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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대기업들을 접수한 간단한 평가 지표

The Simple Metric That’s Taking Over Big Business

  • 기사입력 2020.08.06 09:51
  • 최종수정 2020.08.06 10:00
  • 기자명 Geoff Colvin 기자

고객 감정을 측정하는 기본 지표인 순추천고객지수(Net Promoter Scoreㆍ이하 NPS)는 현재 포춘 1000대 기업 중 3분의 2가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인기는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회의적인 시각을 가졌던 사람들도 이제는 신뢰하기 때문이다. NPS가 이처럼 강력한 지표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 By Geoff Colvin

팀 버클리 Tim Buckley 뱅가드 CEO는 모니터 화면에서 경영 현황표를 볼 때마다 회사의 NPS를 체크한다. 캘리포니아 클로젯 California Closets의 CEO인 빌 바턴 Bill Barton이 매일 아침 회사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도 NPS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매우 성공적인 사업을 구축해 오고 있다. 인튜이트 제품 관리자들도 매일 NPS를 확인한다. NPS는 17년 전 창안된 이후,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IBM에서는 4만여 명의 직원들이 이 지표를 활용하고 있다. NPS 사용을 총괄하는 임원인 미셸 펠루소 Michelle Peluso는 "NPS는 지표 이상의 의미가 있다. 거의 '종교' 수준으로 숭배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고객 감정을 측정하는 특정 지표가 이 정도의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 현상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금융 서비스 회사, 항공사, 통신 회사, 소매업체 등을 포함한 포춘 1000대 기업 중 적어도 3분의 2가 NPS를 사용하고 있다. NPS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채 조용히, 그리고 꾸준하게 대부분 대기업들의 고위 경영진과 수천 곳의 중소기업 오너 사무실로 침투하고 있다. 그 지표가 글로벌 경제의 바람을 타고, 깊고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것이다. 회의론자와 비판자들의 예측은 대부분 틀린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현재 모든 선진 경제국과 많은 신흥 경제국이 NPS를 사용하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조직들이 이 지표를 열심히 읽고 있다. 영국 국립보건원(National Health Service)도 예외가 아니다. 모든 조직들이 고객 경험에 집착하면서, 모든 산업과 국가에서 NPS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NPS가 다소 낯설겠지만, 당신은 분명 그 영향을 받고 있다. ‘NPS 제국’을 지탱하고 있는 하나의 짧은 질문을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받고 있기 때문이다. "0점에서 10점까지 척도로, 친구나 동료에게 ‘이 회사’를 추천할 가능성은 몇 점인가?" 그리고 아마도 두번째 질문도 받았을 것이다. "그렇게 답한 이유는 무엇인가?"

믿거나 말거나, 그것이 NPS의 전부다. 어떤 회사들은 한두 가지 질문을 더하고, 어떤 회사들은 표현 방식을 약간 바꾸기도 한다. 많은 곳에서 열광하고 있는 NPS의 핵심은 바로 그 두 개의 짧은 질문에 있다. NPS의 결과는 너무나 직설적이어서, 종종 초록색 미소를 띤 얼굴에서부터 빨갛게 화난 얼굴까지 이모티콘으로 표현된다.

물론 NPS는 고객에게 빠른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질문 자체는 간단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질문 속에서 가치 있는 메시지를 뽑아내는 기술은 간단치 않다. 다양한 산업에서 근무하는 숙련된 사용자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공통된 메시지를 접할 수 있다. NPS는 매우 간단하고 강력한 도구라는 점이다. 더 단순한 도구일수록, 더 많은 기술이 요구된다. 당신은 끌을 가지고 다비드 동상을 조각하거나, 대리석 조각을 망칠 수도 있다. 일부 기업은 NPS를 능숙하게 사용, 상당한 경쟁우위를 달성하고 있다. 다른 기업은 그것을 잘못 사용해 아무것도 얻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자기 자신과 잠재적으로 투자자들을 기망하게 된다. 회사가 NPS로부터 어떤 결과를 얻느냐는 그 조직의 활용 능력에 달려있다. 하지만 그것을 활용함에 있어, 사람들이 항상 기대치를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 ,

