됐다). 단 한 명의 선수와 리그 관계자, 그리고 팀 스태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았다. 그런 상태로 2개월 넘게 172경기를 치렀다.

NBA는 반쪽짜리 시즌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버블’에서 진행된 시즌 운영비로만 약 1억 8,000만 달러가 소요됐다. 반면 대유행으로 인해, 시범경기의 예상 매출은 약 15억 달러나 낮춰 잡았다. 하지만 이런 역경 속에서 NBA가 보여준 전반적인 성공은 많은 다른 기업체들의 부러움을 샀다. ‘버블’ 시즌은 재정 파탄이 예상됐던 2020년을 구해냈을 뿐만 아니라, 미국프로농구가 세계인의 관심을 받도록 했다. 아울러 많은 관계자들이 프로 스포츠 산업의 귀재라고 인정하는 애덤 실버 Adam Silver NBA 총재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갑작스럽게 중단된 시즌을 재개하는 일은 엄청난 운영 능력이 필요했다. 게다가 반대 의견과 사건 사고를 최소화하면서 그런 일을 해냈다는 것은 올바른 노사관계의 정석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고 자존감이 높은 선수들이 관련돼 있다는 측면에서, 시즌 재개는 굉장한 업적으로 평가받아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당시는 인종차별을 둘러싼 사회 정의 문제로 세대간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던 때였다. 슈퍼스타에서 평범한 선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NBA 선수들이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심각한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전체 시즌을 완전히 망칠 위기가 몇 차례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성과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르브론 제임스가 NBA 결승 3차전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레이업 슛을 시도하기 위해 점프를 하고 있다. 제임스와 레이커스는 버블 경기장에서 NBA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진=포춘US
르브론 제임스가 NBA 결승 3차전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레이업 슛을 시도하기 위해 점프를 하고 있다. 제임스와 레이커스는 버블 경기장에서 NBA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진=포춘US

가장 잃을 게 많았던 구단주들은 일정이 줄어들었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올해 시즌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 전 마이크로소프트 CEO이자 NBA 이사회 멤버(이번 위기 동안 매주 미팅을 가졌다)인 스티브 발머 Steve Ballmer LA 클리퍼스 구단주는 "NBA가 팀과 선수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최선을 다한 것 같다"며 "이해 충돌을 잘 조율했고, 심지어 상당한 손실까지 기꺼이 떠안았다. 이런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NBA가 팬데믹 위기 속에서 승리를 낚아 챈 유일한 스포츠 리그는 아니었다. 미 여자프로농구 (WNBA)는 미국 서부 해안에 있는 플로리다 주 브래든턴 Bradenton에서 비슷한 형태의 시즌 운영을 경험했다. NHL 팀은 토론토와 에드먼턴이라는 두 캐나다 도시 사이를 오가며 시즌을 마쳤다. 단축된 경기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수 차례 확진자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메이저리그는 TV 중계로 포스트시즌까지 잘 치러냈다. 팬들을 위해 판지로 만든 인형들로 경기장을 가득 채우기도 했다.

그러나 NBA는 대장정을 매우 훌륭하게 마무리하며, 전 세계에서 관리 능력이 가장 뛰어난 스포츠 리그 중 하나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NBA 리그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전략마케팅 컨설턴트 데이비드 카터 David Carter USC 마셜경영대학원 스포츠 비즈니스학과 교수는 "NBA보다 더 일관된 미국 브랜드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내게 브랜드는 약속을 의미한다. 티파니와 할리-데이비드슨으로부터 기대하는 것이 있듯, 당신은 NBA로부터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분석한다.

카터는 “다른 프로 리그에 비해, NBA는 주요 이슈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 일관된 기조를 보인다. 그것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회 정의, 혹은 시즌 운영 방식이든 상관없이 말이다”라고 설명한다. NBA의 문제 해결 능력을 이해함으로써, 스포츠의 영역 이외의 다른 기업과 지도자들은 중요한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의 스타 가드 출신이자 미국농구선수협회 회장인 크리스 폴 Chris Paul은 원만한 시즌 운영을 위해 무엇이, 그리고 누가 필요했는지 직접적으로 알고 있는 인물이다. 실제로 그는 “올랜도에 도착했을 때, 나는 NBA 행사를 담당하는 켈리 플랫토우 부사장 Kelly Flatow 을 찾아갔다”며 "나는 그녀를 힘껏 안아주고 싶었다. 우리는 줌으로만 만났기 때문이었다. 온라인상으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리고 경기 일정 조정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고 회상한다.

