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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기어를 변속하는 포드

Ford Shifts Gears

  • 기사입력 2020.06.30 10:41
  • 기자명 MARIA ASPAN 기자

이 자동차 회사와 경쟁사들이 의료용품 생산으로 진로를 바꾸고 있다. 포드가 기존 V-8 모델에서 인공호흡기로 생산체제를 전환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BY MARIA ASPAN

마시 피셔 MARCY FISHER에게 세계적인 유행병의 가장 시급한 최대 문제 중 하나는 작은 고무밴드 조각이었다.

포드에서 평생 잔뼈가 굵은 피셔는 평소 회사의 차체 외관과 인테리어 엔지니어링 글로벌 부서를 총괄한다. 하지만 그는 지난 3월 20일 긴급한 새 임무를 맡은 200여 명의 포드 임직원 중 한 명이 됐다. 그 임무는 ‘전염병 확산의 위협으로 휴업에 들어간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들이 절실히 필요한 의료용품을 생산하는 체제로 어떻게 전환한 수 있을까’이다.

업계 라이벌 제너럴 모터스는 산소호흡기 전문기업 벤텍 라이프 시스템스 Ventec Life Systems와 제휴를 통해 이미 행동에 나섰다. 포드 CEO 짐 해켓 Jim Hackett과 경영진은 의료 공급업체 메이오 클리닉 Mayo Clinic의 전문가들 및 백악관—자동차 회사들이 참여하도록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었다—의 의견을 구했다. 그들은 곧 제너럴 일렉트릭 및 3M의 상대방 인사들과 전략을 수립했다.

이런 복잡한 장치들을 생산하는 데는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리겠지만, 피셔 팀은 가장 기본적인 공급품 중 하나부터 시작했다. 바로 의료 종사자들이 감염환자의 기침과 다른 공중 보건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플라스틱 안면 보호구다. 그녀는 하루 만에 실행 가능한 디자인을 만들었고, 수십만 개를 더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얻기 위해 공급업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플라스틱 부분은 매우 간단했다. 하지만 피셔의 회상에 따르면 누군가의 머리에 보호막을 고정시키는 고무 밴드에 관한 한, 포드는 “커다란 부품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

등장한 해결책은 너무나도 평범했다. 3월 26일 새벽 4시에 포드의 공급업체 중 한 곳이 공장을 열고 신축성 고무 튜브(자동차 문과 창 틈새에 끼워 비바람을 막는 고무 조각)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피셔는 "아침 8시까지 시제품을 제작했다"고 말한다. 그녀의 팀은 몇 시간 안에, 응급실 의사들이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지역병원에 샘플을 공급했다. 며칠 안에 포드는 최종 제품 중 10만 개를 생산했고, 4월 중순까지는 주당 100만 개를 생산했다. 그렇다면 대체 고무 밴드는 어땠을까? 안면 보호구를 시험 사용한 디트로이트 병원의 응급의 에린 브레넌 Erin Brennan은 "정말 혁신적이고 효과가 있었다. 이 팀은 대단했다"라고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그것은 쉬운 부분이었다. 스스로를 빠르게 의료용품 제조업체로 전환하려는 포드의 나머지 노력—7월 4일까지 5만대의 산소호흡기를 생산하겠다는 약속도 포함된다—은 훨씬 더 복잡하고, 더 큰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포드의 ‘아폴로 프로젝트’(지리멸렬했던 아폴로 13호 우주비행사들의 구조작전에서 따왔다)는 GE와 3M, 그리고 다수의 소규모 공급업체들과의 산업간 파트너십을 포함한다. 750명 이상의 전미자동차 노조원들도 생산체제를 전환한 포드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이 프로젝트는 안면 보호구와 산소호흡기 외에도 마스크, 가운, 인공호흡기 등 의료용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장비들 중 설계가 간단하고, 부품 조달이나 제조가 쉬운 건 거의 없다. 특히 대유행병에 의해 생사가 갈리는 데드라인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포드의 기업 제품라인 관리 담당 부사장 짐 바움빅 Jim Baumbick은 “생명이 달린 문제"라고 말한다. 코로나 19 의료용품을 생산하는 회사의 노력을 총괄하는 그는 “이런 많은 기계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며, 생산 역량을 늘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토로한다.

특히 절실하게 필요한 정교한 산소호흡기—위독한 환자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도와 준다—가 그렇다. 전통적으로 소수의 의료기기 전문업체가 만드는 호흡기는 안면 보호구보다 훨씬 더 많은 부품을 필요로 하고, 훨씬 더 많은 규제를 받는다.

포드와 GE는 이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플로리다의 작은 회사 에어온 Airon이 FDA 승인을 받은 비교적 간단한 버전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GE 헬스케어의 최고품질책임자 톰 웨스트릭 Tom Westrick은 이메일로 보낸 입장문에서 “핵심 요인은 코로나 19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의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산소호흡기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호흡기들조차 미시간 주 입실란티 로손빌 Ypsilanti Rawsonville 공장에서 일하는 포드 공장 근로자들이 생산을 시작하기 전에, 약 한 달간의 부품 조달과 디자인, 규제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 각각의 에어온 기계는 최대 350개 부품으로 구성된다. 애드리언 프라이스 Adrian Price의 제조팀은 이를 분해하고, 3D 스캐닝을 하느라 주말을 보낸 뒤 대규모로 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이를 대체하는 한 가지 방법은 보통 포드 자동차의 파워트레인에 사용하는 타이머 밸브를 개조하는 것이다).

