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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시험대 오른 SSG.COM

  • 기사입력 2020.06.25 15:08
  • 최종수정 2020.06.25 15:30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근 눈부신 성장세에 가려져 있던 SSG.COM의 불안 요소가 차츰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SSG.COM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네오003 물류센터. 사진=SSG.COM

[Fortune Korea] SSG.COM 성장세가 무섭다. 올해 1분기 9,170억 원 거래액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6,528억 원 대비 40.4% 성장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상당한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

눈부신 성장가도를 달리는 SSG.COM이지만, 몇 가지 불안 요소도 함께 떠오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들 불안 요소는 코로나19 사태 수혜효과가 옅어지는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 40% 성장률 비교

“1분기 거래액이 40% 성장해 같은 기간 e커머스 시장 성장률 16.9%를 월등히 넘어섰다고, 그래서 대단하다는 식의 기사가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건 맥을 완전히 잘못 짚은 거예요. SSG.COM은 식품 쪽에 집중돼 있어 네오(SSG.COM 물류센터)에서 처리하는 상품 가운데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SSG.COM은 e커머스 시장 성장률보다는 e커머스 식품시장 성장률과 비교해야 맞지 않겠습니까. 올해 1분기 e커머스 식품시장 성장률은 50.3%입니다. 둘을 완전히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지만 확실한 건 40% 성장이 엄청나게 대단하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관계자의 말이다.

SSG.COM 거래액은 발생 내역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네오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거래액과 오프라인 할인점 PP(Picking & Packing)센터에서 발생한 거래액(온라인에서 주문받은 상품을 가까운 거점 이마트 매장에서 배송해 발생한 거래액), SSG.COM에 입점한 외부업체로부터 발생한 거래액(수수료 베이스의 위탁매매 거래액) 등이다.

그간 이마트가 공개한 SSG.COM 실적과 이마트 연결·별도 재무제표를 근거로 복수의 시장관계자가 추론한 바에 따르면, SSG.COM 거래액에서 네오 물류센터를 통해 발생한 거래액 비중은 절반 미만일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 물류센터 처리 상품 중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정도이고 PP센터나 위탁매매에서 발생한 거래의 식품 비중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앞서 시장 관계자의 비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40%라는 숫자가 주는 직관적 크기만큼 성장률이 대단한 건 아니라는 점이다.

◆ 경쟁력에 물음표

SSG.COM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혜를 많이 봤다는 평가를 받는다. 언택트 문화 확산과 쿠팡 코로나19 확진자 등장에 따른 물류 차질 반사효과, SSG.COM이 강점을 가진 신선식품 판매량 증가가 전체 e커머스시장 성장 대비 더 컸다는 점 등이 배경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SSG.COM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더 커졌다’는 평가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저희가 매일 데이터를 체크하는데, 쿠팡 사건 이후 재밌는 결과가 나와 흥미를 끌었습니다. 쿠팡이 잃어버렸던 트래픽을 2주 만에 회복한 거였어요. SSG.COM이 정말 경쟁력이 대단하고 소비자 사용 경험이 좋다면 (경쟁사의 부정적 이벤트로) 추가 유입된 트래픽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질 못하더라고요.”

이 연구원은 SSG.COM의 식품 부문 강점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그는 덧붙인다. “온라인 쪽에서는 식품 쪽 차별성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네이버나 쿠팡 같은 빅플레이어는 물론 마켓컬리나 오아시스 같은 중소사업자 중에서도 선전하는 곳들이 있잖아요. 네오라는 자동화된 물류센터를 가진 건 (SSG.COM의) 큰 장점이지만, 증설이 너무 늦어 크게 도드라지지도 않고요. 주요 경쟁사인 쿠팡이 쿠팡 플렉스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일일 배송 능력을 300만~400만 건으로 키우고 있는 데 반해 SSG.COM은 이제 겨우 13만 건 정도거든요. 현재 상황만 놓고 봤을 땐 SSG.COM이 메이저 사업자로 도약하는 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 PP센터 거래의 특수성

SSG.COM 거래액 증가가 이마트 마진율을 일정 부분 잠식할 수밖에 없게끔 설계된 수익 구조 역시 잠재적 불안 요소로 평가받는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SSG.COM 거래액에는 오프라인 할인점 PP센터에서 발생한 거래액이 포함된다. PP센터를 통해 O2O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인식되지만, SSG.COM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회계적으로는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

SSG.COM으로 들어온 주문을 오프라인 할인점 PP센터에서 처리하는 거래를 풀어서 생각해보자. PP센터에서 처리한 상품은 이마트가 직매입한 물건들이다. 즉 이 상품의 처리는 SSG.COM에서는 매출 원가로, 이마트에서는 매출로 잡힌다. 즉 PP센터에서 처리한 거래가 많으면 SSG.COM 매출 원가와 이마트 매출이 동시에 늘어나게 된다. 매출이 높을수록, 또 매출 원가가 낮을수록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만큼 PP센터 거래로 인한 SSG.COM과 이마트의 수익 방향은 정반대가 되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이마트와 SSG.COM의 별도 기준 매출총이익 마진을 보면 재밌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PP센터 매출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마트 마진율이 떨어진다는 거예요. 이마트가 원래 매장에서 판매하는 금액으로 SSG.COM에 물건을 넘겼으면 이렇지 않았겠죠. 즉 아주 싸게 SSG.COM에 물건을 넘긴다는 말입니다. 이는 이마트 별도 기준 매출총이익 마진이 깨지는 만큼 SSG.COM이 회계상 이익을 보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요. 1분기에도 이마트에서 PP센터 매출증가에 따른 판관비가 15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금액 중 일부가 SSG.COM 손실을 메워주느라 생긴 것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 1조 원 투자의 조건

