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1-26 13:03 (목)
[포춘US]탄소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신발
[포춘US]탄소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신발
  • SHEILA MARIKAR 기자
  • 승인 2020.11.02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 SHOE WITH NO FOOTPRINT

올버즈는 친환경 제조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는 훌륭한 마케팅 전략일 뿐만 아니라, 진정한 기술력을 과시하는 효과가 있다. 고객들이 이 ‘애슬레저’ 스타트업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이 회사는 천연소재로 만든 기능성 운동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BY SHEILA MARIKAR


그들은 지렁이와 비슷하게 생긴 선충이라는 벌레를 찾으러 왔다. 이 작은 벌레는 영양분이 토양 전체로 골고루 퍼질 수 있게 한다. 그들은 뉴질랜드 남섬의 햇볕이 잘 드는 산비탈에서, 손으로 잡초더미 속을 팠다. 땅을 뒤집으며 그 아래에 사는 벌레를 살펴보고 있었다. 외지 사람들의 눈에 그 땅은 단지 잘 부서지고, 지저분한 갈색 흙처럼 보였다. 하지만 4명의 올버즈(설립 6년 차인 샌프란시스코 소재의 이 신발 스타트업은 솜털 모양의 울 운동화로 유명하다) 직원들에게, 이 땅은 기회처럼 보였다. 아울러 이들의 모습은 올버즈 신발 소재가 지구를 해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것 같았다.

코가 분홍색인 6,000마리 이상의 메리노 양들이 글레난 스테이션 Glenaan Station을 거닐고 있다. 이곳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Christchurch로부터 북쪽으로 2시간 정도 떨어진, 100년 역사를 가진 2,500 에이커 규모의 농장이다. 양들은 정상적인 성장 과정에서 메탄가스를 대기로 배출하며, 지구 온난화를 가중시킨다. 하지만 그 작은 벌레들 덕분에 이 호주 목장의 토양은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동시에 양들이 먹을 풀도 자라게 한다. 그리고 양들은 세계 반대편에 있는 패셔니스타들의 신발에 쓰일 털실을 생산한다.

이런 사실은 올버즈에 무척 중요하다. 회사 정체성이 소비자를 위해 만드는 친환경 운동화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나 카지무라 Hana Kajimura 지속가능성 책임자가 올버즈의 양털 공급업체 중 한 곳을 점검 차 방문했다. 그는 "농부들이 탄소를 포함해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비난 받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동시에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을 고려해 전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반대로 땅속에 흡수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올버즈는 초창기부터 막 뜨기 시작한 ‘환경 지속가능성’이라는 화두를 사업과 마케팅 도구로 활용했다. 우선 지구 환경에 해로운 플라스틱 대신, 천연소재로 신발을 만들었다. 심지어 기후변화운동가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직접 올버즈 신발을 신어본 후, 이 회사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회사는 지금까지 7,7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면면은 더욱 놀랍다. T.로 프라이스, 피델리티, 타이거 글로벌 등이 대표적이다. 비상장 기업 올버즈는 더 많은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회사는 슬리퍼와 운동화 기능을 겸한 ‘하이브리드’ 신발을 출시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결과적으로 ‘애슬레저’ 패션의 유행을 이끄는데 일조했다. 특히 캐주얼 차림을 선호하는 실리콘밸리 직장인들 사이에서 하나쯤은 반드시 가져야 하는 패션 아이템이 됐다.

21개의 매장을 소유하고 있는 올버즈는 2019년 추정 매출액 2억 달러를 달성했다. 회사는 목적 주도형(Purpose-Driven) 기업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수많은 모방 기업들이 너나 할 것없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올버즈는 그 모방 기업들을 제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의외의 조치를 취하며, 그들의 마음을 한결 홀가분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공동창업자 조지프 즈윌링거 Joseph Zwillinger는 "우리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사업 방식을 복제하길 바란다"고 경쟁사들을 향해 공개서한을 작성했다. 또한 원한다면, 누구에게나 식물로 만든 밑창 제조방법을 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회사는 “1월 기준으로 20개 업체가 우리가 공개한 제조방법으로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사실 올버즈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지구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지난 4월 회사는 판매하는 모든 신발에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역주: 기업, 국가 등의 단체가 활동이나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체 과정을 통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의 총량/ 라벨을 붙였다. 울 운동화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업계 평균은 12.5킬로그램인 반면, 올버즈는 그보다 적은 7.1킬로그램이라고 주장한다. 올버즈는 비슷한 시기에 대셔 Dasher라는 러닝화를 출시하며 ‘기능성' 러닝화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은 메리노 양털과 건강에 좋은 다른 소재들—유칼립투스, 사탕수수, 그리고 카스토르 콩기름—로 만들었다.

