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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속의 시계 | 튜더] 크로노그래프 출시 50주년…6세대 모델 나올까?

  • 기사입력 2020.05.27 14:46
  • 최종수정 2020.06.09 14:53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올해는 튜더가 자사 브랜드 최초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론칭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포춘코리아가 1970년 선보인 튜더 최초 크로노그래프 모델부터 최신 모델까지 세대별 변화 내용을 살펴봤다.◀

2019년 출시한 튜더 크로노그래프 최신 모델인 블랙 베이 크로노 S&G.
2019년 출시한 튜더 크로노그래프 최신 모델 블랙 베이 크로노 S&G.

[Fortune Korea] 1970년은 튜더에게 역사적인 한 해였다. 1926년 브랜드 탄생부터 1946년 정식 회사 설립을 거쳐 이때에 이르기까지 튜더는 주로 클래식워치나 장신구에 가까운 여성용 시계 제작에 주력했다. 1954년 비로소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해 다이버워치인 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를 론칭했지만 시간 확인 기능은 여전히 시, 분, 초, 날짜 정도를 보여주는 것에 머물렀다.

튜더는 1970년 마침내 자사 브랜드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시계인 오이스터데이트를 론칭했다. 크로노그래프 모델 개발과 론칭은 컬렉션과 그 하위 라인, 그리고 다이얼 구성을 좀 더 다채롭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튜더 역사에 큰 의의를 지녔다.

◆ 크로노그래프 역사

크로노그래프는 특정 시기에서 또 다른 특정 시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표시해주는 ‘스톱워치’ 기능을 말한다. 니콜라스 뤼섹 Nicolas Rieussec이 1821년 파리 경마 경주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1800년대까지는 회중시계에서만 쓰이다가 차츰 기술이 발전하면서 1910년대 이후부턴 손목시계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초기 크로노그래프 시계들은 니콜라스 뤼섹이 고안한 것과 같이 크로노그래프 핸즈는 고정한 채 아래 원판 디스크가 돌아가는 방식으로 구동됐다. 하지만 얇은 바늘을 움직이는 것보다 널찍한 원판을 움직이는 게 에너지 소비가 더 심하다 보니 이후엔 디스크가 고정되고 핸즈가 움직이는 모델이 주류가 됐다.

시간이 지나 시계 동력 축적에 사용되는 메인 스프링 소재가 발전하고 이에 따라 배럴 효율이 향상하면서 2000년대 이후엔 니콜라스 뤼섹 모델도 간간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엔 ‘디스크에 장식 요소를 첨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전략적으로 니콜라스 뤼섹 모델을 취급하는 곳도 생겨났다.

1970년 출시된 튜더 최초 크로노그래프 모델인 오이스터데이트 7031.

◆ 오이스터데이트 론칭

튜더가 1970년 론칭한 크로노그래프 시계 오이스터데이트는 핸즈가 움직이는 방식을 취했다. 당시 튜더는 오이스터데이트 마케팅에 랠리 드라이버를 내세웠는데, 이는 견고함을 자랑하는 튜더 브랜드 정체성이나 특정 시점 간 시간을 재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에 비춰봤을 때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오이스터데이트는 캠 방식의 크로노그래프 메커니즘이 적용된 핸드와인딩 무브먼트 발쥬 7734 칼리버를 사용했다. 캠 방식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는 보수가 쉽고 유지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이런 특성은 튜더의 랠리 드라이버 마케팅과 잘 맞아떨어졌고 오이스터데이트는 단시간 내 기계식 스포츠 시계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오이스터데이트는 ‘홈플레이트’ 혹은 ‘7000시리즈’ 이름으로도 불렸다. 홈플레이트는 시간 인덱스 앞에 야구장 홈플레이트 모양의 표지가 있는 데서, 7000시리즈는 오이스터데이트 레퍼런스 넘버가 7031, 7032, 7033으로 모두 7000대인 것에서 유래했다. 7031, 7032, 7033 모델은 베젤 소재와 양방향으로 회전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로 나뉘었다. 7033 모델은 프로토타입으로만 선보였다는 특징도 있다.

◆ 1년 만에 2세대 등장

7000시리즈는 브랜드 최초 크로노그래프 모델임에도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얻었다. 튜더는 여세를 몰아 1971년 오이스터데이트 2세대 모델인 ‘7100시리즈’를 론칭했다. 7100시리즈는 다이얼이 카지노 룰렛 휠을 닮았다고 해서 ‘몬테카를로(국영 카지노로 유명한 모나코 동북부 휴양 도시. 라스베이거스 유명 카지노 이름이기도 하다)’라고도 불렸다.

7100시리즈는 7000시리즈와 구별되는 두 가지 특징이 있었다. 발쥬 7734 무브먼트가 발쥬 234로 바뀐 것과 다이얼과 베젤에 블루 색상이 사용됐다는 점이다. 1세대 모델이 블랙과 그레이 바탕 위에 오렌지 포인트를 준 것에 비해 2세대 모델은 블루, 그레이 바탕 위에 오렌지 색상을 사용하면서 좀 더 컬러풀한 이미지를 갖게 됐다.

언뜻 보면 7100시리즈는 7000시리즈 레퍼런스를 달아도 될 정도로 외부 디자인 변화가 제한적이었다. 론칭 시기도 1년밖에 나지 않아 독자 입장에선 왜 이 둘이 세대가 나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이 둘이 구별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나온 또 다른 특징인 무브먼트 변화 때문이다. 7000시리즈가 사용한 발쥬 7734 칼리버는 캠 방식이었지만 7100시리즈가 사용한 발쥬 234 칼리버는 컬럼 휠 방식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였다. 컬럼 휠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는 부드러운 조작감과 안정적인 작동, 높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캠 방식과 컬럼 휠 방식의 구동 메커니즘과 장단점이 구별되므로 최초 세대는 이들을 구별할 필요가 있었던 셈이다.