포드의 글로벌 제조 핵심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프라이스는 “자동차나 트럭을 만들 때 제조팀으로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어떻게 처음 한대를 만들고, 그 다음에는 몇 대를 만들고, 마지막에는 어떻게 대량생산을 할지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월 초 신규 산소호흡기 생산을 총괄하게 된 그는 이어 "그것이 정말 앞으로 2주 동안 우리가 겪게 될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포드는 4월 말까지 1,500개, 5월 말까지 1만 2,000개, 100일 이내에 5만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내부 인공호흡기 생산이 4월 20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GM은 5월 말까지 6,000개, 8월 말까지 3만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이 4월 중순까지 1만 4,000개의 인공호흡기를 추가로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이런 노력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의료기기와 환자 안전에 집중하는 비영리 단체 ECRI의 마커스 샤바커 Marcus Schabacker 소장은 “우리는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말한다. 내과의사인 그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인공호흡기를 생산하더라도, 이를 사용할 수 있는 훈련된 의료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어떤 제조업체도 해결할 수 없는 이런 장애물들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시카고 로펌 맥과이어우즈의 의료 전문 변호사 줄리 레트왓 Julie Letwat은 “이 회사들이 한발씩 전진하는 모습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그들은 충분한 근로자를 확보할 수 있을까? 그리고 누가 그 비용을 지불하나? 또 생산한 의료용품은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인공호흡기 제조에 자원한 전미자동차 노조원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며 일할 예정이다. 포드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물론 그것이 모든 것을 보장할 순 없다. 그리고 앞서 레트왓이 제기한 마지막 두 문제는 훨씬 더 까다롭다. 바움빅은 “비용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며 “포드는 병원과 연방재난관리청(FEM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백악관 등 정부기관 및 관리들의 협의기구와 함께 의료용품을 어디로 보낼지 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방정부도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8일 ‘GM과 8월 말까지 3만개의 산소호흡기를 공급하는 4억 8,9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그때쯤이면 포드는 방대한 양의 의료용품과 개인보호장비를 공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회사는 지난 4월 13일 ‘마스크 생산에 돌입했고, 에어백 소재를 재사용 가능한 의료용 가운으로 바꾸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제 안면 보호구는 공장에서 생산을 마쳤기 때문에, 피셔는 훨씬 더 복잡한 장치—산소를 공급하는 배터리 구동형 인공호흡기—로 초점을 돌렸다. 내부적으로 포드는 이 제품을 ‘아류’ 전동식호흡장치(PAPR)라고 부른다. 방호복에 공기를 공급하는 PAPR는 의사들이 턱없이 부족한 N95 마스크 대신 가끔 착용하는 장치다. 피셔는 "우리는 이 분야에 미충족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업체가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반면 우리가 공학적으로 상당한 노하우를 가진 분야였다”고 설명한다.

포드가 3M의 자문을 받아 개조해 개발하고 있는 PAPR 디자인도 4월 14일 생산을 시작하기 전, 규제 협의와 테스트가 필요했다. 회사는 미시간 주 플랫 록 Flat Rock 근처의 브릴랜드 Vreeland 공장에서 10만 개 이상의 PAPR을 조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셔는 5월 초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한 이번 봄철에 흔히 들을 수 있던 표현을 사용했다. "그저 모든 게 너무 빨리 움직인다.”

▲바이러스와의 전쟁

포드와 제네럴 모터스는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탱크와 비행기를 제조하기 위해 공장시설을 전환한 적이 있다. 지금은 두 회사 모두 코로나 19와 싸우기 위한 물자를 만들며, 당시의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 동종업계 자동차 회사 중 일부와 다른 업계의 선도기업들도 다수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그들이 어떤 의료용품을 만들고 있는지 소개한다.

포드
이미 주당 100만개의 플라스틱 안면 보호구를 생산하고 있으며, 7월까지 5만개의 에어온 인공호흡기 공급을 약속했다. 이 회사는 3M의 산소호흡기 버전도 제작하고 있으며, 3M과 GE가 직접 산소호흡기와 인공호흡기 생산을 늘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
의료기기 전문기업 벤텍 라이프시스템스와 제휴, 8월 말까지 3만개의 인공호흡기를 생산할 것이라고 연방정부에 약속했다. GM은 수술용 마스크도 개발 중이며, 궁극적으로 하루에 5만 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밝히고 있다.

제록스
6월까지 매월 최대 20만 개의 일회용 인공호흡기를 만들기 위해, 보트란 메디컬 테크놀로지 Vortran Medical Technology와 손을 잡았다.

다이슨
영국 정부에 새로 디자인한 인공호흡기 1만개 공급을 약속했다. 설립자 제임스 다이슨은 전 세계에 5,000대를 더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가하는 실업

대유행병이 기업 실적에 타격을 입힘에 따라, 회사들은 인력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BY LANCE LAMBERT

미국은 현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고 사태를 겪고 있다. 4월 초까지 3주 동안 1,680만 명의 미국인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실제 실업률이 1940년 이후 최고 수준인 15%에 육박할 전망이다.

단지 중소기업들만 겪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포춘 선정 500대 기업들도 수천 개의 일자리를 잘라내며, 코로나바이러스 경기침체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 대규모 감원을 발표한 대기업에는 호스피탤러티(환대) 업체 매리엇과 MGM을 비롯, 소매업체 언더아머와 세포라 등이 포함돼 있다. GE 항공과 디즈니, 메이시스 같은 다른 대기업들은 궁극적으로 인재를 재고용하겠다는 희망을 갖고, 일시 해고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잰디 Mark Zand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필적할 만한 어떤 일도 겪어본 적이 없다”고 표현했다.

인스타카트와 아마존, 월마트 같은 몇몇 회사들은 대규모 채용 추진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부분 산업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이다. 오른쪽 그래픽에서 골드만삭스는 이들 각 섹터가 미국의 증가하는 실업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를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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