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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코로나 경제 | 팬데믹 최전선에 있는 식료품업계의 로봇들
[포춘US]코로나 경제 | 팬데믹 최전선에 있는 식료품업계의 로봇들
  • JEREMY KAHN 기자
  • 승인 2020.06.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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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RONAVIRUS ECONOMY | THE GROCERY ROBOTS ON THE PANDEMIC FRONT LINES

FEATURE

오카도는 슈퍼마켓들이 온라인으로 생존할 수 있게 돕는 활기찬 사업을 구축했다. 코로나 19 위기가 이 회사에게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BY JEREMY KAHN

로봇들의 움직임은 현란했다. 동부 런던 외곽에 있는 에리스 Erith의 한 물류창고 안에서, 1,000개 이상의 로봇들이 강철과 알루미늄으로 이뤄진 거대한 격자 사이를 미끄러지듯 종횡무진했다. 각각의 크기와 모양은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복사기와 비슷했고, 뭉툭한 안테나와 빛나는 네온 그린 LED를 위에 탑재하고 있었다. 로봇들의 개별 루트를 따라가다 보면, 페라리에 필적할 만한 속도로 질주한다. 그들은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뒤집거나,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재빨리 움직이거나, 혹은 동료 로봇이 지나갈 수 있도록 잠시 멈추기도 했다. 마치 세심하게 안무를 짠 자동화 로봇들의 발레를 보는 듯 했다.

로봇들은 사실상 거대한 3차원 격자—식료품으로 가득찬 모듈식 케이지—위를 이동한다. 로봇이 멈출 때마다, 발톱 모양의 부가장치를 격자(인간 노동자들은 "벌집"이라고 부른다) 내부로 내려 보낸다. 그 높이가 3층 정도나 된다. 이 ‘발톱’은 과일과 야채, 시리얼 등 5만 5,000여 가지 품목이 들어 있는 흰색 플라스틱 상자의 옆면을 잡고, 로봇 안으로 집어넣는다. 그런 다음 로봇은 상자를 다른 사각형 격자로 운반, 창고 1층 벌집 아래에 있는 ‘픽 터널 pick tunnel’로 내린다. 그곳에서 근로자들은 고객들의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상자 안에서 물건들을 고르고, 식료품들을 빨간 플라스틱 통에 넣고, 그리고 나서 배달하기 위해 트럭에 싣는다.

물류 전문가들이 “종합물류센터(customer fulfillment centerㆍCFC)”라고 부르는 이 창고는 지구상에서 가장 정교하고 자동화된 곳 중 하나로, 일주일에 수만 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물류센터는 선구적인 영국의 온라인 식료품업체 오카도 Ocado의 소유다. 이 기업은 자동화 시대에 슈퍼마켓 체인점들의 경쟁을 돕기 위해, 곤경에 처한 식료품 분야(아마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 처지일 것이다)의 백기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로봇으로 작동되는 오카도의 창고는 평상시에도 활기가 넘친다. 그런데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발생한 이후, 이 창고들은 한층 피치를 올리고 있다. 이번 대유행병을 통해, 오카도는 온라인 식료품 사업이 계속 번창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심지어 이 곳 근로자들이 전례 없는 업무 부담에 직면했을 때에도 말이다. 그러나 동시에, 일상을 엉망으로 만든 이 위기는 글로벌 강자의 자리를 눈앞에 둔 것처럼 보였던 오카도의 성장궤도를 위협하고 있다. 

대부분 식료품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오카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사재기가 초래한 수요급증에 직면해 있다. 회사의 영국 내 3월 식료품 판매는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한때, 웹사이트 방문수는 평소의 100배를 기록했다. 회사 사이버보안 시스템이 해커들의 공격을 의심할 정도였다. 오카도의 커뮤니케이션 총괄 책임자 데이비드 슈라이버 David Shriver는 “우리가 사업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였다”라고 설명한다.

오카도만 겪는 일은 아니다. 매킨지의 컨설턴트들은 지난 3월 19일 식료품 고객사들에 보낸 메모에서 ‘전 세계 온라인 식료품업체들이 700%나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번 대유행병은 소비자 행동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으며, 위기가 진정된 후 더 많은 고객들이 온라인 식료품 쇼핑으로 전환할 것이다.

