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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기후 위기 | 플라스틱 재활용의 악순환
[포춘US]기후 위기 | 플라스틱 재활용의 악순환
  • VIVIENNE WALT 기자
  • 승인 2020.07.01 10: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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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IOUS (RE)CYCLE

전 세계가 플라스틱 늪에 빠져들면서, 재활용에 대한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쓰레기를 처리하는 산업은 붕괴 직전에 놓여있다. BY VIVIENNE WALT PHOTOGRAPHS BY SEBASTIAN MEYER 퓰리처 위기 취재센터와 기사 협업

말레이시아 북부의 한 산비탈 안쪽으로 들어가면, 야자나무와 고무나무 사이로 우뚝 서 있는 큰 야외 창고가 있다. 지난해 11월 부킷 셀람바우 Bukit Selambau 마을에 문을 연 바이오그린 프런티어 BioGreen Frontier 재활용 공장이다. 1월의 무더운 어느 날 오후였다. 샤히드 알리 Shahid Ali는 출근 첫날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그는 쓰레기가 내려오는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평행하게 자세를 취하며 서 있었다. 축축하고 하얀 플라스틱 조각들이 그의 무릎까지 차 올랐다. 주위에선 더 많은 조각들이 벨트에서 눈송이처럼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알리는 몇 시간 동안 벨트를 타고 내려오는 플라스틱 잡동사니 속에서, 상태가 좋지 않거나 더럽혀진 것처럼 보이는 폐조각들(재활용이 불가능하다)을 골라냈다. 그는 “이 일이 힘들어 보이지만, 이전 직장에 비하면 꽤 할 만하다. 인근 섬유 공장에서 침대 시트를 접는 일을 했었는데, 급여가 훨씬 더 적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제 검소한 식사를 하면, 시간당 1달러가 조금 넘는 돈을 아낄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매달 절약한 250달러를, 약 4,345킬로미터나 떨어진 파키스탄의 페샤와르 Peshawar에 사는 부모와 6남매에게 보낼 수 있다. 땅딸막하고, 수염을 기른 24세의 알리—안경을 쓴 채 편안한 웃음을 짓고 있다—는 "여기에 일자리가 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내가 채용을 직접 부탁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일주일에 하루도 쉬지 않고 12시간씩 일하는 그는 "하루를 쉬면 그만큼 임금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창고에는 수백 개의 더미들이 18미터 이상의 높이로 쌓여 있다. 각 더미는 소비자들이 몇 주 전에 버린 비닐 포장지와 봉지들로 채워져 있다. 그 비닐 봉지 안에는 버려진 주소 라벨이 여전히 붙어있다. 따라서 그 봉지의 출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 하프 문 베이 Half Moon Bay의 어느 가정에서 버린 화장지 포장지, 엘 파소에서 나온 포장용기, 샌타 모니카에 소재한 에너지 드링크 제조업체 레드 불의 미국 본사에서 폐기한 폴리메릭 필름 등을 볼 수 있다.

이런 쓰레기들은 약 1만 2,874킬로미터나 되는 긴 여행을 끝내고, 알리가 일하는 공장 같은 곳에 최종적으로 도착하게 된다. 애초부터 쓰레기들이 지구의 이 먼 구석으로 흘러 들어왔다는 사실은 전 세계 재활용 산업이 인류의 플라스틱 중독을 해결하는데 얼마나 실패했는지를 보여준다. 현재 재활용 생태계가 붕괴 직전까지는 아니지만, 심각한 기능장애를 겪고 있다.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수백만 톤의 플라스틱 가운데 약 90%는 결국 재활용 되지 않는다. 그 대신 소각되고 매립되거나 폐기될 것이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소비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요구르트 용기와 주스 병을 청색 쓰레기통에 분리수거하는 것은 수백만 가구들이 신념에 입각해 취하는 친환경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신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매년 재활용 가능한 폐플라스틱 가운데 상당한 양이 앞으로는 재활용 되지 않을 가능성이 점차 더 커지고 있다. 시장이 완전히 무너진 결과다. 소비자와 산업계가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믿거나 주장하는 많은 제품들이 냉혹한 경제현실 앞에서 그렇지 못하고 있다. 석유 및 가스 가격이 거의 20년 만에—셰일가스 혁명이 주요 원인이다—최저치에 근접했다. 따라서 석유 원료로 만든 제품, 소위 ‘신종 플라스틱(Virgin Plastic)’은 오늘날 재활용 플라스틱보다 훨씬 더 저렴하고 구하기도 쉬운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이런 변화로 인해, 최근까지 독자 생존이 가능했던 재활용 업계는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입고 있다. 그린피스의 글로벌 플라스틱 캠페인 책임자 그레이엄 포브스 Graham Forbes는 "전 세계 쓰레기 무역이 본질적으로 붕괴됐다"며 "우리는 방대한 양의 플라스틱을 깔고 앉아 있다. 보낼 곳도, 그것을 가지고 할 것도 없다”고 지적한다.

