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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TSMC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포춘US]TSMC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 EAMON BARRETT 기자
  • 승인 2020.09.04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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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ing a Tightrope in Taiwan

대만반도체제조회사(TSMC)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거인들을 위해 칩을 만들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장악해왔다. 고조되고 있는 무역전쟁이 그 지배를 끝낼까? BY EAMON BARRETT

두 달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을까?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TSMC는 지난 5월 두 강대국이 벌인 지정학적 갈등의 불똥을 맞고 화웨이 테크놀로지—회사의 최대 중국 고객이자 매출 13%의 원천이다—라는 큰 고객을 잃었다. 하지만 TSMC 주주들은 그 손실을 침착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경쟁사 인텔이 타격을 입은 7월 하순(다음 페이지 박스 기사 참조)이 되자, TSMC 주가는 5월 이후 거의 50%나 급등해 전 세계 10대 시총 기업 중 한 곳이 됐다.

5월의 위기와 7월의 반등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 두 가지 모두 세계 기술 경제에서 TSMC의 독특한 역할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TSMC는 전 세계 계약 칩 제조의 약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 스스로 칩을 디자인하는 유명 브랜드 회사들, 특히 애플은 TSMC의 세계적 수준의 생산에 의존하기 때문에 공장을 짓는데 수백억 달러를 들일 필요가 없다. 아이폰을 열면 바로 TSMC의 칩이 나온다. 미 국방부의 유도 미사일을 열 수 있다면, 거기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위력은 지난해 3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TSMC의 글로벌 500 순위를 362위로 끌어올렸다. 회사는 오늘날 미국으로부터 매출의 60%, 중국 본토로부터 약 20%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TSMC는 반도체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중심 위치로 인해, 미중 무역 갈등의 반작용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상호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양국은 상대방의 공격으로부터 반도체 공급을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TSMC와의 관계를 재정립한다는 의미다. 이 반도체 회사가 서로 적대적인 양국 사이에서 방향을 정함에 따라, 미중 양국과 좀 더 광범위하게는 기술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폴슨연구소의 중국 전문 싱크탱크 매크로폴로 MacroPolo의 맷 시핸 Matt Sheehan 연구원은 "반도체는 세계 기술무역에서 가장 분명한 관문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만큼 큰 무기"라며 "많은 다른 기술들은 대체할 좋은 기술들이 있지만, TSMC는 대체할 마땅한 업체가 없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대체 불가능이 회사의 약점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TSMC의 마크 류 Mark Liu 회장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무역 역풍으로 골치가 아프다고 시인했다. 그는 "우리 사업은 지식과 무역의 자유로운 흐름에 달려 있다"며 "그것들은 현재 분명 억눌려 있다"라고 토로했다.

1987년 설립된 TSMC는 처음에는 자체 생산 시설(fabs)’을 보유한 인텔 같은 칩 제조업체에 초과 생산능력을 제공했다. 1990년대에는 개인용 컴퓨터와 함께 칩셋 수요가 급증하자, TSMC는 엔비디아와 퀄컴 등 미국 기업들에 '설계(fabless)'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하지만 회사의 가장 큰 전기는 애플과 협력을 시작한 2011년 마련됐다. 애플은 현재 TSMC 사업 매출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 TSMC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한 엔지니어가 대만 신주에 소재한 TSMC의 ‘위탁생산’ 시설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옮기고 있다. 사진=포춘US
한 엔지니어가 대만 신주에 소재한 TSMC의 ‘위탁생산’ 시설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옮기고 있다. 사진=포춘US

TSMC는 부분적으로 지적재산권(IP) 보호에 대한 명성 때문에, 스티브 잡스가 운영하던 이 대기업에 매력적이었다. 애플과 이 회사의 과거 칩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는 TSMC가 등장했을 당시, 서로 IP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심각한 소송전을 벌이고 있었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TSMC 법률 고문을 지낸 리처드 서스턴 Richard Thurston 은 “TSMC의 영업기밀 규정을 평가한 애플은 ‘심지어 그들은 하지 않는 일을 우리는 하고 있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TSMC에서는 직원과 고객, 공급자가 모두 기밀유지 협약에 동의한다. 회사의 대만 내 16개 생산 시설들은 서로 방화벽으로 차단된다. 해커들이 침투 경로를 전혀 찾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기술 수준이 낮은 절도 행위조차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다. 일부 생산 시설에서는 노트를 주머니에 넣고 나가려는 직원을 식별하기 위해, 출구에서 공항식 게이트 센서를 작동시키는 금속줄이 프린터 용지에 삽입돼 있다.

이 회사는 또한 완벽한 실행으로 유명하다. 각 반도체에는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다. 칩이 작동하려면, 각각의 트랜지스터를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 TSMC가 사용하는 제조장비는 돈을 주고 살 수 있지만, 회사가 이를 활용하기 위해 개발한 공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TSMC의 연구 담당 부사장 필립 웡 Philip Wong은 "내가 세리나 윌리엄스와 같은 테니스 라켓을 살 수 있다고 해도 그녀만큼 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중국은 자국의 역량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중국의 최대 계약업체인 TSMC는 스마트폰 대기업 샤오미,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버, 전기차 업체 등을 위해 칩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베이징 당국은 반도체 독립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아 2000년 설립된 중국반도체제조국제공사(SMIC)는 지난 5월 25억 달러의 국비를 확보했고, 7월 상하이 증시에서 공모를 통해 66억 달러를 추가로 조달했다. 하지만 SMIC의 기술력은 TSMC에 한참 뒤처져 있다. 매출도 마찬가지다. 2019년 SMIC는 약 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반면, TSMC는 중국 본토에서만 70억 달러어치의 칩을 판매했다.

