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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핀테크 넘어 빅핀테크로
토스, 핀테크 넘어 빅핀테크로
  • 김타영 기자
  • 승인 2020.09.28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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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종합 금융앱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성장세가 무섭다. 기업가치가 3조 원을 넘어서며 핀테크에선 더 이상 적수를 찾을 수 없을 정도가 됐다. 하지만 다음 스테이지의 빅테크들을 상대하는 데는 벅찬 모습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비바리퍼블리카

[Fortune Korea] 지난 8월 2,060억 원 규모 투자(시리즈F 총 투자 유치 금액은 약 4,849억 원)를 받으며 비바리퍼블리카 기업가치가 3조 원(총 투자유치 금액은 약 6,300억 원)을 돌파했다. 2015년 서비스를 출시한 이래 쉼 없이 달려온 결과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8월 전자지급결제대행(PG) 계열사 토스페이먼츠를 출범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토스증권을, 내년에는 토스뱅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 위상 크게 높아져

이전까지 비바리퍼블리카의 위상은 ‘국내 유일 핀테크 유니콘 기업’이란 수식어로 설명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엔 이 수식어만으로는 부족하다. 성장이 가팔라지면서 옷이 작아진 까닭이다.

물론 비바리퍼블리카는 여전히 국내 유일 핀테크 유니콘 기업이다. 비바리퍼블리카 외 핀테크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건 2020년 현재로서는 상당히 요원해 보인다. 2위권을 형성 중인 핀테크들의 기업가치가 유니콘 기업 허들의 3분의1인 3,3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독보적인 핀테크 1위 기업이란 상징성은 같지만 비바리퍼블리카의 위상은 최근 크게 달라졌다. 2018년 말 창립 5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올라선 비바리퍼블리카는 불과 2년이 채 안 돼 기업가치가 3배로 뛰었다. 사이즈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서 그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 네이버·카카오와 경쟁

비바리퍼블리카 기업 정체성은 핀테크를 넘어선 지 오래다. 현재도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는 핀테크 정의에는 부합하지만, 업계에서 통용되는 핀테크 명칭 테두리는 벗어났다는 말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역시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이들을 핀테크라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빅테크로 따로 구분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핀테크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실제 경쟁 상대는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빅테크들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네이버파이낸셜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자회사를 앞세워 보험과 증권, 은행 등 부문에서 현재 비바리퍼블리카와 경쟁하고 있거나 경쟁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핀테크들과의 경쟁에서 여포와 같은 무쌍함을 뽐내 상위레벨로 퀀텀점프할 수 있었지만, 다음 스테이지에서는 절정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경쟁자들을 상대해야 한다. 최근 네이버, 다음과 함께 종종 빅테크로 분류되는 것에 비바리퍼블리카가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이다.

◆ 빅핀테크 토스

“충분히 경쟁할 만합니다. 핀테크가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힘이 부치는 건 자본과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는 두 요소 모두 빅테크에 견줄 만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비바리퍼블리카는 ‘빅핀테크’라고 할 수 있죠.” 핀테크 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8월 역대 최대인 2,060억 원 규모 투자 유치를 받았다. 지난 4월에는 첫 월간 순이익 흑자도 달성했다. 올 하반기와 내년 론칭을 앞둔 토스증권과 토스뱅크 세팅에 상당한 비용이 지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잉여 투자금 경쟁에서 크게 밀리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인력 역시 업계에서는 비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의 IT인력 인프라를 자랑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최근 2년 동안 관련 인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이전 직장 연봉의 최대 1.5배, 1억 원 상당 스톡옵션 등 조건으로 국내에서 난다 긴다 하는 개발자들을 흡수하며 비바리퍼블리카는 핀테크업계에서 공공의 적으로 평가받기까지 한다.

◆ 확장성이 문제?

핀테크 업계에서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지만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빅테크와 핀테크는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위가 갈릴 확률이 높습니다. 플랫폼 경쟁력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확장력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플랫폼 확장력 측면에서 비바리퍼블리카가 네이버나 카카오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겁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토스의 궁극적인 목표로 ‘금융의 슈퍼앱’을 이야기한다. 이 목표는 현재 상당 부분 현실화했다. 토스는 과거 송금에 특화한 앱에서 현재 결제·조회·투자 등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앱으로 발전했다.

문제는 경쟁 대상이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이다. 핀테크 간 경쟁에서는 금융의 슈퍼앱 비전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상대가 빅테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핀테크들은 증권과 보험, 보험과 은행 등과 같이 융합의 대상이 금융에 한정됐으나 빅테크들은 금융 범주를 뛰어넘는 확장성으로 금융과 유통, 금융과 콘텐츠 등 상위 범주로 융합 대상을 확장하고 있다. 이 입장에서 보면 금융 단일 플랫폼에 한정된 비바리퍼블리카는 한계가 엿보이는 듯도 하다. 빅핀테크 비바리퍼블리카가 이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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