엄청난 양의 폐플라스틱은 산업계와 정부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즉, 폐플라스틱의 수익성과 유용성, 그리고 그것이 공공 보건과 환경에 미치는 위협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갈등이 가장 잘 드러난 곳이 말레이시아다. 이 나라의 최저 임금, 저렴한 토지 비용, 그리고 여전히 느슨한 규제는 기업들에 큰 매력 포인트다. 그들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후의 시도로, 이곳에 수백 개의 공장을 짓고 있다. 사진작가 서배스천 마이어 Sebastian Meyer와 함께 말레이시아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알게 된 것처럼, 플라스틱 재활용에 따른 경제적ㆍ환경적 비용을 매우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다. 열흘 동안, 우리는 10개의 재활용 공장을 방문했다. 바이오그린 프런티어를 포함해 일부 공장들은 공식 등록 없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곧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들은 전 세계에서 선박으로 운반된 쓰레기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붕괴된 플라스틱 경제가 쓰레기장, 컨테이너 부두, 개인 주택,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볼 수 있었다.

플라스틱이 지난 반 세기 동안 급성장한데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가볍고 가성비가 좋으며, 사실상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1967년 영화 ‘졸업’에서 미래의 멘토가 긴장한 젊은 벤자민 브래독 Benjamin Braddock(더스틴 호프먼 역)에게 “플라스틱의 전망이 아주 밝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조언에 따라 투자를 했다면,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전 세계 생산량이 1970년 연간 2,500만 톤에서 2018년 4억 톤 이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비닐봉지 등에 쓰이는 합성수지인 폴리에틸렌이 넘쳐난 배경에는, 거대한 시장 경제가 있다.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비즈니스 리서치 Business Research C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약 1조 달러에 달했다. 2000년 이후 두 배로 성장한 플라스틱 수요는 2050년 또 다시 두 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화학협의회(American Chemistry Council)—다우, 듀폰, 셰브런, 엑손모빌 같은 주요 생산자들이 회원사로 소속된 산업단체—의 플라스틱 시장 부문 책임자 키스 크리스트먼 Keith Christman은 "전 세계 중산층이 늘고 있다. 이들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싶어한다. 플라스틱이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물병과 샌드위치 가방뿐만 아니라 스웨터와 물티슈, 집 단열재와 외장용 자재, 껌, 티백, 그리고 수많은 다른 물품들에서도 플라스틱이 쓰인다.

플라스틱에 대한 우려는 종종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논쟁 때문에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생산은 그 자체로 상당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기에, 이 두 가지 이슈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제 세계는 플라스틱 위기를 뼛속 깊이 느끼고 있다. 플라스틱을 먹은 뒤에 위가 충혈돼 죽은 고래나 빨대가 코에 꽂혀 숨이 막힌 거북이들의 이미지들이 SNS상에서 퍼지고 있다.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800만 톤의 폐플라스틱으로 인해 발생되는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유엔 환경 프로그램(UN Environment Program)은 2050년쯤 바다에는 물고기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인간에 미치는 피해 역시 걱정스럽다. 세계야생생물기금 (World Wildlife Fund)이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음식을 통해 적어도 1주일에 티스푼 한 개의 플라스틱—대략 신용카드 한 개에 들어간 분량—을 먹고 있으며, 건강에 예측할 수 없는 영향을 끼친다.

게다가 매우 뛰어난 내구성을 지닌 플라스틱은 환경의 시한폭탄이다. 샌타 바버라에 위치한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브렌 환경과학경영대학원에서 산업 생태학을 가르치는 롤런드 가이어 Roland Geyer 교수는 1950년 이후 생산된 플라스틱의 90.5%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2017년 미국에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율은 8.4%에 불과했다. 15.8%는 전력 생산을 위해 소각됐고, 나머지는 매립지로 향했다. 재활용율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에서 더 낮다. 환경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유럽에서조차 약 30%만 재활용된다.

수십 년 동안 플라스틱 생산자들과 그들의 최대 고객사들—코카콜라, 네슬레, 펩시코, 프록터 & 갬블 같은 소비재 대기업들—은 “재활용율을 제고하는 것이 폐플라스틱 위기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들은 이 문제를 (플라스틱 생산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행동 문제’라고 규정하고 있다. 플라스틱 산업협회의 토니 라도체프스키 Tony Radoszewski 회장은 "다들 반사적으로 플라스틱이 문제라고 지적한다”며 “하지만 주범은 플라스틱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소비자들"이라고 꼬집었다.

