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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세계 500대 기업 / 새롭게 거듭난 제약 거물이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주도한다
[포춘US]세계 500대 기업 / 새롭게 거듭난 제약 거물이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주도한다
  • JEREMY KAHN 기자
  • 승인 2020.09.07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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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 GLOBAL 500 / A REBORN PHARMA GIANT TAKES THE LEAD AGAINST COVID-19

※기업 명: 아스트라제네카 AstraZeneca, 국가: 영국, 2019년 매출: 244억 달러

파스칼 소리오 Pascal Soriot 최고경영자는 한때 연구가 부진했던 아스트라제네카가 빅 파마 가운데 최고의 연구개발 체제를 구축하는데 일조했다. 지금 이 회사는 최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바로 세계적인 대유행병을 막기 위해 백신을 대량 생산하는 과제다. By JEREMY KAHN

6월 말 수요일 아침, 주니어 음롱고 Junior Mhlongo는 소웨토—주로 흑인들이 거주하는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외곽의 마을이다—의 크리스 하니 바라그와나트 Chris Hani Baragwanath 병원에 도착했다. 그는 진찰실 안에 앉아, 남반구의 겨울에 대비하기 위해 입었던 보라색 재킷의 지퍼를 내렸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착용한 빨간 천 마스크는 계속 쓰고 있었다.

음롱고는 코트에서 왼쪽 팔을 뺀 후 셔츠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는 간호사가 팔에 바늘을 꽂고 투명한 액체가 담긴 주사기를 찌르자 움찔했다. 그는 취재하러 온 기자들에게 "조금 무섭기는 하지만 이 백신이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 알고 싶다. 그래야 친구들과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음롱고만이 아니다. 전 세계가 답을 기다리고 있다. 이 젊은 지원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과학자들이 개척한 코로나-19 백신 임상실험에 참여한 약 2,000명의 남아공 환자 중 첫 대상자 중 한 명이다. 현재 영국과 미국, 브라질에서도 추가로 수천 명이 임상에 참가하고 있다.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라는 전 세계적인 긴 악몽을 종식시킬 열쇠다. 그것은 경제를 다시 열고,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백신이 없으면 수백만 명이 더 죽을 수 있고, 기업과 정부는 ‘바이러스의 인질’로 남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최소한 168개의 다른 백신 후보들이 특정 개발 단계에 있다. 하지만 옥스퍼드 백신은 인체 실험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예비 인체 실험은 희망적이었다. 성공을 기대한 미국 정부는 10억 달러를 들여 3억 회분을 사전 주문했다. 영국은 1억 회분, 유럽연합은 4억 회분을 주문했다. 개발도상국에 13억 회분 이상을 제공하기 위한 거래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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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는 10년도 안 돼 약물 개발 성공률을 4%에서

업계 평균의 3배인 20% 수준으로 개선했다.

지난 20년간 제약회사가 쓴 가장 큰 반전 스토리 중 하나다."

-존 벨 | 옥스퍼드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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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백신 개발은 언제나 도박이다. 2018 MIT 연구는 전염병 백신 후보들의 66%가 실패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영국의 거대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최고 경영자 파스칼 소리오보다 옥스퍼드 백신에 더 크게 베팅한 사람은 없었다. 그는 지난 4월 말 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19 백신 분야에서 옥스퍼드의 상업적 파트너가 되면서, 큰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회사는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백신 개발 경쟁에서 더 나은 실적을 보여 온 경쟁자들을 한 순간에 따돌렸다.

옥스퍼드와의 파트너십은 아스트라제네카에 전례 없는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지난 8년간 일련의 과감한 협업, 전략적 변화, 계산된 리스크를 거친 끝에 최근에야 이런 관심은 받은 것이다. 이 조치들은 결국 아스트라제네카를 빅 파마 가운데 가장 부진했던 의약품 개발업체 중 한 곳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끌어 올렸다. 소리오가 그 변화를 이끈 주인공이다.

제약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61세의 이 프랑스인은 경력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지만, 여전히 프랑스어 억양의 영어를 구사한다. 그는 자신이 즐겨 입는 빳빳한 흰색 드레스 셔츠와 대비되는 까만 색 머리를 하고 있으며, 다른 국적의 경영진에서는 보기 힘든 직설적인 말투로 말한다. 소리오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일상적인 정열"을 믿는다며 "우리가 하는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진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코로나-19보다 더 실존적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제약회사 CEO들은 거의 없다. 옥스퍼드와의 협력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 효과가 입증되기 한참 전에 임상실험과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수백 명의 직원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백신이 정말로 효과적인지는 올 가을쯤이 되어서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임상실험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미국과 영국 규제당국은 백신을 긴급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리오는 대량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이르면 9월 말까지 백신 생산을 약속했다.

