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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스타일리시한 플로렌스 상인들

The Stylish Merchants of Florence

  • 기사입력 2020.04.27 13:34
  • 기자명 EMILIE HAWTIN 기자

남성복 인플루언서들은 매년 두 차례의 투스카니 방문을 놓쳐서는 안 된다. BY EMILIE HAWTIN

1972년 이래로 남성복의 유행을 선도하는 의류업계 리더들은 이탈리아 플로렌스에 모여 트라토리아 카밀로 Trattoria Cammillo에서 식사를 해오고 있다(일찌감치 자리를 예약해야 한다). 그들은 가장 영향력 있는 남성복 패션 전시회인 피티 워모 Pitti Uomo에 참가하기 위해 이 도시로 왔다. 이 전시회는 틈새 시장을 노린 기획 행사다. 매년 1월과 6월이 되면 도시 전체가 4일 동안 피티의 세상으로 변한다. 그리고 지금은 더 젊고 화려한 밀라노 패션 위크에 앞서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필수 코스가 되어 있다. 이 행사는 고정관념을 훨씬 뛰어넘는 파격 그 자체다.

수십 년 된 아르마냑 Armagnac 브랜디처럼, 피티는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관록이 느껴진다. 2만 1,400명의 바이어들, 1,200명의 전시자들, 그리고 전 세계의 수많은 편집자와 사진작가, 인플루언서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패션 전시회는 모든 사람들에게 특별함을 제공한다. 여기선 참가자들이 맞춤 정장을 입고, 온갖 멋과 허세를 부린다. 플로렌스 거리는 발목이 드러나는 부드러운 가죽 신발을 신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블로거이자 패션 사진작가인 스콧 슈만 Scott Schuman은 "이 행사는 남성복의 슈퍼볼"이라고 표현한다(유행을 선도하는 그의 사진들 덕분에 피티는 상남자들의 진정한 스타일을 대표하는 명소가 됐다). 슈만은 "밀라노와 파리 패션위크는 젊은 남자들을 위한 곳이다. 반면 여기서는 나이든 남자, 뚱뚱한 남자, 또는 마른 남자들이 옷을 잘 입는 법을 배우게 된다. 피티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 전시회는 플로렌스의 포르테짜 다 바쏘 Fortezza da Basso 거리에 있는 12개 건물을 사용한다. 이곳을 아무리 여러 번 방문하더라도 참가자들은 많은 브랜드 때문에 현기증이 날 수 있다. 특히 밤에 해리스 바에서 니그로니스 Negronis 칵테일을 마신 후에는 더욱 그렇다. 그 곳에서 피티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멋진 정장을 입은 남자들을 만날 수 있다.

총 3층으로 구성된 주요 전시관은 남성복 디자인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며, 기존 디자인을 재정의한 다양한 브랜드들로 채워져 있다. 멋진 남성복을 소유하고 있는 운 좋은 남자의 옷장 안에서 쉽게 발견할 수 다양한 남성복들이 센스 있게 전시되어 있다. 런던 고급 양복점 거리인 새빌 로 Savile Row에 최근 매장을 오픈한 영국 남성복 업체 드레이크 Drake’s의 부스는 캐시미어 업계의 왕인 브루넬로 쿠치넬리 Brunello Cucinelli의 부스—스키를 탄 후 호텔이나 식당에서 갖는 사교 행사인 아프레스키 Après-ski에서 입는 옷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와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자리를 잡았다. 수십 개의 부스들은 전통적인 재단 방식을 채택한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들의 신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쿠시넬리는 "피티는 전 세계 남성복 컬렉션의 기호를 정의하는 데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며, "우리 존재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 전시회는 우리의 철학을 보여줄 수 기회"라고 강조한다.

이 전시회의 CEO 라파엘로 나폴레옹 Raffaello Napoleone은 "피티는 몇 평방미터 안에서 남성복의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행사"라고 말한다.

질 샌더의 2020 가을/겨울 피티 워모 쇼 모습. 사진=포춘US
질 샌더의 2020 가을/겨울 피티 워모 쇼 모습. 사진=포춘US

전시회 참가 이유는 군중만큼이나 다양하다. 하지만, 주요 이유는 스타일의 발견과 의류업계 리더들의 혁신으로 요약될 수 있다. 현대적인 기술을 활용해 전통적인 실크 및 캐시미어 스카프를 디자인하는 르벨호라에 Les Belles Heures의 창업자 실베인 델루즈 Sylvain Deleuze는 "사람들은 좋은 품질, 진솔한 이야기, 그리고 퀄리티 제품을 원한다"며, "이런 니즈가 일반 시장과 피티에서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그런 니즈를 충족하는데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업계 전문가들이다. 그만큼 업계 리더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드레이크의 미래를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이클 힐 Michael Hill은 피티에서 가장 큰 부스 중 하나를 차지하며 매 시즌 좌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브랜드의 독특한 디지인은 힐의 개인적인 따스함과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트렌드를 파악했음을 입증하는) 그의 ‘수 많은 입출국 도장이 찍힌 여권’을 반영하고 있다. 새빌 로에서 코듀로이 양복을 입고 사막 장화를 신은 채 편안한 모습을 하고 있는 힐은 일본 장인들의 꼼꼼한 접근법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는 "우리 자신의 관점과 글로벌 관점이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피티는 그런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곳들 중 하나"라고 말한다.

드 페트릴로 De Petrillo는 나폴리식 편안함과 일본식 핏을 앞세워, 멋진 양복과 재킷을 제작하며 시장 수요를 맞추고 있는 혁신적인 브랜드들 중 하나다.

피티의 개방적인 전시 방법 덕분에, 누구든지 바이어들과 패션 편집자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올해에는 프라이빗 화이트 V.C. Private White V.C, 라디니 Lardini, 에릭 포미콜라 Errico Formicola, 오라지오 루치아노 Orazio Luciano, 그리고 시아마트 Sciamat 등의 업체들이 참가했다. 이들 모두는 세련된 남성복 디자인으로 자연스러운 멋을 구현하고 있다.

포춘은 미국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잡지인 롭 리포트 Rob Report의 편집장 폴 크로튼 Paul Croughton을 살펴봤다(그는 멋진 직물로 만든 볼리올리 Boglioli와 링재킷 Ring Jacket 브랜드의 품격 있는 남성복을 추구한다). GQ의 샘 하인 Sam Hine은 남녀 겸용이 가능하고, 신선한 트렌드를 장려하는 피티의 게스트 디자이너 프로그램의 팬이다. 그는 "비록 이 전시회의 대부분이 전통적인 남성복에 집중하고 있지만, 주최자들은 트렌드를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2019년 그들은 남성복 팟캐스트 블라모! Balmo!의 제러미 커클랜드 Jeremy Kirkland와 손잡고, 행사에 관한 짧은 오디오를 만들어 이탈리아 포르테자 밖에 있는 세계 패션니스타들에게 이 전시회를 알렸다.

플로렌스에 거주하는 니콜로 리치 Niccolo Ricci는 새로운 유행 속에서도 오래된 전통이 계속 우세할 거라고 확신한다. 그의 가족회사 스테파노 리치 Stefano Ricci는 전 세계 셀럽을 위해, 의상 디자인을 하는 동시에 수세기 동안 유지해온 원단 가공 공정을 지키고 있다. 그는 "스트리트 패션과 운동복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옷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기억해야 한다"며, "나의 바람은 젊은 세대들이 맞춤 양복이나 적어도 반코트를 입는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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