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새롭게 변신한 아이콘들을 선보였다. 포르쉐 뉴 911 카레라 4S는 강렬했고 카이엔 쿠페는 신선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뉴 911 카레라 4S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은 거리의 시선을 훔치기에 완벽했다. 무채색 카레라는 차가운 멋을 뽐냈고 원색 옷을 입은 카레라는 정열을 뿜어냈다. 다른 쪽에선 카이엔 쿠페들이 줄을 맞춰 서 있었다. 차분하게 내려 앉은 엉덩이가 돋보였다. 
포르쉐코리아는 뉴 911 카레라 4S를 타고 서울 청담동 포르쉐 스튜디오를 출발해 경기도 포천까지 이동한 뒤 그곳에서 카이엔 쿠페로 갈아타고 다시 포르쉐 스튜디오로 돌아오는 시승코스를 준비했다. 

먼저 카레라를 탔다. 시동을 걸었다. 걸걸한 엔진음이 운전석을 울렸다. 뉴 911 카레라 4S에 실린 2,981cc 6기통 수평대향 터보차저 엔진은 최고 출력 450마력(6,500rpm), 최대 토크 54.1kg•m(2,300~5,000rpm)를 낸다. 여기에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PDK)를 물려 네바퀴를 모두 돌린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았다. 엔진 회전수가 순식간에 올라갔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3.6초다. 운전대에 앙증맞게 달려 있는 주행모드 변경 스위치는 함부로 건드리면 안된다. 스포츠나 스포츠플러스 모드에서 카레라는 화난 맹수처럼 달려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오버부스트 버튼은 앞이 빈 쭉 뻗은 도로에서만 사용하길 권장한다. 말 그대로 로켓처럼 날아가니까.
고속으로 달리면서도 운전자 의도대로 정확히 제어할 수 있는 정교한 핸들링은 포르쉐만이 할 수 있는 걸까. 힘차게 달리지만 정확하게 선을 그으며 달리는 만족감이 큰 차다. 이렇게 잘 달리는 카레라를 짧은 시승코스에서 살살 다뤄야 했다. 부르릉거리며 울컥대는 카레라에게 미안했다. 뉴 911 카레라 4S 가격은 1억7,400만 원부터 시작된다.

카레라 운전석에서 나와 카이엔 쿠페로 갈아탔다. 일반 카이엔보다 20mm 낮은 루프 라인을 갖췄다. A필러가 전체적으로 낮아지면서 일반 카이엔보다는 날렵한 모습이 더 강하다. 뒷좌석 헤드룸이 부족하진 않았다. SUV의 실용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스포츠카를 연상케하는 주행성능과 디자인을 갖춘 녀석이다.

엔진을 깨우자 카레라와 다른 소리와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한층 부드럽다. 카이엔 쿠페는 2,995cc V형 6기통 터보차저 엔진에 8단 팁트로닉S 변속기가 물려 있다. 최고 출력은 340마력(6,400rpm), 최대 토크는 45.9kg•m(1,340~5,300rpm)다.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장착하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초만에 도달한다. 안전 최고시속은 243㎞다.

도심 구간에서 저속으로 움직일 때는 편안했다. 넘치는 힘을 주체못하는 어수룩함을 보이진 않았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편하게 차를 제어할 수 있는 차다. 가속 페달을 밟자 포르쉐다운 가속감을 전달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로 바꿀수록 엔진 반응과 조향감, 서스펜션 강도와 배기음이 역동적으로 변했다. 엔진 회전수를 높이며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듯한 긴장감을 전달했다.

카이엔 쿠페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달고 있다. 불규칙적인 도로 포장에서 실력을 발휘한다. 아스팔트가 아닌 콘크리트 구간을 지나가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자랑한다. 시속 90km 이상으로 달리면 리어 스포일러가 자동으로 올라간다. 멋진 요소다.
시승차량 가격은 1억6,030만 원이다. 기본 1억1,360만 원에 4,670만 원에 이르는 추가 옵션이 들어갔다. 통풍시트, 카본 인테리어 패키지, 카본 열선 스티어링 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어댑티브 스포츠 시트,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등의 사양이 장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