평균적으로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이번 경우 약 6개월 만에 이뤄지고 있다. 효과가 있다고 해도 지난해 244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아스트라제네카가 처음에는 돈을 벌지 못할 것이다. 회사는 초기 20억 회분의 대부분을, 그리고 아마도 추가로 수십억 회분을 원가로 제공하기로 동의했다. 이 백신은 코로나-19가 독감처럼 정기적인 예방접종을 필요로 하는 고질적인 계절적 위협인 것으로 판명될 경우에만, 아스트라제네카의 실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아스트라제네카(비공식적으로 AZ로 불린다)의 주가는 급등했다. 옥스퍼드와의 계약이 발표된 날, 주식은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그 후 주가는 최고 97파운드(124달러)까지 거래됐는데, 팬데믹 전보다 38%나 급등한 수준이다. 현재 AZ는 런던 FTSE 100 지수에서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차지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 백신에서 어떻게 유리한 위치를 점했는지는 모든 사업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코로나-19의 우려스러운 지정학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한 기업의 놀라운 반전 스토리다. 아울러 과학의 최첨단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어떤 기업이나, 급진적인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조직을 이끌려는 모든 경영진에게 교훈을 주는 이야기이다.

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의문의 호흡기 질환 뉴스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아스트라제네카는 재빠르게 알아챘다. 어떤 서구의 다른 제약회사들보다 AZ는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회사 직원 6만 1,500명 중 거의 4분의 1이 그곳에 기반을 두고 있고, 지난해 중국 매출은 약 48억 달러를 기록했다. 소리오는 12월 말부터 아스트라제네카의 중국 임원들과 거의 매일 화상통화를 하며, 조금씩 팬데믹 확산 조짐이 보이자 발병을 추적했다.

소리오는 "그러자 우리는 재빨리 '우리가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라고 회상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바이러스를 걸러낼 수 있는 FFP3 산소호흡기 900만개를 사들여 전 세계 보건의료 종사자들에게 기증했다. 아울러 염증을 퇴치하는 백혈병 치료제, 심장과 신장을 보호할 수 있는 당뇨병 치료제 등 기존 약물들 중 어떤 것을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해 재창출할 수 있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현재 밴더빌트대학과 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합성 항체를 공동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영국의 적절한 코로나-19 시험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명백해진 후, 아스트라제네카는 자국 내 라이벌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케임브리지 대학과 협력해 새로운 시험 처리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분명 부족한 게 한 가지 있었다. 바로 백신이다. AZ는 이 분야에서 중요한 기업이 아니다. 회사는 현재 계절성 인플루엔자로부터 보호하는 비강 스프레이 백신 1개만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케임브리지—옥스퍼드의 라이벌 대학도시다—본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이런 판도를 바꾸고 있었다.

옥스퍼드의 밀집한 연구실 가운데, 제너 연구소는 특수 처리된 유리창과 녹색 단열재를 갖춘 현대식 저층 오피스 빌딩에 입주해 있다. 천연두 예방 접종을 처음 실시한 18세기 의사 에드워드 제너 Edward Jenner의 이름을 딴 이곳은 지난 20년간 세계 최고의 백신 개발 중심지 중 하나로 부상했다.

옥스퍼드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CoV-2 바이러스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및 중동호흡기증후군(MERS)간의 유사성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 경쟁에서 선두로 치고 나올 수 있었다. 제너 연구원인 세라 길버트 Sarah Gilbert는 메르스 백신을 연구해왔다. 따라서 그녀는 사스-CoV-2에도 동일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거의 즉시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깨달았다.

대다수 백신은 그들이 목표로 하는 바이러스의 약화된 버전을 사용해 만든다. 길버트의 백신은 다르다. 이것은 무해한 침팬지 바이러스를 유전자적으로 변형시켜, 사스-CoV-2에서 발견된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산한다. 인체가 잠재적으로 효과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이런 방식으로 생산한 백신들은 적어도 한 가지 중요한 이점을 갖는다. 빙점 이하의 온도로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냉동 운송과 저장 시설이 부족한 개발도상국들에는 특히 중요하다.