1971년 출시된 튜더 2세대 크로노그래프 모델인 오이스터데이트 7149(왼쪽)와 이를 오마주한 헤리티지 크로노 블루.
1971년 출시된 튜더 2세대 크로노그래프 모델인 오이스터데이트 7149(왼쪽)와 이를 오마주한 헤리티지 크로노 블루.

◆ 오토매틱 무브먼트 탑재

1976년에는 3세대 크로노그래프 모델인 ‘9400시리즈’가 등장했다. 9400시리즈가 3세대로 분류되는 건 튜더 크로노그래프 시계 최초로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튜더는 오이스터 프린스 모델에는 1952년부터, 오이스터 프린스 레인저와 오이스터 프린스 데이트+데이 모델에는 1960년대 후반부터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를 사용했으나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들어간 오이스터데이트 모델에는 적용이 늦는 모습이었다. 이 3세대 코그로노그래프 모델은 1, 2세대와 구별해 ‘프린스 오이스터데이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9400시리즈에는 발쥬 7750 칼리버가 사용됐다. 발쥬 7750 칼리버는 캠 방식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로 1, 2세대에 쓰였던 무브먼트들과 달리 시간 표시 카운터가 추가됐다. 크로노그래프 창이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면서 다이얼을 구성하는 스몰창도 총 4개(날짜창 1개 포함)가 됐다.

프린스 오이스터데이트 역시 기존 케이스 디자인 특징을 거의 대부분 유지했지만,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를 쓴 까닭에 이전 모델들 대비 조금 두꺼워진 모습을 보였다. 자동으로 메인 스프링을 감는 로터가 추가되다 보니 로터 두께만큼 시계도 두꺼워진 게 이유였다. 시계 마니아들은 이전 별명들인 홈플레이트, 몬테카를로에 이어 3세대에는 ‘빅 블록’ 별칭을 지어줬다.

◆ 스페셜 튜더 79200

1989년 프린스 오이스터데이트 79100시리즈가 등장했지만, 일부 디자인이 조금 변했을 뿐 기존 9400시리즈 특징을 거의 유지해 세대교체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프린스 오이스터데이트는 6년이 더 흐른 1995년 79200시리즈가 등장하고 나서야 비로소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었다. 3세대 모델 등장 이후 19년 만이었다.

프린스 오이스터데이트 79200시리즈는 현대 크로노그래프 디자인으로 완전히 거듭난 모습이었다. 3세대 빅 블록과 견주어보면 중기갑병에서 터미네이터 T-1000으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세련된 변화였다. 실루엣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가장자리를 둥글리고 윤곽을 매끄럽게 처리해 한층 더 깔끔하면서도 부드러운 라인을 만들어냈다.

튜더 4세대 크로노그래프 디자인은 이후 차츰 공식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다음 몇 가지 변화는 특히 도드라졌다. 실버와 크림색을 띤 카운터가 도입됐고, 3세대 크로노그래프 주요 특징이었던 플렉시글라스 베젤 인서트와 플렉시글라스 크리스털은 양극 산화처리한 블랙 알루미늄 인서트와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대체됐다. 덕분에 4세대 크로노그래프는 ‘스페셜 튜더’라는 별칭이 붙었다.

2013년 론칭한 튜더 크로노그래프 4세대 모델 패스트라이더 블랙 쉴드.
2013년 론칭한 튜더 크로노그래프 4세대 모델 패스트라이더 블랙 쉴드.

◆ 크로노그래프 50주년

튜더는 크로노그래프 론칭 40주년을 맞이한 2010년부터 초기 모델들의 특징을 반영한 몇 가지 모델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1세대 홈플레이트 모델을 복각한 헤리티지 크로노 시계를 출시했고 2013년에는 2세대 몬테카를로를 재현한 헤리티지 크로노 블루를 선보였다. 다만 두 모델은 1, 2세대 모델과 달리 셀프 와인딩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가 사용돼 차별화했다. 크로노그래프 시계가 에너지 사용이 많은 만큼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헤리티지 크로노 블루를 출시한 2013년에는 4세대 프린스 오이스터데이트와 구별되는 새로운 종류의 크로노그래프 모델 패스트라이더 블랙 쉴드도 함께 선보였다. 패스트라이더 블랙 쉴드는 튜더의 전통적인 크로노그래프 디자인에서 벗어나 모노블록 세라믹 케이스와 스포티한 이미지의 매트 블랙 색상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5세대 모델의 출현이었다.

4년 뒤인 2017년에는 튜더 최초의 자체 제작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인 MT5813 칼리버와 레이싱·다이버워치 하이브리드 크로노그래프 모델인 블랙 베이 크로노그래프를 출시해 화제가 됐다. 무브먼트와 시계 모두 튜더 크로노그래프 역사에 정점을 찍는 대작으로, 블랙 베이 크로노그래프는 출시된 해에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에서 8,000스위스프랑 이하 최고 시계상을 받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크로노그래프 시계 마니아들의 관심이 튜더에 집중돼 있다. 튜더 크로노그래프 론칭 5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튜더는 올해 블랙 베이 크로노그래프를 뛰어넘는, 혹은 세대교체라 부를 만한 새로운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선보일 수 있을까? 남은 6개월, 튜더로부터 멋진 소식을 기대해본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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