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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레저, 제주 오션뉴딜 산업으로 우뚝…제1회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성황리 개최

  • 기사입력 2020.10.28 20:35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Fortune Korea] 해양레저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제1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가 ‘해양레저, 제주관광의 오션뉴딜 산업으로’를 주제로 지난 10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에 걸쳐 성황리에 개최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감안해 언택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KCTV제주방송과 행사 기간 운영된 공식 홈페이지(www.j-marineexpo.com)를 통해 각종 행사와 컨퍼런스, 전시관/체험관 등이 공개됐다.

이번 행사는 처음 기획과 달리 비대면으로 전환돼 규모가 크게 줄었다. 하지만 행사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일본·러시아·말레이시아를 비롯한 8개국 사전등록자 수가 1,131명에 달했다. 15일 개막식에는 로흐민 다후리 전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장관 같은 해양레저산업 관련 해외 유명인사는 물론 원희룡 제주도시자,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좌남수 제주도의장 등이 개막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내 분위기를 달궜다.

조직위는 자칫 정적으로 보이기 쉬운 언택트 박람회에 생동감을 불어넣고자 많은 장치를 준비했다. 제주 전역에 걸쳐 해양레저 체험관을 상시 운영했으며, 국내외 해양레저 사업체 60곳과 유관기관·단체 12곳, 여행사 3곳으로 구성된 생생한 온라인 전시관을 선보였다.

참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 것도 돋보였다. 조직위는 온라인 해양레저 사진공모전을 개최하고 각종 부대 이벤트를 마련해 호응을 얻었다.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들은 행사 홈페이지의 제주형 해양레저관광 콘텐츠 작품관에 등록돼 참관객들을 맞았다.

이틀에 걸쳐 KC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컨퍼런스는 4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각 세션 주제는 △대한민국 해양레저산업의 오션뉴딜 전략 △대한민국 해양도시 지자체 간 협력 방안 △제주 해양레저 관광 현황과 활성화 방안 △국내 해양레저스포츠 안전문화 활성화 방안 등이었다.

하민철 조직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행사 규모 축소가 많이 아쉽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세계인들이 성원을 보내줘 성황리에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부족한 부분을 더욱 보완해 내년에는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국제해양레저박람회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소재민 원광보건대학교 교수가 10월 15일 KC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제1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컨퍼런스 첫 번째 세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경제신문
소재민 원광보건대학교 교수가 10월 15일 KC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제1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컨퍼런스 첫 번째 세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조직위원회

[세션1] 대한민국 해양레저산업의 오션뉴딜 전략

“육지에서 해양으로”…관광정책 대전환 시기 왔다

10월 15일 KC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제1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컨퍼런스 첫 번째 세션 주제는 ‘대한민국 해양레저산업의 오션뉴딜 전략’이었다. 류인평 관광경영학회 회장이 좌장을 맡고 소재민 원광보건대학교 교수가 발제를 맡은 세션1 컨퍼런스에서는 ‘연안별로 지역적 특성에 맞게 특화된 해양레저 관광 상품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토론에는 김태경 해양수산부 해양레저관광 과장, 신상준 호원대학교 교수, 이철진 동서대학교 교수, 최우성 경기대학교 교수, 최재우 경기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소재민 원광보건대학교 교수는 발제에서 국내 해양레저산업 활성화 방안을 네 가지 오션뉴딜 전략을 통해 제시했다. △스마트 해양레저관광정보 플랫폼 구축을 통한 ‘디지털 뉴딜’ △생태 관광·웰니스 해양관광 등을 통한 ‘그린 뉴딜’ △거점별 콘텐츠·마리나항만·도서관광 개발을 통한 ‘인프라 뉴딜’ △어촌 뉴딜300 사업·친수문화 교육 등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한 ‘휴먼 뉴딜’ 등이다.

