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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코로나 경제 | 제약업체들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THE CORONAVIRUS ECONOMY | WILL MEDICINE MAKERS COME TO THE RESCUE?

  • 기사입력 2020.06.02 10:41
  • 기자명 SY MUKHERJEE 기자

대유행병은 TV 광고 공세가 제약산업을 위해 할 수 없었던 역할을 수행해 줄지도 모른다. 바로 혁신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다.  BY SY MUKHERJEE

세상이 뒤집어지 불과 반년 전인 지난해 8월에 제약업계는 미국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산업으로 나타난 바 있다. 갤럽 여론조사에 응한 58%가 이 업종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호의적으로 본 사람들보다 2배가 넘는 비율이다). 이들은 제약업체들에 마이너스 31점을 줬다. 미국 내 그 어떤 사업 분야보다 훨씬 나쁜 최악의 점수였다.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항공업과 법조계는 각각 플러스 19점, 플러스 5점을 받았다. 심지어 연방정부(마이너스 27점)도 전반적으로 더 좋은 점수를 얻었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가 닥쳤다. 이 대유행병이 많은 산업을 황폐화시킨 만큼, 빅 파마들에는 전례 없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수년간 치솟은 약값에 분노한 대중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다. 그들이 이번 계기를 활용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의약품과 장비 제조업체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물리치는 데 필수적인 세 가지 분야에서 얼마나 빠른 진전을 이루는지에 달려 있다.

첫째는 누가 질병에 걸렸는지뿐만 아니라, 누가 더 이상 감염되지 않아 안전하게 직장으로 돌아가도 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테스트의 영역이다. 두 번째는 질병 과정을 단축하고, 그 심각성을 줄이는 치료법이다. 이것은 병원 중환실과 탈진한 이 곳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그리고 세 번째는 백신이다. (수 많은 사람들의 면역력을 강화해주는) 안전하고 널리 보급된 백신이 없다면, 생명체가 ‘정상’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 세 분야에서 성공한다고 해서, 가격 논란이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다. 제약사들이 새로운 치료법과 의료 장비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혁신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균형 있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해, 저렴하거나 비용이 들지 않는 약과 장비를 요구하는 대중(그리고 아마도 규제기관)을 여전히 만족시켜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건강 보험업체와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가장 진보된 항 코로나바이러스 약물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항 바이러스 제품인 렘데시비르 remdesivir로 많은 돈을 벌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밝혔다. SVB 리링크의 선임 제약 애널리스트 제프 포지스 Geoff Porges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이 치료제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업계 전반에 짙게 드리운 불확실성—가격 책정부터 공급망의 회복력, 사회적 거리두기 및 병원 포화상태로 어려워진 임상시험 등등—으로 인해, 파이저와 아스트라제네카를 포함한 여러 기업들은 더 이상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미 분열된 미국 의료업계, 절망적인 대중, 정부의 급변하는 우선순위 시간표, 초조해하는 주주들의 속성을 모두 고려하면, 그 결과는 수십 명의 주자들이 각자 자신의 트랙에서 경쟁하는 올림픽 단거리와 비슷하다. 누가 그런 경주에서 선두를 차지할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포춘은 발전 현황을 평가하기 위해 수십 개의 기업, 애널리스트, 공중 보건 기구, 학계, 그리고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했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이 있다. 현재까지는 오랜 냉소주의자들조차 제한적으로나마 제약업계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이 제약업체들에 변호사들보다 더 좋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한지는 또 다른 문제다.

-진단검사

코로나 19의 확산 통제에 있어 근본적인 사항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된 개인에 의해 쉽게 전염된다—에 노출된 사람들을 식별할 수 있는 검사들이다. 심지어 무증상일 때에도 감염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표준 테스트는 목이나 코(또는 둘 다)에 빠르게 면봉을 삽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면봉이 아주 작은 점액 샘플을 채취하면,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이라는 과정을 통해 샘플을 분석한다. PCR 검사는 바이러스의 유전적 물질이 존재하면, 더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이를 증폭시킨다.

