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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HMR, 코로나19 영향으로 성장에 날개”

인터뷰 | 남성호 CJ제일제당 Trend Strategy Lab.장

  • 기사입력 2020.05.27 09:51
  • 최종수정 2020.05.27 09:52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식품업계 메가 트렌드로 떠오른 HMR(Home Meal Replacement·가정식 대체식품)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 HMR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전략통 남성호 Trend Strategy Lab.장으로부터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성호 CJ제일제당 Trend Strategy Lab.장이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제공.
남성호 CJ제일제당 Trend Strategy Lab.장이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Fortune Korea] 최근 국내 식품 트렌드는 HMR이 주도하고 있다. HMR은 조사기관의 시장 정의 및 포함 항목에 따라 규모 차이가 상당히 크게 나타나지만, 어느 통계를 인용하든 시장 성장률이 10~20%대에 달해 현재 식품시장 대세 트렌드임을 증명한다.

국내 식품업체 가운데 HMR 부문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업은 단연코 CJ제일제당이다. 2016년 HMR 매출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선 CJ제일제당은 2018년 비비고만두 등 히트상품 출시와 지난해 쿠킷 밀키트(Meal Kit·5세대 HMR 제품으로 손질된 식재료와 딱 맞는 양의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 브랜드 론칭으로 올해 HMR 상품 매출이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대비 가파른 매출 상승 덕분에 올해 시장점유율은 50% 문턱까지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춘코리아는 국내 1위 HMR 사업자인 CJ제일제당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듣기 위해 관계자 인터뷰를 요청했다. CJ제일제당은 흔쾌히 받아들였으나 이후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이 커지면서 비대면 인터뷰로 전환,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다. 다음은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부문 전략통인 남성호 Trend Strategy Lab.장과 나눈 1문 1답이다.

Q. 소속부서가 굉장히 특이합니다. 설명 부탁드립니다.

A. Trend Strategy Lab.은 식품마케팅본부 산하 Market Dynamics담당 내 편제되어 있는 조직입니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디지털 빅데이터 전문가 그룹이 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CJ제일제당의 인사이트 리더 조직으로서 사업부 조직의 실행력을 가속화하는 업무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식품사업 전반에 걸친 빅데이터 기반의 통합 인사이트 전략 수립 △글로벌 시장 & 소비자 트렌드 관련 인사이트 발굴 및 이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사업 전략 제시 △미래 트렌드 예측 및 사업기회 발굴 등의 업무를 진행합니다.

Q. 국내 식품사업은 최근 어떤 변화를 겪고 있습니까?

A. 2015년 하반기부터 HMR이 메가 트렌드로 급부상했습니다. HMR이라는 메가 트렌드 아래 국내 소비자들은 식생활 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의 급격한 변화를 겪는 중입니다.

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19 영향도 크게 받고 있습니다. 식품을 보다 건강하게 경험하고자 하는 소비자 니즈가 심화하면서 업계에서도 이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습니다. 코로나19는 HMR 수요도 크게 증가시켰습니다.

Q. 코로나19와 HMR이 가정 내 식단에도 영향을 미쳤습니까?

A.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기까지 무엇을 내·외식으로 먹는지 취식 관련 행동 기록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유의미한 변화가 발견됐습니다. 전체 식단 마련 및 식사 해결법을 100%로 봤을 때 HMR 취식률은 2016년 12.4%에서 2019년 18.4%로 올라가고 직접조리는 45.0%에서 40.7%로 떨어졌습니다.

가정 내 식사해결(직접조리 + HMR 취식)은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올해 3월 83.0%까지 상승해 2016년 57.4%는 물론 지난해 59.1%보다도 월등히 높아졌습니다. 5월 현재 일부 내식 수요가 외식으로 다시 이동 중이지만, 외식 수요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측합니다.

Q. 2015년부터 메가 트렌드 자리를 지키고 있는 HMR, 돌발 변수에 가까운 코로나19 외에 최근 국내 식품 트렌드 핵심 키워드는 또 뭐가 있을까요?

A. 저희 랩에선 올해 핵심 키워드로 △가시비 △4th MEAL △BYF(Better For You) 3가지를 꼽습니다. 가시비는 시간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 경향을, 4th MEAL은 야식이나 간식 취식이 늘고 있는 현상을, BYF는 건강하고 균형잡힌 한끼 수요가 확산하는 트렌드를 의미합니다. 이들이 올해 주요 트렌드로 떠오른 건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면서 맛있고 안전하게, 하지만 편리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식품을 섭취하고자 하는 심리와 니즈 덕분입니다. 이들 트렌드는 메가 트렌드인 HMR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동시에 코로나19 여파로 더욱 심화하는 모습입니다.

Q. 코로나19는 다른 나라 식품 트렌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HMR도 마찬가지인가요?

A. 명칭이 Ready Meal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성장세가 대단합니다. 다만 식문화별로 차이가 커 글로벌 HMR 동향을 일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식문화별 차이를 인정해도 맛과 품질, 편의성 등은 어느 곳에서나 동일하게 핵심 요소로 꼽힙니다. 이외에 글로벌 HMR 특징이라고 한다면 건강 관여도(상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가 정보 탐색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정도)가 점점 커진다는 것입니다. 건강 관여도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의 핵심 요소이기도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국가는 HMR 카테고리가 성숙한 시장으로 꼽히는데, 이들 국가의 식품기업은 소비자에게 ‘새로움’을 지속 환기시켜주고자 독특한 시도를 해 눈길을 끕니다. 매운맛이나 새로운 원물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인다든지 아시안 취향을 가미한다든지 등의 방법을 씁니다.