옥스퍼드 과학자들은 과거 연구를 통해, 변형된 침팬지 바이러스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았다. 하지만 존 벨 교수—
옥스퍼드 의과학부가 외부 파트너들과 공동 진행하는 연구를 감독한다—는 대학 당국도 빅 파마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68세의 나이에도 탄탄한 몸을 가진 이 캐나다인은 은회색 머리카락 위에 안경을 습관적으로 올려놓으며 "전 세계를 위해 수십억 회 분량의 백신을 만드는 것은 대학들이 할 수 있거나 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옥스퍼드는 백신 전문성이 입증된 파트너를 찾기 위해 나섰지만, 정치가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다. 옥스퍼드는 전 세계 독점적 제조권을 주장하는 일부 미국 기업의 주장에 망설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국민이 백신을 가장 먼저 접종할 수 있도록 거액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었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 각국 정부도 자국산 백신의 수출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벨은 “결국 매년 수백만 파운드의 자금을 옥스퍼드에 제공하는 영국 정부는 제대로 백신을 개발하지도 못하고 끝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고, 4월에는 대학 측에 영국 파트너사를 찾으라고 요구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제조능력이 충분한 영국 기업은 GSK와 아스트라제네카 두 곳뿐이었다. GSK는 당연한 선택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이 회사는 홍역과 뇌수막염, 폐렴 예방접종 백신 등 30개 이상의 제품군을 보유한 세계 최고의 백신 생산업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GSK는 이미 프랑스의 거대 제약사 사노피 및 중국 생명공학기업 클로버 바이오파마수티컬 Clover Biopharmaceuticals과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었다(클로버와의 프로젝트는 현재 초기 단계의 인체 실험 단계에 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사실상 백신 기록이 없었다. 하지만 회사는 길버트가 변형 침팬지 바이러스에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제조 과정을 경험했다(AZ는 합성 항체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다). 게다가 벨은 소리오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다. 지난해까지 그는 소리오가 스타로 급부상했던 스위스 제약사 로슈 이사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소리오는 AZ CEO에 오르기 전 로슈에서 2년간 최고운영책임자를 역임했다). 벨은 "파스칼이 최고 수준의 과학에 절대적으로 전념하면서도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된 인물이라는 점을 알았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이 백신은 리스크가 큰 도박"이라고 말한다.

옥스퍼드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바로 소리오의 주도 하에 진행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놀라운 연구개발 회복이었다. 벨은 "지난 20년간 제약사들에서 가장 중요한 반전 스토리 중 하나”라고 말한다. 스위스 은행 UBS의 주식 애널리스트 마이클 로이히텐 Michael Leuchten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회복에 대해 “놀랍다. 그런 건 처음 본다. 당분간 다시 보기도 힘들 것 같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소리오가 2012년 아스트라제네카의 지휘봉을 잡았을 때, 회사는 암울한 미래에 직면했다. 가장 잘 팔리는 의약품들—높은 콜레스테롤을 치료하는 크레스터 Crestor, 역류산 치료제 넥시움 Nexium, 항정신병 약물 세로켈 IR Seroquel IR—은 업계의 무서운 ‘특허 절벽’ /*역주: 특허 만료된 상품의 판매량 급감 현상/으로 추락할 위기에 있었다. 이 의약품들이 지적재산권 보호를 잃자마자, 복제약 회사들은 값싼 카피 제품을 팔 수 있었다. AZ의 연 매출에서 절반이나 차지하는 170억 달러가 향후 5년 안에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연구개발에 제대로 투자하지 못한 회사는 블록버스터 제품들을 대체할 파이프라인도 없었다. 소리오는 "당시 회사는 마치 계산 소프트웨어처럼 운영됐다"며 "비용을 절감하고, 이익을 늘리고, 그 이익을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고, 기계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회사는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다”고 회고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그의 말에 동의했다. 자산운용사 AGF의 펀드매니저 스테퍼니 마허 Stephanie Maher는 소리오가 부임했을 때 "그는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리오는 CEO에 오르자마자 자사주 매입을 멈추고, 연구에 다시 돈을 쏟아 부었다. 그가 임명되기 전인 2011년 AZ의 매출 대비 R&D 지출 비중은 16%에 불과했다. 2019년에는 26%로 동종업체 중 가장 높았다. 그리고 약품 파이프라인을 되살리는 작업은 문제 해결을 위해 돈을 투자하는 걸로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회사 전체를 재구축하는 과정을 포함했다.