재활용율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자들 탓을 하는 것은 솔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더 큰 문제가 에너지 시장의 거대한 구조적 변화에 있기 때문이다. 석유 및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10년 동안 급락했다. 결과적으로 석유화학기업 입장에선, 플라스틱의 재활용보다 신종 플라스틱의 생산이 훨씬 더 저렴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업들은 이익 증대를 위해 신종 플라스틱의 생산을 급격히 늘렸다. 이는 다시 플라스틱 가격을 더욱 끌어내리는 빌미가 됐다. 게다가 중고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은 노동 집약적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많이 든다.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재활용 사업은 세계 곳곳에서 계륵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2018년 재활용 업계는 다시 한번 큰 타격을 견뎌내야 했다. 당시 중국은 거의 모든 폐플라스틱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자국의 재활용 산업이 환경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결정으로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은 혼란에 빠졌다. 예를 들어, 그때까지는 미국의 폐플라스틱 가운데 약 70%가 중국으로 향했다. 뉴욕 주 스미스타운—12만 명이 거주하는 롱 아일랜드 교외의 작은 도시—의 고형 폐기물 관리자 마이크 엥겔만 Mike Engelmann은 "현재 재활용 산업은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심각한 위기다. 상황이 호전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은 있지만,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석유화학 및 에너지 산업의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신종 플라스틱의 생산과 사용을 억제하는 방안이 실행될 가능성은 낮다. 실제로, 번창하는 플라스틱 시장은 에너지 섹터의 장기적인 성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로 전환하고 재생에너지가 부상하면서, 플라스틱이 석유 및 가스산업 성장의 부진을 상쇄시킬 전망이다. 플라스틱 생산에 많이 쓰이는 석유화학원료가 현재 전 세계 석유 수요의 12%에서 2040년에는 22%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때가 되면, 플라스틱은 석유화학 산업 내에서 유일하게 성장하는 부문이 될 수 있다는 게 IEA의 설명이다.

대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우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플라스틱 감산을 적극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은 새삼 놀랄 일이 아니다. 지난 1월 다우, 듀폰, 셰브런, P&G 등 대기업들과 다른 주요 업체들은 '플라스틱 폐기물 종식 연합(Alliance to End Plastic Waste)'을 출범시켰다. P&G CEO 데이비드 테일러 David Taylor는 당시 취재진에게 "플라스틱 위기는 우리 모두의 신속한 조치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신속한 조치’에는 감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기업들은 ‘폐기물 회수 및 재활용 프로젝트’에 5년 동안 15억 달러를 지출하기로 약속했다. 미국화학협의회의 크리스트먼은 인도 갠지스 강의 플라스틱 오염을 겨냥하고 있는 리뉴 오션스 Renew Oceans 프로젝트를 하나의 사례로 들었다. 그는 “폐기물 종식 연합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지를 ‘100% 재활용 가능’하도록 하고, 2040년까지 (폐기 혹은 방치되지 않고) 재활용 시스템에 편입되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필자가 “그런 엄청난 양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데 드는 상당한 비용은 누가 부담하느냐?”고 묻자, 그는 망설이다가 "자금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업계와 정부가 십시일반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환경 운동가들은 “플라스틱은 거의 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때문에 업계의 주장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가이어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첫 사용 후에 재활용하는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두 번 다시 재활용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지구에 버리는 거의 모든 새로운 플라스틱 조각들은 아마도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오래된 플라스틱 조각들도 마찬가지다.

어느 찌는 듯한 오후, 플라스틱 무역업자 스티브 웡 Steve Wong은 말레이시아 중부의 이포 Ipoh시에 있는 조그만 인도 식당에 앉아 있었다. 그는 현지 재활용업체 AZ 플라스티카르 AZ Plastikar의 CEO 사이키 영 Saikey Yeong을 만났다. 굉음을 내는 선풍기 아래서 두 사람은 자스민차와 함께 매콤한 만두와 돼지고기 롤을 먹으며, 사업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과 노란색 의자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웡은 몇 개의 가방 안에서 샘플을 꺼내 영 앞에 놓았다. 하나는 그가 파리의 고급 양장점에서 수집한 옷걸이 몇 개였다. 또 다른 것은 네덜란드에서 구입한 플라스틱 어망에서 떨어져 나온 엉켜진 플라스틱 끈들이었다. 테이블 위로 몸을 구부린 채, 이들은 그 끈들을 풀면서 상태를 확인했다. 어느 순간 플라스틱 라이터를 켜서 몇 가닥을 태웠다. 타는 냄새를 맡아 화학성분을 확인하려고 했다. 웡은 영에게 "이것 봐, 이건 괜찮은 물건이야. 재활용 가능하고 물량도 많다"며, "어부들은 보통 이런 것들을 바다 밑바닥에 버린다"고 말했다.

