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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CEO 두 명은 한 명보다 나을까?

Are Two CEOs Better Than One?

  • 기사입력 2020.04.27 10:45
  • 기자명 CLAIRE ZILLMAN 기자

최고 자리를 나눈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데이터는 공동 CEO 모델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BY CLAIRE ZILLMAN

미국 기업 내 계급에서 ‘최고경영자’의 위치에 대해선 애매한 점이 없다. CEO 직함을 가진 누가 조직도의 맨 위에 앉든, 대문자 C로 시작하는 최고위 임원들의 중심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CEO 직함과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권력을 공유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실제로 지난 몇 달간 여러 회사가 임원 두 명이 CEO 역할을 분담하도록 하는 특이한 실험을 진행했다. 위워크의 모회사는 작년 9월 창업자 겸 정신적 지주인 애덤 노이만의 후임으로, 세바스천 거닝햄과 아티 민슨을 임시 CEO로 선임했다. 노이만은 곤경에 처한 이 공유 오피스 거인이 기업공개를 연기하면서 사퇴했다(이 두 사람도 2월 단일 신임 CEO 샌딥 마스라니에 의해 교체됐다).

거대 소프트웨어 회사 SAP도 작년 9월 제니퍼 모건과 크리스티안 클라인을 공동 CEO로 임명했다. 이 독일회사가 두 명의 리더를 세운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그리고 여행가방 신생기업 어웨이 Away는 지난 1월 결국 다시 공동 CEO 체제로 회귀했다. 불과 몇 주전 직장 내 갑질을 폭로하는 보도로 자리에서 물러난 전 공동 CEO 스테프 코리가 회사에 복귀한 직후였다. 그녀는 현재 룰루레몬 COO 출신인 스튜어트 하셀든(당초 어웨이가 코리의 단독 후임자로 임명한 바 있다)과 자리를 나누고 있다.  

이런 권력분점 체제가 성공할 수 있을까? 일부 경영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하지만 데이터는 (비록 제한적이지만) 적절한 상황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시사한다.

포춘은 1997년 이후 포춘 1000대 기업 내의 공동 CEO들을 추적해왔다. 당시에는 6쌍이 있었다. 이후 그 수치는 등락을 거듭했다. 포춘 500대 기업 호가 발행된 2000년에는 16쌍으로 치솟았다가, 2007~2008년에는 1쌍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집계했을 때는 13쌍으로 다시 증가했다. 당시 세일즈포스(마크 베니오프와 키스 블록)와 노드스트롬(에릭 노드스트롬과 피터 노드스트롬), 마켈 Markel(토머스 게이너와 리처드 휘트)가 공동 CEO 모델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런 등락과 상관없이, 그 수치는 포춘 1000대 기업의 세계에서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버지니아대학의 경영학 교수 엠마 자오 Emma Zhao는 그것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자신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이 최고경영자 구조가 “아마도 바람직한 건 아닐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한다. 자오는 미시간대학의 공동저자 린드레드 그리어 Lindred Greer와 함께, 공동 CEO 그룹이 어떻게 협상하는지에 대해 연구를 실시했다. 그리고 ‘강력한 힘을 가진 개인들이 서로 협업할 때, 그룹의 성과를 저해하는 파괴적인 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거물들이 자신의 개인적 영향력이 상대로부터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하면, 강박관념이 서서히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편집증은 ‘그룹 내 다른 사람(공동 CEO)을 상대로 한 선제적인 힘의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녀는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다른 누군가와 “각각의 결정을 확인”해야 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들이 그런 신뢰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과거에도 분명 공동 CEO간의 극적인 결별이 있었다. 실제로 존 코진은 1999년 IPO를 앞두고, 골드만삭스에 대한 지배권을 공동 CEO 헨리 폴슨에게 갑자기 넘겼다. 또한 시티그룹에서는 샌퍼드 웨일과 존 리드가 지저분한 권력투쟁을 벌였다. 결국 리드는 2000년 사퇴했다.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 Martha Stewart Living Omnimedia의 회장은 “공동 CEO들이 지난 2008년 임명 1년도 안돼 결별한 데는 ‘갈등’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퍼블리시스와 옴니콤은 CEO들이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세계 최대 광고회사로 등극할 수 있었던 2014년 합병도 포기했다.

통계 역시 공동 CEO 구조가 더 불안정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포춘 1000대 기업에서 공동 CEO 파트너십 기간의 중간 값은 2.1년에 불과했다. 지난해 포춘 500대 기업 CEO들의 재임기간 중간 값인 4.9년과 비교된다.

그러나 CEO의 재임기간을 평가하는 하나의 일반적인 지표는 시장 대비 주가 성적이다. 그리고 포춘이 공동 CEO들을 대상으로 그 수치를 조사한 결과, 확실한 차이가 드러났다. 1997년 이후 포춘 1000대 기업에서 공동 CEO 57쌍의 재임 중 평균 총 수익률의 중간 값은 28%를 기록한 반면, 동기간 S&P 500은 14%에 그쳤다.

물론 작은 표본 크기를 고려하면, 이 데이터를 일반적인 현상으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마켓대학의 재무학 교수 마테오 아레나 Matteo Arena는 공동 CEO들이 한번 불화를 빚은 사실을 침소봉대하는 것도 사실을 호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공동 CEO에 대한 그의 연구는 이런 구조가 그 모델을 선택하는 회사들에 ‘아주 효과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레나 교수가 2011년 공동 저자 2명과 실시한 연구결과는 시장이 공동 CEO 임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들의 존재가 기업의 시장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이 구조는 가족 기업, 즉 공동 CEO들이 설립자인 상황에서 최선의 효과를 발휘한다. 각 기업의 리더가 공동 CEO에 오르는 합병 후에, 그리고 추가적인 거버넌스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잘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어웨이에서 벌어진 드라마를 언급하며, 기존 CEO가 “아이디어를 발휘하는 데 있어서는 뛰어나지만” 다른 약점들이 있다고 부연한다.  

자오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CEO는 “일년에 몇 번 만나는 이사회 멤버들 대신 함께 일하기 위해 동료 CEO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공동 CEO 모델이 기업이 더 많은 견제와 균형을 시행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기업의 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의 긍정적인 결과에도, 아레나 교수는 공동 CEO 모델이 “모든 회사들 또는 심지어 대다수 회사들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는 이 공동 구조가 “이 체제를 채택하고 수용할 수 있는 CEO들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커다란 과제라고 말한다. 그리고 효과가 있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어도, 노련한 지도자를 설득해 권력을 공유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숫자로 보는 현황

13
포춘 1000대 기업 중 공동 CEO를 두고 있는 기업 수(2019년 기준)

28% vs. 14%
공동 CEO들이 이끄는 포춘 1000대 기업의 1997년 이후 총 주가상승률 중간 값 대 같은 기간 S&P 500 기록
 
2.1 vs. 4.9년
포춘 1000대 기업 내 공동 CEO들의 재임기간 중간 값 대 포춘 500대 기업 CEO들의 재임기간 중간 값

▲주목 받은 공동 CEO

성공 사례

-KKR 공동 CEO 헨리 크래비스와 조지 로버츠: 이 사촌들은 44년간 회사를 공동 경영했고, 2010년 기업공개 후 총 388%의 주가 상승률을 이끌었다.

실패 사례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의 전 공동 CEO 웬다 해리스 밀러드와 로빈 마리노: 2008년 6월 공동 CEO로 임명된 이들의 관계는 1년도 안돼 깨졌다. 회사 주가 성적은 이들의 짧은 재임기간 동안 S&P 500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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