10년 전만 해도, AZ의 R&D 운영은 극도로 비효율적이었다. 약물 후보 중 단지 4%만이 시장에 출시됐을 정도였다. AZ의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는 메네 판갈로스 Mene Pangalos는 "우리는 연간 50억 달러를 R&D에 쓰고 있었지만 어떤 의약품도 내놓지 못했다"고 말한다. 컨설턴트 업체 이노싱크 바이오의학 혁신 연구소의 2012년 분석 결과, AZ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모든 의약품에 평균 118억 달러의 R&D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나 업계 최악의 기록을 세웠다.

소리오의 전임자 데이비드 브레넌 David Brennan은 판갈로스를 영입, 연구부문을 부활시켰다. 소리오는 부임 이후 ‘약장’을 다시 채우는 노력을 가속화했다. 초기 리더십 회의에서 한 판매 담당 임원은 한 연구원의 발표가 “좀 기술적인 것이어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리오는 공개적으로 그를 질책했다. 판갈로스는 당시 소리오가 "우리 조직에서 고위 간부가 되려면, 우리가 시도하는 과학과 우리가 치료하는 환자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회고한다. 판갈로스는 "당황한 침묵이 흘렀고 꽤 많은 사람들이 속으로 침을 삼켰다. 하지만 당시 참석한 R&D 담당자로서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매우 좋았다”고 전한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 사진=포춘US

그러나 초기 개편은 제대로 싹도 피우지 못했다. 2014년 봄 미국 대형 제약사 화이자가 적대적 인수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투자 은행가들은 처음에 소리오에게 “회사가 독립을 지킬 가능성이 10%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CEO는 투자자들에게 두둑한 약속을 앞세워 인수 시도를 물리쳤다. 즉, 배당 성장을 유지하고 2023년까지 매출을 75% 늘려 무려 4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장담한 것이다. 소리오는 “돌이켜보면, 화이자의 인수 시도는 나의 전략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회사 전체에 AZ의 생존은 더 효과적이고, 따라서 더 수익성 있는 R&D에 달려있다는 점을 명확히 각인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당시 아스트라제네카는 1차 치료제, 알레르기 및 고혈압 같은 만성 질환 약물에 집중하고 있었다. 소리오는 전문 의료 분야—시장 규모는 작지만 보험사의 높은 보상과 더 나은 이윤을 보장한다—로 초점을 옮겼다.

그 우선순위의 변화는 종양학 분야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났다. 소리오의 전임자 시절, 아스트라제네카는 암 치료에서 손을 떼고 있었다. 하지만 회사 외부의 유명 종양학자들은 일찍이 소리오에게 “AZ가 임상실험에서 효과를 보인 후기 난소암 치료제 린파자 Lynparza 의 블록버스터 약물 잠재력을 무시하려 한다”라고 지적했다. 소리오는 방침을 바꿔 약을 부활시켰다.

중대한 결정이었다. 린파자는 PARP 억제제라 불리는 약물군에서 선구자로 떠올랐다. 이 약들은 세포 회복에 중요한 효소들을 목표로 한다. 린파자는 그 효소들을 차단함으로써, 암세포가 재생되는 것을 막는다. 린파자가 췌장암과 유방암, 전립선암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곧 밝혀졌다. 지금은 PARP 억제제 중 가장 잘 팔리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에는 전년 대비 85%나 성장한 1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린파자의 다재다능성은 기업 파트너들에도 매력적이었다. 머크는 2017년 AZ에 최대 85억 달러를 지불하고, 린파자의 개발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린파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종양학 전략—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고도로 전문화된 의약품을 생산한다—의 대표 사례다. 폐암의 매우 위험한 특정 돌연변이를 겨냥하는 타그리스소 Tagrisso는 AZ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이 약물은 지난해 32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폐암과 비뇨기암, 방광암의 면역치료제인 임핀지 Imfinzi도 매출 15억 달러를 올렸다(AZ는 수년 동안 일본 제약사 다이이치 산쿄 Daiichi Sankyo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2차례 단행하는 등 다른 기업들과 암 치료제 파트너십도 맺었다. 회사는 지난 7월 화학요법의 부작용을 제한할 수 있는 다이이치 약물을 공동 개발하는 권리를 얻기 위해 최대 6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종양학 분야는 현재 AZ의 연간 제품 매출의 37%를 차지하며, 그 어떤 분야보다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5년 전 12%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규모다.

