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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도발적인 사업가
[포춘US]도발적인 사업가
  • DANIEL BENTLEY 기자
  • 승인 2020.11.02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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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ovocateur

보수적이고 오래된 기업들이 많은 업계에서 이 스위스 시계 회사 CEO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있다. BY DANIEL BENTLEY


시계 제작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산업이다. 바쉐론 콘스탄틴 Vacheron Constantin, 브레게 Breguet, 블랑팡 Blancpain 같은 기업들은 모두 미국 혁명 이전에 설립됐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여전히 훌륭한 시계를 생산하고 있다(115년의 연혁을 가진 업계 선두 롤렉스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192년 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한 기업이 있다면, 바로 에이치 모저 & 시 H. Moser & Cie라는 회사일 것이다(스위스의 시계 기술자 하인리히 모저 Heinrich Moser가 1828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회사를 설립했다). 보석 제작자 구스타프 파베르게 Gustav Fabergé가 러시아 귀족들에게 보석을 맞춰줄 때, 모저는 그들을 위해 주머니 시계를 제작하고 있었다. 심지어 블라디미르 레닌도 모저의 주머니 시계를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브랜드의 명성은 러시아 왕조의 운명처럼 서서히 사라졌다. 그리고 20세기에는 겨우 명맥만 유지했다.

2012년 메일란 Meylan 가문이 경영난에 빠진 모저를 인수했다(이 가문의 시계 역사는 몇 세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21년간 오데마 피게 Audemars Piguet의 CEO를 지낸 업계 베테랑 조르주-헨리 메일란 Georges-Henri Meylan은 모저의 경영을 와튼 MBA 출신의 엔지니어였던 당시 35세의 아들 에두와르에게 맡겼다. 그는 집안 과업을 계승하기 위해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 메일란 가문은 모저가 부실하지만, 분명 회생 가능한 자산을 갖고 있다고 확신했다. 게다가 뛰어난 시계 제조 전문가들과 업계를 대표하는 진정한 역사를 높게 샀다. 지금은 그 자산이 배당금을 지급할 정도로 호전되고 있다. 포춘은 에두아르와의 인터뷰에서 독립적인 시계 브랜드를 경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지, 그리고 글로벌 팬데믹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인터뷰 기사는 명확성과 지면 공간을 고려해 편집했다.

에두아르 메일란. 사진=포춘US
에두아르 메일란. 사진=포춘US

포춘: 현재 존재하는 모저의 역사는 192년인가? 아니면 8년인가?

에두아르 메일란: 모든 것이 그렇듯, 모저도 진화 중이다. 그렇지 않은가? [1970년대와 80년대] 쿼츠 위기(Quartz Crisis) /*역주: 배터리로 작동되는 시계의 등장으로 기존 기계식 시계가 큰 위기를 겪었다/가 있었던 15년의 기간을 제외하고, 꾸준하게 제품을 생산해오고 있다. 창업자와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의 철학과 접근 방식이 중단없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우리 제품을 보면 [과거와] 많은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역사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갇히지 않고, 과거로부터 영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을 끌어들인 이 브랜드의 매력은 무엇인가?

내가 모저에 완전히 빠져든 이유는 시계 공학에 대한 회사의 접근 방식 때문이다. 아마 이 회사는 스위스에서 가장 독일스러운 브랜드일 것이다. 나는 독일에서 공학을 공부했고, 아내는 독일인이다. 그래서인지 독일 조형학교 바우하우스처럼 독일 공학자나 디자이너들의 철학에 늘 매력을 느껴왔다. 아울러 내 전임자인 위르겐 란게 Jürgen Lange CEO가 동독 출신이었다. 그가 독일 철학을 회사에 심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철학을 지키고 싶었다. 또한 나는 우리 퍼페추얼 캘린더 Perpetual Calendar/*역주: 4년에 한번 오는 윤년까지 잡아내기 위해 보완한 기능/ 시계의 장치에 반했다. 그것은 가장 뛰어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시계는 시간과 날짜를 알려주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에서 가장 실용적인 물건인 것 같다. 그리고 피매 다이얼 Fumé Dial /*역주: 시계 중앙의 단일 색상이 밖으로 갈수록 점점 더 짙어지는 그라데이션 효과를 내는 원/ 모저 시계들은 한정판으로 판매됐다. 우리는 "와, 이거 너무 멋지다. 그런데 어느 업체도 따라 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모두 다 우리를 따라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