그럼에도 동종업계 기업들처럼, 오카도도 그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종종 실수를 했다. 회사는 쇄도하는 주문량을 늦추기 위해, 모바일 앱을 폐쇄하고 웹사이트에 대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수요가 너무 많아, 모든 배달 시간이 일주일간 예약이 꽉 차 있었다. 결국 오카도는 3월 중순 웹사이트를 일시적으로 폐쇄할 수 밖에 없었다. 회사는 일주일 후 사이트를 다시 열었을 때, 기존 고객들의 주문을 제한했다. 그렇게 해도, 비어 있는 배달 시간을 찾기는 여전히 어렵다. 오카도는 현재 다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직원들이 병에 걸리기 시작하고, 팀 전체가 자가격리를 할 필요가 있을 때를 대비해 예행연습을 한 것이다(한 가지 가능한 해결책이 있다. 창고 인력과 배달트럭 기사를 충원하기 위해, 다른 업종에서 일시 해고된 근로자들을 채용하는 것이다. 회사는 현재 쉬고 있는 우버 기사들의 채용에 나섰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강타하기 전부터, 식료품업체들은 비용 상승과 최저가 경쟁으로 인해 압박을 받았다. 컨설팅 회사 메르카토르 자문 그룹 Mercator Advisory Group에 따르면, 예를 들어 미국 식료품 체인점의 순 마진율은 평균 1~2%에 불과하다. 이런 암울한 추세에 더해, 이 섹터의 경영진은 소매업계의 ‘쌍둥이 죽음의 별’ 아마존과 월마트를 두려워하고 있다. 두 거인 모두 식료품 업계를 지배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UBS에 따르면, 월마트는 이미 21.3%의 시장점유율로 미국 내에서 압도적인 최대 식료품 판매업체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근접한 경쟁사인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와 비교해도 2배가 넘는 점유율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전통’ 식료품업체들이 최첨단 기술과 물류 인프라를 접목하는 것만이 이 거인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자동화는 인건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매킨지 보고서는 ‘식료품업체들이 기존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지점의 근로시간을 55~65%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오카도는 식료품업체들을 상대로 이런 장점들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다음과 같은 매력적인 반전을 추가로 제안한다. 회사가 그들을 위해 자동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어, 업체들이 자체 개발을 위한 노력과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기술 플랫폼이 되겠다는 오카도의 약속은 지난 수년간 단지 말뿐인 것처럼 보였다. 주식 애널리스트들은 회의적이었고, 회사 주식은 공매도 투자자들이 항상 선호하는 종목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도 점차 오카도의 물류 능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2017년부터 크로거와의 대규모 파트너십을 포함, 4개 대륙의 식료품 체인점들과 잇따라 라이선스 계약을 발표했다. 이후 오카도의 시가총액은 100억 달러 이상으로 4배나 급등했고, 매출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2억 달러로 늘었다(다음 페이지 ‘성장의 대가’ 그래프를 참조하라).

투자자들은 오카도가 현재 위기를 활용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처럼 보인다. 글로벌 시장은 폭락했지만, 2월 28일 이후 회사 주가는 28%나 상승했다. 하지만 미래는 더 불투명해 보인다. 오카도의 라이선스 계약은 회사가 수십 개의 ‘고객만족센터’를 짓는데 대규모 선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의무로 인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7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부채를 지고 있는 회사가 과도한 위험을 떠안게 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번 전염병이 지나가도, 실존적인 의문이 남는다. ‘식료품 업체들이 오카도의 로봇 도우미 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만물상점’ 아마존(Everything Store)과 ‘벤턴빌의 거인’ 월마트(Behemoth of Bentonville)의 맹공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

오카도의 뿌리는 골드만삭스에서 트레이더로 일하던 20대 영국인 3명—팀 스타이너 Tim Steiner, 조너선 페이먼 Jonathan Faiman, 제이슨 기싱 Jason Gissing —이 신생기업에 빠져든 닷컴 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 사람은 2000년 4월 오카도를 설립했다(이 이름은 만든 단어로, 언어를 초월해 통할 수 있고 설립자들이 로고처럼 보이는 것이 좋았기 때문에 선택됐다). 현 CEO인 스타이너는 아직 이 회사에 관여하고 있는 유일한 창업자다. 다부지고 날씬한 체구의 그는 짧게 자른 회색머리에 옅은 푸른 눈을 가졌다. 스타이너는 오카도의 역사를 소개하는 동영상에서, 마치 권투선수처럼 연방 속사포를 쏘아댄다.