소리오는 종양학 외에도 심혈관계, 신장질환, 대사질환, 호흡기질환, 면역학 등의 약물 중심으로 아스트라제네카를 재편성했다. 이 모든 범주에 걸쳐 소리오와 판갈로스는 약물 후보들을 평가하기 위해 엄격한 절차를 도입했다. ‘5R 프레임워크’로 알려진 이 과정은 회사가 약품을 개발하기로 약속하기 전에 5가지 ‘적합성’을 파악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그것은 바로 ▲적합한 표적 ▲적합한 환자 그룹 ▲적합한 인체 조직 ▲적합한 안전 체계 ▲가장 중요한 적합한 상업적 기회를 가리킨다. 이 체크리스트는 제약업계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것처럼 들리지만, 아스트라제네카가 한때 부족했던 원칙이다.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며,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하던 약물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회사는 유망한 물질을 임상 전 조사 단계에서 말기 임상실험의 완료 단계까지 전환하는 성공률을 높였다. 한때는 보잘것없는 4%에 그쳤지만, 지금은 20%로 업계 평균의 3배에 달한다.

AZ는 또한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활용, 임상실험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편했다. 회사의 R&D 부문 최고 디지털 보건 책임자 크리스티나 듀랜 Cristina Duran에 따르면, AZ는 멀린 Merlin이라는 소프트웨어 덕분에 이전보다 70% 더 빠르게 임상 장소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멀린은 몇 분 안에 임상 비용 추정치를 산출한다(이전에는 며칠이 걸렸다). 실험 지원자들이 종종 남성과 백인들로 불균형하게 집중되는 연구 생태계에서, 멀린은 실제 인구 통계를 더 잘 반영하는 임상 대상자들을 선별하도록 돕는다.

컨트롤 타워 Control Tower라는 또 다른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관리자가 하나의 계기판에서 AZ의 모든 임상실험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 환자모집의 문제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 듀랜은 "우리는 회사가 20년간 사용해 오던 시스템을 채택했으며, 지난 2년간 그 시스템을 모두 바꿨다. 그 작업은 용감한 미친 짓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말한다.

소리오는 과학 주도의 정신을 강화하기 위해, 2016년 런던에 있던 AZ 본사와 매클스필드 Macclesfield 소재의 연구본부를 모두 케임브리지로 이전했다. 그는 이 곳에서 12억 달러를 투입한 독특한 모습의 전략 R&D 센터 건축을 관장하고 있다. AZ 과학자들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한 이 건물은 원형 유리 도넛 모양이다. 전략 R&D 센터는 ‘노벨 공장’—회사 과학자들은 12개의 노벨상을 수상했다—으로 알려진 정부의 분자생물학 연구소와 최고 시설의 암 및 줄기세포 연구소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다. AZ는 본사와 연구본부를 이전한 이후, 케임브리지 대학과의 협업을 130건 이상으로 늘렸다. 5년 전에는 10건도 채 되지 않았다.

오늘날 아스트라제네카는 과거 개편 전보다 몸집은 줄어 들었다. ‘특허 절벽’으로 떨어진 오래된 블록버스터 제품들의 매출 감소가 주된 이유다. 지난해 AZ의 매출은 2011년보다 27%나 줄어 들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회사가 판매량에서 부족한 만큼 제품 품질을 보완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소리오가 CEO를 맡은 이후, AZ 주가는 달러 기준으로 137%나 급등했다. 동기간 61% 상승한 S&P 제약 선택 업종 지수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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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당시 아스라제네카는 마치 계산 소프트웨어처럼 운영됐다.

비용을 절감하고, 이익을 늘리고, 그 이익을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회사는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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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백신을 생산하기 위한 AZ의 거래는 지난 4월 마지막 주 동안 다수의 줌 화상회의를 통해 이뤄졌다. 옥스퍼드는 두 가지 주요 조건을 내걸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전염병이 종식될 때까지 백신에 대한 어떠한 이익도 포기해야 한다는 것과 백신을 가능한 한 널리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AZ는 두 가지 조건에 모두 동의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백신은 일종의 ‘쇼케이스 프로젝트’다. 과학의 최전선에 있는 학술단체와 생명공학기업들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능력을 뽐낼 권리보다 더 가치가 있다. 이런 관계는 AZ의 파이프라인에 뛰어난 약품을 조달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한편으로, 백신 프로젝트의 속도는 임상실험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가 구축한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핵심 요소다.