소 교수는 또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국토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연안별 매력이 서로 다른 데도 비슷한 관광 콘텐츠 일색입니다. 서로 다른 매력을 살릴 수 있도록 지역별 특성화를 통한 상 품 개발이 시급합니다. 최근 관광과 레저산업 수요가 늘고 있는데, 관광객들 욕구가 다양한 만큼 보다 폭넓은 해양레저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김태경 해양수산부 해양레저관광 과장은 현재 육지 중심의 관광 정책을 해안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 키워드로 ‘비대면’과 ‘디지털화’를 제시했다. 최우성 경기대학교 교수는 소비자에 대한 극 세분화를 통해 특화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 개발 필요성 지적도 이어졌다. 신상준 호원대학교 교수는 선진 해양문화를 무작정 받아들이기보다는 천천히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관광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진 동서대학교 교수는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해양관광상품 개발 △매니아 층을 겨냥한 관광정보 플랫폼 구축 △지자체로 연결되는 네트워크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재우 경기대학교 교수는 거점별 컨텐츠 개발에 해양·한류 콘텐츠를 융합한 한국형 해양레저체험 프로그램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건강과 관련한 해양 자원을 활용해 치유산업을 육성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리=강석영 기자


 

제1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컨퍼런스 두 번째 세션에서 양영관 한국지역개발연구원이 지자체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경제신문
제1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컨퍼런스 두 번째 세션에서 양영관 한국지역개발연구원이 지자체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조직위원회

[세션2] 대한민국 해양도시 지자체 간 협력방안

경쟁 아닌 협력으로 경쟁력을 높여라

이어진 두 번째 세션 주제는 ‘대한민국 해양도시 지자체 간 협력방안’이었다. 이재곤 경기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양영관 한국지역개발연구원이 발제한 세션2 컨퍼런스에는 김정준 서원대학교 교수, 송광인 전주대학교 교수, 심우석 전주대학교 교수, 이재섭 경기대학교 교수, 정후연 한국여행업협회 부회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발제자로 나선 양영관 한국지역개발연구원 소장은 ‘지자체 연계 시스템 구축으로 국내 해양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 소장은 “우리나라가 해양관광 잠재력이 매우 높지만, 지자체 연계와 통합 발전 전략은 미비한 상태”라고 지적하며 “지자체 간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토론에선 해양레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자체 협력 방안이 제시됐다. 송광인 전주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추진 중인 7개 해양레저 거점 협의체 조성을 지지한다”며 “더불어 전국 53개 지자체 해양도시 간 협의체를 확대해 이들 도시 간 세미나와 포럼 등을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우석 전주대학교 교수 역시 지자체간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 교수는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 지자체가 적극성을 나타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모든 지자체가 앞으로 다가올 해양레저 시대를 대비해 갈등과 경쟁에서 협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내륙 관광객을 해양으로 유인할 수 있도록 지자체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청주서운대학교 김정주 교수는 “중요한 것은 해당 지자체들이 가진 공동의 정책적 의지”라며 “협의체 구성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선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과적인 예산 투입 중요성도 대두됐다. 이재섭 경기대학교 교수는 “성공적인 해양관광사례를 수집해 정부 예산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많은 어촌마을이 부촌으로 성장할 수 있고, 수많은 방문객이 해양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협력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우현 한국여행업협회 부회장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지자체 간 갈등은 불가피하다”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원적 방법은 중앙정부와의 협력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리=박민호 기자


 

제1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컨퍼런스 세 번째 세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김영남 제주대학교 교수. 사진=제주경제신문
제1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컨퍼런스 세 번째 세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김영남 제주대학교 교수. 사진=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조직위원회

[세션3] 제주 해양레저산업 활성화 방안

해양레저ㆍ어업활동 구역 철저히 분리해야

세 번째 세션은 ‘제주 해양레저산업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제1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행사 이틀째인 10월 16일 같은 장소인 KCTV 스튜디오에서 개최됐다. 홍성화 제주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김영남 제주대학교 교수가 발제에 나섰다. 토론에는 고대로 한라일보 경제산업 부장, 김덕진 제주대학교 교수, 이기우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산업과 과장, 임종훈 제주특별자치도 요트협회 감독, 정승훈 제주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김영남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발제에서 해양레저관광 업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AHP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AHP 분석은 의사결정의 모든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눠 분석하고, 이를 다시 세분화해 해석하는 방식이다.

