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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코로나 경제 | 팬데믹 이후 새 궤도를 계획하는 항공산업

THE CORONAVIRUS ECONOMY | CARRIERS PLOT A NEW TRAJECTORY POST PANDEMIC

  • 기사입력 2020.06.02 10:08
  • 기자명 VIVIENNE WALT 기자

항공사와 노선에 대한 여행자들의 선택권이 줄면서, 길고 더딘 회복과 전 세계적인 항공산업 위축이 예상되고 있다. BY VIVIENNE WALT

지난 1월 치명적인 신종 바이러스라는 용어가 중국에서 나올 무렵,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의 비즈니스 라운지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지점에서 오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필자는 취재 출장 도중 장기 체류를 앞두고, 라운지에서 차를 따른 후 안락의자에 몸을 기댔다. 그 무엇도 이런 평온을 방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열흘 후, 우리 가족은 주말에 파리에서 폴란드 크라코프 Krakow로 여행을 갔다. 안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당시 공항으로 가는 택시비가 저가 항공사 이지-제트 Easy-Jet의 항공권보다 더 비쌌다. 그 항공사는 내가 12개월간 아홉 번이나 이용한 곳이었다.

오늘날 그것은 ‘잃어버린 세계’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세계로 돌아가는 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뜨거운 샤워와 친절한 컨시어지 서비스를 만날 수 있는 자연채광의 도하 비즈니스 라운지는 요즘 세계의 다른 여행 허브들처럼, 그 이전보다 훨씬 조용하다. 이제 문제는, 대유행과 봉쇄가 마침내 지나가면 어떤 종류의 항공 산업이 등장할 것인가이다.

이에 대한 해답의 윤곽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지난 10년간의 여행 붐에 대한 ‘급정거’처럼 보인다. 지난해 미국 항공사를 이용한 여객여행은 9억 2,500만 건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으며, 탑승률도 84.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수치들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글로벌 여행산업 리서치 회사(Atmosphere Research Group)의 회장 헨리 하르테벨트 Henry Harteveldt는 “항공사들은 앞으로 더 적은 수의 비행기들로 더 적은 노선을 운항하며, 사업을 줄여나갈 것”이라며 “아마도 하루에 10편 정도 운항했던 노선에 이제는 6~8편만 띄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 특히 미국에서는 왜 납세자들이 주요 항공사들을 구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앨런 슬론 Allan Sloan의 계산에 따르면, 미국 4대 항공사들은 2010년대에 급성장하는 동안 수익의 약 90%를 자사주 매입에 썼다. 그러면서 형편 없는 샌드위치와 좌석 배정, 수하물에 대한 수수료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하르테벨트는 "그들은 대중들에게 ‘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하기 위해 가능한 거의 모든 일을 했다"고 비판한다. 지난 3월 포춘이 조사한 소비자 중 항공사들이 구제금융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한 사람은 절반이 안 됐다. 그럼에도 2조 2,000억 달러의 미국 코로나바이러스 구제 기금에는 곤경에 처한 항공 산업을 위한 610억 달러가 포함돼 있다. 그리고 아메리칸과 델타, 사우스웨스트, 유나이티드 등 다수의 미국 항공사들이 지원을 요청했다.