NPS가 그렇게 매력적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 유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지표는 사모펀드 베인의 컨설턴트 프레드 라이켈트 Fred Reicheld가 2003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쓴 기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비교적 역사가 오래됐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수년 동안 고객에 대한 올바른 대우와 그에 따른 충성도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고객의 충성도를 얻는 데 주력하는 기업이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더 높은 이익을 올리고, 직원들에게 더 많은 급여를 주고 있다. 따라서 직원들은 더 오래 남아있고, 투자자들은 더 나은 보상을 받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는 1996년 지금도 여전히 출판되고 있는 베스트셀러 경영서 ‘충성도의 효과(The Royalty Effect)’를 출간했다. 그리고 고객들이 더 충성하기 원하는 기업들과 계속 협력했다. 그는 "그것은 리더십의 문제라는 점을 깨닫았다. 또 이런 것들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따라서 경영자들은 '우리가 고객과 함께 승자 될지 아니면 패자가 될지'를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지표가 필요했다"고 회상한다.

당시에는 간단한 지표가 외면당하고, 심지어 불경스러운 것으로 인식됐다. 일반적으로 고객 설문조사는 대규모로 진행됐고, 때로는 100문항이나 될 정도로 길었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그 많은 질문을 꺼려했다. 게다가 관리자들은 직장 동료들에게 질문들을 설명하기 위해, 80장이나 되는 PT를 하기도 했다. 라이켈트는 2년간 자신이 고안한 간단한 지표의 질문들을 테스트했다. 그는 "내가 만든 지표가 고객의 미래 행동을 가장 잘 예측했다. 따라서 시장에서 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른 기준은 배제하고 오로지 기술적인 장점만 봤다. 다행히 지금은 지표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서, 오히려 고객들이 추천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이 지표를 추천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바로 잡아주려 한다"고 설명한다.

적어도 질문만큼 중요한 것은 답을 말하는 라이켈트의 방식이다. 9점이나 10점을 주는 응답자는 추천자(Promoter), 7점이나 8점을 주는 사람은 중립자(passive), 그리고 6점 이하의 응답자는 비추천자(Detractor)로 나뉜다. 순추천고객지수는 추천자 비율에서 비추천자 비율을 뺀 값이다. 점수는 100에서 –100까지 다양하다.

중요한 사실은 숫자 하나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10점 만점에 어떤 숫자를 선택했는지 또는 가중 평균값이 무엇인지 알 필요가 없다. 차트나 그래프도 없다. 질문 하나에 답은 하나다. 모리스 피츠제럴드 Maurice FitzGerald는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NPS만으로 사람들과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런 단순함이 NPS를 표준 지표로 만드는 이유”라고 말한다(휼렛 패커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사업부에서 고객 체험 행사를 운영했던 그는 NPS를 사용하며, 그 사용법에 관한 책을 쓰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짧은 고객 설문조사를 개발한 라이켈트는 더욱 과감하게 행동했다. 그 지표의 실체를 세상에 공개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그것을 오픈소스로 만들었다. 당시에는 혁명적인 조치였다"고 말한다. 컨설팅 회사들은 자신의 영업비밀을 공짜로 알려주지 않는다. 갤럽, 제이디파워 등은 독점적인 방법론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고객행동 연구 시스템을 구축했다. 베인이 돈 버는 것을 싫어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라이켈트와 함께 일했고, 현재는 그 회사의 NPS 실무를 총괄하는 롭 마키 Rob Markey는 "나는 파트너들에게 ‘NPS를 가능한 한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더 빨리 학습해야 한다’고 말하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더 많은 기업들이 그것을 사용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기를 원했다. 이 지표의 도입에 진정성을 보인 사람들은 우리가 모든 회사들의 경험을 통합해 만든 지표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게다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짧은 고객 설문조사를 비밀로 할 수 있겠나?