사진에 나오는 스페인 말라가에서처럼, 드라이브 스루 면봉 검사는 선호되는 코로나바이러스 진단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포춘US
사진에 나오는 스페인 말라가에서처럼, 드라이브 스루 면봉 검사는 선호되는 코로나바이러스 진단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포춘US

PCR 검사는 무증상이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을 금방 밝혀낼 수 있다. 그러나 이 검사는 이전에 감염됐을지 모르지만, 자체 면역체계의 대응 덕분에 더 이상 바이러스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파악하지는 못한다. 이런 경우 이전에 감염됐던 사람들은 혈액에 말단 항체를 갖게 될 것이다. 항체는 혈액 속에서 오랫동안 순환하며, 바이러스가 다시 나타날 경우 반격할 만반의 준비를 한다. 이것이 한마디로 면역 반응이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즉, 항체)을 갖는다고 해서, 반드시 그 이후에 노출될 때 완전한 면역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직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누가 최소한 면역을 갖고 있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혈액 샘플에서 특정 항체를 찾아내는 혈청 검사는 그것을 밝혀낼 수 있다.

최근 몇 주 동안(특히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초기 PCR 시험에 실패한 후), 많은 수의 민간 및 공중 보건 연구소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다양한 진단법을 만들어내며 그 틈을 파고 들었다. 휴스턴 베일러 의과대학의 바이러스학자 페드로 피에드라 Pedro Piedra는 “4월 10일 현재, FDA는 33건의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승인했다. 어떤 것이 가장 효과가 좋은지는 몇 달간 알 수 없지만, 그 동안 그것들을 비교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가 축적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위스 거대 제약사 로슈는 지난 3월 12일 FDA로부터 자사가 개발한 첫 상업용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검사의 긴급 승인을 받았다. 서모 피셔 사이언티픽,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 애벗, 세페이드, 셀렉스, 벡턴 디킨슨(BD), 헨리 샤인 등 다른 업체들도 재빠르게 그 뒤를 따랐다.

대표적인 것이 애벗의 최신 PCR 검사인 아이디 나우 ID NOW이다. 이 테스트는 일반적인 처리 기간인 몇 시간이나 며칠이 아닌 몇 분 안에 양성이나 음성 여부를 알려줄 수 있다. 애벗의 R&D 담당 부사장 존 프렐스 John Frels는 “훨씬 더 많은 휴대용 기계로 검사를 할 수 있고, 이른바 ‘등온(isothermal)’ 증폭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분자 바이러스 테스트는 환자 샘플에서 바이러스의 유전자 순서를 증폭시키기 위해, 여러 온도를 순환해야 한다. 애벗 테스트는 더 일관된 온도에서 그 증폭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그 과정은 더욱 빨라진다. 이 검사는 CVS 헬스가 여러 주에 설치한 드라이브 스루 테스트 시설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덕분에 이 테스트가 선두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혈청 분야에서는 의료 유통업체 헨리 샤인과 중소 생명공학 기업 셀렉스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항체를 선별하는 혈액 검사 허가를 받았다. 미국 규제당국은 항체 검사를 개발하겠다고 나선 회사가 수십 곳에 이른다고 밝혀왔다. 이런 와중에 한가지 큰 문제는 가짜 검사를 판매하는 악덕업자들의 출현이다. FDA 국장 스티븐 한 Stephen Hahn은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치료제

이번 호 발행 시점을 기준으로, 현재 75개 이상의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 중에 있다. 이미 다른 적응증으로 승인된 40개도 현재 추가로 코로나 19를 대상으로 시험하고 있다.

SVB 리링크의 애널리스트 포지스는 중국에서 2월 말에 시작됐고, 곧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렘데시비르 임상실험의 자료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그는 “여전히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수의 다른 공중 보건 전문가들도 동의했다.