분석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해양레저관광 활성화를 위한 우선순위로 인프라(30.6%), 산업화(29.4%), 대중성(23.9%), 콘텐츠(16.1%)를 꼽았다. 이들 요소를 다시 세분화해 분석한 결과 △인프라 분야에선 거점형 해양레저시설(소규모 마리나) 확충 △대중화 분야에선 해양레저 프로그램 확대 △산업화 분야에선 지역주민(어민)과의 상생 방안 마련 △콘텐츠 분야에선 안전한 해양레저 관광 환경 조성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회에서는 대부분 참가자들이 해양레저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역주민과의 상생이 우선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자신들만의 관점에서 서로 다른 해결 방안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덕진 제주대학교 교수는 제주 해양레저관광 활성화를 위해선 지역주민과의 상생, 주민들의 역량 강화·기술 이전, 다양한 해양스포츠 이벤트 개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주는 4면이 바다이고 해양관광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음에도 관광산업 지원이 육상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어촌 주민들이 스스로 역량을 강화해 그 지역을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대로 한라일보 경제산업부장은 제주 해양 오염원을 제대로 진단하고 이에 맞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부장은 “제주바다를 취재하다 보면 하수처리장, 양식장, 하천 유역 마을 어장의 수중 생태계가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악화됐다는 점을 느낀다”며 “행정당국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를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하지만, 차귀도나 우도는 해조류가 풍성한 것을 보면 육상 오염원에 따른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이 문제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리=강석영 기자


 

제1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컨퍼런스 네 번째 세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정현민 대한안전연합 회장. 사진=제주경제신문 제공
제1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컨퍼런스 네 번째 세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정현민 대한안전연합 회장. 사진=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조직위원회

[세션4] 국내 해양레저스포츠 안전문화 활성화 방안

해양레저스포츠는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

이어진 네 번째 세션 주제는 ‘국내 해양레저스포츠 안전문화 활성화 방안’이었다. 구민 남부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정현민 대한안전연합 회장이 발제를 맡았다. 토론회에는 김민철 조선대학교 교수, 김옥주 조선대학교 교수, 윤성우 남서울대학교 교수, 정재서 조선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정현민 대한안전연합 회장은 발제를 통해 안전은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권이라고 정의하며 해양레저스포츠에서도 안전은 기본 전제 조건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해수면의 변화와 자연재해로 수상 안전사고 위험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며 해양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서는 해양레저스포츠 안전문화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김옥주 조선대학교 교수는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중형 레저스포츠 시설을 조성하고 종사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꾸준히 발생하는 해양레저스포츠 예방을 위해선 종사자들의 정기적인 인명구조 교육이 필수”라며 “지자체의 경우 조례 입법을 통해 의무 교육을 활성화 한다면 안전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제선 해양경찰학교 교수는 전 국민을 상대로 안전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장소에 상관없이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정보의 사각지대 없이 누구나 안전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보다 더 안전한 제주도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민철 조선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해양수산부와 전라남도가 최근 추진 중인 ‘안심해수욕장 사전예약제’의 빠른 도입을 요구했다. 사전예약제는 해수욕장 최대 이용객 수를 제한하고자 사전에 예약한 이용객에 한해 입장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김 교수는 “안심해수욕장 사전예약제도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 제도가 코로나19 대응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코로나19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전국적으로 이 제도를 확대해 지역 관광산업을 지키고 안전한 해양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윤성우 남서울대학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해양안전사고의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하고, 선주 등 책임자에겐 관련 자격과정을 연수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해양사고를 대비할 수 있게끔 해양스포츠 관련 종사자들의 안전관리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며 “반복적이고 잦은 보직 이동을 줄이는 한편, 책임자급을 대상으로 한 안전관리 자격과정 연수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리=강석영 기자


 

부산광역시 국제수영만 요트경기장. 부산을 대표하는 해양레저 시설로 각광받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참고할 만하다. 사진=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조직위원회
부산광역시 국제수영만 요트경기장. 부산을 대표하는 해양레저 시설로 각광받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참고할 만하다. 사진=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조직위원회

제1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를 마무리하며…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어디서 즐거움을 찾을 것인가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는 차를 바꾸고, 2만 달러 시대에는 집을 바꾸며, 3만 달러 시대에는 가구를 바꾼다는 말이 있다. 경제적 안정을 이룬 뒤에는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산업이 성장한다는 의미이다. 최근 가성비를 따지던 소비문화가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행태)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여가문화와 관련해선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엔 텃밭을 가꾸지만, 3만 달러 시대에는 정원을 가꾼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다면 레저분야에선 어떨까.

