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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도시를 다시 생각하다③ | 모든 것을 감시하는 도시 '선전'
[포춘US]도시를 다시 생각하다③ | 모든 것을 감시하는 도시 '선전'
  • GRADY MCGREGOR 기자
  • 승인 2020.04.29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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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은 중국 ‘스마트 시티’ 운동의 선봉에 서 있다. 선전은 급성장하는 도시를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센서와 카메라를 활용하고 있다. 기차는 제시간에 운행되고, 카메라도 항상 돌아간다. 이것이 진정 세계가 감수할 수 있는 반대급부일까? BY GRADY MCGREGOR

지난 1월 말 어느 날 저녁, 선전 북부 기차역은 급변하는 이 대도시의 축소판을 보여줬다. 이 곳은 일촉즉발의 혼돈이 잠재한 장소였다.

선전에는 1990년대보다 10배 가량 많은 1,250만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수백만 노동자들이 호황을 맞은 기술 경기에 이끌려 이곳으로 이주해 왔다. 중국 새해 전날인 이날 밤,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연휴를 맞아 가족 품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수많은 여행객들이 짐과 선물을 잔뜩 들고 역 앞 잔디밭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군중들이 은밀히 불안감을 드러내며 웅성거렸다.

그러나 선전 북부는 또한 이 대도시가 구축한 ‘스마트 시티’ 기술망이 군중들을 원활하게 움직이게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그 효과는 승객들이 역에 접근함에 따라 시작된다. 지하철과 정류장에는 이용자들을 가장 가까운 에스컬레이터로 안내하는 자동화 스크린이 도배되어 있다. 승객들은 휴대폰만 한번 대면 빠르게 지하철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다. 역까지 차를 몰고 온 사람들은 스마트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그러면 주차장의 자동화 시스템이 그들을 개방된 장소로 안내한다. 주차비를 내려고 기다릴 필요도 없다. 번호판을 읽는 AI 구동 카메라의 도움으로, 운전자들의 은행계좌로 요금을 자동 청구한다.

선전 화웨이 본사 디스플레이에서 시연 중인 안면인식 기술. 사진=포춘US
선전 화웨이 본사 디스플레이에서 시연 중인 안면인식 기술. 사진=포춘US

역내 보안검색대에서는 중국인들의 얼굴이 스캔 된다. 그런 다음 승객들은 수백 대의 카메라와 보안 로봇들이 깔려 있는 청사 안으로 들어간다. 만약 어떤 것이라도 이들의 흐름을 방해한다면, 당국은 그것을 재빨리 포착하고 그에 따라 대응한다.

선전 북부는 기술이 어떻게 중국의 가장 스마트한 도시에 질서를 부여하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선전은 기술회사들이 시 계획자들과 협력하는 ‘도시 실험실’이 됐다.
이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구 문제에 대처하는 전략을 공동수립하고 있다. 더욱 많은 국가의 경제가 도시화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접근방식이다. 그 결과는 당국이 교통 혼잡과 오염, 그리고 물과 전기 같은 자원을 관리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도시다. 선전은 개인 프라이버시와 공공 효율성의 균형이 분명하게 한 방향으로만 기울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난 1979년 선전을 경제특구로 지정, 지방 기업들에 세금 감면과 실험의 자유를 줬다. 현재 소셜 미디어 및 게임 거대기업 텐센트,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 드론 제조업체 DJI 등 중국 최대 기술기업 일부가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선전의 경제 생산액은 3,740억 달러로 홍콩을 앞질렀다. 마벨 장 Mabel Zhang이 인근 도시에서 자랄 때, 선전은 홍콩으로 향하는 낙후된 경유지에 불과했다. 현재 20대 후반인 그녀는 선전 주민이자 열렬한 옹호론자다. 장은 “이 도시는 빠르고 젊고 활동적이다. 한마디로 이곳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보고”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 아이디어들 중에는 기술 중심의 도시 경영이 있다. 선전은 기술 거인들의 도움으로, 정교한 중앙 집중형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했다. 다른 도시들도 이런 플랫폼을 구축하도록 의무화한 중국 정부의 지원도 한몫을 했다. 

이런 노력의 핵심에는 화웨이가 있다. 중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로 인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이 회사와의 거래를 꺼리고 있다(물론 화웨이는 고객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사는 일종의 ‘도시 브레인’을 만들기 위해, 선전과 협업하고 있다. 화웨이의 디지털 혁신 책임자 에드윈 디엔더 Edwin Diender는 “대부분 도시들이 프로젝트 별로 접근하지만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며 “선전은 대신 광범위한 도시 서비스에서 취합하는 정보를 한꺼번에 ‘통제 센터’로 전달한다”고 설명한다.