^항공사들은 4월까지 이미 비행기를 크게 줄였다. 이런 조치들은 코로나바이러스보다 훨씬 오래 갈 것처럼 보인다. 아메리칸 항공은 900대 중 100대 이상의 운항을 중단했고, 델타 항공은 오래된 비행기의 ‘조기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기 제조업체들도 어려운 시기에 대비하고 있다. GE 항공은 지난 3월 직원의 10%를 감축했고, 나머지 중 절반은 5월까지 일시해고했다. 보잉도 4월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그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더 부실하고 가난한 항공사들은 승객들이 비행기를 채울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는 한, 비행기를 다시 운항하는 문제에 극도로 신중할 것이다. 인터뷰에 응한 애널리스트들 대부분은 업계 회복이 적어도 2022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여행자들은 노선과 비행편이 줄어들며 그 차이를 느낄 것이다. 영국 루턴에 소재한 항공분석업체 OAG의 존 그랜트 John Grant 부사장은 “전 세계에 항공사가 너무 많았다. 업계도 대체로 그 점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120여 개 기업들이 사업 경쟁을 벌이는 유럽에서는 미국—주요 항공사가 4곳에 불과하고 소규모 지역 항공사도 소수다—에 비해, 포화상태가 심각하다. 유럽 정부들은 서둘러 대표 항공사의 구조조정에 나섰다. 독일은 루프트한자에 대출을 제공하고, 이탈리아 정부는 알리탈리아의 경영권을 장악했다. 가장 성공적이었던 유력 항공사들도 고통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에어 프랑스 CEO 앤 리게일 Anne Rigail은 지난 4월 7일 “우리는 여행객들의 행동 변화라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영구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항공사들의 손실은 엄청나다. 민간 항공사들의 단체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피어스 Brian Pearce는 “항공사들이 올해 약 2,520억 달러의 매출을 상실할 것이다. 몇 곳은 정부의 도움 없이는 내년까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항공사 수십 곳, 특히 저가 항공사들은 생존에 대한 불안정한 전망에 직면해 있다. 이지제트 같은 일부 저가 항공사들은 수년간 수익을 구가해왔다. 하지만 영국의 저가 지역 항공사 플라이비 FlyBe는 지난 3월 승객들이 사라지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다른 업체들도 정부를 상대로 자신들의 생존이 꼭 필요하다고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런던 소재 번스타인 리서치의 대니얼 로스카 Daniel Roska 수석 항공 애널리스트는 “마요르카 행 9파운드(11달러)짜리 항공편이나 매일 리스본 행 9편이 꼭 필요한가”라고 반문한다.

항공사들이 직면한 문제는 회복 능력이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하지만 둘 모두 그들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다. 첫째는 승객들이 탑승을 다시 편안하다고 느끼기까지 얼마나 걸린 것인지이다. 둘째는 기업들이 얼마나 출장 예산을 삭감할 것인지이다.

첫 번째 문제부터 보자. 건강 상태를 알 수 없는 수십 명의 낯선 사람들과 함께 기내에 갇히는 것은 전염병이 한풀 꺾이고 수개월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매우 위험한 행위로 느껴질 수 있다. 교통전문가 겸 시카고 드폴대학교 교수인 조셉 슈위터먼 Joseph Schwieterman은 “항공여행처럼 사람들이 혼잡을 경험하는 경제 활동은 거의 없다”라고 설명한다. 그는 사람들이 다시 여행을 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다시 걱정 없이 비행하는 진정한 편안함은 훨씬 더 강한 확신을 필요로 한다. 그는 “의학적 돌파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리고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두 번째 요인인 기업 출장이 항공사의 회복 시기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둘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여행자들이 일부 위험에 노출된다면, 회사들은 특히 불경기에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동안 직원들의 출장을 주저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10년대의 유럽 부채위기가 그 사실을 뒷받침한다. 기업들은 처음에는 일시적으로, 그 다음에는 더 영구적으로 출장 경비를 절감했다. 로스카는 “정말로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기업들은 연간 출장을 20% 줄이며, 달라진 지출 정책에 적응했다”고 설명한다. 그나마 관광 붐이 항공사들의 충격을 완화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 영향이 더 심해질 수 있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발전한 기술이다. 지난 3월 모든 나라가 봉쇄를 시작한 이후, 수많은 기업 회의와 심지어 G7 및 OPEC 지도자들의 회담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런 만남은 실제 회동만큼 활기가 넘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실망스럽지도 않았다. 런던 시티 항공사의 마크 만두카 Mark Manduca 대표는 “모두가 줌인을 통해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이것은 분명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와이파이가 아무리 좋아도 줌 화상회의에 몇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코로나바이러스 이전(불과 몇 달 전이었다)의 편안한 나날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당시에 비즈니스 라운지는 꽉 들어찼고, 저렴한 주말 여행은 우리 생활의 일부처럼 보였다. 하지만 항공업계 입장에서는 과거로 회귀하는 길이 길고도 험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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