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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유통업체들 "라이브 커머스 앞으로!"

  • 기사입력 2020.10.28 21:17
  • 최종수정 2020.11.10 10:32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실시간 동영상 스트림에서 파생한 라이브 커머스가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업체들로도 확산 중이다. 하지만 라이브 커머스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대세 흐름으로 부상할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들고 있다.◀

이미지=셔터스톡
이미지=셔터스톡

“우리 인사부터 하고 시작할까요? 안녕~ 동네 이장? 동네 이장이세요?”

“제 이름도 불러주세요.”

“으엌ㅋㅋㅋ 뒤에 진짜 손님들인가요?”


[Fortune Korea] 지난 5월 25일 GS25가 편의점 업계 최초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선보였다. 상품으로는 삼각김밥이 올라왔다.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삼각김밥엔 육개장 작은 사발면이 국룰’이라는 참견부터 ‘삼각김밥 내용물을 펼쳐달라’ 같은 요청까지 다양한 내용이 올랐다. BJ는 시청자들의 알뜰한 조언과 요청, 질문에 당황하고 경황없어하면서도 자신이 준비한 콘텐츠를 착실히 소화했다.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 라이브 커머스의 대두

라이브 커머스가 유통업계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라이브 커머스는 미디어와 커머스를 융합해 소비자를 유입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미디어 커머스의 한 종류이다. 실시간 동영상 스트림으로 운영되는 까닭에 ‘라이브 방송’ 형식을 빌려 진행된다.

미디어 커머스는 꽤 오래전부터 우리 주변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가장 고전적인 TV홈쇼핑은 물론 CJ ENM이 적극적으로 개척한 ‘콘텐츠와 광고 구분이 의미 없거나 모호한’ 채널 혹은 프로그램 등이 그 예이다. 여기에 유튜브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미디어 커머스는 활짝 만개했다.

라이브 커머스는 미디어 커머스 확산을 배경으로 통신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소비세대의 기호가 맞아떨어져 등장했다. 5G 통신망 덕분에 실시간으로 생생한 현장전달이 가능해졌고,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으며, 오락성은 물론 실시간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기호에 맞아떨어졌다.

◆ e커머스업계에서 먼저 주목

라이브 커머스는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덕분에 티몬 같은 e커머스 업체들이 먼저 주목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상품을 평가·홍보하는 콘텐츠에서 영감을 받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종종 라이브로 방송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 콘텐츠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미리 촬영해 올리는 콘텐츠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특별한 장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즉각적인 소통이었죠. 실시간 소통에 따른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시청자들이 느끼는 현장감도 훨씬 더 컸습니다. 시청자들이 채팅을 통해 서로 교감하는 것도 상품 판매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였고요. 게다가 BJ한테 즉시 뭘 묻거나 요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프라인 채널들의 장점도 취할 수 있었습니다.”

e커머스의 발전은 편의성의 극대화와 함께 오프라인 채널의 즉시성을 최대한 따라잡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배송 고도화 등이 그 예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즉각적인 소통만큼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던 e커머스 업계의 자조적인 인식을 무너뜨렸다. 라이브 커머스에서의 BJ-시청자 간 소통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점원과 고객 사이의 대화보다 훨씬 더 편하고 효율적인 모습마저 보여준다.

롯데백화점과 GS25 편의점 라이브 방송 캡처. 시청자들은 채팅창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거나 재미를 추구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과 GS25 편의점 라이브 방송 캡처. 시청자들은 채팅창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거나 재미를 추구하기도 한다.

◆ 오프라인 업체들로 확산

재밌는 건 최근 백화점, 마트, 편의점 같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속속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진행 중인 온라인 강화 움직임에 더해 올해 초부터 유행한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 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안 그래도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던 판국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업체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었습니다. MZ세대 접촉점을 넓힐 채널이 필요했는데 이때 라이브 커머스가 눈에 띈 거죠. 오프라인 업체에 필요한, 따라서 이들로서는 당연히 뛰어들 수밖에 없는 채널이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덧붙인다. “라이브 커머스는 온라인에서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오프라인다운 서비스입니다. 대면 접촉과 유사한 소통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거든요. (e커머스 업체들과 달리) 오프라인 업체들이 라이브 방송을 굳이 매장 현장에서 진행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오프라인의 현장감과 생동감을 강조하기 위해서죠.”

◆ 방향성 제시한 롯데쇼핑

오프라인 업체들 가운데 라이브 커머스 활용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은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업체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방향성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부터 라이브 방송인 ‘100LIVE’를 진행해왔다. e커머스 업체들을 포함해도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네이버가 쇼핑라이브를 론칭한 게 올해 3월이고 카카오가 카카오쇼핑라이브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게 지난 5월인 점을 고려하면 얼마나 빠른 대응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100LIVE를 통해 앞서 설명한 현장감, 생동감, 실시간 소통을 강조하는 ‘오프라인 채널 라이브 방송의 전형’을 확립했다. 여기에 지난 6월부터 작업 중인 산하 쇼핑몰 방송을 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ON으로 집약한다든가 전국에 퍼져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라이브 방송 구매 상품을 실시간 배송하겠다는 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롯데쇼핑은 관련 내용을 지난 4월 롯데ON 출범 자리에서 공식화한 바 있다.