SSG.COM의 특수성은 지난해 SSG.COM이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면서 1조 원을 투자받은 외국계 투자운용사 비알브이 캐피탈 매니지먼트와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와의 계약 사항에 기인한다. 비알브이-어피너티는 당시 투자 계약에 2023년까지 SSG.COM의 거래액 규모가 10조 원을 달성치 못하거나 IPO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두 회사가 보유한 SSG.COM 주식 전부를 신세계와 이마트에 매수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넣었다. SSG.COM이 구호처럼 외친 2023년 10조 원 거래액 달성이 자신들의 계약 목표이기도 한 것이다.

2018년 2조 4,000억 원 거래액을 기록했던 SSG.COM은 매년 35%씩 성장해야 2023년 10조 원 거래액을 달성할 수 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3조 1,000억 원, 올해 4조 2,000억 원 거래액을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SSG.COM은 첫 단추를 잘 끼우지 못했다. 지난해 2조 8,000억 원 거래액에 그쳐 목표액에 3,000억 원이나 미치지 못했다. 올해 예정대로 4조 2,000억 원 거래액을 달성하려면 지난해 거래액에서 무려 50%나 성장해야 한다. 지난해 분사 초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판촉 비용을 상당히 많이 지출한 것을 고려하면, 또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사태로 영업환경이 상당히 좋았음에도 50% 성장에 미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SSG.COM의 앞날이 그리 밝진 못한 셈이다.

◆ IPO 문제

물론 거래액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서 SSG.COM이 투자사들의 주식 매수청구권을 들어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IPO에 성공해 주식을 상장시키면 된다. 굳이 투자자들과의 계약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IPO는 대규모 자금 조달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SSG.COM을 어떻게 상장시킬 것이냐이다.

SSG.COM을 상장시키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테슬라 상장 제도를 이용하거나 흑자기업으로 전환해 정석적인 IPO 루트를 밟는 것이다.

테슬라 상장 제도는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을 고려해 코스닥 시장 입성을 허용하는 ‘성장성 평가 특례상장 제도’이다. 시가총액 500억 원 이상 기업 중 ‘직전 연도 매출 30억 원 이상에 최근 2년간 평균 매출증가율 20% 이상’ 또는 ‘공모 후 자기자본 대비 시가총액이 200% 이상’ 조건을 충족하는 적자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e커머스 기업 중에서는 현재 티몬이 테슬라 상장 제도를 활용해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 티몬의 증시 입성 여부는 SSG.COM의 향후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티몬이 성공한다면 SSG.COM이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SSG.COM은 거의 모든 조건에서 티몬에 앞서 있다.

◆ 테슬라 상장의 걸림돌

하지만 모든 e커머스 기업들의 테슬라 상장에는 아주 큰 걸림돌이 하나 있다. 바로 쿠팡이다.

테슬라 상장 제도는 ‘성장성이 높고 또 계속된다면 몇 년 후에는 저절로 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에 근거한다. 성장성 판단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테슬라 상장 제도가 남용될 것을 우려한 금융위원회는 테슬라 상장 주관사에 풋백옵션을 지도록 했다. 상장 후 3개월 내 주가가 공모가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주관사는 공모가격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재매입해야 한다는 계약이다.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쿠팡은 e커머스시장에서 테슬라 상장 제도의 기본 믿음을 부정케 하는 존재이다. 쿠팡이 존재하는 한 e커머스시장에서는 아무리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진 기업이라도 흑자전환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경쟁력이 월등하면서도 흑자전환을 크게 고려치 않는 쿠팡과 같은 필드에서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로서는 e커머스 기업의 테슬라 상장 주관사를 맡는 데 매우 큰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고, 금융위원회는 금융위원회 나름대로 이 기업의 성장성만으로 향후 흑자전환을 담보할 수 있을지 심각한 고민이 생긴다. 주관사를 찾기도 어렵고, 찾았다고 해도 금융위원회 승인이 불투명한 것이다.

◆ 외부 해석의 중요성

이 같은 배경을 고려하면 SSG.COM은 테슬라 상장 제도와 정석적인 IPO 루트를 모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상장 실패 시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청구권을 들어줘야 하는 불필요한 리스크가 생겨 되도록이면 IPO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두 루트 중 어느 길을 준비하더라도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선 영업이익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SSG.COM과 이마트의 수익이 얽힌 PP센터가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지난 1분기 SSG.COM 영업손실이 197억 원을 기록해 전년도 같은 분기인 2019년 1분기 109억 원보다는 늘고 직전 분기인 2019년 4분기 363억 원보다는 규모가 크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손실 규모는 더 클 수도, 또 손실액 감소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발라낼 순 없지만, PP센터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으니까요. PP센터가 이마트 별도 기준 재무제표 매출총이익과 SSG.COM 영업손실을 조절하는 장치가 될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외부에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상장에 큰 차질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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