보통 수 년에서 수 개월까지 걸리는 실험 기간을 대폭 줄이기 위해, 옥스퍼드는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다. 임상 1상—소규모 코호트 집단에서 테스트를 함으로써 약물이 안전하다는 점을 입증하도록 고안됐다—을 위해 단지 환자 수십 명을 모집하는 대신, 옥스퍼드는 한번에 1,100명을 모집해 접종 속도를 높였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지원자들에게 안전성과 효능을 시험하는 임상 2상과 약물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임상 3상은 보통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대신, 옥스퍼드는 현재 2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옥스퍼드는 이번 실험을 위해 영국에서 1만 명, 브라질에서 5,000명, 남아공에서 2,000명을 모집하고 있다. 한편, AZ는 미국에서 3만 명의 지원자를 등록하고 있다.

소리오는 9월에서 11월 사이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팬데믹의 긴급성은 실험이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대규모 백신 생산이 시작돼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AZ는 정부와 국제 기관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전 세계 기업들에 생산 허가를 내줬다(이번에도 이윤은 추구하지 않았다).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 10억 회 분량을 공급하기 위해, 민간 생명공학 회사인 인도 면역혈청 연구소와 중요한 계약을 한 게 대표적 사례다.

지난 6월 초, 급등하던 아스트라제네카 주가에 잠시 제동이 걸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AZ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에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초대형 합병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길리어드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시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밝혀진 렘데시비르 remdesivir를 생산한 덕분에, 이번 팬데믹으로 유명세를 탔다. 길리어드는 소리오와 마찬가지로 이 보도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소리오는 포춘과의 일반적인 수준의 대화에서 “합병 협상을 개시하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는 이치에 맞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당신과 다른 모든 사람들이 사실을 살펴보도록 권할 것"라고 말했다. “전염병 상황에서 적절한 임상실험을 실행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백신 개발도 마찬가지다. 합병은 모든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지만, 우리들에게는 커다란 일이다."

게다가, 여행 제한과 검역 조치를 고려할 때, 협상팀은 대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합병을 줌 화상회의로 진행하는 모습을 상상해봐라. 그건 말이 안 된다”고 말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웨토의 한 병원에서 한 지원자가 옥스퍼드 제너 연구소가 개발한 코로나19 임상실험의 일환으로 백신을 접종을 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이 성공하면, 수십억 회 분량의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포춘US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웨토의 한 병원에서 한 지원자가 옥스퍼드 제너 연구소가 개발한 코로나19 임상실험의 일환으로 백신을 접종을 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이 성공하면, 수십억 회 분량의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포춘US

업계와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합병 가능성을 낮게 봤다. 충분히 합병 타당성이 있는 시나리오였지만, AZ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는 게 일각의 의견이다. “만약 아스트라제네카가 현금이 바닥나서 어쩔 수 없이 하는 합병이었다면?”

길리어드는 24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AZ는 최근 거둔 성공과 높은 가치의 주가에도 불구하고, 현금은 부족한 상태다. 지난 해 회사는 영업에서 충분한 순 현금을 창출하지 못했다. 그 결과 35억 달러의 배당을 지급하지 못했다. 소리오는 화이자와의 경쟁 속에서도 배당을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사실 회사는 그 약속과 다른 의무들을 준수하기 위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추가 공모를 통해 35억 달러를 조달해야 했다.