웡은 후쿠토미 리사이클링 Fukutomi Recycling의 CEO다. 1984년 홍콩에서 설립한 이 회사는 플라스틱 업계에서 신망이 두텁다. 그는 산전수전 다 겪은 영업맨으로서 노련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실제로 노련하다.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 유럽, 아시아를 돌아다니면서 보내고 있다. 수백 종류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찾고, 그것을 처리할 수 있는 공장과 연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중요한 재활용 거래가 결정되는 곳은 번듯한 임원 회의실이 아니라, 5달러짜리 점심과 차가 무제한 제공되는 식당이다.

또 다른 회의가 있었던 어느 날 오후, 중국의 공장주가 웡에게 수제 막걸리를 대접했다. 그의 아내가 우리를 위해 푸짐한 중국 요리를 준비할 때, 그와 웡은 낡은 토스터 오븐에서 플라스틱 샘플을 검사하고 있었다.

이포 시에서, 영은 매달 약 600톤의 폐플라스틱을 약 22만 8,000달러에 구입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그는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재고 물량에 혹시나 물리는 것—요즘은 아주 흔한 광경이다—은 아닌지 두려워했다. 영은 "현재 신종 플라스틱 생산이 재활용 플라스틱보다 훨씬 더 싸다"며 "우리 같은 업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쓰레기 범람: 뉴욕 주 스미스타운은 폐플라스틱 가격 폭락으로 재활용 시스템이 붕괴됐다. 사진=포춘US
쓰레기 범람: 뉴욕 주 스미스타운은 폐플라스틱 가격 폭락으로 재활용 시스템이 붕괴됐다. 사진=포춘US

말레이시아 전역의 공장들에서도 우리는 비슷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YB엔터프라이즈의 야프 쿤팻 Yap Koon Fatt 대표(59)는 "지금 시점에서 누군가 내게 이 사업을 시작하라고 제안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더 나을 것"이라며 머리에 총을 대는 시늉을 했다. 17세의 어린 나이에 재활용 사업을 시작한 쿤팻이 운영하는 10에이커 규모의 재활용 공장은 그의 고향마을인 파당 세라이 Padang Serai의 기름야자 나무들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는 현재 한 달에 약 1,000톤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제품 가격은 20% 하락했고, 중국으로부터의 주문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쿠알라룸푸르 남부 닐라이 Nilai에 있는 피즐스타리 Fizlestari 공장에는 호주, 미국, 영국 등에서 수입한 엄청난 양의 중고 물병과 주스 병들이 천장까지 쌓여 있다. 이 공장은 지난해 약 1,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오늘날 완제품은 공장 문을 연 2017년보다 25% 더 싸게 팔린다. 세실 챈 Cecil Chan CEO는 "가격이 아주 많이 떨어졌지만 곧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웡(62)은 이런 사연들이 전혀 낯설지 않다. 그 역시 경제적 고통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홍콩에서 어린 시절—그는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다. 심지어 10대도 아니었다"고 회상한다—부터 아버지의 소규모 재활용 사업을 돕기 위해 쓰레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결국 그 가내수공업을 수익성 좋은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는 2000년 아내와 여섯 명의 아이들을 캘리포니아의 다이아몬드 파크 Diamond Park로 이주시켰다. 당시 웡은 독일, 영국, 남아프리카, 그리고 호주를 포함해 전 세계 20개 이상의 국가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었다. 그는 “거의 매년 홍콩 사업장에서만 1,000만 달러의 이익을 올렸다”고 회상한다. 대부분 재활용 업체들처럼, 중국은 그에게 가장 큰 시장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2018년 산산이 무너졌다. 당시 중국은 '작전명 국가 검(Operation National Sword)'이라는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령을 발표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허용해 왔다. 하지만 폐기물 처리를 위해 우후죽순 생겨난 관련업체들이 호황을 구가한 반면, 그 과정에서 발생된 오염에 대한 불만은 쌓여만 갔다. 앞으로 중국은 거의 오염되지 않은 폐기물만 받아들일 것이다(전체 폐기물 가운데 1% 이하만 통과할 수 있는 매우 엄격한 기준이다). 조지아공대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1,100만 톤의 폐플라스틱이 향후 10년 이내에 중국을 제외한 다른 목적지를 찾아야만 한다.