이런 일정 조정은 NBA 14년 차 베테랑인 플랫토우도 해 본적이 없던 일이었다. 그녀의 팀은 올스타 경기부터 해외 시범경기까지 연간 200건 이상의 행사를 담당한다. 하지만 이런 행사들은 몇 년 전부터 기획을 시작하고, 두 팀 이상이 관여되지 않는다. 그녀는 "이번에는 22개 팀과 대략 350명의 선수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하는 일이었다”며, “이런 행사를 준비하기 위한 대본이나 청사진 같은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고 토로한다.

플랫토우 팀은 늦은 봄부터 초여름까지, 뉴욕 근처에 위치한 각자의 집에서 줌 미팅과 슬랙을 통해 의사소통을 해왔다. 그들은 버블 경기장이 위치한 디즈니 월드 ESPN 월드 와이드 스포츠 단지에 도착했다. 이후 15명의 핵심 직원들이 매일 오전 8시에 당일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예를 들어, 디즈니 월드 호텔 무도회장에서 세운 연습장을 포함해 7개의 연습장을 건설하는 일이나, 팬들이 참석하지 못하는 경기들을 위해 방송 센터를 세우는 일 등을 상의했다. 매주 일요일 플랫토우는 일인다역을 하는 직원 150명이 모두 참석하는 미팅을 주관했다. 이들은 의사소통과 의료지원부터 IT 시설과 보안문제까지, 다양한 주제들은 점검했다.

모든 경기들이 진행되자, 훨씬 더 많은 인원이 필요했다. 따라서 올랜도 버블에서 진행된 전체 시즌 운영 인력을 6,500명까지 늘렸다. 애덤 실버 NBA 총재는 결승 시리즈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극장에 가서 영화배우들을 본다고 생각해보자. 영화가 끝나면,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 명단이 올라온다. 우리의 경우에는 끝날 기미없이 계속 올라와야 할 정도로 공로자들이 많다"고 비유했다(실버는 강력하게 직원들을 설득해 ‘버블’보다는 ‘캠퍼스’라는 단어를 쓰자고 했다. 하지만 모든 직원들이 그냥 ‘버블’이라고 불렀다). 그는 플랫토우의 공로를 크게 치켜세우며, 근본적으로 그녀는 전체 직원들을 돌보는 “매니저”라고 묘사했다.

그는 "그녀는 버스가 제시간에 운행하는 것부터, 오리털 베개를 요청한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일까지 모든 것을 도맡아 했다. 나는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요청한 내용들을 전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 국가대표농구선수협회 이사이자 한때 국선 변호사였던 미셸 로버츠는 버블 경기장을 사회 정의를 옹호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할 방법에 대해 노조에 조언했다. 사진=포춘US
전 국가대표농구선수협회 이사이자 한때 국선 변호사였던 미셸 로버츠는 버블 경기장을 사회 정의를 옹호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할 방법에 대해 노조에 조언했다. 사진=포춘US

더 심각한 문제는 NBA가 처음부터 보건 규칙을 만들어야 했다는 점이다, 기업 변호사 출신으로 현재 선수 문제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와이스 David Weiss NBA 수석 부사장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했다. 그리고 정교한 보건 규칙을 마련하기 위해, 의료진과 협력했다. 추후에 이 규칙은 버블 경기장에서 전면 시행됐다. 와이스는 구단주들에게 정기적으로 브리핑을 했다. 발머는 "일부 리그 직원들이 보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얼마나 신속하게 움직였는지 정말 놀라웠다"고 감탄한다.

리그는 매일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검사를 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테스트당 100달러 이상의 비용을 들여, 경기장 주변에 머무르는 모든 사람들을 검사한 것이다. 특히 코치나 심판 등 경기를 뛰지 않는 모든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지원업무를 맡은 직원들이 업무를 마친 후 버블 경기장을 떠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선제적 조치를 취했던 리그 관계자들은 다가오는 또 다른 문제들은 인지하지 못했다.