오카도가 처음 등장했을 때 테스코 Tesco와 세인즈버리 Sainsbury’s, 월마트 소유의 아스다 Asda 등 영국의 식료품 체인점들은 이미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고 있었다. 이 체인점들은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자체 매장을 이용했고, 점원들은 제품을 한데 모아 배달 트럭에 실었다. ‘스토어 픽 store pick’이라고 알려진 이 과정은 대부분 소매업체들이 전자상거래를 그들의 기존 영업에 접목시킨 방법이다. ‘스토어 픽’은 추가 자본이나 인적 투자가 거의 필요하지 않지만, 단점이 있다. 많은 매장의 재고 공간이 너무 비좁아, 대규모 선별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직원들이 슈퍼마켓 층에서 온라인 주문을 처리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그렇다 보면, 오프라인 고객과 부딪힐 수도 있다. 또한 재고가 적을수록 상품을 구할 수 없을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는 고객불만의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매장이 없던 오카도는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회사는 런던의 북쪽 외곽에 있는 해트필드 Hatfield에 집중유통 자동화 센터를 짓고, 그 곳에서 모든 주문 상품을 배송했다. 재고 부족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략이었다. 사업은 빠르게 인기를 누렸고, 회사는 소비자 조사에서 꾸준히 최상위권에 올랐다. 

그러나 문제는 있었다. 무엇보다 해트필드 센터의 기술은 미흡한 점이 많았다. 오카도가 사용하던 장비(거대한 컨베이어 벨트와 분류 기계)는 공장들이 동일한 상품들을 대량으로 쏟아내는 제조 부문을 위해 설계됐다. 상품을 대규모로 분류해야 하고, 고객 주문도 제 각각인 식료품 사업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한편, 개선을 위해 지출이 이어지며 현금도 소진되고 있었다. 스타이너는 “물품취급 장비의 법칙에 대해 ‘5+5=7’이라고 농담을 하곤 했다"라고 회상한다.

이 무렵, 기술 스타트업을 경영한 경험이 있는 소프트웨어 컨설턴트 폴 클라크 Paul Clarke가 오카도 채용 담당자의 전화를 받았다. 한때 직업으로 고려했던 옥스퍼드대 물리학 교수다운 분위기를 풍기는 마른 몸매의 클라크(60)는 “나는 당시 ‘이봐, 정말 미안해, 하지만 소매업계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다"라고 회상한다. 하지만 그는 오카도의 창고를 둘러보고, 그 규모와 복잡성에 인상을 받았다. 해트필드는 거대한 자동화 퍼즐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가 즐겨 풀었던 일종의 공학적인 문제였다. 그는 “사랑에 빠졌다"고 표현한다.

클라크는 1년짜리 계약을 했다. 그리고 해트필드의 빠르게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상품 흐름을 조절하는 시스템 개선 임무를 맡았다. 그는 “오카도의 운영은 매우 복잡했다. 따라서 이를 재설계하는 유일한 방법은 일련의 디지털 ‘쌍둥이’(본질적으로 운영의 실시간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를 만드는 것이었다”라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클라크와 그의 팀은 실제 창고에서 상품 흐름을 구성하기 전에, 개선방안을 실험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고비용의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었다. 스타이너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쌍둥이’ 시뮬레이션은 기존 장비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일조했다. 그래서 5+5=12가 됐다”라고 말한다.

오카도는 2010년 여름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IPO는 회사 가치를 9억 3,700만 파운드(당시 14억 달러)로 평가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생각한 적자 식료품업체의 적정 가치를 상회한 것이다. 그래서 거래 첫날 주가는 10% 하락했다. 이 회의론이 오카도를 계속 괴롭혔다. 그 이후 10년간, 회사 주식은 시장에서 공매도가 가장 많은 종목이라는 불명예를 종종 뒤집어 썼다.