국민소득에 따른 레저활동 변화를 살펴보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1994년)를 넘어서던 시기엔 볼링이 대중화하기 시작했다. 1.5만 달러(2004년)부터는 테니스, 2만 달러(2006년)부터는 골프가 주요 레저활동으로 떠올랐다. 2017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정부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 레저산업 육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해양레저가 답

과거 전문가들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도래하면 승마산업이 번창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에선 현재 승마보다는 해양레저산업이 더 주목받고 있다.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하면 요트산업이 활발해지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미국은 이 무렵 국민 18명당 1척의 해상레저기구(요트, 모터보트 등)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프랑스는 68명당 1척, 스웨덴은 7명당 1척의 해상레저기구를 소유하고 있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이 되면 우리나라에도 ‘마이보트 시대’가 올 것이라는 관련 산업 전문가들의 전망은 이 같은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정부 역시 해양레저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레저·휴양·문화가 공존하는 마리나항만 조성을 위해 제2차 마리나항만 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전국 9개 권역에 70개소의 마리나항만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번 2차 계획에선 제주 연안 6곳도 예정구역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예정구역은 △제주시 도두 △제주시 이호 △구좌읍 김녕 △한경면 신창 △안덕면 화순 △서귀포시 강정이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제1차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에 따라 2013년부터 거점형 마리나항만 6개소를 지정해 조성 중이다. 해수부는 이렇게 조성한 마리나항만을 토대로 해양레저 체험교실, 요트대회나 축제 등 지역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 거제, 침체한 지역 경기 해양레저로 돌파

남해안은 다도해(多島海)라 불릴 만큼 많은 섬들로 장관을 이룬다. 남해안은 이러한 지리적 우위를 바탕으로 마리나 산업이 일찍부터 발전했다. 특히 경남 거제도에선 오랫동안 지속된 조선업 불황으로 침체한 지역 경기 활력을 해양레저산업에서 찾고 있다.

거제도의 대표적 마리나 시설은 소노캄 리조트(옛 대명리조트)와 거제 벨버디어(한화리조트)에서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 부지가 해수면과 맞닿은 두 시설에는 호텔·콘도·펜션 등의 숙박시설과 레스토랑·카페·쇼핑센터 등의 상업시설, 워터파크 등의 해양 테마시설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있다. 사유화한 경관을 바탕으로 숙박시설과 상업시설만을 갖춘 제주와는 대조적이다.

해양레저 열기는 부산광역시도 여느 곳 못지않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개최를 위해 조성된 국제수영만 요트경기장은 부산을 대표하는 해양레저 시설로 각광받고 있으며 광안리 해수욕장은 여름만 되면 서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광안대교 아래로는 수영만 요트경기장의 계류장에서 출발한 요트들이 줄지어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그 사이로 모터서프와 제트스키 등 각종 수상기구가 질주하는 모습이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부산을 대표하는 여름축제인 대한민국 국제해양레저위크(KIMA WEEK)도 이곳 광안리 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다. 이 기간 광안리 해수욕장은 문화공연은 물론 각종 해양레저 체험, 수중레저 체험 등 볼거리·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저녁이면 광안대교의 야경을 배경삼아 인기 유명 가수들의 공연도 흔하게 펼쳐지는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종합 축제의 성격이 짙다.

◆ 관광 패러다임의 전환…제주국제해양레저박람회

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따뜻한 기후를 바탕으로 일찍이 관광산업이 발달했다. 하지만 기존의 관광 패러다임을 탈피하지 못하면서 주요 타깃이 됐던 내국인 관광객도 조금씩 해외로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관광 전문가들은 전 세계 관광 트렌드에 맞춰 제주의 관광도 체험형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섬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린다면 제주가 해양레저의 메카로 떠오를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10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열린 제1회 국제해양레저박람회는 국내외 해양·관광 전문가들이 제주 관광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제주국제해양레저박람회 조직위원회는 박람회 첫 번째 주제를 ‘해양레저, 제주관광의 오션뉴딜 산업으로’로 정했다. 침체된 제주 경기에 새로운 관광산업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해양강국인 대한민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알리겠다는 뜻이었다.

제1회 국제해양레저박람회는 첫 개최인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처음 기획에서 많은 수정이 있었음에도 꽤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대한민국 해양레저산업의 오션뉴딜 전략 △대한민국 해양도시 지자체 간 협력 방안 △제주 해양레저 관광 현황과 활성화 방안 △국내 해양레저스포츠 안전문화 활성화 방안 등 4개 세션으로 진행됐던 컨퍼런스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대거 참여해 해양레저산업 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선보인 각종 테마별 전시 홍보관과 제주 전역에 걸쳐 설치된 오프라인 해양레저 체험관 등도 우려와 달리 매끄러운 운영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제주가 해양레저산업으로 새로운 부흥기를 맞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국제해양레저박람회가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강석영 기자 jejuk00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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