첨단 반도체 제조사가 없기 때문에, 중국 기술경제는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올 봄 미국은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로부터 TSMC를 분리함으로써, 그 취약성을 파고 들었다. 백악관은 화웨이가 민감한 데이터를 통신장치로 가로채 중국 정부와 공유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동맹국과 기업들에 화웨이의 발전을 저지하라고 오랫동안 압박해왔다(화웨이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TSMC가 미국 기업과 거래를 계속하려면, 화웨이에 반도체 판매를 사실상 중단하라는 내용의 규정을 발령했다. TSMC는 이를 준수했다.

그런데 화웨이 금지 시점이 흥미롭다. 조치가 발표되기 몇 시간 전에 TSMC는 애리조나의 생산 시설에 1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알렉스 카프리 Alex Capri 선임연구원은 TSMC가 워싱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얻기 위해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며, 이 공장을 ‘양보안’으로 내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의 지도자들 역시 그것을 그렇게 판단했을 것이다. 이들은 지난 6월 대만 영공을 향해 총 8차례 전투기를 투입, 중국 정부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TSMC의 본거지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이번 비행은 고조되는 트럼프와 중국간의 무역전쟁이 더욱 민감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 TSMC의 공장들이 큰 혼란을 겪게 되면, 특히 아이폰 가격을 끌어올리는 등 기술 분야에도 엄청난 파급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투자자들은 TSMC가 오랫동안 반도체를 제공해 온 태평양 양쪽의 거대 기업들에 의해 더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 듯 하다. 류 회장은 "화웨이는 물론 큰 고객사 중 한 곳"이라며 "하지만 나머지 499곳의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인텔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최근 회사의 제품 출시 지연으로 인해, 반도체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인텔의 설계 능력은 회사가 여전히 정상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By Aaron Pressman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 Yogi Berra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인텔이 지난 7월 실적을 발표했을 때 기시감이 다시 한번 엄습했다.

얼핏 보기에 그 뉴스는 좋아 보였다. 심지어 아주 좋아 보였다.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해 200억 달러에 육박했고, 이익은 훨씬 더 개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텔의 뉴스 발표의 이면에 숨어 있던 핵심이 있었다. ‘기존 예상에 비해 차세대 7나노미터 제품의 출시가 지연됐다.’

소형 트랜지스터에 대한 이 짧은 문장은 펀드 매니저들이 앞다퉈 인텔 주식을 매도하고, PC 제조업체들의 경영진이 다른 공급업체에 연락을 취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경쟁사인 AMD에서는 샴페인을 터트렸을 것이다(일주일 만에 인텔 주가는 21% 하락한 반면, AMD 주가는 31% 급등했다).

이런 반응은 과거 나쁜 뉴스에 대한 기억을 반영했다. 2015년 7월 당시 인텔의 CEO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Brian Krzanich는 “회사의 10나노미터 반도체 출시가 예정보다 늦춰졌다”고 발표했다. 2020년으로 빠르게 시간을 돌려보자. 우리는 아직도 그 제품들 중 일부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크러재니치는 회사의 전 CFO인 밥 스완 Bob Swan으로 교체된 지 오래다.

이번에 스완은 짧은 지연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의 발표는 자사 맥 컴퓨터에서 더 이상 인텔 칩을 쓰지 않기로 한 애플의 결정과 스타 디자이너 짐 켈러 Jim Keller의 퇴사 등 인텔에서의 다른 불안한 사건들을 부각시켰다. 엔지니어링 임원 2명이 회사를 떠나면서, 7나노미터 폭탄선언 이후 더 큰 혼란이 발생했다.

기술 산업의 성공은 점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실리콘 웨이퍼에 주입하는 칩 제조사들의 능력에 의존해 왔다(1965년 인텔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 Gordon Moore가 처음 강조한 이 원리는 무어의 법칙으로 알려져 있다). 덕분에 컴퓨터는 집채만한 크기에서 스마트워치보다 더 작은 크기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업들이 트랜지스터를 더 작은 크기로 밀어붙이면서, 무어 법칙의 속도는 느려졌다. 인텔이 목표로 삼은 7나노미터 크기는 사람의 머리카락 너비의 1만분의 1 수준이다. TSMC가 7나노미터 크기로 만든 애플 아이폰11의 프로세서는 동전보다 작은 칩에 85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한다.

스완은 인텔의 50년 전통을 깨고 “회사의 비상계획이 지연될 경우, 경쟁업체에 제조를 아웃소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것은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변화다.

번스타인의 기술 애널리스트 스테이시 라스곤 Stacy Rasgon은 "인텔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위험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인텔이 최고의 칩 제조사가 될 수 없다고 해도, 여전히 최고의 칩 설계업체가 될 수 있고, 아웃소싱은 궁극적으로 반도체 설계 시장의 점유율을 보존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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