현재 오카도는 까다로운 식료품을 다루고 수리작업도 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험하고 있다. 사진=포춘US
현재 오카도는 까다로운 식료품을 다루고 수리작업도 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험하고 있다. 사진=포춘US

그러나 이듬해 오카도는 처음으로 소폭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비슷한 시기에 식료품 컨설턴트들과 투자 은행,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프록터 & 갬블, 유니레버, 네슬레, 코카콜라 등 거대 소비재 회사들은 조용히 회사의 종합물류센터(CFC)를 둘러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스타이너는 본능적으로 거절했다. 그는 “우리는 꽤 비밀스러웠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그는 곧 다른 회사들이 CFC를 둘러보며 몇 가지 팁을 얻을 수도 있지만, 오카도가 10년 넘게 구축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창고 직원들, 배달 기사들의 유기적인 통합 시스템을 모방할 수는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오카도는 2012년 연례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지적 재산의 수익화를 전략적인 항목으로 신설했다.

오카도를 방문한 업체 중에는 영국 식료품회사 모리슨 Morrisons이 있었다. 이 회사는 매출이 오카도보다 훨씬 많았지만, 온라인 판매는 하지 않았다. 두 회사는 오카도의 최신 종합물류센터가 보유한 처리 용량 절반을 모리슨에 매각하는 거래에 합의했다. 오카도는 모리슨을 대신해 설비와 배달 트럭들을 관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4년 1월 모리슨닷컴이 출범했다. 오카도가 다른 식료품업체들을 위해 자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증거였다.

당시 최고기술책임자로 승진한 클라크는 훨씬 더 야심 찬 버전의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었다. 2015년 중반경, 오카도는 궁극적으로 ‘벌집’에 투입할 로봇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오카도가 영국 로봇 회사 타르수스 Tharsus와 함께 디자인한 이 로봇들은 내부 4G 네트워크에 의해 제어된다. 이를 위해, 전 세계 그 어떤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작은 공간에 기지국을 대규모로 설치했다. 이 네트워크는 각 로봇이 초당 10번씩 제어 소프트웨어와 통신할 수 있게 해준다. 에리스에서는 ‘벌집’이 매일 4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성하는데, 이 모든 데이터를 ‘디지털 쌍둥이’로 피드백 해 시스템의 정교함을 제고한다.

이 로봇들은 오카도의 최신 물류 센터들이 근로시간 당 200개의 상품을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그들이 시설 내 공급 트럭에서 ‘벌집’으로 일반 주문 상품을 옮긴 다음, 15분 이내에 그것을 고르고, 포장하고, 밴에 실어 배달되도록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벌집의 모듈형 디자인은 벌집이 새로운 위치에 맞게 쉽게 복제되고, 크기를 조정할 수 있게 해준다. 하드웨어를 보완하는 일은 클라우드 기반 모바일 앱에서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담당한다. 이 통합 패키지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엔지니어링 지원과 함께, 오카도가 현재 전 세계 식료품업체들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마존과 월마트도 로봇에 낯설지 않다. 아마존은 평평한 진공청소기 모양의 로봇을 활용, 화물운반대를 물류 센터 주변으로 옮긴다. 회사는 지난해에는 스타트업 캔버스 Canvas를 인수했다. 이 신생기업의 컴퓨터 비전 시스템은 창고 로봇이 사람과 함께 혼잡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편 월마트는 재고 추적에 수천 대의 로봇을 투입했다. 아울러 식료품 전자상거래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뉴햄프셔에 완전 자동화 창고를 만들었다.

오프라인에만 주력하는 슈퍼마켓업체들은 자동화가 훨씬 더 느렸다. 그러나 2017년 6월 아마존이 단행한 주요 조치는 오카도가 현대화 된 물류센터를 홍보하는 데 엄청난 추진력을 선사했다. 당시 이 ‘만물상점’은 전 세계적으로 500개의 점포를 보유한 고급 식료품업체 홀 푸드를 인수하기 위해 137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거래는 식료품업체들 사이에서 아마존이 다른 분야의 소매업체들을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어, 자신들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아울러 오카도 기술에 가졌던 ‘물방울’ 수준의 미미한 관심은 ‘급류’처럼 커졌다.