AZ의 현금 문제는 부분적으로 재편 추진에서 비롯한다. 회사는 전통적인 프로젝트를 중단하기 위한 구조조정에 착수했고, 새로운 약물 개발 파트너에게 미리 일시불을 지불했고, 연구개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채를 떠안았다. 이 모든 전략은 오늘날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헬스 케어 전문 주식 리서치 업체인 런던 인트론 헬스 Intron Health 의 애널리스트 나레시 츄한 Naresh Chouhan은 “회사가 ‘창의적인 다수의 회계 기법’—합법적이지만 공격적인 전략—을 활용했다. 파트너십 기간 동안 일시불을 분할 지급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런 거래들이 ‘핵심 주당 이익’을 해치지 않기 위한 조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투자자들에게 이 수치를 주목하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런 줄타기 전략은 일부 투자자들을 경계하게 만들었다. UBS의 로이히텐은 AZ의 전환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는 또한 AZ 주식 매도를 추천한 3명의 애널리스트(회사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는 모두 24명에 이른다) 중 한 명이다. 그는 이 회사 주식을 "개념주(Concept Stock)" /*역주: 증시 내외적인 이슈의 출현과 이와 관련된 정보로 움직이는 종목군을 총칭해 일컫는 말. 인터넷과 관련된 벤처 기업의 주식을 이르는 말로 통용되기도 한다/라고 부른다. 그는 투자자들은 AZ가 블록버스터 제품을 잇따라 만들어 내는 ‘플랫폼’을 갖고 있다고 자신들을 확신시켰지만, 지금까지 회사 실적이 현재 후행 주당 순이익 106배에 달하는 고평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소리오는 로이히텐 같은 비판가들이 "지평선을 보는 대신 신발을 본다"고 지적한다. 그는 “사람들이 해야 할 질문은 '내가 이 회사의 미래를 믿는가?'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배당금이 주주들의 인내심을 보상한다”며 AZ의 배당 정책을 옹호한다. 소리오는 “현금 흐름은 결국 개선될 것이다. 그리고 곧 '배당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또 다른 비판으로 옮겨갈 것이다. 그들은 '왜 배당금을 늘리지 않느냐?'라고 불평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으로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에 대한 그 어떤 논쟁도 단 하나의 질문으로 대체된다. ‘옥스퍼드 백신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의학 저널 랜싯 Lancet이 지난 7월 20일 옥스퍼드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을 때, 그 답이 희미하게나마 처음으로 드러났다. 헤드라인은 긍정적이었다(로이터는 ‘옥스퍼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첫 인체 실험은 가능성을 보였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주가는 뉴스가 나온 후 5.9%나 떨어지며 3월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임상 1상은 백신이 사용자의 건강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백신 효과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AZ-옥스퍼드 백신은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심각한 부작용을 보이지 않았다. 또 혈액을 정밀 분석한 1회 접종 대상자 25명 중 91%가 바이러스를 중화할 수 있는 항체를 생산했다. 또한 두 번째 면역증강제를 투여한 10명의 지원자 중 100%가 항체를 생성했으며, 그 대상자 중 항체 수준은 코로나-19에서 회복한 환자에서 발견된 항체와 동일했다.

그런데 무엇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을까? 부분적으로, 그것은 2번째 면역증강제 투여 그룹이었다. 그들의 결과와 첫 번째 그룹의 결과 사이의 차이는 옥스퍼드 백신이 2회 투여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할 수도 있다. 당시 판갈로스가 지적했듯, 대부분의 경쟁 백신 노력도 2회 투약 프로그램을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러 번의 주사를 맞아야 하는 필요성은 모든 글로벌 접종 프로그램을 엄청나게 복잡하고 비싸게 만들 것이다. 만약 다른 백신이 한 번의 투약으로 면역력을 부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선호 옵션이 될 것이다.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AZ의 퍼스트 무버 이점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옥스퍼드 후보 백신은 또한 2회 투여 라이벌 백신에 밀릴 수도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랜싯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경쟁하는 일부 백신—특히 화이자가 생명공학 회사 바이오엔테크 BioNTech와 공동 개발하는 백신(박스 기사 참조)—이 옥스퍼드보다 더 많은 항체를 생산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회사 백신을 둘러싼 또 다른 의문점도 있다. 바로 그것이 이른바 ‘살균 면역력’—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을 막는다—을 갖게 할 것인지 여부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옥스퍼드의 벨 교수는 자신의 백신 성공 확률을 50대 50 정도로 예상했다. 그는 "이것은 성공이 확실한 연구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임상 1상 연구는 AZ와 옥스퍼드가 성공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를 제공했다. 무엇보다 항체 수치가 고무적으로 높았다. 그리고 코로나-19 항체가 최종 백신의 효과에 대한 유일한 열쇠는 아닐 수도 있다(실제로, 점점 더 많은 수의 연구가 그런 항체가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는 그들의 백신이 또한 병원균을 찾아 파괴하는 T세포로부터 강력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을 주목했다. 판갈로스는 취재진에게 “이 ‘세포 전사들’ 덕분에 옥스퍼드의 백신이 적어도 1년간 면역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옥스퍼드와 아스트라제네카 연구진은 다른 백신 대비 효과에 대해 “현재까지 2번의 임상에서 동일한 혈액샘플 분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호 비교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소리오는 한 개 이상의 백신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전 세계인들에게 안전하게 접종하려면, 분명 여러 개의 백신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밝혀진 바대로, 옥스퍼드만이 코로나-19 백신 경쟁에서 AZ의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소리오가 CEO에 오른 직후, 아스트라제네카는 모더나 Moderna라고 불리는 메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소재 생명공학 스타트업에 2억 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AZ는 이후 1억 4,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 지분을 9%까지 늘렸다. 모더나는 메신저 RNA(mRNA)—세포핵에서 단백질을 제조하는 세포의 일부까지 지시를 전달한다—를 기반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mRNA를 수정하면 면역 반응을 이끌어내는 단백질을 포함, 원하는 모든 단백질을 세포에 생성시킬 수 있다. 모더나 백신은 현재 대규모 인체실험에 돌입했다. 이 뉴스로 인해 회사 주가가 급등, 아스트라제네카 지분 가치는 3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어느 정도 운이 좋으면, 두 백신 모두 성공할 수도 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그 후기 임상에 쏠려 있다. 이 실험은 과학자들이 접종한 개인과 대조군을 비교할 수 있도록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만연한 곳에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이유로 옥스퍼드 연구원들은 발병 사례가 급증하는 핫스폿—주니어 음롱고의 남아공 병원부터 브라질, 인도, 그리고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미국까지—으로 달려가고 있다. 옥스퍼드는 논란이 되는 ‘챌린지 임상’도 고려하고 있다. 이 실험은 백신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접종을 통해 건강한 젊은 지원자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의도적으로 감염시킨다.