지난 8월 26일, 플레이오프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밀워키 벅스는 올랜도 매직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을 맞아 라커룸을 나오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예 출전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위스콘신 주 케노샤의 경찰관이 제이컵 블레이크 Jacob Blake라는 흑인 남자를 사살한 것에 대한 단체 항의의 표시였다. 한 경기의 거부로 시작된 행동—일부는 이런 행동을 “보이콧”이라고 부른 반면, 실버는 “업무 중단”이라고 불렀다—이 NBA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 리그에서도 전체 경기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빠르게 발전했다. 다음날 올랜도에 남은 선수들과 감독들이 경기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모였다. 향후 시즌 운영과 함께, 선수, 구단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플레이오프 이후 얻게 될 수입이 큰 위기를 직면하게 됐다. 

회의에 앞서 선수노조위원장인 폴은 실버 총재와 대화를 나눴다. 단도직입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은 양측이 서로에게 갖고 있는 신뢰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폴은 "단지 '내가 당신에게 알려줄게. 간단하게 들리겠지만,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알지?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파트너라는 점과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거야. 하지만 나도 선수야. 선수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어. 그리고 이게 경기보다 더 중요한 거야’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 만남 자체가 선수들에게 정말 큰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미셸 로버츠 Michele Roberts 미국 농구선수협회 이사는 "즐거운 과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150명의 건장한 남자 선수들이 사람들로 붐비는 연회장에서 연대를 하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며, "그런 장면은 처음 봤다. 민주주의가 바로 그런 모습이다. 꽤 놀랐다"고 회상했다.

다음날 더 많은 논의를 거친 후,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복귀하는데 동의했다. 구단주들과의 합의가 큰 역할을 했다. 그 내용은 전국 경기장들을 다가오는 대선의 투표소로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모든 기업들, 특히 노조가 있는 기업들은 대유행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민감한 노사관계 문제도 다뤄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NBA는 대부분 리그보다 더욱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NBA는 선수노조와 상호 협력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연봉 상한제(The Cap)’—1983년 연봉 상한제 도입을 중심으로 NBA에서 노동 관계의 새 역사를 쓴 책—의 저자인 조슈아 멘델손 Joshua Mendelsohn 노동변호사는 "실버와 로버츠는 서로에게 상당한 신뢰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이 중단되고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을 때, 구단주들은 연봉 지급을 중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멘델손은 “구단주들이 선수들에게 계속 급여를 지급했다. 노조가 협상을 잘했다. 심지어 누군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리면 그에 대한 책임도 묻겠다고 했다. 따라서 구단주들은 선수들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선수들이 없으면 경기도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BA 경기가 버블 경기장에서 시작되기도 전에, 노사간 신뢰감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다. 지난 5월 말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관들에 의해 조지 플로이드가 살해되고, 그로 인해 촉발된 사회 정의 관련 시위가 급증했다. 이후에 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은 시즌을 재개하는 게 맞는지 확신이 없었다. 그들의 경기 재개가 인종차별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전국민들의 주의를 분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경기 복귀를 선언하고, 경기장을 사회 정의를 옹호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마이애미 히트 포워드이자 선수노조 1대 부회장인 안드레 이구오달라 Andre Iguodala는 "우리는 복귀하지 않을 경우 초래될 경제적 파장과 재정적인 문제를 이해했다. 다만 우리가 복귀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돈이 아니다. 오히려 미국의 정치 지형과 인종차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했다. 대부분 선수들은 '수표를 받는 것보다 사회 정의를 위해 경기에 나가자'라고 말함으로써 더욱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들은 BLM(흑인생명도 중요하다) 운동과 관련해 통용되는 메시지—예를 들어, “투표하라” 그리고 “희생자의 이름을 말하라” 등—를 자신들의 운동복 뒷면에 인쇄하도록 협상했다. 실버와 로버츠가 그런 종류의 타협안을 노련하게 협상했다. 로버츠는 "애덤과 싸운 적이 있다. 항상 관계가 좋은 것은 아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는 어른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NBA가 힘든 상황에서 얼마나 성공했든지, 대유행이 전 세계 많은 기업들에 피해를 준 것처럼 NBA 재정에 타격을 가했다는 점은 여전히 사실로 남아 있다. 작년 가을, 리그는 시즌 동안 10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수치의 약 40%가 티켓, 매점, 상품 등 소위 경기 당일 매출에서 나온다. 비록 리그가 중단되기 전에 시즌의 약 80%를 소화했지만, 매출 흐름은 팬들이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멈추는 순간 사라졌다.

