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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주유소 편의점의 성장 전략

PUMPED UP TO EXPAND

  • 기사입력 2020.09.29 12:01
  • 최종수정 2020.09.29 12:32
  • 기자명 PHIL WAHBA 기자

▲컴퍼니 프로파일: 500대 기업 순위 183위, 기업명 알리멘타시옹 쿠쉬타르 Alimentation Couche-Tard, 국가 캐나다, 2019년 매출 591억 달러

쿠쉬타르가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수천 개의 주유소 편의점을 인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캐나다 최대 기업들 가운데 하나로 조용히 성장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다시 한번 인수 대상을 물색 중이다. 이번에는 당신의 아침식사에 필요한 식품 사업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By PHIL WAHBA

주유소 편의점 방문은 미국에서는 꼭 거쳐야하는 ‘통과 의례’와 다름없다. 우선 급하게 주유를 하거나, 화장실 용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 다음, 충동적으로 식음료를 구매한다. 예를 들어 대용량 음료수와 칩 한 봉지, 그리고 어쩌면 피자 조각처럼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 등이다. 주와 주 사이를 건너기 위해 필요한 것은 뭐든지 보충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운전자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미국 도로 여행에서 이뤄지는 이런 ‘통과 의례’가 캐나다 대기업과 관련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텍사스 및 남동부에는 CST 코너 스토어 CST Corner Stores, 펜실베이니아에는 홀리데이 Holiday 주유소, 그리고 무엇보다 미국 전역에 서클 케이 Circle K가 있다. 이 친숙한 이름들을 포함해 많은 브랜드들—미국에만 7,300개의 매장이 있다—은 몬트리올 외곽 퀘벡 주 라발 Laval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편의점 회사 알리멘타시옹 쿠쉬타르 Alimentation Couche-Tard가 소유하고 있다.

1980년 단일 매장으로 시작한 쿠쉬타르(프랑스어로 ‘쿠쉬타르’로 발음되며, ‘늦게 자는 사람’ 또는 ‘야행성 올빼미’라는 뜻이다)는 현재 북미와 북유럽에 걸쳐 1만 4,500개 이상의 편의점을 직영점 혹은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남미, 중동, 동남아 등에도 향후 시장 진출을 위해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매장을 두고 있다. 쿠쉬타르는 2020회계연도 기준으로 5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캐나다에서 세 번째로 큰 회사로 등극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이 회사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내 영향력을 더 확대될 수 있다. 지난 7월 말 회사는 마라톤 페트롤리엄 Marathon Petroleum이 소유한 3,900개의 스피드웨이 Speedway 체인점에 대해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지만, 쿠쉬타르는 여전히 인수 대상을 물색 중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

쿠쉬타르는 2010년대만 해도 33건의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는 등 능숙한 M&A 전략으로 거대한 주유소 편의점 체인을 구축했다. 부실 기업을 인수한 후 정상화하는 ‘턴어라운드’ 전략보다는 현재 운영이 잘 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유통업체를 인수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무디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루이스 코 Louis Ko는 쿠쉬타르 경영진에 대해 "그들은 절대 수리공이나 고장 난 물건을 찾지 않는다"고 비유했다.

퀘벡 마라벨의 새로운 쿠슈타르 주유소 편의점. 이 회사는 고품질 음식, 커피, 그리고 심지어 와인을 판매하며 이익 증대를 꾀하고 있다. 사진=포춘US
퀘벡 마라벨의 새로운 쿠슈타르 주유소 편의점. 이 회사는 고품질 음식, 커피, 그리고 심지어 와인을 판매하며 이익 증대를 꾀하고 있다. 사진=포춘US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 중이다. 2014년 쿠쉬타르의 CEO에 오른 아이오와 주 출신 브라이언 하나시 Brian Hannasch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회사의 야망이 피인수 기업의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좌절됐다”며, "시장에 거품이 껴 있었다. 우리가 보기엔 기업들이 터무니 없는 가치로 거래됐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 거품은 꺼지기 시작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한 이동 제한 때문에 쿠쉬타르의 매출이 타격을 입었지만, 다른 체인점의 기업 가치도 (인수하기에)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다.

동시에 쿠쉬타르는 더욱 수익성 높은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식품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사는 “주유소 편의점에 고마진 식품을 추가하면서, 한층 더 고급스러워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당일 판매하는 커피와 유통 기한이 긴 육포에 더 이상 집착할 필요가 없게 됐다. 미국과 캐나다의 수백 개 편의점에서 신선식품을 판매하고, 에스프레소 머신을 설치하고, 한 병당 최고 50달러에 이르는 와인을 비치하고 있다.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이 합법적인 캐나다에서 쿠쉬타르는 대마초 소매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캐너코드 제뉴이티 Canaccord Genuity의 데릭 들리 Derek Dley애널리스트는 "쿠쉬타르가 심지어 주유를 제외하고 주유소에 들릴 필요가 없었던 고객들을 편의점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호평한다.