Q. 국내에선 어떻게 HMR이 주목받게 되었을까요?

A. HMR이 비교적 최근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상품은 훨씬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저희가 햇반을 출시한 게 1996년이니까요. HMR 성장이 ‘소득수준에 따른 가처분소득 내 실질 소비액’과 상관성이 높아 과거엔 그렇게 높은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부터 주목받아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햇반 연 평균 성장률이 30%에 달할 정도였죠. 햇반 외 HMR 상품으로는 편의점 도시락이 2012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HMR이 본격적으로 소비자들한테 주목받은 건 2015년부터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용어 통일도 안 돼 있었습니다. 가정간편식, 간편대용식, 간편식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죠. 2015년 이후에야 비로소 HMR 이름이 쓰이기 시작했고, 현재는 모르는 소비자가 없을 정도로 보통명사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계신가요?

A. 저희가 파악하기로, 2015년 국내 HMR시장은 1조 8,000억 원 규모였습니다. 2019년에는 3조 3,000억 원 시장으로 성장해 매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연평균 16~17% 성장한 겁니다. 저희를 비롯한 식품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 기준이 되는 ‘편익’과 ‘만족요소’를 충족시키면서 시장이 급팽창했습니다.

지난해 출시한 CJ제일제당 생선 밀키트 제품. 원물 가공 기술력이 발전하며 최근엔 HMR 상품 종류가 매우 다양해졌다. 사진=CJ제일제당
지난해 출시한 CJ제일제당 생선 밀키트 제품. 원물 가공 기술력이 발전하며 최근엔 HMR 상품 종류가 매우 다양해졌다. 사진=CJ제일제당

Q. 국내 HMR은 어떤 양상으로 변화해 왔습니까?

A. 업계에서 많이 쓰는 음식 카테고리별 분류보다는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식사별 분류로 나누어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HMR은 크게 밥이나 면과 같은 ‘주식류’, 국이나 반찬같이 주식과 함께 먹는 ‘부식류’, 스낵이나 안주 같은 ‘간식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주식류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해왔습니다. 지난해 기준 시장 규모는 1조 2,000억 원 수준으로 가정 침투율(1년에 한 번 이상 구입한 가구 비중)이 82.4%에 달했습니다. 주식류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카테고리는 햇반류이며 전체 주식류 시장 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부식류는 냉동만두나 포장김치, 국물요리, 일품요리 등을 말합니다. 시장 규모는 1조 7,000억 원 수준입니다. 가정 침투율은 93.3%로 주식류보다 더 높습니다. 부식류는 최근 상품 카테고리가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물요리시장과 냉동튀김류시장의 신규 소비층이 급격히 늘고 있어 주목할 만합니다. 신규 유입 소비층의 재구매율과 재구매빈도가 짧은 것도 특징입니다.

간식류에는 냉동핫도그, 피자, 베이커리류, 안주류 등이 속합니다. 간식류는 최근 2~3년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카테고리로, HMR 중에서도 가장 핫한 섹터입니다. 앞서 언급한 4th MEAL 키워드로 신규 소비자가 급격히 늘었으며 초등학생 이하 자녀들의 간식으로도 많이 활용된 덕분입니다.

부식류와 간식류는 에어프라이어 같은 편의형 쿠킹 디바이스가 가정에 널리 확산하면서 앞으로의 성장도 대단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게다가 식품업체들의 원물 가공 기술력이 발전하면서 과거 돼지고기 중심의 붉은 고기 제품에서 최근에는 닭이나 오리와 같은 흰 고기 제품으로 상품 카테고리가 확대된 점, 건강 관여도가 커지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 아래 수산물 소비자 니즈가 커지는 점 등도 특징입니다.

Q. 국내 HMR시장 성장과 발전에 CJ제일제당의 역할이 상당했습니다.

A. CJ제일제당은 일찍부터 HMR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확신하고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브랜드와 R&D, 제조기술력 등을 차별화하는데 매진했습니다. 고정관념을 깨는 발상의 전환으로 24년 전 햇반을 출시하며 즉석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고 이는 HMR시장의 태동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이후 비비고, 고메 등 국내 소비자 입맛을 바꾼 혁신적인 ‘온리원(ONLYONE)’ HMR 브랜드를 탄생시키며 국내 식문화의 지평을 넓히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매과정마다 식품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해왔다고 할 수 있어요. 그 결과 2016년 HMR 상품 매출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2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Q. CJ제일제당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A.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공격적인 투자와 상품 차별화를 통해 HMR 사업을 지속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기술혁신을 통해 식품산업을 첨단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이재현 회장님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집중·선제 투자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제품 개발로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를 주도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겠습니다.

햇반과 비비고, 고메 등을 HMR 핵심 브랜드로 지속 육성해 내식(內食)의 간편화, 외식(外食)의 내식화, 한식의 세계화를 이루겠다는 청사진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국내에서 축적된 HMR 기술력과 브랜드 영향력을 토대로 비비고 제품을 대폭 확대해 ‘식문화 한류’ 확산에도 더 속도를 내겠습니다.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한식 대표 메뉴인 밥과 찌개, 만두, 비빔밥, 불고기 등을 HMR 제품으로 개발해 (현지인 입맛을 사로잡아) 그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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