대유행은 이미 재정적으로 충격을 받은 한 해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Daryl More 단장이 홍콩에서 시위대를 지지하는 모습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시범경기를 신속히 취소하고, 국영방송 CCTV에서 NBA 경기를 제외시켰다. 실버는 다방면에서 비난을 받았다. NBA는 처음에는 모리의 트윗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입장을 빠르게 번복했다. 대신, 선수나 구단주를 검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NBA는 중국과의 복잡해진 관계로 인해 4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입었으며, 가장 급성장하는 시장과의 관계가 위태로워졌다고 우려했다.

시즌이 끝나갈 무렵 CCTV가 결승전의 마지막 두 경기를 중계하는 등 해빙 조짐이 나타났다. 실버는 "우리는 충분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결승전 경기가 CCTV에서 방송된다는 통보를 12시간 전에 받았다"며, "결국 중국은 우리 입장이 바뀌지 않을 거라는 점을 감지했던 것 같다. 우리는 변함없이 미국의 가치를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버는 "CCTV에 나온 마지막 두 경기에서 '투표', '평등', 그리고 '자유'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은 선수들의 모습이 나왔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중국과 연관된 가치들과는 정반대의 것들이었다"고 설명했다.

NBA는 미국 시장에서도 매우 다른 이유로 저조한 TV 시청률에 시달렸다. 스포츠 미디어 워치 Sports Media Watch의 분석가 존 ‘폴슨’ 루이스 Jon "Paulsen" Lewis에 따르면, 디즈니 소유의 ABC에서 방영된 7전 4선승제의 챔피언 시리즈 첫 경기가 NBA 파이널의 단일 경기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루이스는 올해 시리즈 시청률이 작년보다 최소한 40% 하락했다고 추정했다.

프로 스포츠 리그 중 NBA만 시청률이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루이스는 NHL의 스탠리컵 결승전 시청률이 61% 하락했다고 추산했다. 그리고 다시 재개된 MLB 정규 시즌은 전년보다 시청자 25%를 잃었다.

NBA의 시청률 하락은 운이 나쁜 타이밍도 일부 책임이 있다. 보통 NBA 결승전은 특히 축구와 야구와 경쟁해야 하는 10월이 아니라 6월에 끝난다. 하지만 9월의 어느 특별한 날에는 메이저리그 축구, WNBA, 테니스 US 오픈, 대학 축구 등 12개 최고 스포츠의 행사가 열렸다. NBA는 심지어 ‘미친’ 선거 시즌과 싸워야 했다. 예를 들어, 결승 3차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깜짝 소식으로 도배된 뉴스와 경쟁해야 했다.

버블 경기장에서 치른 올 시즌의 종료는 새롭고 힘겨운 시작을 의미한다. 앞으로 선수들과 구단주들, 리그 관계자들이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 단체교섭협정을 재검토하기 위한 협상은 이미 진행 중이다. 지연된 NBA 신인 드래프트는 11월 18일로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리그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올지 불확실한 가운데, 다음 시즌은 1월에 시작할 거라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앞으로 몇 주간 최대 논쟁은 리그가 직면한 재정적 피해를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로버츠는 "리그의 손실을 장기간에 걸쳐 어떻게 복구할지에 대한 대화가 분명 진행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적어도 NBA의 사무직 직원 약 1,500명은 결승전 이후 좋은 뉴스를 들었다. 실버가 그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1회 보너스로 1,000달러, 그리고 추수감사절 주와 4주 연속 금요일에 휴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총재 자신은 마지막 결승전 경기가 끝난 후, 대부분 직원들은 버블 경기장을 떠났지만 본사가 있는 뉴욕으로 가지 않았다. 그는 이틀 후 포춘에 "믿거나 말거나, 나는 여전히 올랜도에 있다. 아내와 두 딸이 내려와 이틀간 디즈니 월드를 구경할 것이다. 광고 카피 문구처럼, '챔피언십 끝나고 뭐할 거야? 디즈니 월드에 갈 거야’”라고 전했다.

올 시즌이 완전히 동화처럼 마무리 된 것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대유행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같은 시기에, 이 정도면 해피 엔딩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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