중국의 조치로 인해, 웡을 부자로 만들어준 사업 네트워크는 전부 차단됐다. 그는 ‘작전명 국가 검’ 이후 자신의 사업이 90% 이상 급감했다고 추정한다. 그리고 5개 공장을 제외한 모두 공장 문을 닫았다. 이제 그는 브로커로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중국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 수천 명의 신규 재활용업자들에게 쓰레기를 연결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많은 사업체들이 중국에서 태국, 베트남, 그리고 말레이시아로 공장을 옮겼다. 이들 나라는 저렴한 토지 비용과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미얀마 출신 이주자들의 훨씬 더 저렴한 노동력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웡의 고객사들이 운영하는 공장들에 들어가 보면, 그 일이 얼마나 노동집약적인지, 그리고 왜 지역사회가 그 공장들이 근처에 오는 것을 원치 않는지 알 수 있다.

내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컨테이너 1대 분량의 폐플라스틱을 샅샅이 뒤진다. 술병과 포장에 많이 쓰이는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와 일회용 쇼핑백에 쓰이는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같은 쓰레기를 분류하며, 중고 플라스틱을 자세히 살펴본다. 수백 개 종류의 플라스틱은 각각 다른 처리 방법이 필요하다. 일단 분류된 쓰레기는 기계로 깨끗하게 닦은 후 실 같은 끈으로 변신한다. 그리고 나서 그 끈은 분쇄기로 들어가고, ‘너들 Nurdle’로 알려진 쌀알 크기의 플라스틱 알갱이로 만들어진다. 재활용업체들은 이 알갱이들을 큰 더미에 넣어, 제조업체들에 생산원료로 다시 판매한다. 대부분은 중국 공장들로 간다. 그 곳에서 자동차 부품, 장난감, 물병, 그리고 수천 개의 다른 제품의 생산원료로 소비재 시장에 재진입하기 때문이다.

그 처리 과정은 놀랍다. 하지만 폐플라스틱을 100% 처리하지는 못한다. 사용자가 재활용하려고 하는 많은 플라스틱은 재활용품으로 제조하기에 너무 낮은 품질이다. 손상된 더러운 플라스틱은 종종 재사용할 수 없다. 그리고 신종 플라스틱의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압박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호주 회사 리소스코 아시아 ResourceCo Asia의 이포 지사장 몰린틴드런 코빈다사미 Mollintindran Kovindasamy는 "현재 시점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은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사용할 수 없는 일부 플라스틱을 구매해, 시멘트 회사에 도로 포장용 원료로 판매하고 있다. 한편 대부분의 다른 재활용업체들은 단순히 그것을 소각하거나 매립한다. 그는 "재활용 이행률이 저조하다. 매립지에 버리는 것이 오히려 싸다"고 털어 놓았다.

필자는 당시 말레이시아 환경부 장관이었던 여비인 YEO BEE IN에게 “말레이시아의 페플라스틱 무역이 얼마나 급성장 했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그녀는 매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연방행정센터 푸트라자야 Putrajaya에 있는 최고층 사무실에 앉아 있던 여 장관은 “플라스틱 쓰레기 무역은 전체 경제 가운데 연간 10억 달러 밖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그녀 자신은 관련업체들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의 재활용업체들은 19개의 환경 허가를 취득해야 한다. 여 장관은 서류 미비의 이유로 작년 한 해에만 200개 이상의 공장을 폐쇄했다. 그녀는 "필요하다면 정부는 전기와 수도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것을 끊어야 한다. 그들은 조직폭력배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 장관은 자신의 전쟁을 떠맡을 후임자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만난 지 몇 주 만에, 그녀는 의회 위기 속에서 나머지 내각과 함께 사퇴했다. 하지만 그녀의 뒤를 이을 사람이 누구든지, 보건 전문가와 일반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것이다. 플라스틱과의 전쟁에 대해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그 이유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보낸 첫날 아침에 서배스천 마이어와 필자는 숭가이 페타니 Sungai Petani—약 20만 명의 주민들이 사는 페낭 섬 근처의 마을—의 심장부에 위치한 15미터 높이의 ‘플라스틱 산’에 올랐다. 인근 공장들로부터 ‘재활용 불가’ 판정을 받은 플라스틱이 모이는 쓰레기장이다. 다시 말해, 플라스틱 공급망의 최종 목적지인 셈이다. 소각만이 유일한 방법처럼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누군가는 그렇게 하고 있었다. 메트로 시립병원의 원장 트네오 션 젠 Tneoh Shen Jen 원장은 “공장들이 계속 쓰레기를 불법 소각하면서 주민들이 호흡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며, "거의 밤마다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인근 동네에 사는 테이 진 Tei Jean(40)은 여섯 살짜리 딸과 함께 거실에 앉아 있었다. 창문은 닫혀 있었고, 장난감과 담요, 커튼은 집안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딸의 호흡기 감염을 막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었다. 그녀는 “작년 이곳에 재활용 공장이 문을 연 직후부터 딸의 증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후에 소녀는 세 차례나 입원을 했고, 지난해는 6개월 동안 집에서만 지내야 했다. 테이는 "딸의 상태가 계속 악화됐다. 집을 나갈 때마다 아이의 눈이 충혈되곤 했다"고 설명했다. 지금 소녀는 조용하고 어두운 거실의 작은 분홍색 식탁에 앉아 그림을 그리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숭가이 페타니에서 시민 운동가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공장주들은 작년 가을 플라스틱 소각을 중단했다. 하지만 양측은 여전히 적대적이다. 지난 4월 방화범들이 밤 사이에 공장 두 곳을 불태웠다. 공장주들은 환경단체들을 비난하고 있다. 우리가 마을 쓰레기장을 방문했을 때, 한 경비원이 휴대폰으로 우리를 촬영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전역의 공장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우리 존재를 알려줬다. 며칠이 지나도록 공장주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우리를 주시하며 물었다. “당신들, 환경운동가들과 한 편인가?

