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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엑센추어 CEO 줄리 스위트와의 대화

The Conversation with JULIE SWEET

  • 기사입력 2020.05.28 12:51
  • 기자명 CLIFTON LEAF 기자

줄리 스위트는 42세 때 뉴욕 시 최고 로펌 파트너에서 엑센추어 최고법률책임자로 갑자기 전직을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는 그 회사에 남아 경영을 하고 있다. 우리는 매출 430억 달러 규모의 이 컨설팅 기업[1] 신임 CEO와 자리를 함께 했다. 그녀가 오늘날의 세계 경제에 대해 보고 들은 것을 알아보자. INTERVIEW BY CLIFTON LEAF

※편집된 이번 질의응답은 지면 사정과 명확성을 고려해 축약했다.

작년 9월 엑센추어의 CEO로 임명되기 전, 당신은 회사의 북미 사업부 CEO였다[2]. 일상 대화가 어떻게 바뀌었는가?

스위트 나는 지난 6개월 동안 유럽, 아시아, 북미 등 전 세계를 누볐다. 그 기간에 70명 이상의 CEO와 100명이 넘는 임원, 그리고 우리 고객들을 만났다. 매우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런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세계와 산업 전반에 걸친 공통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주제들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지금 변곡점에 서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2020년을 디지털과 테크놀로지의 잠재력이 분출되는 새로운 10년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지난 5~6년을 비즈니스 사례들을 실험하면서 보냈다. 이제는 ‘비전’을 ‘물질적 가치’로 빠르게 구체화 할 시기다.

그것은 과거와는 매우 다른 사고방식이다. CEO들은 "디지털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또 기술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투자에 대한 수익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CEO들과 재계 담당 기자들은 '디지털 혁신'에 대해 끝없이 이야기한다. 이 용어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우선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과 ‘기술’을 동일시하기 때문에, ‘디지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먼저 언급하고자 한다. 디지털은 실제로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인공지능부터 전자상거래의 이용에 이르는 모든 기술을 뜻한다. 하지만 디지털의 진정한 의미는 업무 방식, 의사 결정 방식, 그리고 고객에게 다가가고 협력하는 방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당신의 업무 방식에 관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장 성공적인 기업들은 디지털화가 그들의 업무 방식, 참여 방식 그리고 결정 방식 모두를 바꾸는 것으로 잘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을 두렵게 하는 건 그 용어의 나머지 의미 때문이다. 바로 ‘혁신’이다. 이는 직원들이 5년 이내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고객들이 자신의 직원들과 이런 대화를 갖는데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한다면?

우리는 고객에게 조언하고, 회사 내부적으로 일을 하며, 그리고 우리 지역사회와 협력한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은 ‘성공을 공유한다’는 관점에서 진행한다. 어느 CEO는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3]. 우리가 그런 CEO와 대화를 가질 때, 우리는 그에게 얼마나 많은 인원이 (해고되지 않고)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알려주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우리는 “재교육을 받을 수 없는 직원들의 경우, 그들이 새 직장을 찾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라고 물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컨설팅 첫날부터 그런 대화를 갖는다. 그것이 우리의 책임 중 일부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2주 동안 고객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들 중 아마 5명의 CEO는 그런 의제에 직면해 있다.

물론 엑센추어도 지난 10년간 스스로를 혁신 해왔다. 현재 사업의 65% 이상이 디지털, 클라우드 컴퓨팅, 그리고 보안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다[4]. 이런 부흥기로부터 무엇을 배웠는가?

음, 우선 당신의 표현대로 우리의 부흥기는 정확히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우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변화를 준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우리 스스로도 회사 운영 방식을 바꾼 것이다. 우리가 하는 업무의 99%가 클라우드에서 이뤄진다. 우리도 고객들이 도입하고 있는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도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당신 역시 기업 인수에 적극적이었다[5]. 그것이 회사 성장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가?