어떤 전략이 성과를 내든, 쿠쉬타르는 경쟁이 치열한 북미시장에서 성장할 여지가 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Euro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단지 2개의 편의점 브랜드만이 미국 시장 점유율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5.7%를 점유한 쿠쉬타르의 서클 K이고, 다른 하나는 10.7%를 차지한 세븐일레븐(일본 세븐 앤드 아이 홀딩스 Seven & I Holdings가 소유하고 있다)이다. 한편, 세븐 앤드 아이는 쿠쉬타르보다 훨씬 더 높은 인수대금(210억 달러)을 제시함으로써, 스피드웨이 인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에는 당장이라도 인수 가능한 소규모 체인점들과 주유소 편의점 사업에서 손을 떼고 싶어하는 에너지 회사들이 넘쳐난다. 이런 현상은 쿠쉬타르가 미국 편의점 시장에서 정상에 오르는데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퀘벡에서도 많은 편의점들의 인수합병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퀘벡에서 편의점은 데파너르Dépanneur라고 불린다. ‘곤경에 빠진 사람을 구해준다’는 뜻의 데파네에서 유래했다. 퀘벡의 외딴 사게네이 Saguenay 지역 출신인 알랭 부샤르 Alain Bouchard는 1960년대 10대 초반에 첫 편의점 일자리를 얻었다. 그의 형이 운영하던 페레트 Perrette 편의점 일을 도왔던 것이다. 이후에 당시 최대 규모의 퀘벡 체인점이었던 프로비-수와르 Provi-Soir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1980년 마침내 독립해 자신의 첫 쿠쉬타르 편의점을 오픈했다.

M&A는 곧바로 쿠쉬타르의 ‘작업 방식(Modus OperandiㆍMO)’이 됐다. 부샤르는 퀘벡에서 점진적으로 사세를 확장해 나갔고, 1997년 프로비-수와르 인수로 정점을 찍었다(쿠쉬타르는 프로비-수와르의 ‘윙크하는 올빼미’ 로고를 그대로 승계했다). 회사는 이후 관심을 남쪽으로 돌렸다. 북동부보다 경쟁이 덜한 중서부 지역에서, 영리하게 몇 개의 체인점을 인수했다. 그 체인점 가운데 하나는 당시 하나시가 일하던 인디애나에 본사를 둔 빅풋 Bigfott이었다. 2003년 성사된 M&A 계약 덕분에, 쿠쉬타르는 업계 선두로 도약했다. 코노코필립스로부터 2,300개의 점포를 보유한 서클 K를 8억 2,1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인수 경쟁에서 블랙스톤과 모건스탠리를 제쳤다.

쿠쉬타르는 딜메이커로서 M&A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취지는 유통 섹터의 성장을 저해하는 잘못된 인수합병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쿠쉬타르는 과도한 인수대금을 지불하지 않도록 매우 엄격한 기준을 세웠다.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간혹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투자은행들의 도움에 의존하지 않았다. 대신 자체적으로 ‘M&A 특수기동팀’을 가동하기 시작했다(현재 회장인 부샤르는 여전히 빅딜을 위해 그 팀에서 일한다). 서클 K 인수에 동의하기 전에, 쿠쉬타르 임원들은 체인점의 460개 점포를 방문하자고 주장했다. 장단점을 파악하고, 어느 매장에서 왜 잘 팔렸는지, 그리고 일반 직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포석이었다. 처음에 서클 K가 인수 제안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쿠쉬타르는 그 제안을 철회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일단 체인점을 인수하면, 쿠쉬타르는 그 체인점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 같다. 다만 브랜드명은 유지하지 않는다. 쿠쉬타르는 2015년부터 퀘벡 외곽에 있는 대부분의 매장명을 서클K로 리브랜딩했다. 회사는 운영 체계를 26권역으로 나누고, 본사 권한을 지역으로 상당히 많이 위임했다. 따라서 지역 체인점들이 고객들과 계속 소통을 유지한다. 지역 관리자들 역시 인수 후에도 대개 자리를 유지한다. 하나시는 "우리는 캐나다인이나 미국인으로 매장직원을 물갈이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쿠쉬타르에 통일된 기업 문화가 없어서가 아니다. 하나시가 회사에 합류했을 때, 그가 맨 처음 한 일은 부샤르와 직원들을 데리고 낚시 여행을 떠난 것이었다. 그는 프랑스어를 전혀 몰랐지만, 캠프파이어 주위에 모여 전통적인 퀘벡 민요를 불러야 했다

