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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무역 강경파를 위한 강력한 도구

A Powerful Tool for Trade Hawks

  • 기사입력 2020.12.02 10:32
  • 기자명 JEFF JOHN ROBERTS 기자

틱톡을 둘러싼 싸움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방해할 힘을 가진 비밀 연방위원회 CFIUS에 새로운 관심을 집중시켰다. 일부 비평가들은 권력이 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BY JEFF JOHN ROBERTS

올 여름 트럼프 행정부가 인기 소셜미디어 앱 틱톡에 미국 사업을 매각하라고 지시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새로운 격화를 예고했다. 또한 이 충돌로 인해, 립 싱크로 노래를 부르는 10대들과 그들의 부모를 포함한 일반 대중들은 CFIUS(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라는 비밀 기구의 존재를 알게 됐다. CFIUS는 국가 안보라는 명분을 앞세워, 외국인의 미국 자산 인수를 막거나 풀어줄 수 있다.

CFIUS는 틱톡 매각과 관련, 제안된 거래에 대해 최종 승인을 할 예정이다. 오라클과 월마트 등 미국 투자자와 기업들의 연합에 틱톡에 대한 부분적 지배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한때 워싱턴의 ‘규제 미로’에서 그 위치가 불확실했던 CFIUS는 최근 몇 년간 권력과 영향력이 크게 성장했다. 의회가 중국 및 다른 라이벌 국가들과의 ‘기술군비’ 경쟁의 일환으로, CFIUS의 권한을 강화한 덕분이다.

이 조직의 확대되는 권한은 외국 기업들과 미국 정부 사이의 관계를 재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저명한 지지자(오라클 공동 회장 래리 엘리슨)가 틱톡 앱에서 상당한 지분을 획득할 수 있었던 사연은 또한 CFIUS를 ‘정경유착(crony capitalism)’의 강력한 도구로 보는 비평가들 사이에서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지난 1975년 석유와 군수품 같은 전략 산업을 외국의 통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CFIUS를 설립했다. 하지만 수십 년간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았다. 법무부 국가안보 변호사 출신으로 현재 로펌 밀러 & 슈발리에 Miller & Chevalier의 변호사로 활동하는 브라이언 플레밍 Brian Fleming은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채 1건도 거래를 막지 않은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보다 호전적인 입장을 취하고, 정치적 스펙트럼과 무관하게 의원들이 미국의 통제를 벗어나는 데이터와 특허, 기술 전문지식에 대해 크게 우려함에 따라, 이런 페이스는 가속화했다. CFIUS는 지난 2018년 중국 앤트 파이낸셜의 송금 서비스 머니그램 MoneyGram 인수를 막고,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브로드컴이 반도체 거대기업 퀄컴을 인수하려는 노력을 무산시켰다. 같은 해, 의회는 이른바 외국인 투자위험 심사 현대화법(FIRRMA)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CFIUS의 집행 권한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소비자 데이터—틱톡과 중국의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수집한 데이터가 대표적이다—를 보호하기 위한 새 권한을 부여했다.

FIRRMA의 등장은 많은 CFIUS 조치들을 촉발시켰다. 심사 과정은 극비리에 진행되지만,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조사위는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투자 받은 기업들을 주로 목표로 올해에만 수십 건의 조사에 착수했다. 일부 조사에서는 수년 전에 완료된 거래까지 소급 검토했다. 예를 들어, 틱톡 조사는 2017년 바이트댄스가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뮤지컬리 Musical.ly를 매입한 것에서 비롯됐다.

재무부 장관이 이끄는 CFIUS는 9개 연방기관의 장으로 구성된다. 이 기구는 국가 안보 우려가 있는 모든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에 개입할 수 있다. 거의 모든 거래로 확대될 수 있는 근거가 되지만, 변호사들은 반대한다. 틱톡과 텐센트의 위챗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가장 두드러진 최근 목표였지만, 다른 산업들도 조사위의 사정권에 있다.

CFIUS의 활동 증가를 목격하고 있는 법률회사 폭스 로스차일드 LLP의 국제 업계 협회 공동의장 네베나 시미지이스카 Nevena Simidjiyska는 “중국과 많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바일 게임 산업이 정밀 조사를 받을 다음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그와 다른 사람들은 “CFIUS 심사가 정치적 영향력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민족주의자임을 과시하려는 의원들은 CFIUS에 기대어 거래를 막거나, 소급해서 철회할 수 있다. 그리고 미국 기업들 또한 의원들에게 경쟁업체들에 대한 CFIUS 조사를 요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변호사들은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 기업들이 점점 더 CFIUS의 정밀 심사를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부 조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사나 임원을 선임할 수 없는 수동적인 역할에만 그치도록 거래를 구성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조치는 중국 투자를 아예 거절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일부 경우에서는, 기업들이 CFIUS가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권고를 할 의도가 있다는 점을 알고 계획된 거래를 조용히 중단한다.

기업들이 CFIUS의 행동을 자의적이거나 강압적이라고 본다면, 법원에 의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승산이 거의 없는 행동일지 모른다. 이제까지 CFIUS 명령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회사는 단 한 곳뿐이며, 이 사건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판결 없이 합의로 끝났다. 그리고 미국 판사들은 일반적으로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 행정부의 명령을 크게 존중한다.

확대되는 CFIUS의 권한에 더해, 이런 경의는 그 과정이 노골적인 정치적 목적을 위해 남용될 수 있다는 불만을 증폭시켰다. 많은 중국 매파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과 위챗의 영향에 대해 밝힌 우려에 공감했다. 하지만 그가 오라클—래리 엘리슨 공동 회장은 올해 초 대통령을 위해 거액의 정치자금 모금을 주도했다—의 틱톡 소유권 인수시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의회와 기업 최고경영진 사이에서 모두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전 법무부 변호사 플레밍은 "CFIUS에 관한 한 우리가 실제 현실 속에서,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대통령이 개입하고 간섭할 수 있는 대담한 신세계에 진입했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과 함께라면, 모든 것이 무위로 돌아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틱톡 사건이 일회성으로 끝날지, 그리고 지정학과 비즈니스의 덫이 양당의 다른 대통령 밑에서 계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갈수록 강력해지는 힘: 1975년 설립 이래 CFIUS는 존재감 없던 규제기구에서 서서히 무역전쟁의 무기로 발전해왔다. 틱톡 사건 이전의 주요 시기들을 정리해본다.

1988년: 이빨을 키우다
일본의 기술력을 우려한 의회가 CFIUS에 외국인 투자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1990년: 항공업계 투자를 가로 막다
조지 H.W. 부시 행정부가 CFIUS를 활용, 중국기업에게 시애틀에 본사를 둔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 맘코 매뉴팩처링 MAMCO Manufacturing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라고 명령했다.

2006년: 제대로 안 할 거면 떠나라
두바이 포트 월드 컨소시엄이 미국 항만 6곳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CFIUS는 이 계획을 승인했지만, 의회가 투표로 저지했다.

2012년: 바람에 날아가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소유 랠스 사에게 오리건 주 해군기지 근처에서 인수한 풍력 터빈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라고 명령했다.

2018년: 노 딜의 기술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브로드컴이 1,170억 달러 규모의 적대적 M&A를 통해 반도체 업체 퀄컴을 인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 CFIUS를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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