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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향후 1~2년간 실적 악화 감수”…점포 구조조정 속도

  • 기사입력 2020.08.28 11:09
  • 최종수정 2020.08.28 14:11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실적 악화를 개의치 않는 ‘공격적인 점포 구조조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Fortune Korea] “밖에서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저희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원래 계획한 대로 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임원분들도 매번 이야기하세요. 다른 데 신경 쓰면서 이것저것 다 챙기려고 하면 우리 망한다고요.” 롯데쇼핑 한 관계자의 말이다.

롯데쇼핑 2분기 실적은 처참했다. 4조 459억 원 매출에 14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98.5% 줄어든 수치다.

3분기 역시 고전이 예상된다. 아니 확실시된다. 롯데쇼핑이 이미 올 상반기부터 증권사·언론사를 대상으로 밀착 스킨십을 통해 예고해온 터다. 외부에서 받아들이는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점포 구조조정 여파

코로나19 사태를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 롯데쇼핑 실적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점포 구조조정이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말한다. “점포 구조조정에는 상당한 비용이 듭니다. 폐점에 따른 선비용, 충당금 설정, 감가상각비 등 생각보다 많은 곳에 돈이 묶이고 또 지출이 일어납니다. 이런 내용과 매장 폐점 일정 등을 다 고려하면 내년까지도 상당한 실적 부진이 예상됩니다.”

점포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비용은 그 매장이 자가 보유냐 임대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자가 보유 매장 폐점은 계획된 운영 기간에서 실제 운영 기간을 뺀 ‘폐점 이후 남은 기간’만큼 자산·설비 감가상각비에 대한 손실이 반영된다. 점포 정리를 공격적으로 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이다. 10년 운영을 예상하고 투자했는데 8년 만에 폐점하는 것과 3년 만에 폐점하는 것을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임대 매장은 위 내용에 더해 ‘임대 계약 만료 이전 해지’에 따른 비용이 붙는다. 여기에 인테리어 보상 비용 등도 한꺼번에 지출된다. 자가 보유 매장에 비해 출혈량이 더 큰 셈이다. 역시나 점포 구조조정이 공격적일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이다.

◆ 경착륙 야기할 수도

롯데쇼핑은 지난 2월 전년도 실적 발표 후 전체 오프라인 매장의 30%에 달하는 200여 개 매장을 3~5년간 순차적으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1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던 지난 5월에는 매장 폐장 일정을 더 앞당기겠다고 했다.

앞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이같이 공격적인 구조조정은 손실을 더 키우는 쪽으로 흘러가기 쉽다. 연착륙보다는 경착륙에 가까운 구조조정이 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롯데쇼핑이 올해 120개 점포를 닫을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반기엔 50개 정도가 문을 닫은 걸로 파악하고요. 그런데도 이만한 충격입니다. 하반기에 진짜 목표로 한 점포를 다 닫으면 (실적이) 얼마나 더 깨질지 궁금합니다.”

◆ 흑자점포도 구조조정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은 확실히 급진적인 면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멀쩡한 혹은 손익분기점은 충분히 넘길 것 같은 점포였는데도 문을 닫아 의아한 곳이 있다’고 말이 나올 정도이다.

위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2020년 현재 흑자 점포임에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들어간 곳이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심각한 영업실적 악화를 감내하고서라도 구조조정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죠. 수익성을 추종해 구조조정 대상을 정한 게 아니라 향후 수익 창출 가능성을 보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업계 주요 관계자는 덧붙인다. “현재는 흑자 점포이지만 매출이 계속 빠지고 고정비가 계속 올라 내년, 내후년엔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점포들로 추정됩니다. 경쟁력 없는 점포를 굳이 끌고 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BEP(Break Even Point·손익분기점)를 맞추느라 들어가는 노력 역시 무형의 비용이라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 공격적인 구조조정 이유

롯데쇼핑의 공격적인 점포 구조조정에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말한다. “돈 안 되는 매장 빨리 없애고 돈 되는 매장에 집중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구조조정이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으려면 적어도 매출 정도는 (빠지는 만큼 다른 곳에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도록 환경이 마련돼 있어야 해요. 롯데쇼핑 쪽에서는 롯데온을 이야기하는데, 롯데온이 점포 구조조정으로 빠진 매출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의문입니다.”

시장에서는 롯데온의 2분기 매출 성장률이 1.2%에 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롯데쇼핑 2분기 매출이 9.2% 감소한 것이나 같은 기간 전체 e커머스시장 성장률이 17%인 것을 고려하면 롯데온은 아직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9월 예정된 검색 엔진 업데이트 이후 소비자 반응이 롯데온 성공가도에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은 계획대로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계속하겠다는 생각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말한다. “저희는 다른 거 없습니다. 지상 최대 과제를 수익성 개선으로 생각하고, 여기에 올인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동안 너무 방만하게 경영해왔다는 성찰이 컸어요. 실적 악화는 아프지만, 이번 기회에 군살 쫙 빼고 제대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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