이는 NPS가 어디에나 손쉽게 이용 가능한 또 다른 이유다. 간단할 뿐만 아니라 무료이다. 결과적으로 정확히 얼마나 많은 회사들이 그것을 사용하는지 파악할 순 없다. 하지만 어느 조직이든 그 설문조사를 순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구심이 생긴다. ‘베인에 NPS는 영리 사업인가 아니면 단지 공익 활동인가?’

NPS는 거대 산업으로 번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NPS를 즉시 사용할 의향이 있는 모든 조직은 수많은 의문점에 직면하고 있다. ‘그것을 누구에게, 언제 보낼까? 얼마나 많은 고객이 응답할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고객이 유효한 샘플을 제공할까? 얼마나 자주 실시해야 하나?’ 그리고 가장 큰 의문점이 있다. ‘일단 NPS를 배웠으면, 그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까?’

일부 기업들이 기꺼이 그런 의문점을 해소해줄 것이다. NPS의 전체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베인은 지난 10년간 거의 750건의 NPS 조사를 수행했다. 그리고 수천 개의 다른 고객 프로젝트에서 NPS를 사용했다고 말한다. 지난해 SAP는 고객 리서치 및 컨설팅 회사 퀄트릭스 Qualtrics—대부분 고객사들이 NPS를 사용한다—인수를 위해 80억 달러를 지불했다. 이 회사의 직접적인 경쟁사는 지난해 상장한 메달리아 Medallia이다. 메달리아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전까지, 45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기록했다. 라이켈트는 소규모 고객경험 소프트웨어 회사 새트메트릭스 Satmetrix의 이사를 역임했다. 2017년 나이스 시스템즈 NICE Systems가 이 회사를 미공개 금액으로 인수했다. 따라서 그는 더 이상 이 회사와 관련이 없다. 이들 주요 업체들 외에도, NPS 사용에 관해 조언하는 수십 개의 소규모 컨설팅 회사들이 있다. 게다가 설문조사만 진행하는 수십 개의 회사들이 더 있다.

NPS 업계에는 한때 이 지표를 공격했던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다. NPS가 자사 컨설팅 사업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한다고 봤던 갤럽은 2006년 NPS를 ‘유행에 편승한 전혀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로 불렀다. 하지만 이런 시각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갤럽의 임원 짐 애스플런드 Jim Asplund는 "우리는 고객들에게 NPS를 제공해야 한다"며 "고객들이 그것을 사용하고, 그 안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있다. 거기에는 분명 뭔가가 있다"고 말한다. 갤럽은 심지어 NPS를 자사의 업무 프로세스에 통합하고 있다. 애스플런드는 "우리는 고객의 NPS 데이터를 항상 보고 이를 활용한다"고 설명한다.

제이 마이어스 Jay Meyers 제이디파워 연구팀장은 "NPS가 등장했을 때, 반응이 다소 엇갈렸다. 우리의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회상한다. 하지만 5년 전 베인은 제이디파워에 NPS 조사를 의뢰했다. 그리고 그 계약이 만료됐음에도, 파워는 고객들을 위해 NPS를 계속 측정하고 있다. 마이어스는 "많은 고객들이 그것을 사용한다"며 "우리는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들에게 조언한다. 이제 확실히 NPS를 보완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NPS를 사용하는 주요 기업의 임원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깜짝 놀랄만한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간단한 지표를 고안하기 위해 들어간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지표의 가치가 숫자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미국에서 가장 높은 NPS를 꾸준하게 기록하고 있는 금융 서비스 회사인 미군공제조합 보험사(USAA)도 점수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다. 연구를 총괄하는 훌리오 에스테베스-브레턴 Julio Estevez-Breton은 "무엇보다 우리가 배운 가장 중요한 사실은 고객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내용이지 숫자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NPS 점수가 낮은 업계에서 최고 점수를 받고 있는 버라이즌도 동일한 결과를 발견했다. 버라이즌의 NPS 사용을 총괄하는 데버라 캠벨 Deborah Campbell은 "NPS는 숫자를 좇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신 고객이 우리에게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는 지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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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S를 속이는 방법과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이유

뱅가드의 애이미 크립스는 "어떤 지표라도 조작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부분적으로 이런 이유 때문에 "NPS를 개인의 보상체계와 연계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일부 회사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즉 직원들이 큰 실수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으로 고객 충성도를 파악해 회사를 속이도록 장려하는 셈이다. 일부 속임수를 소개한다.

