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500대 기업의 수습직원 프로그램은 신규 졸업자들에게 종종 커리어 디딤돌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20년 졸업생들은 처음부터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 BY MCKENNA MOORE
2020년 졸업생들은 줌 온라인 강의를 통해 마지막 학기를 마침에 따라, 현대 역사에서 가장 불확실한 경제에 뛰어들 준비를 했다. 이런 불확실성의 상징 중 하나는 초기 커리어 관행의 역전이다. 즉, 대학 캠퍼스에서 수천 명의 신규 학위 소지자들이 포춘 500대기업의 수습직원 프로그램으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이다.
대학을 나오자마자 얻게 되는 이런 일자리는 종종 ‘경영 사다리’의 첫 단계에 신규 졸업생들을 배치한다. 대기업들은 대개 코로나바이러스가 터지기 훨씬 전에 4학년생들에게 취업 제안을 보냈고, 채용 계획과 과거의 인턴 과정을 그대로 진행했다. 많은 기업들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런 약속들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신입사원들은 불안정한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다. 때로는 홀로, 어린 시절 침실에서 자택근무를 하며, 면접도 보지 않는 역할부터 경력을 시작하기도 한다.
일부 회사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장애에 대처하기 위해, 일찍부터 채용자들을 출근시켰다. 신용카드 서비스 제공업체 싱크로니 Synchrony에서, 비즈니스 리더십 프로그램(BLP)에 참가하는 신입사원들은 보통 데이터 분석부터 HR까지 전문분야의 직무를 순환한다. 하지만 올 봄 싱크로니는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4학년생인 줄리아 라보르드 Julia LaBorde 같은 참가자들을 정식 출근일 전에 파트 타임 직원으로 등록했다. 이들은 수수료를 면제 받거나, 지불을 연기하려는 고객들의 폭주하는 서비스 요청을 처리하는 일을 돕는다.
렌슬리어 공과대학 4학년생인 말릭 켈리 Maliek Kelly는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정식 출근일보다 한 달 가량 일찍 근무를 시작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블랜던 Blandon에 있는 어머니 집에서 원격 근무를 하며, 보조 금융 애널리스트로서 고객들의 재무 관련 서류작업을 돕고 있다. 켈리는 "현재 상황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며 "조금 일찍 시작해서 앞으로 필요한 것들을 배우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진진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 첫 졸업생들의 대부분은 재택근무 모드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다가오는 여름에 시작하기로 예정된 사람들은 좀 더 전통적인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경쟁이 치열한 ‘수습직원 순환 프로그램’을 위해 올해 미국 내에서 41명의 후보를 뽑았다. 첫 출근 일은 7월 중순으로 예정되어 있다. 크래프트 하인즈에서 대학관계 업무를 총괄하는 헤이든 콘블럿 Hayden Kornblut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집에서 원격 교육을 받는 대신, 대면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한다.
싱크로니의 브라이언 더블스 Brian Doubles 사장은 회사가 이번 여름에 97명의 인턴과 BLP 참가자들을 선발할 계획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업을 안정시키기 위해 때로는 매우 단기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인재육성에 있어서는 매우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모든 회사가 이런 관점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일부 4학년생들의 일자리 제안은 취소됐다. 그 여파가 상당히 오래 미칠 수 있는 좌절이다. 초급 직위에 집중하는 '직업 교육' 플랫폼 아베니카 Avenica의 CEO 스콧 데트먼 Scott Dettman은 “졸업생이 갖는 첫 직장의 질과 장기 급여 및 승진 전망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누군가가 자신의 경력을 어디서부터 시작하느냐에 따라 사회생활을 어떤 자리에서 마무리 하느냐는 매우 예측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데트먼은 “이런 경력에 도움이 되는 직무 기술은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머지 않아 고용주들은 사무실에서 잘 통하는 카리스마와 인간관계의 기술보다, 외진 근무환경에서 빛나는 개인의 독립성과 절제력을 중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