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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방관자를 방관하면 안 되는 이유

  • 기사입력 2020.08.28 09:36
  • 최종수정 2020.08.28 09:37
  • 기자명 신제구 교수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9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방관자(Bystander)란 주변에 사람이 많아서 책임감이 분산돼 마땅히 해야 할 행위를 철회하는 사람을 뜻한다. 리더는 어느 조직에나 존재하는 방관자를 관리해야 한다. 특히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는 더욱 그렇다. / 신제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이미지=셔터스톡

[Fortune Korea] 조직이 어려워지면 방관자가 늘어난다. 자기부터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이 잘나갈 때는 모두가 나서려 한다.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조직의 이익은 개인의 이익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새삼스럽다. 요즘처럼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불확실성이 높아져 앞으로도 상당기간 힘겹게 버텨야 한다면 방관자의 증가는 불보듯 뻔하다.

방관자의 출현을 심리학에서는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라고 정의한다. 방관자는 기본적으로 침묵을 무기로 조직 내 어떤 일과도 엮기기를 것을 싫어하며 필요 이상으로 개입하는 것 또한 강력히 거부한다. 아울러 방관자는 직급과 관계없이 전 직급에서 발생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냥 지나칠 문제가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 조직은 방관자 효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조직에 집중하며 미래에 대응해도 모자랄 판국에 팔짱만 끼고 앉아서 자기 조직을 남의 조직처럼 대하는 구성원 혹은 일부러 태만하여 밥값은 하지 않고 몸값만 요구하는 방관자가 늘어난다면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방관자가 조직에 도움은 안 되는 존재인 것만은 분명하다. 방관자는 조직은 물론이고 동료들에게도 나쁜 영향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리더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리더는 방관자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 방관자의 확산을 근본적으로 통제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현재의 방관자에 적절히 대응하여 조직의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낭비하거나 또 다른 불평 등을 초래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따라서 방관자의 유형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조직에 대한 관심과 방관적 행동의 수준에 따라 4가지의 유형으로 구분하고 유형별 특징과 리더의 대응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유형1. 무기력형 방관자. 조직에 대한 관심이 낮고 방관적 행동이 소극적인 유형이다. 이들에게는 조직의 모든 것이 귀찮다. 조직도 싫고 일도 싫고 다 싫다. 최소한의 노력만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할 뿐, 조직과 관련된 그 어떤 일에도 관심을 갖으려 하지 않는다. 나쁜 의도는 아니라 할지라도 일을 덜 하지는 않지만 더 하지도 않는다. 오래 묵은 매너리즘이 무기력을 습관으로 만든 것이 주된 원인이고 좌절을 경험한 후 무방비 상태로 소외된 경우도 있다. 또한 승진을 진작에 포기하고 정년까지 버틸 목적으로 지내는 고 연차 구성원들의 경우일 수도 있다. 리더는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조직생활을 환기시켜줄 필요가 있다. 조직에 대한 기대와 몰입을 유도할 수 있는 동기부여 수단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새로운 이슈를 제시하고 의사결정에 참여시킴으로써 그들의 가치와 존재감을 체감하게 해주는 것이다. 방관자를 방관하면 강화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형2. 친조직형 방관자. 조직에 대한 관심이 높고 방관적 행동이 소극적인 유형이다. 이들은 조직에 매우 순종하는 유형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도 열심히 하고 불만이 다소 있다 할지라도 별다른 저항이나 도전을 하지 않는다. 힘들어도 묵묵히 자신의 임무에 충실히 임한다. 단 이들은 종종 해야 할 말을 지나치게 절제하고 침묵하는 경향이 있다. 나쁘지는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도 말을 아낀다. 조직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그 침묵 때문에 잘못된 일이 반복되거나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기도 한다. 그러니 이들은 착하기는 하지만 특유의 침묵으로 조직의 위기를 방관하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도록 설득하고 어떠한 발언이라도 불안감 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안전한 문화적 혹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유형3. 철부지형 방관자. 조직에 대한 관심은 낮고 방관적 행동은 적극적인 유형이다. 본래부터 이들은 방관자가 아니었으나 어떤 계기로 인하여 방관자로 변질된 유형이다. 조직에 대한 섭섭함으로 인해 방관자가 된 것이다. 피해의식이 강하고 자기만 손해 볼 수 없다는 생각으로 방관자가 될 것을 스스로 선언한 구성원이다. 조직의 일보다 보란 듯이 외부 일에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투자하며 관심을 끌기 위해 삐친 아이가 투정을 부리듯이 조직의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만 골라서 한다. 실제로 조직을 떠나고 싶어 하지는 않으면서 자신의 불만을 강하게 드러낸다. 이들에게는 리더의 배려심 있는 사과와 설득을 병행하며 다시 조직에 몰입하도록 명분을 제공해주고 조직차원의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들은 조직을 사랑했던 사람들이고 그들의 속마음은 다시 조직에 몰입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유형4. 배신자형 방관자. 조직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방관적 행동도 적극적인 유형이다. 방관자 유형 중 가장 위험하고 조직차원의 개입이 요구되는 유형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조직에 대한 분노가 있으며 의도적으로 조직에 피해를 주고자 한다. 조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면서 매사에 반대와 불만을 제기한다. 불만 가득한 동조자를 확보하여 조직에 반하는 세력을 만들며 없는 말을 만들고 유포하기도 한다. 그리고 불필요한 갈등과 불안감을 조장하여 조직의 어두운 모습만을 들추며 비겁하고 치사한 방관을 은밀하게 진행시킨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과 임무는 당연히 뒷전이고 오로지 조직은 틀렸고 자신이 억울하다는 논리도 가득한 트러블 메이커다. 종종 외부의 힘을 빌려서라도 조직을 상대로 조직의 약점을 트집잡아 협박에 가까운 경고와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 내기도 한다. 이들에게는 리더 혼자만의 대응은 위험하다. 조직 차원에서 사실을 입증하고 필요하다면 법적인 대응도 불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철저하게 준비되고 의도된 배신자형 방관자의 특성은 바로 공격성이고 조직에 흉터를 남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그들은 과거의 모습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적절한 꼬리 자르기와 피해의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방관자의 유형과 리더의 대응에 대하여 살펴봤다. 물론 어디까지나 탐색적인 접근이다. 어쩌면 현실에서는 더 많은 방관자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갈수록 방관자는 늘고 그 강도는 다양하고 강해질 공산이 크다. 새로운 조직문화의 구축과 건전한 조직몰입의 보완이 어느 때 보다 시급히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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