매 순간 수많은 카메라와 센서, 장치들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중앙 플랫폼에 공급한다. 그 결과는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벽에 표시된다. 이 자료는 관리자들이 범죄를 예방하면서 교통 패턴과 물 사용률, 심지어 공원의 수용능력까지 측정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것은 또한 정보 단절을 완화, 당국자들이 새로운 주택 개발이 교통 패턴과 전기 사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 신속한 예측을 돕는다. 선전은 데이터에 굶주린 이 중앙 플랫폼에 더 많은 정보를 공급하기 위해, 신규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자동화 등록 절차를 실시하고 있다. 많은 측정지표들이 각각 업데이트 되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기술의 몇 가지 이점은 이미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도시 운전자들은 오랫동안 극심한 도로 혼잡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실시간 도로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교통신호를 조정하는 선전의 ‘교통 브레인’이 차량의 원활한 흐름을 돕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몇몇 거주자들은 데이터 수집과 함께 제공되는 보안을 도시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 중 하나로 강조했다. 후베이성 출신의 기술직 직원 딜런 리 Dylan Li는 “수많은 카메라들 덕분에 [선전은] 매우 안전하다”고 말한다.

이 브레인의 힘은 센서와 장비, 데이터베이스 간에 거의 즉각적으로 통신할 수 있는 5G 기술로 곧 증폭될 것이다. 현재 선전 일대에는 1만 3,000개 이상의 기지국이 세워졌는데, 이 도시는 오는 8월경이면 중국 최초로 5G 서비스를 전면 시행할 전망이다. 선전을 연구해 온 호주국립대 도시계획학 교수 리처드 후 Richard Hu는 5G 출시가 자율주행차 도입과 의료 접근성 향상 등 다양한 혜택을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작년 3월에는 베이징 의사들이 5G 연결을 통해, 1,200마일 떨어진 선전의 로봇을 조작해 뇌수술을 실시했다).

중국에서 ‘스마트 시티’는 감시 도시를 의미한다. 그 사실은 장점들을 가릴 수 있다. 지지자들은 공공 안전에서 감시의 역할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몇몇 도시에서는 공무원들이 도시 관리 자료의 도움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들을 찾아 치료했다. 비판론자들은 신장에 이 기술을 배치한 사실을 지적한다. 중국은 이 지역에서 위구르 소수민족을 감시하기 위해 첨단 통신망을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안보와 인권의 균형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선전에서도 일부 주민들은 안면인식 기술의 상시 사용이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선전 시 정부는 이 기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이례적인 공개 행사를 열었다. 또 다른 고속철도 후톈역에서, 홍콩과 함께 ‘도시의 눈(Eyes of the City)’이라는 전시회를 공동 주최한 것이다. 3월까지 열린 이 쇼는 도시 생활에서 기술의 역할을 반추하는 설치물들을 선보였다. 작품 중 하나는 관람객들에게 안면인식을 되돌아보게 하고, 전시를 보는 동안 이 기술로 추적 당하기를 원하는지 물었다. 주최자들에 따르면, 대다수 참가자들은 개인정보의 선 사용 및 사후 철회(opt out)에 동의했다. 중국 시민들이 전통적인 통념보다는 이런 추적을 덜 불편하게 여긴다는 신호다.

이 전시회의 수석 큐레이터이자 MIT 센스어블 시티 랩 Senseable City Lab 소장인 카를로 라티 Carlo Ratti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시회가 “개인들이 기술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갖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선전과 중국이 스마트 시티 기술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는 첫 장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들의 영향력은 확산하고 있다. 선전 관리들은 현재 칠레와 캄보디아, 스리랑카, 나이지리아의 도시 관리 시스템의 마스터 플랜 개발을 돕고 있다(화웨이와 선전에 본사를 둔 또 다른 제조업체 ZTE는 이 거래의 일환으로 하드웨어를 판매했다). 하지만 이 기술을 보급하려는 일부 지도자들은 데이터 수집에 대한 논의를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화웨이의 디엔더는 도시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감시 이외의 다른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선전 모델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분명 그렇다"고 답했다.

▲도시 정비: 문제는 뒤처진 기술

해결책

공공 코드 재단의 벤 서베니 Ben Cerveny 회장은 “도시 센터들이 공공 정책을 이끌기 위해 생산하고 포착하고 의존하는 데이터의 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도시의 접근 방식을 재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부분 도시들은 현재 제한된 자원과 전문지식에도 불구하고,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3자의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이 제품을 적용하거나 업데이트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그럴 능력이 없다.

한 가지 해결책은 툴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서베니는 시민들을 의사결정에 참여시키는 바르셀로나 시의 데시팀 Decidim 플랫폼을 예로 들었다. 그는 또한 오픈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을 지지한다. 오픈 소스의 추구는 도시들에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접근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정책 입안자들이 소프트웨어 자체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다고 주장했다. 서베니는 “분명 소프트웨어가 미래의 정책 실행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ydia Bela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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