오카도는 2017년 11월 프랑스 내에서 전자상거래 기술을 공급하기 위해, 현지 소매업체 그룹 카지노 Groupe Casino와의 계약을 발표했다. 두 달 뒤에는 캐나다 전역에서 다양한 브랜드 이름으로 1,5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소베이와 제휴했다. 이 회사의 전자상거래 수석 부사장 세라 조이스 Sarah Joyce는 오카도에 대해 “내가 본 것 중에 규모에 맞는 수익성을 갖춘 유일한 전자상거래 모델”이라고 말한다.

1,300개의 식료품 매장을 운영하는 스웨덴 회사 ICA, 호주의 콜스, 그리고 아시아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일본의 이온 Aeon을 포함한 몇몇 다른 거래들이 뒤따랐다. 그러나 그 중 최대 규모 계약은 오카도가 2018년 5월 크로거와 맺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였다. 이 미국 거인은 오카도의 지분 5%와 미국 내 독점 기술권을 획득했다. 오카도는 크로거를 위해 약 20개의 종합물류센터를 건설하기로 약속했다. 회사 주가는 파트너십이 공개된 날 무려 44% 급등했다.

크로거의 CEO 로드니 맥멀런 Rodney McMullen은 “10년 동안 오카도를 지켜봤으며, 정기적으로 최고경영진을 만났다”고 말한다. 크로거는 2013년 합병 후, 스토어 픽 방식의 전자상거래 사업을 시행했다. 하지만 그는 “사업이 성장하면서 다루기 힘들어진다”고 토로한다. 크로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고객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자동화 모델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맥멀런은 "1~2년 내에 오카도의 수준으로까지 자동화를 달성하긴 어렵다고 봤다”고 말한다.

오카도의 고객사들로부터 흔히 들을 수 있는 고충이다. 무엇보다 그들은 오카도의 기술을 복제할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스웨덴 ICA의 CEO 안데르스 스벤손 Anders Svensson은 “우리는 큰 기업이지만 기술회사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반면, 오카도는 1,800명 이상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600명의 하드웨어 전문가를 고용하고 있다. 아마존이나 구글보다는 훨씬 적은 수지만, 식료품업체로서는 대규모 인력이다.

오카도가 다수의 라이선스 계약에 성공하며, 많은 투자자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거뒀다. 회사 주식에 대한 대규모 공매도 공세는 이제 옛말이 됐다. 그럼에도 이런 거래들은 오카도의 수익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카도는 자동화 종합물류센터(CFC)를 완전히 구축한 후에야, 돈을 받기 때문이다. 오카도는 현재 영국 내 식료품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6개의 CFC를 운영하고 있으며, 10년 내에 전 세계적으로 최소 50개의 CFC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의 그룹 카지노를 위해 영국 밖에서 건설한 첫 CFC는 3월 26일 운영에 돌입했다. 소베이를 위한 또 다른 한 곳은 토론토 외곽에 6월까지 문을 열 계획이다. 그리고 크로거의 첫 번째 센터는 2021년 상반기에 오하이오 주 먼로 Monroe에서 가동될 예정이다.

오카도의 파트너들은 토지 취득과 외부 구조물 구축, 배달 트럭 제공, 인력 채용 등을 담당한다. 그러나 오카도는 ‘벌집’을 짓고 로봇과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며, 훈련과 현장 엔지니어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스타이너는 “평균 규모의 CFC마다 가장 많게는 4,000만~4,500만 달러의 현금이 투입된다”고 말한다. 오카도는 공사가 완료된 후에야, 창고의 가용 용량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다. 회사는 가장 최근 회계연도에서 매출 중 고작 6%를 라이선스 계약으로부터 올렸다.

RBC 캐피털 마켓의 주식 애널리스트인 셰리 말렉 Sherri Malek은 “오카도가 적어도 2022년까지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잉여 현금흐름이 플러스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 오카도의 대규모 투자는 손실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작년 초에는 끔찍한 화재가 CFC 중 한 곳을 집어삼켰다.