하나의 사건에 관해선, 우리가 한 편이었던 적이 있었다. 어느 날 숭가이 페타니 근처에서, 두 명의 환경운동가들이 우리를 흙길로 안내했다. 지역 농장의 물 공급원인 무다 Mudah 강이 옆으로 흐르고 있었다. 유치원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되는 곳에, 대형 무허가 쓰레기장이 생겼다. 오렌지색 물 웅덩이에서 역한 화학물질 냄새가 뿜어져 나왔다. 거기에는 서구 소비자들이 금방이라도 알 수 있는 브랜드들의 플라스틱으로 채워져 있었다. 타이드의 세제통, 폴란드 스프링 물병, 그린 자이언트 냉동 완두콩 봉지 등이었다. 현지인들은 “재활용업체들이 이곳에 ‘갈 곳 없는’ 쓰레기들을 무단 폐기했다. 명백한 말레이시아 환경법 위반”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덤프트럭 운전사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급히 자리를 떠났다(이틀 뒤, 그 부지에 불이 났다. 지역신문들은 나무 위로 짙은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는 사진을 실었다).

말레이시아인들은 바젤 협약의 도움을 받아 이런 폐해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고자 한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이 협약은 유해폐기물의 국제적 이동의 금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이 서명했다.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들은 이미 규정 위반이 의심되는 컨테이너들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어느 무더운 일요일 오후, 세관 직원들이 우리를 페낭의 선착장 주변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어떤 컨테이너가 선주들의 비용으로 미국, 프랑스, 영국으로 반송될 예정인지 알려줬다. 하지만 복잡한 행정 절차 때문에, 이런 반송 작업은 곧 바로 실행될 수 없다. 일례로, 반송 대상으로 표시된 오클랜드 행 컨테이너 1개는 2018년 6월부터 페낭의 부두변에 (반송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돼 있다.

여 전장관은 “폐플라스틱 수입은 새로운 바젤 규칙이 엄격하게 시행될 때까지 제한돼야 한다.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필리핀, 인도네시아와 같은 인근 재활용 허브 국가들에도 적용돼야 한다”며, “사람들은 쓰레기 무역 때문에 점점 더 괴로워하고 있다. 왜 우리가 당신네 나라를 위한 쓰레기장이 되어야 하는가? 그건 단지 더 편리하기 때문 아닌가? 사람들은 그것이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일갈한다.

사실상, 사람들은 자신들의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조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대부분은 쓰레기통을 집 앞 인도에 갖다 놓으면, 매끄럽게 작동하는 재활용 시스템이 알아서 처리한다고 추측할 뿐이다.

