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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팬데믹 시대의 프라이버시
[포춘US]팬데믹 시대의 프라이버시
  • DAVID MEYER 기자
  • 승인 2020.06.30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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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vacy in a Pandemic

코로나바이러스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 ‘디지털 흔적’의 보호 방식에 대한 서구세계의 관념을 어떻게 뒤집고 있을까. BY DAVID MEYER

데이터 프라이버시가 브뤼셀과 워싱턴, 새크라멘토의 권력 상층부에서 점차 명확하게 틀을 갖춰가는 훌륭한 정책주제 중 하나였던 게 불과 몇 달 전이었다. 유럽은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엄격한 새 규칙들을 도입하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입법 과정의) 명확성을 추구하는 기술 대기업들에 자극을 받아, 의회가 국가적 가이드라인을 서서히 통합하고 있었다.

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전 세계를 사로잡으면서, 그 합의는 새로운 현실로 대체되고 있다.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것보다 줄이는 것이 공중보건에 최선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미 몇몇 아시아 국가에서의 성공적인 노력은 백신이나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면, 코로나 19를 퇴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염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추적’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각국 정부는 위치 추적에서 스마트폰 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구를 사용했다. 그 결과 제한 조치를 부과하거나 철회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나타내기 위해, 이동 패턴의 변화를 모니터링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또한 이 방식을 통해 감염자들에게도 경보를 발령할 수 있었다. 이들의 사례를 최근 접촉한 지인들에게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감시 기술은 위기 이전에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에게는 혐오스러운 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문제는 정부와 그들에게 협조하는 기업들이 개인의 건강 상태를 감시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냐가 아니다. 대신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그리고 어떤 규제제약 하에서 그런 일을 행하느냐이다. 페이스북과 이 회사 고객사들의 ‘정보 캐내기 꼼수’를 반대하는 디지털 권리 지지자들조차도 그런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프라이버시 전도사 마키에치 세글로우스키 Maciej Cegłowski는 지난 3월 말 작성한 에세이의 헤드라인에서 “대규모 감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물론 이런 글은 나의 뜻과는 배치된다. 나는 개인정보 보호를 적극 지지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또한 당신들과 똑 같은 사람이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글로벌 재앙을 보고 있다”고 역설했다.

가장 희망적인 유행병 퇴치 방안 중 일부는 온라인 광고를 판매하기 위해 기술 거인들이 활용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애플과 구글은 각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칩을 접촉자 추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방식은 현재 소매업체들이 이미 매장 내에서 사용자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방법과 유사하다. 바로 싱가포르가 선두주자다. 이 나라에서는 트레이스투게더 TraceTogether라는 공공 앱이 블루투스 신호를 활용, 코로나 19 확진자와 그 주변 사람들이 과거에 접촉했는지 여부를 파악한다. 이 앱은 이번 위기에서만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탑재된다.

코로나 위기 이전에는, 규제 당국이 사용자들을 면밀히 추적하는 광고기술 산업의 능력을 점점 더 단속하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입법 노력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소비자 프라이버시법(CCPA)이 지난 1월부터 시행됐다.

대체로 유럽연합의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모델로 삼은 이 법은 소비자들에게 개인 데이터의 수집과 공유를 차단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실드(ShieldㆍStop Hacks and Envanced Electronic Data Security)라 불리는 뉴욕 주법은 지난 3월부터 기업들에 새로운 책임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기술업계는 각 주의 데이터 보호 법률이 잘못된 누더기법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과 공동으로 연방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상원의 양당 모두 전염병이 유행하기 전에 법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와 재난 구호에 초점을 맞추는 기간에, 의원들이 올해 다시 이 주제에 집중할 것 같지는 않다.

미국 상무부 고문 출신으로 현재 브루킹스연구소와 MIT 미디어랩의 프라이버시 및 정보기술 학자로 활동 중인 캐머런 케리 Cameron Kerry는 "안타깝다. 셧 다운 전에는, 올 여름 입법 일정에서 법안 내용에 대해 합의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현 시점에서는 내년을 기약해야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업계는 기회를 노리는 반면 일부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은 입법 연기를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미 전선이 재정비되고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 아마존을 회원으로 둔 컴퓨터통신산업협회 정책자문위원 키어 러몬트 Keir Lamont는 "현재 국가 차원의 소비자 프라이버시 체계가 미흡하고, 법규가 제 각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보건 공무원들이 현재 진행 중인 공중보건 위기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이들을 돕는 데이터 기반 도구의 개발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프라이버시 중심 디지털 민주주의 센터의 제프 체스터 Jeff Chester 소장은 “디지털 마케팅 업계는 자신들의 개인정보 보호 실패가 이제 공중 보건에 이익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려 한다"고 반박한다. 그는 이런 기업들이 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수집한 정보의 사용 방식을 제한하는 정책(guardrail policies)을 촉구하고 있다.

다시 한번 유럽이 앞장서고 있다. 유럽연합의 프라이버시 규제 당국은 GDPR에 명시된 권리를 존중하면서, 전염병 위기에서 사생활 추적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4월 초, 이 목표를 달성할 방법에 대한 지침마련 작업을 시작했다. 주요 관건은 당국이 얼마나 오랫동안 개인정보를 붙잡고 있을 수 있을지, 그리고 위기가 끝난 후에도 국민들이 여전히 자료 삭제를 요구할 수 있을지 등이다.

중국에서 프라이버시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 나라는 약 10년 전부터 데이터 보호를 위한 법적 체계를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개인보다는 기업에 더 초점을 맞췄다. 데이터 프라이버시 전문 변호사 에마뉘엘 페르노-르플레이 Emmanuel Pernot-Leplay는 최근 기고문을 통해 "민간 부문에 대한 보호 강화와 정부의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성의 동시 증가 사이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여전히 정부의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보호장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코로나 19 발병으로 인해, 중국에서는 민간 부문과 제휴한 국가 감시가 크게 증가했다(더 자세한 내용은 이번 호 ‘붉은색이 불운이 될 때’ 기사 참조). 위기가 끝난 후, 중국이 이런 프로그램을 철회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반대로 공중보건 조치의 성공은 베이징 당국의 접근법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분명 감시의 (감소 대신) 증가는 영원히 변화한 세상에서 뉴 노멀이 될 것이다.

Additional reporting by Clay Chandler
추가 취재 by Clay Chand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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