떠오르는 한 가지 의문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오카도의 확장을 방해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 전염병이 처음 발생했을 때, 회사는 로봇의 핵심 부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 19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부품을 생산했기 때문이다(이후 회사는 대체 공급업체를 찾았다). 오카도는 대부분 현지 엔지니어링 팀을 고용하고 있어, 여행 금지는 회사 계획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리고 식료품업체와 건설 근로자들은 대부분의 장소에서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오카도의 최고재무책임자 던컨 태턴-브라운 Duncan Tatton-Brown은 지난 3월 기자들에게 “이동 제한이 수개월 동안 유지된다면, 건설 일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라고 인정했다.

동시에, 오카도는 전염병에 따른 매출 증대가 모두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고객들이 건조 제품과 잘 부패하지 않는 다른 보존 식품을 구매한 덕분에 회사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고객들이 제품을 충분히 비축하면, 이들 중 많은 것에 대한 수요는 하반기에 보통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도, 일부 관측자들은 오카도의 식료품업체 제휴가 성과를 거둘지 의구심을 가졌다. 리서치 회사 제프리스의 식품 소매 및 유통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맨데빌 Christopher Mandeville은 특히 크로거와의 계약을 비판했다. 그는 “몇몇 주요 도시들 외에는, 미국의 인구밀도가 오카도의 CFC 모델을 지원할 만큼 높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 번 대유행병은 ‘스토어 픽’ 방식이 보다 탄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매장은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반면, 대부분의 경우 가용 용량에 가깝게 작동하도록 설계된 자동화 CFC는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의구심이 오카도의 자본조달을 막진 못했다. 회사는 2018년 1억 8,700만 달러 규모의 주식 공모를 단행했다. 2019년 2월에는 영국 전자상거래 운영권의 50%를 현지 유통업체 마크스 & 스펜서에 매각했다. 오카도는 당시 거래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더욱 단순하게 포지셔닝했다. 자신들을 순수한 기술 플랫폼 업체로 강조하며, 9억 8,200만 달러를 유치한 것이다. 오카도는 그 해 12월에도 6억 5,5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오카도의 잦은 자금 조달은 일부 애널리스트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스타이너 CEO는 이런 노력은 약점이 아니라, 회사가 가진 힘의 증거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본을 늘리는 유일한 이유는 더 많은 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지난 2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는 오카도의 전략에 대해 간접적으로 신뢰를 표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정부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크로거의 지분 2.3%를 매입하는 데 거의 5억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힌 것이다.

오카도가 전 세계에서 CFC를 착공하는 동안, 최고기술책임자 클라크는 차세대 기술 전환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로봇들을 실험해 왔다. 이 중 일부는 까다로운 식료품을 취급하고, 수리작업도 할 수 있도록 인간과 유사한 부속기관을 탑재했다. 클라크는 “궁극적으로 완전한 ‘암흑시설(dark facility)’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즉, 사람이 거의 필요 없는 CFC를 말한다.

클라크가 염두에 둔 주제는 로봇뿐만이 아니다. 오카도는 ‘수직화 된’ 농사, 즉 지속 가능한 농업의 실내 실험에 여러 차례 투자했다. 또 다른 투자는 카라쿠리 Karakuri인데, 이 영국 스타트업은 배달용으로 레스토랑 스타일의 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자동화 주방을 만든다. 클라크는 오카도가 ‘통합 음식기계(integrated food machine)’를 만드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수직화 된 농사와 음식 준비, 배달을 한 시설에서 결합, 채소로 만든 요리를 주방 식탁까지 2시간 내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스타이너와 클라크는 또한 수익성 있는 사업 라인을 찾기 위해, 음식 외의 다른 분야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물류와 인공지능, 로봇, 시뮬레이션에 관한 오카도의 전문지식을 활용하면, 자동 주차장과 소포 분류, 철도 화물, 컨테이너 항구 사업까지 진출할 수 있다. 클라크는 “회사가 이미 주차 시스템의 시뮬레이션을 만들었으며, 바나나 같은 식료품 상자보다 훨씬 무거운 화물을 처리하기 위해 크기를 키운 로봇 모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식료품 사업이 핵심이고, 지속 가능한 힘을 입증하기 위해 여전히 분투하는 회사가 이 모든 것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왜 오카도가 주차나 항만 운영으로 확장하기를 원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스타이너는 다음과 같은 즉답을 내놓았다. ‘아마존이 단순히 중고책 판매 사업에서 멈췄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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