-애걸복걸하기(BEGGING)
고객경험 분야의 모든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하는 자동차 판매원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자동차 계약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 그들은 고객들에게 "설문조사를 받게 될 것이다. 당신이 10점을 주지 않는다면, 나는 내 아이들을 먹여 살릴 수 없을 것”이라는 내용 말이다. HP 엔터프라이즈에서 NPS를 사용하고, 이 측정 지표에 관한 책을 쓴 모리스 피츠제럴드는 “이런 현상이 미국 자동차 소매업에선 거의 예외가 없는 법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능숙한 고객들은 가끔 계약 상담이 거의 끝나갈 무렵 "500달러를 할인해주면, 당신에게 10점을 주겠다"고 영업사원에게 한방을 먹이기도 한다.

-선택 유도하기(NUDGING)
응답은 여러 미묘한 방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의 보너스가 NPS에 연계되는 관리자들은 9와 10점은 녹색, 7과 8점은 노란색, 그 밖의 모든 것은 빨간색으로 만든 설문지를 보낼 수 있다. 혹은 9와 10점만 기재한 별도의 이메일을 보낼 수도 있다. 또는 NPS 질문에 앞서, 그들은 호의적인 답변을 얻기 위해 고안된 질문을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응답자들은 일관된 답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NPS 질문에 높은 점수를 줄 가능성이 더 높다. 피츠제럴드는 이와 관련된 계략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응답하는 모든 사람에게 경품 추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라. 그러면 사람들은 낮은 점수를 준다면 경품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줄 것이다.”

-샘플 왜곡하기(SKEWING THE SAMPLE)
설문조사를 만족하고 있는 고객이나, 친구들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꼼수다. 피츠제럴드는 "이런 방법은 전화로 거래가 이뤄지는 곳에서 가장 쉽게 일어난다. 매뉴얼에 따르면, 직원은 고객에게 설문 조사에 응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게 되어 있다"며 "불만이 있는 사람에게는 단순히 질문을 생략한다"고 꼬집는다. 즉, 최근 신제품을 주문한 고객들에게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보내고, 연체료를 지불하기 위해 애쓰는 고객들에게는 보내지 않는 속임수다.

-부정 투표(BALLOT STUFFING)
베인의 롭 마키는 "통신사는 SMS로 피드백을 받는 매장들이 있었다"며 "고객 전화번호는 POS 시스템에 저장됐고, 고객 방문이 끝나는 시점에 문자 메시지가 발송됐다. 일부 직원들은 일시적으로 고객 번호를 자신의 번호로 바꿔 10점을 준 다음, 고객 번호로 다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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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모든 관심이 점수에 집중돼 있지만, 진정한 가치는 바로 두번째 질문—"왜 그런 점수를 줬지?"—에 있다. 심지어 베인도 동의한다. 마키는 "누구나 조사 기관을 고용해 그들의 점수를 측정할 수 있다"며 "실제 효과를 얻는데 있어 더욱 강력하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개별 고객의 피드백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점수는 모두 사람의 흥미를 끌며, 트렌드 지표로 유용하다. 하지만 첫 번째 질문이 정말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두 번째 질문을 하기 위한 준비 단계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분석하는 것은 수천, 수백만 명의 고객을 가진 회사들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날 기술이 그들의 반응을 읽고 분석할 수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마크 스타인 Marc Stein은 "고객의 말을 텍스트로 옮기고 그것을 분석할 때, NPS의 진정한 가치와 실행 가능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며 "NPS에 데이터 과학과 머신 러닝을 도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말한다.

