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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로마켓 대표 “해외 진출로 식료품업계 에어비앤비될 것”
최원석 로마켓 대표 “해외 진출로 식료품업계 에어비앤비될 것”
  • 김타영 기자
  • 승인 2020.08.28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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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동네마트 전용 주문·배달 앱 로마켓이 주목받고 있다. 대형마트에 이어 e커머스 공세가 거센 지금 로마켓은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한 가닥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지난 8월 19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로마켓 본사를 찾아 최원석 대표로부터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원석 로마켓 대표가 지난 8월 19일 서울 서초구 로마켓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최원석 로마켓 대표가 지난 8월 19일 서울 서초구 로마켓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Fortune Korea] 지난해 11월 오픈서베이가 재밌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20~50대 1,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식료품 구매의 42.3%는 동네마트에서 해결한다는 내용이었다. 대형마트가 33.9%로 그 뒤를 이었고 모바일마켓이 11.5%로 3위를 차지했다.

올해 3월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사태는 소비자들의 동네마트 신선식품 구매 수요를 더욱 촉진시킨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대형마트 특성이 코로나19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또 집 근처를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동네마트가 주목받았다. 로마켓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었던 지난 3월 동네마트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고 8월 현재에도 2배 이상 증가한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한다.

최원석 로마켓 대표는 말한다. “과거엔 대형마트에 밀려, 최근엔 e커머스에 밀려 동네마트 존재감이 많이 희석됐지만, 그래도 동네마트는 여전히 우리 소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아날로그적 감수성과 신뢰, 편의는 대형마트나 e커머스가 쉽게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 로마켓 운영 계기

로마켓은 근거리 동네마트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 기반 주문·배달 플랫폼 이름이자 사명이다. 국내 여성청결제 시장을 개척한 질경이에서 올해 6월 독립법인으로 분리됐다. 최원석 질경이 대표가 로마켓 대표도 겸임 중이다.

로마켓 서비스는 2015년 처음 선보였다. 5년에 걸친 베타테스트를 마치고 올해 2월 정식으로 론칭했다. 8월 현재 100여 개 동네마트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올해 말까지 1,000개 가맹점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대표는 말한다. “베타테스트 기간이 좀 길었습니다. 현장 목소리가 효율적으로 전달되지 못해 한동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거든요. 가령 대파 같은 건 아침에 1,000원에 팔다가 저녁엔 6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는 곳이 마트잖아요. 그런데 이런 내용을 잘 캐치하지 못했습니다. 바뀐 가격을 마트 직원 중 누군가가 다시 입력하면 되지 않느냐고 쉽게 생각했는데 현장에서는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마트 시스템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이를 배우고 반영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로마켓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2015년은 질경이가 한창 성장가도를 달리던 중이었다. 제조업 기반의 질경이를 운영하고 있던 최 대표는 왜 갑자기 유통업인 주문·배달 플랫폼 운영에 관심을 가지게 됐던 걸까?

최 대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제조업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상품 유통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여기에 총판이나 대형 유통업체들의 갑질과 온라인 유통채널의 무한한 가능성을 직접 경험하면서, 또 단골 동네마트 사장님의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다’는 탄식을 자주 접하면서 이분들을 위한 플랫폼을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고 결국 실천으로 옮기게 됐습니다.”

◆ 1% 수수료의 비밀

로마켓는 가맹점주들에게 로마켓 앱을 통해 결제된 금액의 1%대 수수료만을 받는다. 배달앱 업체들이 배달료를 따로 받거나 10% 안팎의 매출 수수료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하다. 과거엔 마트 POS(Point Of Sales·판매 시점 정보관리 시스템)를 로마켓 앱에 연결시키는 설치비 겸 가입비로 200만 원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최근엔 이마저도 폐지했다.

최원석 로마켓 대표는 말한다. “애초에 우리 이웃인 동네마트를 위해 만든 거니까요. e커머스시대에 동네마트들은 소외된 측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근거리라든가 믿을만한 품질이라든가 하는 (e커머스와) 구별되는 장점이 있거든요. 단순히 앱을 만들만한 여력과 기술이 없었을 뿐입니다. 로마켓은 여기 길을 열어준 거죠. 로마켓이 동네마트들과의 동반성장과 상생을 모토로 하는 만큼 낮은 수수료는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로마켓 운영이 완전히 밑지는 장사인 것은 아니다. 로마켓은 가맹점으로 등록된 동네마트들에 모회사인 질경이 제품을 직접 공급함으로써 판로 및 소비자 노출 확대, 상품 유통 비용 감소 등의 간접 효과를 얻는다. 1%대 수수료 역시 주문·배달 앱 후발 주자로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데 기여한다. 앞서 최 대표의 설명처럼 동반성장인 셈이다.

최 대표는 덧붙인다. “동네마트들이 쿠팡 같은 e커머스 공룡들과 1대1로 붙으면 무조건 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뭉쳐야 해요. 로마켓이 여기서 수수료로 수익을 남기겠다고 생각하면 동네마트들과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바라는 바가 아닙니다. 저희는 가맹점 규모를 계속 키우다 보면 새로운 기회 요소가 많을 거로 생각해요. 구매대행을 할 수도 있고 플랫폼에 광고를 실을 수도 있겠죠. 최근 빙과업체에서 문의가 왔는데, 사례할 테니 각 마트에서 올리는 자사 제품 이미지를 자기네들이 찍은 공식 이미지로 다 교체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동네마트 사장님들은 사장님들대로, 저희는 저희대로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다른 수익모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원석 로마켓 대표는 해외진출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마켓이 동네마트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는 덕분에 해외진출 이점이 상당하다고 했다. 사진=차병선 기자 seta1857@hmgp.co.kr
최원석 로마켓 대표는 해외진출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마켓이 동네마트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는 덕분에 해외진출 이점이 상당하다고 했다. 사진=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 해외진출이 최종 목표

