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로봇 전문회사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한국에 진출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상업용 청소 로봇 ‘위즈(Whiz)’를 통해서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싱가포르에서 아시아태평양 COO를 역임하고 있는 리 친야우에게 위즈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위즈는 지난해 5월 일본에서 처음 출시됐다. 현재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지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글로벌 판매량은 1만대다. 위즈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안내로봇과는 생김새가 다르다.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눈코입을 그려 넣지 않았다. 거기에 접이식 손잡이가 달려 있다. 위즈가 탄생한 목적은 공공 장소에서 묵묵히 청소하는 것이다. 사람을 닮을 이유가 없다.
위즈를 만든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는 전 세계 로봇공학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꼽힌다. 2012년 설립된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는 손정희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와 ‘나오(Nao)’ 등 로봇 솔루션 2만5,000대 이상이 전 세계 70여개 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위즈는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지닌 연구역량이 집약된 제품이다. 자율주행 OS(운영체계)를 탑재했다. 공간을 정교하게 인식한다. 전력 효율성도 높아 최대 3시간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 위즈는 사람이 직접 청소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면적을 담당할 수 있다. 시간당 500㎡에 달하는 면적을 청소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위즈를 도입한 홍콩 국제공항은 청소 인력 4명이 하루에 게이트 49곳을 청소할 수 있었지만, 위즈를 사용한 뒤엔 게이트 98곳을 청소할 수 있었다. 청소 효율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활동이 각광받고 있는 지금 상황에도 위즈는 안성맞춤이다.
국내에서 공항이나 호텔 같은 대형 시설을 중심으로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코리아는 사업 성과에 따라 로봇 제품을 국내 시장에 더 많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포춘코리아는 청소 로봇 위즈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 리 친야우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아시아태평양 COO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기술 분야에서 20년 이상 실력을 갈고 닦은 인물이다. 씨디네트웍스 글로벌(CDNetworks Global)에서는 차이나넷센터(ChinaNetCenter)의 글로벌 CEO를 역임했다. 중국 상하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클라우드와 데이터, AI 조직을 이끄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무소에서도 기술 컴퓨팅 사업 책임자서부터, 인큐베이션 부문 영업 이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인터뷰는 서면으로 이뤄졌다. 다음은 리 친야우 COO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Q. 포춘코리아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구조가 궁금하다.
A. 리 친야우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는 지난해 8월 싱가포르, 홍콩, 호주 및 한국 시장을 총괄하는 아시아태평양 사무소를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2019년 5월 일본에서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상업용 청소 로봇 위즈를 공식 출시했고 작년 9월, 홍콩과 싱가포르에도 출시했다. 

Q. 위즈 글로벌 공개가 지난해 5월이었다. 한국 법인은 지난해 11월 설립됐다. 한국 진출이 조금 늦은 것 아닌가?
우리는 비즈니스를 전개할 때 고객에 대한 이해를 우선하고 있다. 한국 진출 시에도 적절한 시장 진출 전략과 고객 서비스 지원, 현지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갖춘 뒤 진출하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 도시 16곳에서 500건 이상의 개념 증명(POC, Proof of Concept) 단계를 거쳤다. POC 결과를 기반으로 위즈를 어떻게 배치하고 보완해야 하며, 다양한 시설과 적용 사례에서 청소 워크플로우를 최적화할 수 있을지 등을 확인하고 고객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자 했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는 청소 산업 분야의 변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봇은 인간과 협력해 업무 생산성과 숙련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Q. 청소 로봇 글로벌 시장규모가 궁금하다.
국제로봇협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가 조사한 2018년 기준으로 보면 이렇다. 청소 로봇을 포함한 가정용 서비스 로봇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판매량 1,630만 대로 약 37억 달러에 달한다. 2022년에는 약 9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청소 작업에 더욱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는 만큼 청소 로봇에 대한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Q. 위즈가 염두에 두고 있는 청소 로봇 경쟁 상대가 있는가.
위즈는 인공지능 기반 자율 주행 상업용 청소 로봇이다. 우선 카페트에서 최적으로 작동한다. 단단한 바닥재가 깔린 곳에서는 바닥을 쓸어 내는 형태로 일을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500건 이상의 POC를 거쳤다. 위즈를 사용해 바닥 표면을 청소한 뒤 청결도를 측정했다(A3테스트). 최근 싱가포르와 홍콩 내 50여 곳에서 실시한 위즈 POC 테스트 결과, 위즈가 ATP수치(Adensine Triphonsphate생명체의 물질 대사에 포함된 에너지원. 미생물을 비롯한 많은 유기물들이 ATP를 생성한다)를 평균 70%에서 3,000-4,000RLU(Relative Light Unit오염도 단위)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내 공기질(Indoor Air Quality) 측정 시에도 적합한 수치를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효과를 보였다. 
A3테스트는 식품 준비와 식품 위생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청결도 테스트다. ATP 측정 시약을 묻힌 면봉 사용은 객관적인 환경 위생 측정법 중 하나로 미국질병관리본부(the United States Centers for Disease Control)가 권고하는 청결도 테스트이기도 하다. A3테스트로 세 가지의 미생물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Q. 위즈는 상업용 청소 로봇이라고 소개했다.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는 어렵다는 뜻인가?
위즈는 3시간 동안 농구 코트 면적 3배에 달하는 1,500㎡까지 커버한다. 이러한 위즈의 성능과 바닥 청소 적용 범위는 상업과 산업 용도를 위해 설계되었다. 물론 위즈는 주거 시설의 공동 청소 구역인 로비나 복도 또는 피트니스 시설 등 공동주거시설을 유지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Q. 위즈가 가진 특장점은 무엇인가. 현재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청소 로봇과 어떤 점이 다른지도 궁금하다.
위즈의 특장점은 크게 4가지라고 볼 수 있다. 첫째, 브레인(Brain Corp)사가 개발한 상업적으로 인정된 클라우드 기반 자율 주행 로봇 운영체제 ‘브레인OS(BrainOS®)’로 구동된다. 간편한 설정 과 사용법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청소 경로를 교육하고 저장할 수 있다. 로봇 한 대당 최대 600개에 달하는 경로를 기록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경로를 저장하면 그 후 자동으로 청소할 수 있다.
둘째, 위즈는 다중 충돌 감지 센서를 탑재해 벽면에 가깝게 움직이며 장애물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우회한다. 또한 브레인 OS를 기반으로 가장 적합한 청소 경로를 결정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문제가 발생하면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셋째, 배터리는 4시간 완전 충전 시 3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이 때 농구 코트 면적 3배에 달하는 1,500㎡까지 커버한다.
넷째, 위즈 전용 애플리케이션 ‘위즈 커넥트(Whiz Connect)’를 사용해 위즈를 여러대 관리하는 것은 물론, 시각화된 데이터를 통해 청소 진행 상황이나 로봇의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Q.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에서 가정용 청소 로봇을 개발•판매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가정용 청소 로봇 개발 계획은 없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비전은 청소 산업 분야의 변혁을 목표로 인간이 업무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을 가속화할 수 있는 로봇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Q. 위즈의 청소인력 대체에 따른 일자리 감소 문제에 대해 이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위즈 도입 초기에는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경우 위즈 판매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이전 답변에서 언급한 대로 위즈 사용 시 ‘위즈 커넥트’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여러 대의 위즈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시각화된 데이터를 통해 청소 진행 상황이나 로봇의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위즈 사용자는 기존처럼 넓은 바닥 청소 등 힘든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 청소 데이터 및 기록을 통해 청소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 작업 흐름을 최적화하는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