두 백신이 모두 실패한다고 해도, 아스트라제네카는 실질적으로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는 그토록 절실히 필요로 하는 ‘봉쇄 해제 카드’에서 훨씬 더 멀어질 것이다.


▲백신 후보군 중 선두 주자들

적어도 168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들이 현재 개발 중에 있다. 우리의 희망인 한 개 이상의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사실이다. 특히 유망해 보이는 6개를 소개한다. 모두 임상 2상 또는 3상 단계에 있다. 이는 초기 연구가 잘 진행됐고, 현재 안전성과 효과 입증을 위해 더 많은 인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OXFORD/ASTRAZENECA)
이 백신은 변형된 침팬지 바이러스를 이용,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CoV-2 바이러스의 표면에서 발견된 단백질을 생산한다. 그 항원은 인체에 면역 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초기 임상에선 항체와 T세포의 생산을 증가시켰다. 현재 임상 2상과 3상이 진행 중이다.

-시노백(SINOVAC)
이 중국 바이오 회사는 사스-CoV-2 예방에 쓰이는 불활성화 백신(대부분 백신에서 사용되는 접근법이다)에 근거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은 안전해 보였고, 두 번의 임상에서 항체를 생성했다. 시노백은 최근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진 브라질에서 3상 연구를 시작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PFIZER/BIONTECH)
미국 거대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메신저 RNA(mRNA)—세포에 단백질을 만들도록 지시하는 유전자 코드 조각이다—에 의존하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목표는 mRNA를 수정, 세포가 코로나-19처럼 보이는 단백질을 만들도록 유도해 면역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초기 임상 결과에 따라, 미국 정부는 백신이 효과가 있을 경우 투여량 확보를 위해 19억 5,000만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더나(MODERNA)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 소재한 이 스타트업도 mRNA를 기반으로 한 백신을 활용한다(아스트라제네카가 모더나 지분 9%를 보유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9억 5,000만 달러의 미국 정부자금 지원을 받아왔다. 백신은 임상 1상에 참가한 45명의 환자들에게서 모두 면역 반응을 도출해냈다. 3만 명의 지원자들이 참여한 연구는 7월 말 시작됐다.

-칸시노(CANSINO)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 Eli Lilly의 지원을 받는 백신 전문업체인 중국 칸시노는 (감기를 유발하는 종류인) 아데노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를 바탕으로 백신을 실험하고 있다. 중국인민해방군이 백신을 군인들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더 광범위한 안전 실험이 진행 중이다.

-머독 아동연구소(MURDOCH CHILDREN’S RESEARCH INSTITUTE)
^이 호주 기관은 1920년대에 결핵 퇴치를 위해 도입된 칼메트-게랑균(bacillus Calmette-GuerinㆍBCG) 백신을 실험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BCG는 다른 호흡기 감염에서도 효과를 나타낸다. 그 면역 반응이 코로나-19까지 확장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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