때때로 기업이 NPS로부터 얻은 사실들은 깜짝 놀랄만한 내용이 아닐 수 있지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전 직장인 시티그룹과 트래블로시티 Travelocity에서 NPS 실행을 담당했던 IBM의 펠루소는 "예를 들어,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문서 양식을 일부 수정 및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기업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다. 또는 고객만족팀은 고객이 제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모를 수 있다. 이처럼 영업의 세부적인 문제와 관련된 지적도 있다”고 말한다. 회사가 다른 방법으로는 전혀 인지할 수 없는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해결하면, 긍정적인 누적 효과가 나타난다. NPS를 연구해 온 보리스 그로이스버그 Boris Groysberg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NPS 데이터가 고객 경험을 지속적인 향상시키는데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알고선 깜짝 놀랐다. (누적 효과 덕분에) 5년간의 투자자본수익률은 3~6개월 간의 ROI보다 훨씬 더 높다”고 밝혔다.

다른 때는 ‘고객의 말 한마디’가 전하는 가치는 관리자의 생각을 집중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인튜이트의 최고 제품 및 디자인 책임자 디에고 로드리게스 Diego Rodriguez는 "언제든지 로그인해 NPS가 접수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매우 근거 있는 주장이며, 겸허히 수용하게 된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 클로젯스의 바튼 CEO가 전날의 NPS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매일 귀에 들려오는 첫 번째 목소리가 고객의 목소리가 되길 바란다. 그것이 나의 판단 근거가 되고 있다."

고객은 항상 행복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듣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행동을 해야 한다. NPS 용어에서 비추천자들을 대응하는 것을 ‘남은 일을 마무리 짓다(Closing the Loop)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런 일은 필수 업무에 속한다. 펠루소는 "어느 항공사와 좋지 않은 경험이 있었다. NPS 설문조사를 받았던 나는 그때의 경험을 썼다. 하지만 '내가 왜 이런 글을 쓰고 있지? 어차피 항공사는 반응을 보이지 않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그들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내가 VIP급 승객인데도 말이다"라고 지적한다. 그녀의 견해는 이렇다. "만약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거면, 설문조사를 하지 말라. 반응을 보이지 않는 항공사처럼, 사람들을 더 화나게 만들 뿐이다."

비추천자에 대응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대형 소매업체에서도, 문제 해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NPS를 이용해 중남미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캐나다 은행 스코샤뱅크 Scotiabank의 고객 경험 총괄 책임자 캐럴린 손더스 Carolyn Saunders는 "우리 회사에서는 일선 직원부터 임원까지 모든 직원들이 고객에게 다시 전화를 한다"며, "우리는 2016년 11월부터 100만 건 이상의 답신 전화를 해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많은 회사들은 NPS가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본래의 사용 목적을 벗어나, 경쟁사의 NPS를 측정하는데 활용하기도 한다. 다른 경쟁사의 고객 목록을 구할 필요가 없다. 기업들은 시장조사 회사를 고용, 무작위로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보낸 후 그들이 업계에서 어떤 회사와 거래하는지 물어보면 충분하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제3자 기업을 이용, 자사의 NPS 점수를 파악하고 있다. 그 결과가 더 객관적이기 때문이다. 라이켈트는 "최대 편견은 당신 자신의 이름으로 설문지를 보내는 것이다. 당신이 ‘나는 이러 이러한 회사인데, 우리 회사를 어떻게 생각했느냐’라고 묻는다면, NPS 점수가 30~40점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업들은 심지어 비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구매 경험이 없는 잠재고객들에게 NPS 질문을 함으로써, 매우 많은 사실들을 끌어낼 수 있다. 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것 또한 최근 유행하고 있다. 자신이 다니는 직장을 친구나 동료에게 추천할 것인지,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놀랄만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모든 간단한 지표처럼, NPS 또한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오랜 사용자들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첫 번째 일’에 동의한다. 스코샤뱅크의 최고 경영자 나초 데샹 Nacho Deschamps은 "만약 NPS가 원만하게 실행되지 않는다면, 점수를 장려하는 조치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금전적인 보상이 걸려있으면, 직원들은 놀랄 만큼 (나쁜 의미로) 창의적일 수 있다. 따라서 최종 데이터가 쓸모 없는 것보다 더 심각할 정도로 조작될 수 있다. 심지어 관리자들은 그 NPS 점수가 가짜라는 점을 깨닫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들이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상과 NPS를 연계하고 있다.