◆ 거대 플랫폼 입점의 장단점

유통업체들은 라이브 방송 형식 면에서는 서로 유사한 모습을 보이지만, 콘텐츠를 운영하는 플랫폼 이용 면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티몬같이 자사 앱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현대백화점처럼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거대 플랫폼에 둥지를 튼 경우도 있다. 롯데쇼핑은 자사 앱인 롯데ON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동시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사용한다. 최근엔 그립 같은 라이브 커머스 특화 플랫폼도 나와 GS리테일 등이 사용 중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야기한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자사 앱을 이용하면 확장성은 낮지만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유리합니다. 앱 트래픽 향상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고요. 거대 플랫폼을 이용하면 수수료는 들지만 막대한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유동인구 수준에 따라 임대료가 결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수수료가 비교적 싼 편(매출액의 3% 내외)이라 거대 플랫폼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관계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는 말한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공룡들이 쿠팡이나 이베이 같은 좋은 오픈마켓 플랫폼이 있는데도 이들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경쟁사 배를 불려주는 것보다 자체 역량을 키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서입니다. 네이버나 카카오에 입점하는 게 훨씬 더 이득이라는 판단이 서면 모르겠는데 현재로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체 트래픽은 크지만 그중 내 라이브 방송에 들어오는 비율이나 그렇게 들어온 트래픽 중에서도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은 자사 앱을 이용했을 때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요. 명동 한복판에서 대출 지라시를 돌리는 거랑 모델 하우스 앞에서 대출 지라시를 돌리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다만 유명 인플루언서를 BJ로 출연시킨다거나 하는 등의 특별한 상황이면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규모 투자엔 갸웃

라이브 커머스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지만, 정작 업체들 안에서는 반응이 그리 열렬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이는 업체들이 라이브 방송 관련 콘텐츠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간접 확인할 수 있다.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업체들 가운데 가장 선도적으로 대응했지만, 백화점 외 채널로 라이브 커머스를 크게 확산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ON에서도 라이브 커머스 아이콘인 ON라이브는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홀대받는 모습이다. 편의점 최초로 라이브 커머스를 시도한 GS25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5월 25일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창립 30주년을 기념한 이벤트성 방송 이후 11월 현재까지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아직 초기시장이다 보니 얼마나 힘을 쏟을지 갈피를 못 잡는 것 같습니다. ‘중국(지난해 라이브 커머스 거래액이 73조 원을 넘어섰다. 전체 전자상거래 거래액의 1.1% 규모)을 봐라, 엄청나다’고 하는데, 초기엔 어느 시장이든 웬만하면 다 뜨겁잖아요. 그래서 일단은 중립기어 박고 간 보기 하는 거죠. 어떤 업체가 무슨 상품 라이브 방송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같은 광고성 보도자료 때문에 언론에서 좀 과장된 측면이 있는데, 보면 대충 다 비실비실한 가운데 그 방송 하나만 잘 나온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직 대규모 투자에 확신을 줄 만한 어떤 사건이나 임계점이 나타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투자를 했다고 해도 미디어 커머스를 염두에 둔 거지 라이브 커머스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라이브 커머스 인기, 초두효과?

라이브 커머스가 새로운 대세 흐름으로 부상할지에 대해선 e커머스 업체들도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간 e커머스 흐름을 주도해왔던 쿠팡조차도 최근에야 서비스 론칭에 나설 정도이다. 새벽배송이나 배달대행 같은 서비스를 론칭할 때 속전속결로 진행했던 이전 모습을 생각하면 뭉그적거린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늦다. 라이브 커머스를 직접 운영하지 않아 플랫폼에 자리만 하나 더 깔면 되는 네이버나 카카오 역시도 서비스 론칭이 상당히 늦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말한다. “최근 업체들이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드는 이유는 채널 확장 목적이 클 겁니다. 오프라인 업체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하기 어려웠던 채널이었는데 환경의 변화로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졌잖아요. 채널을 확장한다는 건 매장이 늘어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니까 마다할 이유가 없죠. 또 (새로운 유통 흐름이 될) 가능성도 열려 있고요. 다만 라이브 커머스 가치를 높게 평가해 기업들이 투자를 지속할지에 대해선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관계자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말한다. “라이브 커머스에 큰 의미를 두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신규 채널이 열리면서 일시적으로 주목받는 것이라 생각해요. 아예 몰랐던 상품이나 제품군이 라이브 커머스 특수성 때문에 주목받아 대박을 쳤다든가, 라이브 커머스 노출로 특정 상품 총 판매액이 늘었다면 인정하겠는데 그게 아니잖습니까. 전체 파이가 커진 게 아니라 다른 시장 파이를 일부 가져온 것뿐이라면 큰 의미를 두기가 어렵죠. 효율성이나 효용성 등이 엄청나게 커서 다른 시장 파이를 무지막지하게 뺏어온다면 의미가 있겠지만 그 정도 채널은 되기 어렵지 않을까요. 기업들도 이렇게 생각하니까 본격적인 투자는 보류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하 박스기사>--------

◇ 중소 제조사들의 시각

중소 제조사 브랜드들은 라이브 커머스 활용 의지가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 이들은 라이브 커머스 투자를 어떻게 생각할까? 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내놨다. “현재는 싼 게 비지떡 정도로 생각합니다. 열린 채널이 워낙 많다 보니 개개 방송은 노출도가 너무 낮아요. 동시간 시청 인구가 100 오르락내리락 하는 방송도 많습니다. 인기 BJ를 고정으로 쓴다면 모를까 록인효과도 크지 않고요. 또 표현이 자유로운 건 좋지만 이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용이 훨씬 적게 들어가는 만큼 주목받는 채널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조그만 상가에서도 라이브 커머스를 노린 신규 채용을 하더라고요. 굳이 라이브가 아니더라도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던져 놓을 수 있으니 투자금 대비 효용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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