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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포드는 지금도 트럭 제조업체임을 인정하라

Ford, Just Admit It: You’re a Truckmaker Now

  • 기사입력 2020.11.02 11:04
  • 기자명 SHAWN TULLY 기자

디어본 본사의 신임 CEO는 포드가 가장 잘하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궤도를 뒤바꿀 수 있다. BY SHAWN TULLY

포드 자동차는 ‘원대한 사고’를 자랑스러워 한다. 117년 된 이 아이콘 기업의 오랜 전략은 전 세계 주요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편적인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아울러 소형차에서부터 고급 SUV—조만간 전기차도 광범위하게 선보일 예정이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포드는 하락하고 있는 기업이다. 회사는 2015년 74억 달러의 이익을 올린 후, 심지어 지난해에도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했다. 코로나 19와 이어진 봉쇄조치가 북미 지역의 수익성에 엄청난 타격을 가하기 전이었다. 회사는 올 2분기에 이 지역에서 거의 10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짐 해킷 Jim Hackett은 그 직후 CEO에서 쫓겨났고, 새로운 구조조정 대책이 잇따라 발표됐다.

최고운영책임자에서 승진한 제임스 팔리 James Farley 신임 CEO는 매우 중요한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그가 제품과 전략에 대해 결단할 의향이 있다면, 포드를 성공으로 이끄는데 필요한 모든 여건도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포드는 2021년 이후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포춘은 애널리스트들 및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회생을 위한 설득력 있는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포드의 공식 서류들을 검토했다.

팔리는 지금 이 순간을 활용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얻었다. 팬데믹의 맹공은 투자자들이 힘든 결정—단기적으로는 고통을 주지만 돈을 벌고, 낙오자들을 정리하고, 터무니 없는 야망을 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에 대해 좀 더 관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포드가 결코 헛되게 넘길 수 있는 위기가 아니다.

북미 지역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모델들은 폐기하라

북미 지역은 포드가 유일하게 돈을 버는 시장이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브라운 Stephen Brown은 "그러나 마진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적정한 수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가장 큰 문제는 2016년부터 작년 말까지 83억 달러나 급증한 고정 비용이다. 반면 매출은 55억 달러 증가에 그쳤다. 이 두 가지가 겹치며 이윤은 10% 이상에서 6.7%로 줄어들었다. 포드는 2018년 중반 110억 달러 규모의 전 세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공급업체들과 개선된 대규모의 거래를 확보하고, 로봇들을 추가 배치함으로써 생산을 자동화하고, 직원 규모를 합리화하고, 북미 지역의 거의 모든 전통 승용차를 단계적으로 퇴출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회사는 높은 이익을 기록 중인 세 개의 제품군—그 중 두 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첫 번째 제품군은 F 시리즈 픽업이다. 포드는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린 F-150을 앞세워, 무려 89만 7,000대의 F 시리즈 트럭을 판매했다. 회사가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전기차 F시리즈—이르면 내년에 선보일 수도 있다—는 미국 총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제품 라인의 성패를 결정할 전망이다.

두 번째 카테고리는 ‘상용차(CV)’, 택배업자부터 목수들까지 다양하게 사용하는 트랜싯 Transit 브랜드 밴, 구 에코놀린 Econoline 모델을 계승한 박스형 승용차 버전을 포함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이 제품들은 F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두 배 이상의 마진을 자랑한다.

세 번째 카테고리 SUV는 좀 더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 포드는 지난해 미국에서 이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를 포함해 83만 1,000대의 SUV를 팔았다. 하지만 판매와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점유율은 2015년 12%에서 2019년 10% 미만으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SUV는 미국 내에서 유망한 사업분야다. 그 제품들은 대개 가격이 비싸고 수익성이 좋다. 크게 성장하지 않아도, 그 장점을 유지할 수 있다. 주요 모델들이 '동일 프레임' 아키텍처를 공유하고, 포드가 대량으로 생산하는 트럭과 같은 플랫폼으로 생산하는 덕분에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형 브롱코 Bronco SUV는 포드의 두 번째 픽업 브랜드 레인저 Ranger와 같은 섀시와 많은 다른 부품들을 공유하며, 미시간 주 웨인에서 사촌 제품(레인저)과 함께 생산하고 있다.

포드의 최대 SUV 엑스페디션 Expedition과 최고급 링컨 내비게이터 Navigator는 F 150과 동일한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반면, 에코스포츠와 이스케이프는 ‘일체형 차체(unibody)’라는 다른 시스템을 사용한다. 따라서 같은 경제성을 제공하지 않는다. 자동차업계 컨설턴트 존 가브리엘슨 Jon Gabrielsen은 "포드는 어쨌든 이윤이 낮은 에코스포츠와 이스케이프를 단계적으로 퇴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간단히 말해, 포드는 한계에 달한 SUV를 버리고, 비용에 제동을 걸면 같은 경로에서 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유럽에서는 세단을 버리고 밴에 올인하라

포드의 가장 큰 문제는 해외에 있다. 이득을 못 보더라도 이 자동차 회사가 경쟁사에 해외 사업장을 매각할 수만 있다면, 성공으로 가는 시간은 훨씬 단축될 것이다. 포드는 가능한 빨리 남미를 떠나야 한다. 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회사는 이 곳들에서 수십 년간 자본 비용도 벌지 못했다.