마키는 “좋은 의도를 갖더라도 다른 심각한 오류들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보험금 청구 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수집하던 한 자동차 보험회사에서 일부 (천재적인) 직원들은 청구 보험금 지급이 완료된 고객들만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청구 절차가 종료됐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가 청구 보험금 지급이 완료되지 않은 고객의 의견은 듣지 않았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했다. 게다가, 고객과의 접촉 가운데 최종 시점을 기준으로 NPS 점수를 산정할 때, 공통적인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일례로, 한 고객이 온라인 거래를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그래서 콜 센터에 전화를 걸고, 통화 연결을 잠시 기다린다. 연결된 후 겪은 문제를 열심히 설명한다. 그리고 결국 문제가 해결된다. 만약 이 고객이 전화 상담사에 관한 NPS 설문 조사를 받는다면, 문제의 근원인 온라인 접속을 담당하는 웹팀에 대해 아무런 피드백을 하지 못하게 된다.

뉴욕시 세인트 존스 대학 마케팅 교수인 티머시 케이닝엄 Timothy Keiningham은 아직도 NPS를 하나의 지표로써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의 통계 분석에 따르면, NPS는 ‘기업의 성장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지표’가 아니다. 아울러 수익성 예측에 있어, 고객 감정을 측정하는 다른 몇 가지 지표보다 나은 점이 없다. 하지만 NPS 신봉자들 입장에선, 그가 엉뚱한 부분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 모두는 숫자가 유일한 가치가 아니라는데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케이닝엄 교수는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NPS가 보편화됨에 따라, 업계를 선도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주로 NPS의 제1법칙—NPS는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을 무시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NPS를 달성했다고 자랑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하는데 집중한다. 그런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 어떻게, 언제, 누구로부터 NPS 결과를 얻었는지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숫자는 비교 불가능하다. 마키는 "NPS는 경영자의 눈을 속일 수 있다. 하지만 더 나쁜 것은 투자자들에게 신뢰성이 부족한 점수가 의미 있다고 설득하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심지어 가장 열렬한 지지자들도 NPS를 그들에게 필요한 유일무이한 고객 경험 지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 모두는 이미 다른 많은 지표들을 사용하고 있다. NPS가 만들어진 이후로 계속 사용해 온 뱅가드의 고객경험 담당 임원 에이미 크립스 Amy Cribbs는 "NPS는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사실로 믿는 것을 파악하는 능력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그것은 당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우리가 NPS를 열성적으로 지지하지만, 그것 이외에도 체크해야 할 다른 지표들이 많다."

게다가, 기술은 언젠가 NPS를 쓸모 없게 만들 수 있다. ‘NPS 사용자 클럽’의 또 다른 회원사인 델 테크놀로지의 스타인은 "상담사가 고객과 실시간으로 나눈 대화를 녹음하고, 그에 따라 고객 감정에 대한 점수를 실시간으로 매기며, 어떤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100% 정확한 것은 없지만 미래에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가까운 미래에는, 모든 고객 경험 데이터가 고객의 맥박과 음성, 호흡에서 감지되는 생체인식으로 저장돼 영구적으로 보존될 수 있게 된다. 그럴듯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제 누가 NPS를 필요로 할까?

그때까지는 NPS의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 더 간단한 지표를 발명하기 전까지는 그럴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17년간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충성도를 연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작된 연구 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NPS 사용자들이 매우 꾸준하게 유지된다는 점이다. NPS가 발명된 이후 줄곧 사용해 온 인튜이트의 로드리게스는 "이것은 장기적인 지표다. 하루 또는 월 단위로 NPS를 체크하면, 당신은 미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개선에 이용한다면 사람들은 (잘못된 과거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 오랫동안 똑같은 방법으로 똑같은 질문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오랫동안 쓰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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