우리는 항상 유기적인 성장(Organic Growth) /*역주: 판매촉진, 고객서비스 향상 등 기업 내부적인 요소에 의한 성장/을 최우선시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자본 배분 측면에서 매우 일관된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몇 년을 돌아보면, 연 매출 성장의 약 2% 포인트는 기업 인수에서 기인했다. 우리는 연평균 9%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즉 7% 포인트는 유기적인 성장에서, 나머지 2% 포인트는 비유기적인 성장(Inorganic Growth) /*역주: 기업 인수 합병 등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성장/에서 발생한다.

우리는 세 가지 이유 중 하나라도 부합하면 기업을 인수한다. 가끔은 그 세 가지 이유 모두가 관련될 때도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시장에서 가장 각광을 받는 분야로 진출 및 확장하기 위해서다. 이런 이유로, 몇 달 전 우리는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데이터 과학 및 분석’ 분야에서 급성장하는 시카고 회사를 인수했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의 산업 내 역량과 생존에 필요한 기능적 스킬(Functional Skills) /*역주: 태어나 습득하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스킬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걷기, 혼자서 화장실 가기 등이다/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금융 서비스와 헬스케어에 초점을 맞춘 기업을 인수했다. 세 번째 이유는 보완적인 기술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그래서 지난 10년간 최고 광고 대행사로 뽑힌 드로가5 Droga5[6]를 작년에 인수했다.

줄리 스위트가 엑센추어의 CEO로서 임기를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났다 그녀는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을 이끌고 있는 14명의 여성 CEO 중 한 명이다. 사진=포춘US
줄리 스위트가 엑센추어의 CEO로서 임기를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났다 그녀는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을 이끌고 있는 14명의 여성 CEO 중 한 명이다. 사진=포춘US

그것에 대해 잠시 얘기해보자. 왜 그렇게 많은 컨설팅 회사들이 광고, 마케팅, 디자인 회사들을 인수하고 있는가?

우리는 10년 동안 기업 인수를 통해 엑센추어 인터랙티브 Accenture Interactive의 역량을 키워 왔다. 상당한 기술 및 디자인 기술이 필요한 ‘고객 경험’을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당신은 고객에게 실제로 어떻게 다가가고, 고객을 어떻게 세분화하는가? 이런 질문에 총체적으로 답하려면 데이터 과학과 창의성이 모두 필요하다.

최근 킴벌리-클라크 Kimberly-Clark는 우리에게 육아용품을 구매하는 엄마 소비자들과의 관계를 바꾸기 위해 컨설팅을 의뢰했다. 이 회사의 최고성장책임자(Chief Growth Officer)는 “광고 회사인 드로가5나 엑센추어와 개별적으로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엑센추어가 드로가5를 인수해 한 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들이 우리를 선택한 것이다.

힘든 부분은 주요 대기업들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출 측면에서 역량과 규모를 갖추는 것이다.

규모 측면에서 당신 회사는 전 세계에 50만 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7]. 앞으로10년간, 특히 계속 디지털화가 추진됨에 따라 당신은 인력을 확대할 것인가?

우리는 실제로 인력에 지속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업무에 자동화 개념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장하는 이유는 더 많은 고객들을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 잠깐만, 이제 우리는 자동화를 해야 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대신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얼마나 많은 인력을 보유하느냐에 별로 집착하지 않는다. 대신 나는 ‘저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에 집중하는 편이다. 고객들에게 말하는 요구 사항을 우리 자신에게도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즉, 가장 진보된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그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직원들을 재교육한다. 우리는 비핵심 업무에 대한 아웃소싱(Business Process OutsourcingㆍBPO)을 통해, 4만 개의 일자리를 자동화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절감된 예산의 60%를 재투자, 외주 업무를 맡았던 사람들을 재교육했다. 우리는 훈련, 재교육, 리더십 개발에 매년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에만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재교육했다.