GM은 2017년 푸조에 사업을 매각하고 유럽에서 현명하게 철수했다. 반면, 포드는 저마진 및 대량 생산의 승용차 라인을 줄이고, 스타 제품들과 상용 및 승용 밴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

포드는 밴 시장을 장악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회사는 유럽에서 상용차 시장점유율 15.1%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26만 4,000대 이상의 차량을 팔며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트랜싯 밴은 두 자릿수 마진을 기록 중이다.

대규모 생산을 달성하는 것은 밴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폭스바겐(VW)과의 신규 합작법인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VW는 유럽에서 상용 밴과 (포드가 엔지니어링과 생산을 담당하는 모든 시장을 위해) 레인저에 기반한 픽업 트럭을 생산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포드는 위축되고 있는 승용차 라인업에서는 더 이상 엔지니어링과 구매 규모의 수혜를 보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비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을 전망이다. 회사는 이 분야에서 완전히 철수할 필요가 있다.

SUV의 전망은 더 불투명하다. 포드는 지난해 영국과 유럽 대륙에서 SUV를 30만대도 못 팔았는데, 주로 이 지역에서 생산한 차량들이다. 세단의 상황과 달리, 회사는 같은 SUV들을 미국에서 대량으로 설계ㆍ생산하고 있는데 일부는 F-150과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포드는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을 계속 생산하고 판매함으로써,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야심을 줄이고 강점을 활용하라

포드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승승장구했다. 5%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앞세워 107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7억 6,500만 달러의 세전 이익을 거뒀다(초창기 실적은 중국비중이 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해당한다). 이어 현기증 나는 ‘자유낙하’가 이어졌다. 지난해까지 이익은 전혀 올리지 못했고, 매출은 35% 급감한 70억 달러에 그쳤다.

포드 이스케이프와 링컨 코세어 Corsair SUV의 새로운 버전 도입으로 올 상반기에는 실적이 다소 개선됐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2.5%에 불과해 유럽과 비슷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이윤이 적은 승용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또한 세단과 SUV 부문에서 경쟁할 수 있을 만큼 큰 볼륨을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포드는 정확한 분석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포춘은 회사가 2분기에 중국에서 판매한 15만 9,000대 중 절반 가량이 중형 포커스 Focus와 콤팩트 에스코트 Escort가 주도하는 세단과 SUV 물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전기차(EV)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포드는 이에 굴하지 않고 향후 3년간 30종의 신형 모델(10종은 완전 전기차)을 출시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400개 이상의 국내 생산업체들이 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EV는 배터리 비용이 계속 상승하는 반면, 생산량은 너무 적어 기존 자동차에 비해 수익성이 훨씬 낮다.

그렇다고 포드가 중국을 버려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다시 한 번 강점을 발휘해야 한다. 회사의 경량 상용차는 유럽처럼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포드는 밴과 소형 픽업 트럭에 주력하는 전문 제조업체로 변신해야 한다. 신형 EV를 포함한 미국과 유럽에서의 생산량 증가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의 승리에 필수적인 규모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은 이런 밴과 픽업에서 충분한 이윤을 거둬야 한다. 그래야 EV로의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

매출 감소에 따라 비용도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갖추게 될 뉴 포드는 현재 규모의 3분의 2 정도가 될 수 있다. 
작년 매출 기준으로 1,560억 달러에서 약 1,000억 달러로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그 모델은 포드가 비용을 줄일 때만 작동할 수 있다. 이윤이 훨씬 높은 제품 믹스를 생산하게 되기 때문에, 이 자동차 회사는 매출이 훨씬 더 높은 수익성으로 연결되는 속도만큼 빠르게 비용을 낮출 필요는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그 변화는 여전히 잔인할 것이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친 전체 엔지니어링 팀과 영업 팀도 모두 보조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포드는 핵심적인 훌륭한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장소에서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노력함으로써 빛이 바래고 있다. 과감한 구조조정 계획은 과거 글로벌 제국의 종말을 의미하지만, 포드가 가장 잘 하는 분야에서 살아남도록 보장할 수 있다.

▲신형 브롱코는 포드가 잘하고 있는 일의 대표적 사례다

공유 플랫폼: 브롱코의 엔지니어링 플랫폼과 섀시, 그리고 일부 부품은 이미 히트 제품임을 입증한 포드의 신형 레인저 픽업 트럭과 공유하고 있다.

돈을 벌 수 있는 추억: 포드는 과거로 눈을 돌려 추억을 활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포드 GT와 전체 머스탱 라인을 그 증거로 들 수 있다. 하지만 브롱코의 경우에 이런 향수는 실용적인 차량에 초점을 맞추며 젊은 운전자들에게 어필할 것이다.

진정한 성능: ^브롱코는 지프 랭글러의 검증된 오프로드 성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랭글러를 이겨야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개된 세부 제원은 포드가 이 싸움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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