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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열에 초점을 맞추다

Focusing on Fevers

  • 기사입력 2020.06.30 10:44
  • 기자명 AARON PRESSMAN 기자

대유행병을 퇴치하는 과정에서 열화상 카메라의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카메라들은 그 일에 적합한 도구일까? BY AARON PRESSMAN

삼성은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초기 샌프란시스코에서 대규모 행사를 개최했을 때, 이례적으로 예방 조치를 취했다. 시 당국이 시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기 전이었다. 이 거대 기술기업은 한 스타트업을 고용, 공상과학에서 영감을 얻은 시스템을 설치했다. 회의 참석자들의 체온을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행사 참가자 수백 명은 화씨 0.5도 이내 정확도로 체온을 감지할 수 있는 고해상도 열 카메라를 지나야 했다. 노트북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평균 이상의 체온—코로나 19 감염의 잠재적 증상이다—을 보인 참가자가 나타나면 기술자에게 경고를 보냈다. 그러면 이 사람을 추가 검사를 위해 한쪽으로 격리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제공한 크라우드알엑스 CrowdRx는 이날 행사에서 발열 증세를 보인 사람을 발견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 덕분에 열화상 기술이 대유행병을 퇴치하고, 세계 경제를 보호하는 중요한 도구로 주목 받게 됐다는 점이다.

과거 사스와 신종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며, 아시아 지역의 공항과 철도역에 열화상 카메라가 등장한 지는 오래됐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이 설치되고 있다. 카지노 거인 윈 리조트 Wynn Resorts와 브라질 광산업체 베일 Vale은 물론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최근에 이 장비를 사용하기 시작한 고객 중 일부에 불과하다.

크라우드알엑스의 의료 책임자 겸 브룩클린 소재 마이모니데스 메디컬 센터 Maimonides Medical Center의 부원장 맷 프리드먼 Matt Friedman은 "이번 발병에서 그나마 희망적인 점은 앞으로 모든 집단모임에서 보다 발전된 검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설명한다.

열화상 장비 선두 제조업체 FLIR 시스템의 CEO 짐 캐넌 Jim Cannon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며 장비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한다. 오리건에 본사를 둔 이 개인 소유 비상장사는 의료 검사에 적합한 초급 카메라를 5,000~7,000달러에 판매한다.

FLIR의 열화상 카메라는 의료용만이 아니다. 에너지 회사들은 누유 파이프라인을 발견하기 위해 이 장비들을 설치한다. 공장들은 기계에서 마모된 부품을 발견하기 위해 카메라를 활용한다. 군대는 적 전투기를 어둠 속에서 적발하기 위해, 30그램에 불과한 소형 드론 등에 탑재한 카메라를 사용한다.

그럼에도 캐넌은 그의 장비가 코로나 19 전염병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토론할 때 신중하다. 카메라는 고열이나 감염 상태가 꼭 아니더라도 ‘상승한 체온’을 감지한다. 그래서 그는 “카메라는 아무것도 진단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코로나 19의 확산을 늦추는 임무를 맡은 의료 전문가들이 점점 더 우려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열화상 카메라가 체온을 정확하게 판별한다고 해서, 바이러스 보유 여부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천적으로 체온이 더 높은 사람도 있고, 육체적 힘을 발휘해 체온이 올랐을 수도 있다. 게다가 대상자의 눈을 명확하게 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안경 착용은 정확한 판독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진에게는 설상가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19에 감염된 사람은 어떤 증상을 보이기 전에 며칠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또 다른 감염자들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약물을 사용할 수 있으며, 따라서 적발되지 않고 열화상 카메라를 지나칠 수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중국에서 온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와 기침 및 호흡곤란을 체크하는 설문조사까지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4분의 3을 확인하지 못했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지난 3월 미국의 영향력 있는 비영리 의료연구단체 ECRI가 과거 연구들을 분석한 내용이다. ECRI는 코로나 19를 포함,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한 발열 검사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설문과 연계해 활용하는 이 기술은 '감염자 검출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과 '잘못된 안전의식을 조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ECRI의 책임자 앤드루 퍼먼 Andrew Furman은 “이번 조사는 미국의 한 대형 의료기관이 우리에게 병원 출입자들을 체크하기 위해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야 하는지를 물어본 후 이뤄졌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어 “아무리 잘 해도 감염자의 절반 이상을 놓치게 될 것"이라며 "열화상 카메라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증거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키스타디움과 매디슨 스퀘어 가든,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현장 주치의로도 활동한 크라우드알엑스의 프리드먼은 열화상 기술이 불완전하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그는 이 기술이 90% 이상의 발열을 성공적으로 식별했다는 사실을 밝힌 다른 연구들을 인용했다. 그리고 프리드먼은 “발열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무증상 환자들보다 전염성이 더 높다”고 설명한다.

프리드먼은 “열화상 카메라의 감도가 모든 감염자를 잡아내는 데 결코 100%에 근접하지는 않는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직장이나 주요 행사 등 사람들이 대규모로 운집하는 곳에서는, 이 기술의 사용이 “최소한의 기준이 되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래의 대유행병 퇴치 도구들

차세대 전염병과 싸우기 위해 수많은 광범위한 아이디어가 개발되고 있다.

세균방지 의류: 이스라엘의 한 회사는 세균과 박테리아를 차단하기 위해 천에 구리를 주입, 보호장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영국의 연구원들은 단백질 코팅을 입힌 원단으로 안면 마스크를 개발했다. 이들은 이 원단이 공기 중 바이러스 세포를 96% 차단한다고 말하고 있다.

‘포유류 지도’를 만들다: 연구원들은 수십 억 달러 규모의 프로그램을 위해, 특정 종의 박쥐에서 발견된 55종의 바이러스를 ‘개념 증거’로 지도화했다. 포유류의 모든 바이러스를 식별하고 분석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프로젝트의 담당자들은 처음 10년간 약 32만 개의 바이러스를 지도화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보건 당국이 미래의 대유행병—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바이러스가 일으킨다—을 퇴치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바이러스 퇴치 로봇: 중국과 덴마크 기업들은 병원과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자외선을 집중적으로 방사해 소독을 진행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다. 일부 국가들은 또한 감염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소독약을 살포하기 위해 드론 활용을 시도했다.

가상현실에서 만나다: 너무나 흔한 일이지만, 사람들은 무언가를 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조차 모이기를 좋아한다. 좀 더 현실적이고 몰입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개선된 가상현실 기술은 미래에 더 안전한 교류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거친 기침소리를 잡아내다: 사람들의 기침과 재채기 소리가 앞으로 곧 다가올 대유행병에 대한 조기 경보를 제공할지도 모른다. 매사추세츠 대학 연구진은 진료실과 병원 대기실을 모니터링하는 마이크 연결 장치를 만들었다. 목청을 가다듬고 헉헉거리는 소리의 증가를 소프트웨어가 감지하면, 이론적으로 경고신호를 보낼 수 있다. 지난해 한 클리닉에서 시행한 임상에서, 이 기기는 실험실 검사 결과와 일치하는 환자들의 질병률을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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