나이키를 포함해 다른 운동복 업체들과 경쟁하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특히 천연소재로 만든 신발만 갖고 그들을 상대해야 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올버즈는 자신의 최대 장점(지구를 더욱 깨끗하게 만들기)을 고수하는 것만이 진흙탕 싸움을 피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올버즈의 운동화와 슬리퍼 겸용 신발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편안한 양털은 뉴질랜드 남섬에 있는 메리노 양에서 나온 것이다. 사진=포춘US
올버즈의 운동화와 슬리퍼 겸용 신발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편안한 양털은 뉴질랜드 남섬에 있는 메리노 양에서 나온 것이다. 사진=포춘US

재생 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 /*역주: 지구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오염된 토양을 복원시켜 생물 다양성을 향상시킴으로써 탄소 포획을 늘리는 기술/의 기원은 적어도 성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람들은 서로 다른 작물을 번갈아 경작하는 ‘농작물 순환’ 방식을 활용하고 있었다. 이런 방식 덕분에 경작지가 쉴 수 있게 됐고, 토양은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재생’이라는 용어가 최근에는 미디어와 마케팅 분야에서 더 많이 쓰이기 시작했다. 잡지 발행인 밥 로데일 Bob Rodale은 지난 1989년 단순한 지속가능성과 차별화된 ‘재생’의 장점을 언급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며, 재생 농업은 대기권으로 방출되는 탄소를 격리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버즈에 양털을 공급하는 뉴질랜드 메리노 New Zealand Merino의 존 브라켄리지 John Brakenridge CEO는 "흙은 거대한 탄소 포집기"라고 말한다. 토양이 탄소를 흡수해 환경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한다는 뜻이다. "제대로만 하면, 이 방법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필자는 3월 어느 날 아침 북쪽에 있는 농장으로 향하기 전, 크라이스트처치 시내에서 브라켄리지와 올버즈 팀을 만났다. 농장을 방문하지 않고 있던 올버즈는 1주 전에 노스페이스와 스포츠의류 브랜드 아이스브레이커 Icebreaker 등 다른 의류업체들과 함께 재생 농업에 관한 콘퍼런스에 참가했다. 그날의 화두는 ‘협업’이었다. 올버즈의 혁신 및 지속가능성 부사장 제드 핀크 Jad Finck는 "우리 모두가 고립을 선택한다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내 화이트보드에는 ‘어떻게 하면 양털 업체들에 보상을 해 줄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캠페인을 시작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들과 ‘시장이 정책을 선행한다’ 같은 격언이 적혀 있었다. ‘탄소와 환경에 관한 담론을 풀어나가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포스터도 붙어 있었다. 그 포스터에는 진동하는 스마트폰에서 다양한 말풍선이 나오는 만화가 그려져 있었다. 예를 들어, ‘사회적 책임’, ‘건강’, ‘원산지 추적’, ‘윤리성’ 같은 단어들이 쓰여 있었다. 로비에는 메리노 울 서핑보드, 모의 침실에는 메리노 울 침대, 메리노 울 카펫 바닥에는 메리노 울 요가 매트 등이 있었다.