1월 초 어느 날 아침, 우리는 스미스타운의 쓰레기 트럭을 추적했다. 사람들의 추측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입증할 수 있었다. 올해 첫 재활용 날, 트럭들은 폐기물 수거 센터에 103톤의 플라스틱을 쏟아냈다. 그곳은 한때 재활용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 시설이었다. 스미스타운은 지난 2014년 필요로 하는 재활용업체들에 폐기물을 팔아 약 87만 8,000 달러를 벌었다. 지금은 반대로, 폐기물 처분을 위해 재활용업체들에 거의 매년 8만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스미스타운의 어려움은 미국 전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 이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석유 및 가스 가격이 폭락하자, 그 도시의 중고 플라스틱 시장은 거의 다 죽었다. 신종 플라스틱이 그야말로 더 싸졌다. 그래서 재활용 물량을 과감하게 줄이고, 이제는 ‘1(One)’과 ‘2(Two)’—재활용 표시를 뜻하는 삼각형 안에 쓰인 숫자—라고 불리는 고품질 플라스틱만 받아들인다. 3에서 7까지의 번호가 새겨진 저급 플라스틱은 더 이상 시장성이 없다. 미국 전역의 수백 개의 도시들도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수십 개의 도시들은 노상 재활용 수거를 전면 중단했다.

요즘 한 트럭 회사가 스미스타운의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브루클린의 심즈 시립 재활용 센터로 배달한다. 스미스타운이 위치한 롱 아일랜드는 고형 폐기물의 매립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저급 플라스틱은 인근 헌팅턴 Huntington의 한 공장에서 소각돼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스미스타운의 위생 감독관 닐 시한 Neal Sheehan은 "폐기물 재활용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며 "반송되는 한이 있어도, 세계 어느 곳으로 든 보내는 편이 훨씬 더 저렴하다"고 설명한다.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런 악순환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은 미래의 신규 플라스틱 호황을 기대하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다국적 대기업 로열 더치 셸은 미국 셰일가스 중심지 중 한 곳인 피츠버그 근처에 매머드급 단지를 짓고 있다. 여기에서 연간 약 35억 파운드의 폴리에틸렌 플라스틱이 생산될 것이다(이 공장은 25년간 약 16억 달러로 추정되는 세제 감면을 펜실베이니아 주 의회로부터 받았다). 지난 1월 대만 포모사 플라스틱 그룹 Formosa Plastics Group은 루이지애나에 94억 달러 규모의 플라스틱 생산 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주 의회의 승인을 얻었다. 회사는 1,2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공장들은 그 자체로 환경문제가 되고 있다. 시민단체인 국제환경법센터(The Center for International Environmental Law)는 “플라스틱 산업의 확장이 지구 기후에 미치는 위협은 심각하다.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단체는 플라스틱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2050년경 약 615개의 새로운 석탄 발전소의 배출량과 대등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그리고 UC-샌타 바버라 교수인 가이어는 “그때쯤이면 세계가 연간 11억 톤 이상의 신종 플라스틱을 생산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가이어는 수년간 산업 관련 데이터를 연구한 끝에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또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며, "신종 플라스틱의 생산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플라스틱 사용 중단에 대한 플라스틱 생산업체들의 저항은 특히 미국에서는 세제통처럼 견고하다. 비닐봉지와 다른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2021년부터 유럽연합 27개국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이 엄격히 통제되고, 중국 주요 도시에서는 비닐봉지가 금지된다. 미국의 경우, 석유화학업체들이 대체로 이런 제안을 좌절시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8개 주에서만 일회용 플라스틱을 금지하고 있다. 전국적인 차원에서, 지난 2월 민주당 상원의원 2명이 내놓은 법안은 기업들이 재활용 비용을 분담하고, 신규 플라스틱의 생산 증대를 중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플라스틱산업협회의 라도체프스키 회장은 특히 두 번째 조치를 “재고할 가치도 없다”라고 비난한다.

라도체프스키는 “플라스틱 금지 제안은 정치인들의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 유리, 금속, 종이와 같은 대안 제품들이 사용 기간 동안 더 많은 오염을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협회는 의원들에게 유사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로비 활동을 집요하게 하고 있다. 이 단체는 3월 25일 전국 회의에서 "부정적인 사람들이 플라스틱에 대해 이야기를 하도록 하면 안 된다"며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미국 의회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즉, 플라스틱은 사람들의 삶을 더 좋게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다.

업계의 날 선 비난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이 플라스틱 생산에 대해 재고하고 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관련 고객들의 압력 때문이다.