여러 원인이 있었다. 품질 문제도 있었지만,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효율성이었다. 이런 제품을 개발할 때, 오로지 공학적으로 접근하면 정말 원하는 ‘드림 워치’를 만들 수 있다. 문제는 멋지게 보이지만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다. 생산비용과 판매가격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시계를 조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90시간(2주)에서 30시간으로 단축했다. 시간과 투자가 필요했다. 하지만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서 ‘밑 빠진 독’에서 수익을 내는 ‘효자 상품’으로 변신했다.

또 다른 원인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였다. 시계 제작에 많은 비용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싸게 팔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저 시계는 정말 값어치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값어치를 한다는 말’은 ‘럭셔리하다’는 뜻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실 정반대의 의미였다. 따라서 나는 (가성비 보다는)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감정적인 연결고리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투명성을 통해 시계에 담긴 진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 아울러 도발적인 혁신도 한 몫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모저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 것이다. 물론 그런 접근 방식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없을 수도 있다.

도발에 대해 묻고자 한다. 모저는 매우 우아하고 클래식한 시계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당신은 일부 도발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선보이면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제품들이 어떻게 동일한 브랜드의 일부로 보일 수 있는가?

당신이 어느 화가를 본다고 가정하자. ‘화가의 특정 그림 하나를 보고 그를 판단할 수 없다’라는 프랑스 표현이 있듯, 그를 이해하려면 모든 작품을 봐야 한다는 뜻이다. 모든 콘셉트 시계의 공통점은 제품 자체보다는 그 뒤에 감춰진 진정한 메시지가 중요하다. 콘셉트 시계는 우리가 쟁취하려고 했던 사상, 철학, 혹은 가치관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우리에게 "애플 워치 같은 것을 만들 것인가?” 또는 “애플 워치가 기존 시계 업계를 파괴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얼마 되지 않아 우리는 예고도 없이 기계식 스위스 알프 Swiss Alp 시계를 출시했다[애플 워치와 묘한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매우 고전적이고 우아하지만, 현대적인 시계였다. 사람들이 원한다면 그에 부응하는 제품도 생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것으로 많은 궁금증을 풀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출시된 스트림라이너 Streamliner는 스테인리스 스틸 스포츠 시계이다. 이는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Royal Oak가 새롭게 개척한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매우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어떻게 두각을 나타낼 계획인가?

나는 "좋아, 내 브랜드를 어떻게 키워볼까? 그럼 이 시장을 공략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내가 그렇게 말하는 방식이 매우 기회주의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모든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한다. 다만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면, 거대 브랜드의 명품과 견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특히 눈에 띄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스트림라이너다. 매우 돋보이는 이 제품은 시계 산업의 가치를 한층 더 높여줄 것이다. 지난 45년간 업계에서 관행처럼 만든 모방 제품이 아니다. 이미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전체적으로 스위스 시계 수출은 팬데믹의 결과로 올 상반기에 35% 급감했다. 당신은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

나는 업계 베테랑 장 클로드 비버 Jean-Claude Biver가 했던 인터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위기는 오히려 틈새 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에 기회"라고 말했다. 그가 옳았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멋진 한 해를 보냈다. 우리는 스트림라이너 크로노그래프 Streamliner Chronograph를 1월, 즉 봉쇄 직전에 출시했다. 그 전에 선주문을 받기도 했다.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협력업체 시계 브랜드] MB&F /*역주: 창업자 이니셜 MB와 Friends의 F를 결합한 이름. 업계 동료들과 함께 시계를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와도 협업을 했다. 우리는 스위스가 봉쇄에 돌입한 지 2주 만에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했다. 지금은 온라인이 월 매출의 20~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직접 판매도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회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적절한 제품을 보유하고, 시장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면, 여전히 매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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