로마켓의 장기적 목표는 해외진출을 통해 식료품계의 에어비앤비가 되는 것이다. 어느 지역엘 가서든 로마켓 앱으로 주변 마트를 검색하고 필요한 식자재를 간편하게 구매, 지역의 특징적인 요리를 직접 해먹을 수 있도록 앱을 통해 지원한다는 청사진이다. 로마켓은 그 사전작업으로 앱에 ‘레시피’ 카테고리를 추가해 각종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와 조리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최원석 로마켓 대표는 말한다. “어디를 가든 의식주는 사람이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기본 요소입니다. 저는 팀원들과 해외 출장을 갈 때 에어비앤비를 자주 사용하는데, 집 한 채를 빌리면서도 거의 이용하지 못하는 공간이 한 곳 있어서 아쉽더라고요. 바로 부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직원 하나가 주변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와 부엌에서 산지 요리를 해줬어요. 색다른 경험이었죠. 밀레니얼 세대들은 이런 소소한 것에 큰 행복을 느낀다더라고요. 그래서 에어비앤비가 주(住)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면 우리는 식(食)에서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목표로 삼게 됐습니다.”

언뜻 로마켓의 해외시장 진출은 가능성이 굉장히 희박해 보이지만, ‘동네마트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는 로마켓 특성을 생각해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로마켓은 동네마트가 요청하면 필요한 배달 인력을 매칭시켜주기도 하지만 기본은 동네마트의 제품, 물류, 인력, 배송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동네마트의 금전적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최 대표는 말한다. “가령 쿠팡 같은 경우엔 해외진출을 하려면 국내서 벌여놨던 제반 인프라를 해외에서도 똑같이 깔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로마켓은 GPS와 언어 기반이 받혀주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 부담 없이 진출할 수 있습니다. 해외 동네마트들도 우리나라처럼 기본적인 인프라는 다 갖추고 있거든요. 판매자 중심 앱 구성으로 마트 사장님들이 사용하기에 아주 편리하게 만든 것도 장점이죠. 다른 나라 마트 사장님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 동반성장 진심 통하면…

물론 로마켓에도 불안요소는 있다. 기존 배달 앱 업체들이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데다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근거리 배송에 뛰어들어 불안감을 키운다. 이들 업체는 언제든 동네마트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갖고 있다.

물론 로마켓도 대응 요소는 갖췄다. 특히 1%대 수수료가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배달 앱 업체나 편의점 등이 동네마트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수는 있어도 이들이 수수료를 1%대로 내리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라이더 등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는 까닭에 고정 비용이 상당하다. 최근 수수료 인상 건으로 이들과 소상공인 간 불협화음이 크게 일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해외 진출에서도 난관은 존재한다. 최원석 로마켓 대표는 말한다. “현지 광고와 홍보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 가맹점을 늘리는 데도 저희 직원이 일일이 방문해 로마켓 이점을 설명하고 제안해야 겨우 받아들이시는데, 해외 동네마트도 더하면 더했지 덜할 것 같지는 않거든요. 특히 우리나라보다 생활 IT 활용도가 떨어지는 곳이라면 더욱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최 대표는 로마켓의 동반성장 ‘진심’이 통한다면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덧붙인다. “세계가 비슷하게 발전하면서 어디나 동네마트의 고민은 비슷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도 로마켓이 뻗어 나갈 수 있는 바탕은 마련됐다고 봅니다. 해외 유명 앱이 홍보를 하지 않고도 여러 이유로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로마켓도 그럴 수 있다는 거죠. 혹자는 동네마트의 미래가 밝지 않으니 저희도 그렇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동네마트는 기본적으로 지역 기반이고 그렇기에 디지털 유통업체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있거든요. 동네 주민이고 이웃이잖습니까. 지역 소상공인과 함께 무럭무럭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이하 박스기사>------

◇ “소상공인 ‘생각의 전환’ 필요하다”

최원석 로마켓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소상공인들도 생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끓는 냄비에 들어간 개구리 이야기 아시죠? 그 개구리 같은 생각을 하는 마트사장님들이 꽤 있습니다. 저쪽 도로에 기업형 슈퍼가 새로 들어온다는데 그걸 남 이야기하듯 해요. 그리곤 어제와 똑같이 장사합니다. 적극적인 대응 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요. 기회를 일회성으로 날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니까 온라인 매출이 크게 늘어난 곳이 있었는데 바로 다음 달이 되니까 비정상적으로 (매출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알고 보니 배달 최소 비용을 3만 원에서 7만 원으로 2배 넘게 올리고 주문 접수 시간도 오후 1시로 줄여버린 겁니다. 이렇게 해도 살 사람은 사니까요. 장사는 더 편해지고요. 하지만 이전까지 온라인으로 주문했던 고객들은 불만이 폭주할 수밖에 없죠. 이런 동네마트가 거대 e커머스업체들과 차별화되는 강점인 ‘지역 기반의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고객들한테 소구할 수 있을까요? 소탐대실이라 할 수 있는데 의외로 이런 곳들이 꽤 있습니다. 모두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곳들이죠.”

◇ 서울시와 협업 진행

로마켓은 다양한 공공기관과 협업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서울시와의 협약이 주목할 만하다. 서울시는 소상공인들의 배달 중개 수수료 부담을 덜고자 ‘제로배달 유니온’을 출범했는데 이 한 축을 로마켓이 담당하고 있다. 로마켓이 서울시 소상공인들에게 저렴한 중개 수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서울시와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서울사랑상품권과 제로페이를 로마켓 결제 수단으로 제공하며 가맹점 확보와 마케팅 등에 도움을 주기로 약속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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