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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와의 대화

The Conversation with SATYA NADELLA

  • 기사입력 2020.04.27 11:13
  • 기자명 ANDREW NUSCA 기자

이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가 세계 최대의 기술 회사 중 한 곳을 맡은 지 6년 만에 승승장구하고 있다. 게다가 때 마침 동종업계 CEO들의 날개는 꺾이고 있다. 과연 기술은 전 세계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 포춘이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나델라와 마주 앉아 기술업계의 미래와 사회적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INTERVIEW BY ANDREW NUSCA

당신은 지난 1월 권한 부여와 신뢰 증진에 기술을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 링크트인[1]에 게시물을 올렸다. 하지만 퓨 리서치가 2017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안에 더 많은 사람들이 기술을 사용할 것이지만 반드시 그것을 신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당신은 그 간극을 어떻게 메우려 하는가?

나델라 내 동료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브래드 스미스 Brad Smith가 쓴 ‘도구와 무기’라는 책이 있는데, 유념할 만한 은유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기술은 아마도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가변적인 자원일 것이다. 그것은 도구가 될 수도,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먼저 도구와 그것이 어떤 힘을 주는지 이야기해보자. 우리가 생각해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기술에 의한 경제성장이 공평한가? 우리가 단지 기술 산업만 성장시킬 수 없다. 모든 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 아울러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의 대 융합은 계속될 필요가 있다.

둘째는 신뢰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는 것은 일어날 수 없다. 먼저, 개인정보 문제는 데이터와 사생활의 권리를 인권과 마찬가지로 중시해야 한다. 사이버보안 문제는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1조 달러 가량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그 영향의 대부분을 중소기업과 소비자가 받고 있다. 우리는 기술을 제공하는 첫 번째 대응자들이다. 기술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지도록, 핵심 인프라와 심지어 엔지니어링 프로세스까지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 부분은 지속 가능성이다. 지구를 망치지 않을 생각으로 성장이나 신뢰에 대해 말해야 한다.

물론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기술회사가 개인 정보를 오용하거나 데이터를 침해했다[2]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업계는 어떻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나?

우리는 이런 일을 이미 겪은 많은 다른 산업들로부터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먹는 음식과 식품 안전법 및 규정을 왜 신뢰하는 걸까? 우리 입장에서, 그것은 우리가 구축하는 기술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생각하도록 재능과 자원을 할당하는 일부터 시작된다.

인공지능의 윤리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는 인간의 ‘말뭉치’(corpus of language) 위에 세워진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AI는 훈련한 자료에 따라 많은 편견을 갖게 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무엇보다 다양한 팀이 모델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3]. AI에 대한 통제를 저버리지 말자. 그렇다면 우리는 팀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내부 프로세스를 보유하고 있을까? 또 안전한 코딩을 실행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프로세스(도덕과 같은 개념이다)를 갖추고 있을까?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의 유형이다. 그러나 사회가 마련해야 할 법과 규제는 따로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의 조합은 우리가 기술을 신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식품업계와의 비교는 매우 흥미롭다. 기술처럼 음식도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식품안전 규정이 필요하다고 미국인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업턴 싱클레어 Upton Sinclair의 장편소설 ‘정글’/*역주: 싱클레어는 이 작품을 통해 당대 미국 정육 산업의 부패함을 폭로했고, 그 결과 식품 의약품 위생법과 육류 검역법 등이 제정되는 데 일조했다/이 가한 충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술도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우리에게 충격을 가할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미 모든 곳에 기술이 존재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기술은 엄청난 규모로 우리 생활과 사회, 경제에 스며들고 있다.

필자는 사회에서 민간부문의 역할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해 왔다. 현대 사회에서 기술회사의 영향력은 넓고 깊다. 사회 병폐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책임과 마이크로소프트 책임의 경계를 어떻게 구분하고 있는가?

아주 좋은 질문이다. 나는 옥스퍼드 경제학자인 콜린 메이어 Colin Mayer가 다음과 같이 내린 정의를 좋아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인간과 지구가 직면한 과제를 풀기 위해 수익성 있는 해결책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사회기관으로서의 민간기업이 우리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고안한 최고의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민간기업들이 실제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내 생각엔 그게 진짜 핵심인 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야 나델라.   사진=포춘US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야 나델라. 사진=포춘US

기업의 핵심 사업 모델은 주변 세계와 조화를 이루며 보조를 맞춰야 한다. 한쪽에서는 이런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의 모든 작업을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세계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 그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잘해서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거나, 대기업이 자사 직원들을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드는 것을 확인한 후 비로소 잠자리에 든다. 아주 솔직히 말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사업을 할 수 있는 면허를 내게 준 셈이다. 그것이 없다면, 누가 굳이 지역사회에서 다국적 기업을 운영하길 원하겠나?

그렇다면 자신의 의무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원이 모두 있다. 비정규직 직원들은 원래 정규직 직원과 같은 육아휴직 제도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도 한 가족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게 “비용을 부담하겠다”라고 말했다. 중산층 및 저소득층 주택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각각 수입이 다른 모든 직원들이 필요하다. 그들이 통근에 대한 부담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주주들의 허락을 받아, 결산 이익의 일부를 사용했다[5]. 이것은 단순히 미덕을 과시하는 차원이 아니다. 우리의 장기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실질적인 의무에 관한 문제다.