현재 임상 단계의 항 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는 사스와 메르스—코로나 19 병원균과 관련된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이 일으키는 2가지 질환이다—등 다양한 감염병을 치료하기 위해 수년간 개발돼 왔다. ‘동정적 사용’을 통해 이 실험용 약물을 중증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53명에게 투여한 연구 결과가 지난 4월 뉴 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게재됐다. 그 중 38명(68%)의 증세가 눈에 띄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환자 15%는 증세가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이 연구를 무작위화하거나 통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지만(이 두 가지 표준 관행은 그 결과가 의도치 않게 왜곡되지 않도록 일조한다), 초기 연구 결과는 희망적이었다. 즉, 현재 병원 데이터에 기반해 예상한 것보다 반응률은 훨씬 높고 사망률은 더 낮았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의 복제 능력을 방해하는 항 바이러스제가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와 같은 방식으로 치료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산소호흡기를 멀리할 수 있을 정도로 환자들의 호흡을 도울 수 있는 치료제는 이 대유행병에서 엄청난 가치를 지닐 수 있다. 포지스는 “병원 인공호흡기를 단 하루만 사용해도 2만 5,000달러가 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길리어드 CEO 대니얼 오데이 Daniel O’Day는 “14만 건의 치료에 충분히 사용 가능할 수 있도록, 생산량을 150만 개까지 늘리겠다”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가능한 일정표에는 몇 개월 이내에 긴급 승인을 포함할 수 있다 /*역주: 지난 1일 미 FDA는 램데시비르에 대한 코로나 치료제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타케다와 리제네론, 그리고 다른 많은 회사들은 치료법 개발에 힘쓰고 있다. 여기에는 코로나 19에서 회복한 환자의 혈장으로부터 추출한 항 바이러스와 항체 또는 치료법이 포함된다.

주로 영국 제약 대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의 협업을 통해 코로나 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는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 Vir Biotechnology의 CEO 조지 스캔고스 George Scangos는 “믿을 수 없는 긴박감이 존재한다. 돈을 많이 벌든 안 벌든, 기여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의 수가 엄청나다”고 설명한다. GSK의 연구개발 책임자 할 배런 Hal Barron도 동의한다. 그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빅 파마 CEO들과 매주 만난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은 본 적이 없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백신

진단과 치료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인만큼, 백신은 장기적인 공중 보건 안전 확립에 매우 중요하다. 베일러 국립 열대 의과대학의 피터 호테스 Peter Hotez 학장은 “진단 검사와 치료제가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긴 해도, 그 시간은 점점 빨라지는 것 같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4월 중순까지 개발 중인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은 최소 70개에 달했다. 이미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 이노비오, 모더나 등의 백신이 인체실험에 돌입했다.

모더나의 백신 후보는 바이러스의 전달자 RNA를 수정, 인간의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이전의 초기 임상 단계에서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은 자사의 ‘보조’ 기술을 활용하고자 하는 여로 회사들—비어와 프랑스 거대 제약회사 사노피가 대표적이다—과 파트너십을 맺어 왔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양의 백신을 더 쉽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저도 중국의 바이오엔테크와 협업하고 있다. 이 밖에도 히트 바이오틱스와 마이애미대학의 파트너십, 베일러 의대가 임상 중인 사스 백신이 있으며, 노바백스와 존슨 앤드 존슨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존슨 앤드 존슨이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3월 말 ‘올해 가을까지 실험 백신의 임상에 돌입하고, 내년 초에는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스 고스키 Alex Gorsky CEO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초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는 매우 좋은 후보 백신을 얻었다고 확신한다"며 "10년 전 단행한 백신 개발 기술투자의 결과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비어의 스캔고스 CEO는 “이것은 면역체계를 피하는 데 꽤 능숙해 보이는 복잡한 바이러스"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어 “코로나 19 백신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독감 백신을 모델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종이 출현함에 따라, 연간 생산 규모를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 우리가 현실적으로 대응하면, 물론 위험도 따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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