자율성을 강조한 덕분에 쿠쉬타르는 대규모 소매업체 치고는 매우 민첩하게 움직인다. 지난 3월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일랜드를 강타했을 때, 정부는 인테리어 매장과 어린이집을 폐쇄하도록 명령했다. 봄이 시작되는 시점에, 아름다운 에메랄드 섬인 아일랜드에서 나무를 가꿀 수가 없게 됐다. 하지만 서클 K 주유소는 필수 사업으로 분류되면서 영업을 지속할 수 있었다. 이때 그들은 기회를 포착했다. 4월쯤 406개의 아일랜드 주유소 편의점들은 (필요한 재료를 구입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한 원예가들에게 식물, 관목, 정원용 도구들을 팔고 있었다. 하나시는 "지역 경영진이 자체적으로 판단했다. 만약 우리가 라발에 있는 본사의 승인을 기다렸다면, 결코 이런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쿠쉬타르는 모든 대형 유통업체들이 열망하는 ‘균형감각을 지닌 경영’을 성공적으로 펼치고 있다. 즉,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동시에 각 지역민들의 기호도 충족시키는 것이다. 하나시가 라트비아를 방문했을 때, 그는 탄산음료를 냉장고가 아닌 서클 K 통로에 보관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많은 라트비아인들은 따뜻한 탄산음료를 좋아했다. 쿠쉬타르의 북미 매장을 연구해온 루이스 헤버트 Louis Hébert HEC 몬트리올 경영대학원 교수는 "쿠쉬타르는 9,000개 지역에 있는 체인점이 아니다. 한 지역에 9,000개의 매장들이 있는 체인점"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사업 아이디어들은 여전히 모회사에서 나온다. 쿠쉬타르는 종종 매장 매니저들에게 상품 선택에 대해 조언을 제공한다. 이는 아주 상세하게 분석한 매장별 데이터를 기초로 이뤄진다. 또한 탄력적인 가격 설정을 테스트하고 있다. 즉 수요와 현지 구매력을 바탕으로, 특정 매장에 맞는 가격을 탄력적으로 책정하는 것이다 하나시는 "모든 매장에서 펩시 한 개당 1.69달러로 통일해 판매하는 것이 더 쉽다. 하지만 1만 곳이 넘는 매장에서, 단돈 얼마라도 더 받을 수 있다면 즉각적인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한다.

요즘 쿠쉬타르는 식음료 부문에서 더 많은 매출을 창출하려고 한다. 경영진은 이자, 세금, 감가상각, 상각 전 수익인 EBITAD를 2023년까지 60억달러로, 지금보다 두 배 더 늘리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주유소 부문이 회사 매출의 72%를 창출하지만, 마진이 낮다. 반면, 비연료 서비스와 식품 같은 상품은 매출의 27%에 불과하지만, 총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식품은 쿠쉬타르의 마지막 빅딜 중 하나(2017년 미네소타에 본사를 둔 홀리데이 스테이션 매장을 인수했다)를 성사시킨 계기가 됐다. 홀리데이는 주유소에서 당신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가성비로 아침식사와 샌드위치—전자레인지로 데운 곤죽보다는 외부업체가 제공하는 신선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를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쿠쉬타르는 그 체인점의 식품 DNA를 흡수, 전 매장에 이식하려 노력하고 있다.

본사가 있는 캐나다에서 쿠쉬타르는 운전과 절대로 공존할 수 없는 사업을 모색 중이다. 대표적인 대마초 공급업체인 캐노피 Canopy와 손잡고, 온타리오에 개념 증명(Proof-Of-Concept) 소매점 /*역주: 기존 시장에 없었던 신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이를 검증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을 오픈하려고 것이다. 게다가 작년에 신생 대마초 소매점인 파이어 앤드 플라워 Fire & Flower 지분 9%를 이미 사들였다. 여기에는 대주주가 될 수 있는 선택권도 포함됐다. 하나시는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새로운 기회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대마초는 궁극적으로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합법화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쿠쉬타르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면에는 현실에 안주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결국, 오늘날 가장 많이 판매하는 제품인 화석연료가 장기적으로 감소세에 접어들 것이다. 쿠쉬타르는 2012년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 스타토일 Statoil의 주유소를 인수했다. 오늘날 노르웨이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이 전기차다. 따라서 서클 K는 그 주유소들을 전기차 충전을 위한 거점 지역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라테 커피와 고가의 구운 음식도 늘리고 있다. 전기차 충전을 위해 20분간 기다리는 운전사들을 위해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이다. 쿠쉬타르가 석유 판매를 중단하더라도, 주유소 제국이 계속 번창하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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