나는 아직도 당신이 회사와 정부 책임의 경계를 어떻게 구분하는지 잘 모르겠다. 예를 들어, 육아휴직으로 돌아가보자. 큰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중 국가 차원의 유급휴가를 제공하지 않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민간기업이 큰 혜택을 주는 것은 언제나 환영할 일이지만, 그런 것은 국가 정책으로 시행해야 할 일 아닌가?

절대적으로 맞다. 내가 미국에서 존경하는 법률 중 하나는 장애인법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얼마나 훌륭한 법인가. 나는 개인적인 경험도 있다[6]. 그것이 바로 의식을 가진 정부들이 서비스가 필요한 많은 시민들을 위해 하는 일이다. 그것은 단지 한 회사가 휠체어 경사로를 만드는 차원이 아니다. 대신 장애인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에게 동참을 요구하는 문제다. 

나는 그런 결정과 규제, 혹은 정부 프로그램이 실행되기를 바라며 미국 시민으로 살고 있다. 민주적인 과정이 그런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그것은 CEO 한 개인의 임의적인 성향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미국 다국적 기업의 CEO로서 내가 민감하게 느끼는 문제는 ‘모든 의무를 정부에 넘기기 전에 우리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이다.

주제를 바꿔보자. 포춘이 지난 2016년 당신을 다뤘을 때,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역사상 최고치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지금은 당시보다 3배가 올랐다[7]. 당신의 큰 승부수는 클라우드였다. 그 사업은 성과를 거뒀지만, 폭발적인 성장은 둔화하고 있다.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

컴퓨팅은 사람과 장소, 사물의 세계에 뿌리내리고 있다. 경제에서는 디지털화가 대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우린 아직 초창기 단계다. 기술산업은 여전히 미국 GDP의 5%에 불과하다. 앞으로 10%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문제는 GDP의 나머지 90%를 창출하는 산업이 이 모든 기술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이다. 내가 미래의 전략과 방안을 고려할 계제가 아니다. 그보다 먼저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봐야 한다. 가령 ▲우리는 정밀 농업에서 기술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의학적인 결과는 얼마나 개선되고 있는가? ▲전자상거래와 소매는 얼마나 더욱 개인화하고 있는가? ▲금융업은 얼마나 더 포용적으로 변화하고 있는가?의 문제 등이다.

당신에게 그건 결국 기술의 응용문제 같은데.

정말 그렇다. 이 기술들은 설치 단계와 배치 단계가 있다. 나는 전기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10년간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기술이 모든 산업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플랫폼 회사다. 그리고 안정적인 플랫폼의 핵심 규칙 중 하나는 플랫폼보다 그 이상의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8].

6년 전 오늘, 당신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세 번째 CEO에 오를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당신이 들은 최악의 충고는 뭔가?

뒤를 돌아보면서, 과거 성공을 이끈 비결이 어떻게든 또 다시 새로운 성공을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은 돌고 돌아 당신의 오판을 응징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배움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예측한 일이 그대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신이 내린 권리는 없다. 당신이 무엇인가를 성취해야 그것을 다시 이룰 것이다.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어떻게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리가 마냥 [규제 당국을]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스스로를 규제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EU의 개인정보 보호규정(GDPR)을 수용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법을 준수하자. 하지만 더 중요하게, 전 세계가 데이터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자”고 다짐했다. 미국에서 우리가 따라야 할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관한 연방 규제와 법률이 더 늘어나길 희망하기 때문이다.

▲행간을 읽다

(1)대규모 인수: 마이크로소프트는 2016년 링크트인을 262억 달러에 인수했다.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 합병이었다.

(2)보안점검: 대부분의 기술기업들처럼,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정보 유출을 경험했다. 가장 최근 사건은 지난 1월 벌어졌다.

(3)회사의 다양성 데이터

성별 분석(전 세계)
남성 70.7%        여성 29.2%

(4)당신의 데이터는 당신이 결정한다: EU는 소비자들이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2018년 5월부터 개인정보 보호규정(GDPR)을 시행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같은 권리를 자사의 글로벌 사용자들로까지 확대해왔다.   

(5)국내를 살리는 주요 이슈: 회사는 지난해 저렴한 기존 주택을 보존하고, 새로운 주택을 짓기 위해 5억 달러를 쾌척했다. 아울러 본사가 있는 퓨젓 사운드 Puget Sound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단체와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6)가정적인 남자: 나델라는 슬하에 아이가 셋이다. 아들은 뇌성마비를 앓고 있고, 딸 하나는 학습장애를 갖고 있다.

(7)치솟는 주가: 2020년에 들어와 189.89 달러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8) 플랫폼 분석: 성공적인 플랫폼 회사들은 자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상거래를 촉진함으로써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광고 분야의 구글과 소매업계의 아마존을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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