올버즈는 진정성 있는 친환경 방식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회사의 성장 전략과 신발 제조에 모두 활용하고 있다. 올해 말 우리가 줌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또 한 명의 올버즈 창업자인 팀 브라운 Tim Brown은 "세계가 글로벌 이슈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이제는 그런 이슈에 대해 세계적인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기후와 환경을 둘러싼 다음 위기에 적극 대처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나이키 신발 대신 울 운동화를 살 정도로 환경을 생각할까?’ 아니면 아마존에서 거의 유사하게 생긴 신발이 29.99달러에 팔리는데, 클래식 올버즈 신발을 95달러에 살까? 물론 구매할 수 있는 특정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의 매트 파월 Matt Powell 스포츠산업 수석고문은 "밀레니얼 세대는 제품을 어디서 제조하는지, 윤리적인 문제는 없는지 등 생산 과정에 관심이 많다. 아울러 친환경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도 소비자들은 가치가 잘 표현된 브랜드를 원했다. 그리고 지금 그 경향이 더욱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팬데믹에 따른 자택격리 명령으로 올버즈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회사는 본사와 대부분의 소매 매장을 폐쇄했다. 즈윌링거는 "우리 항상 수익을 냈다. 아울러 불황에 대비해 비상 자금을 마련해뒀다"고 말한다. 얼마 후, 거의 모든 매장들이 다시 문을 열었다. 회사는 450명의 직원들 중 어느 누구도 해고하지 않았다. 심지어 정부로부터 받았던 급여보호프로그램(Paycheck Protection ProgramㆍPPP) 대출금을 사용하지 않고 반납했다. 즈윌링거는 "솔직히 우리는 PPP 대출 적격대상업체였다. 그럼에도 도덕적 책임감을 느꼈다. 그래서 그 자금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우리보다 벤처 투자금이 더 부족한 기업들을 위해 양보한 셈”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해서, 올버즈가 작금의 시장위기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현재 회사는 대셔에 집중하고 있다. 회의론자들은 회사가 나이키와 아식스처럼 기존 강자들이 지배하는 러닝화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러너즈 월드 Runner’s World 잡지의 제품 테스트 수석 에디터 제프 덴게이트 Jeff Dengate는 "올해 러닝화 시장에 진입하려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캐주얼 운동화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올버즈가 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부터 경쟁은 치열했다(하지만 우려와 달리 회사는 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는 “대셔가 출시되던 날, 사상 세 번째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이보다 더 많은 매출을 기록했던 다른 두 번은 모두 연휴 시즌 때였다”고 설명한다. 즈윌링거는 “이런 시기에 운이 좋다고 말하려니 기분이 묘하다"고 말한다(생명공학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전직 프로축구 선수였던 브라운을 만찬에 초대한 인연으로 공동 창업자로 합류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우리는 솔직히 운이 좋았다. 팬데믹 상황에도 달리기 모임(대회)은 취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부연한다. 올버즈는 처음에는 온라인으로만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매장 절반이 미국 외 지역에 있다. 예를 들어 청두, 암스테르담, 베를린, 도쿄 등이다. 브라운은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가 이 특별한 제품을 간절히 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한다.

뉴질랜드의 글레난 스테이션으로 돌아가보자. 올버즈는 더 유명한 브랜드들과 비교할 때, (친환경과 품질 측면에서)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례로 올버즈는 양털을 공급하는 협력업체가 농장 수리를 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했다. 4대째 목장 주인인 폴 엔소르 Paul Ensor는 최근 1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들여 펜스를 설치했다. 방목하는 소들을 자신의 농장 주변을 따라 흐르는 작은 강줄기와 분리하려는 목적이었다. 필자가 그에게 그 강줄기가 양털 생산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물었다. 그는 당황한 듯 눈을 깜박이더니 "강물은 그냥 바다로 흘러간다.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 소들과 분리한 것뿐이다. 생물 다양성과 수자원 보호를 위한 투자였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동화책에서나 나올 법한 이 멋진 구릉지에서도,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글레난 스테이션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캐슬 힐 스테이션 Castle Hill Station라는 농장이 있다. 조스 Jos와 캐서린 반 데 크룬데르트 Catherine Van de Klundert 부부가 1984년 네덜란드에서 뉴질랜드로 이주한 직후 소유하고 있는 곳이다(이민한 이유에 대해 캐서린은 “여기가 땅이 더 넓다”고 설명했다). 그들 역시 3,000마리의 메리노에서 나오는 양털을 올버즈에 공급한다. 하지만 캐서린 부부는 올버즈 신발을 신은 적이 없었다. 그 신발이 편한지 물은 그녀는 "온라인으로 신발을 주문할 수도 있지만, 우리 세대는 익숙하지 않다”고 말한다.

조스는 부부 소유의 8,000에이커 농장을 바라보며 "메리노 양털은 마케팅 관점에서 봐야 한다. 양털로 만든 신발을 구매할 여유가 있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제품 소재의 원산지를 궁금해 한다. 제품 자체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양털을 둘러싼 스토리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올버즈가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양털에 관한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달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통계로 보는 팩트

7.1 킬로그램: 올버즈 운동화 제조에 사용되는 탄소량. 업계 평균 12.5킬로그램과 비교된다.

2억 달러: 올버즈의 2019년 매출은 전년 1억 5,000만 달러 대비 증가했다.

7,700만 달러: 설립 6년 차인 회사가 T.로 프라이스, 피델리티 등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벤처 투자금. 올버즈는 더 많은 자금을 유치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