일부 의류 회사들은 재활용한 플라스틱이 고가에 팔릴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2017년 아디다스는 몰디브 해안 바다에서 끌어올린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고급 운동화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200달러짜리 신발은 매진을 기록하며 히트 상품으로 등극했다. 회사는 작년에 이 신발을 1,100만 켤레나 생산했다. 아디다스는 “이제 생산단계에서부터 신종 플라스틱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나이키 역시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스포츠 의류를 만들었고, 이런 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제품 포장지에 관한 행동 변화가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앨런 조프 Alan Jope 유니레버 CEO는 지난해 10월 “우리는 포장지를 ‘근본적으로 재고’할 것이다. 그 동안 연간 70만 톤을 넘는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하지만 2025년까지 신규 플라스틱 사용을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재활용 기술의 발전 역시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유니레버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소유한 사빅 SABIC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포장지를 만들고자 한다. 중고 플라스틱을 분해, 신종 플라스틱 못지 않은 물질로 바꾸는 공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IBM은 지난해 “합성수지(PET)를 분해해 플라스틱 알갱이로 만드는 화학 공법을 개발했다. 이 공법은 말레이시아 공장들에서 힘들게 세척하고 선별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확장성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이런 공장 소유주들 가운데 일부는 이 신규 공법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마침내 다시 수요를 불러 일으키는 상품이 될 것이라는 작은 희망이다. 대만 재활용업체 그레이 매터 인더스트리즈 Grey Matter Industries의 아두 우 Adu Wu 최고운영책임자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고객들에게 자신들이 지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으며, 100%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최근 발표는 전환점이 되는 신호일 수도 있다. 우리도 그런 노력에 동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시 바이오그린 프런티어로 돌아가보자. 이 회사의 엥분 오오이 Engboon Ooi(56) 이사는 “다국적 기업들의 그런 행동 변화 덕분에, 우리가 대형 계약을 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한편, 그는 단기적인 고민거리에 골몰해 있다. 오오이는 여전히 그의 공장에 대한 공식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자칫하면 공장이 폐쇄될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1월 말 바이오그린과 다른 재활용업체들은 대부분 전 세계 회사들처럼, 코로나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은 몇 주 만에 공장과 항구를 폐쇄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알갱이 주문을 취소했다. 재활용업체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2월 중순 전화 통화에서, 오오이는 “창고에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쌓여 있다. 동시에 다른 고객을 찾고 있다”며 “직원들을 해고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일부 나라들에서 말레이시아로 노동자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부유한 나라의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다. 그들 입장에서, 침체에 빠진 폐플라스틱 산업조차 자신들의 경제적 지위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곳이다. 미얀마 양곤 출신의 아웅 아웅 Aung Aung(25)은 바이오그린 생산라인에 서서 "두 달 동안 이곳에서 일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일은 이전에 페낭의 식당에서 했던 일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준다. 가족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샤히드 알리는 큰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페샤와르로 돌아가기 전에 2년간 더 바이오그린에서 일할 것이다. 그리고 결혼할 것이다. 이미 상대를 골랐다”며 물로 흠뻑 젖은 플라스틱 속에 서서 말한다. 그때까지 그는 일주일에 84시간을 재활용 라인에서 기꺼이 보낼 것이다(비유적으로 표현하면, 플라스틱 쓰레기로 집을 짓는 것이다).

※셀바나반 마리아펜과 서배스천 마이어가 추가 취재를 진행했다.


▲플라스틱 감축 노력

플라스틱에 대한 인간의 탐욕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처리하는 지구의 능력은 그렇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중고 플라스틱의 9%만 재활용되고, 매년 약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폐플라스틱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하라고 압력을 받고 있다. 다음 세 가지 접근법이 힘을 얻고 있다.

1 화학적 재활용

플라스틱 업계는 세계적인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전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 방법은 플라스틱 포장지, 필름, 커피 캡슐처럼 일반적으로 매립 또는 소각되는 플라스틱을 잘게 부셔 원료로 전환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 후 이것들은 신규 수지와 섞여 새 플라스틱처럼 강한 재료가 된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예컨대 이 과정은 상당한 탄소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기후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2 바이오플라스틱

석유 원료로 만든 기존 플라스틱과 달리 바이오플라스틱은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추출해, 친환경 플라스틱인 폴리락틱 애시드 Polylactic Acid나 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 Polyhydroxyalkanoate를 만든다. 이들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지만 탄소 기반의 플라스틱과 생김새와 재질이 비슷하다. 비평가들은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에 필요한 작물이 농약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재배 면적을 차지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바이오플라스틱 재활용은 퇴비공장에서 높은 열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미 사용한 바이오플라스틱은 매립될 가능성이 높다.

3 유료 포장지

붕괴된 재활용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기업들이 시 정부에 돈을 내고 플라스틱 포장지를 재활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럽연합 국가들과 일부 아시아 국가가 이미 이런 법을 시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메인 주 의회가 비슷한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비용을 부담하기보단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을 선호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럽에서 이런 법들은 기업들이 포장지를 줄이고 플라스틱 사용을 재고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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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니 2020-07-24 19:42:03
잘 조사된 글 감사합니다
긴 글이긴 하지만 정말 많은 정보가 있네요..!
플라스틱 사용에 경각심을 가지게 되네요. ㅠㅠ
감사합니다...!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