그리고 우리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처음부터 경영의 투명성을 지켰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에, 우리는 직원들에게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그러면 우리는 당신의 재교육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지난 10년간 직원들의 평균 자연감소율에 변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신은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을 이끄는 14명의 여성 CEO 중 한 명이다. 30대 초반 때 당신은 다른 여성들이 커리어를 잘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역할에 큰 전환점으로 작용한 순간이 있었다. 당시는 당신이 최고 로펌인 크래버스 스웨인 & 무어 Cravath, Swaine & Moore의 파트너가 되려던 때였다. 그런데 그 회사에서 무의식적인 편견에 대한 회의가 있었다고 들었다.

1999년의 일이었다. 나는 여전히 회의실로 걸어가고 있는 내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오래된 회의실 안에 큰 테이블이 있었다. 내가 어디에 앉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말 그대로 그들이 내 파트너십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2주 전이었다. 모든 상황이 괜찮았다. 들어가 앉았다. 어느 순간 미팅 진행자가 내게로 눈을 돌리며 "줄리, 당신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직원이다. 무의식적인 편견 같은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나는 말하려고 입을 열었다… 그리곤 흐느끼기 시작했다. 큰 소리로 울었다. 나는 스스로 주체할 수 없었다. 일어나서 내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리고 사무실 문을 닫았다. 아마 30분쯤 지났을 때, 회사에서 최초의 여성 파트너였던 친한 친구가 들어왔다.

그녀는 "좋아, 그 남자들을 만났어. 그들은 내게 당신이 괜찮은지 가서 확인하라고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나를 바라봤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내게 커다란 결격 사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친구가 내게 괜찮은지 물었던 바로 그 순간, 마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내가 현재 위치에 오르기까지 참아왔던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았다.

내가 지금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때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파트너가 될 것이고, 꼭 해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여자들에게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파트너로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했다. 그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리고 내가 성장하고 배우면서, 그것은 단지 성별[8]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다양성에 관한 문제가 됐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생이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전 세계 공급망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고, 그것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고객들과 공급망 전략에 대해 생각하고, (피해로부터) 빠르게 회복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가장 큰 깨달음을 느낀 순간 중 하나는 얼마나 많은 대기업들이 협업 수단을 등한시하고, 내부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지를 확인한 때였다. 그들은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인프라에는 투자하지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고객들을 도울 수 있는 큰 기회의 장이 열릴 것이다.

 

▲BETWEEN THE LINES(행간을 읽다)

(1) 3월 주식시장 급락 이전, 액센추어의 시가총액은 매출이 급증한 덕분에 2월19일 기준 1,370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 2월의 약 560억 달러에서 2배 넘게 오른 규모다.

(2) 타의추종을 불허하다: 북미는 엑센추어의 최대 시장으로, 2019년 매출의 46%를 차지했다.

(3) 로봇 혁명? 브루킹스 연구소는 3,600만 개의 미국 일자리가 2030년쯤 '자동화에 노출'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70%는 기술로 대체될 위험에 처해 있다.

(4) 디지털의 부상: 그 비중이 2015년 3분의 1 수준에서 크게 높아졌다.

(5) 기업 사냥꾼: 액센추어는 회계연도 기준으로 지난 6년간 129건의 인수에 6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6) 광고가 대세가 된 세상: 이 회사의 디지털 ‘경험’ 컨설팅 에이전시 액센추어 인터랙티브는 지난 봄 매디슨 애비뉴에 위치한 광고 대행사 드로가5를 4억7,5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년간 엑센추어는 브라질과 중국, 덴마크, 프랑스, 독일, 멕시코,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영국, 미국에서 비슷한 회사들을 인수했다.

(7) 글로벌 인력: 액센추어는 회계연도 종료된 후인 2019년 말 기준으로, 직원 수 50만 명을 넘었다.

(8) 다양성 강화: 액센추어는 다국적 컨설팅회사 레피니티브가 발표한 글로벌 다양성 및 포용성에서 2018년과 2019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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