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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미래에 대한 엇갈리는 낙관론

  • 기사입력 2020.03.30 14:29
  • 최종수정 2020.03.30 15:52
  • 기자명 GEOFF COLVIN 기자

투자자들은 끝없는 열정을 보여왔다. 반면 CEO들은 점점 비관적이 되어 가고 있다. 누군가는 틀린 게 분명하다.
BY GEOFF COLVIN

기업 오너와 경영자가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볼 때, 문제는 더욱 커진다. 이런 현상이 바로 현재 미국의 상장기업들의 불편한 상황이다. 오너와 투자자들은 미국 기업들에서 희망찬 미래를 보고 있다. 아울러 자사 주식이 신고가를 경신할 것으로 낙관한다. 하지만 CEO들의 정서를 조사한 설문에서 나타났듯, 경영진은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있다.  이런 대비는 몇 년, 어쩌면 수십 년 전보다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리서치 어필리에이츠의 투자전략가 롭 아놋 Rob Arnott은 “분명 누군가는 잘못됐다. 그렇다면 틀린 쪽은 계획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투자자들의 낙관론은 돈이 모든 것을 말하는 주식시장에서 명백하다. 그러나 CEO들의 심각한 비관론은 눈에 덜 띄고, 대부분 주목을 받지 못한다. 그들은 투자자들에게 말할 때 항상 낙관적이다. 하지만 CEO들이 조사에 익명으로 응답하면, 분위기는 급격히 변한다. 실제로 재계 지도자들의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조사한 CEO들의 경제전망은 최근 7분기 연속 악화했다.

콘퍼런스 보드의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경영진은 지금 당장 경기침체를 예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1년 전 3번째에서 현재 첫 번째로 높아졌다. 라운드테이블의 CEO들은 자본 투자와 고용에 대한 계획을 크게 줄였다고 말한다. 미국 대기업들이 자본과 노동이라는 생산의 두 가지 주요 요소를 축소하고 있다면, 전망은 밝지 않다.

그러나 주식은 계속 급등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CEO와 투자자들이 같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가? 이 기이한 갈등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답은 그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세상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미국 주식 연구 책임자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Savita Subramanian은 “최고경영자들은 수익성장을 위해 필사적인 투쟁을 벌여왔다”고 말한다. 그녀는 “지난 12개월간 매출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다”며 “그들은 주당 순이익의 증가를 이끌어내기 위해 사용한 많은 지렛대(비용 절감과 자사주 매입)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런 조치를 영원히 할 수는 없다”라고 부연했다. 경기 둔화와 인건비 상승까지 고려하면, CEO들의 비관론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기업 내부보다는 외부 환경에 주목하면서 다른 세상을 본다. 그들이 보기에 소비는 탄탄하고, 연준은 우호적이다.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있을까? 아놋은 “저금리 기조가 투자 심리를 이끌고 있다. 사람들은 정말로 ‘어떤 경기침체가 닥치더라도 연준이 구세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시작했다. 그건 위험하다. 연준은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강력한 힘이 없다”고 경고한다.

투자자들은 CEO들이 느끼는 우려를 보지 못하고 있다. 주된 이유는 그것을 애써 외면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투자자들은 개인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라. 이들은 지난 10년간 거의 가치 투자를 저버린 뮤추얼 펀드나 연기금과 같은 기관투자가가 압도적으로 많다. 한마디로 부채가 적은 회사가 장기 이익을 달성하는 것에는 큰 관심이 없다. 이들은 대신 성장과 배당, 효과적인 전략을 추구했다. 하지만 경험상 그런 투자 방식이 영원히 성공하지는 않는다.

투자자들과 CEO들의 간극이 더욱 벌어지는 원인은 소위 퀀트 펀드—주로 알고리즘에 의해 운영된다—의 광범위한 사용이다. 수브라마니안은 “이 펀드의 대부분은 모멘텀을 기반으로 한다. 그저 올라가는 종목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초(超) 낙관론자가 되게 된다. CEO들의 이런 모든 우려는 모멘텀 알고리즘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한다.

투자자들이 고조하는 위험을 평소보다 훨씬 더 무시하도록 부추기는 장본인이 바로 월가 애널리스트일 수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습관적으로 개별 기업의 수익성장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측치를 더 높게 잡을수록, 화려하게 보인다. 그런 후 실제 실적보고서 시즌이 가까워질수록, 그들은 추정치를 현실에 가깝게 줄인다. 그들은 수십 년간 그렇게 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Refinitiv의 자료에 따르면 그들은 “S&P 500의 수익이 2019년 3분기에 12.1% 증가할 것”이라고 1년 전에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수익증가율은 -0.3%에 그쳤다.

당신은 투자자들이 애널리스트들의 장기 추정치를 치부하는 법을 배울 거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현재 처한 경기 둔화 상황에서는, 지나친 낙관론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매킨지 연구진은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예상 오차의 크기가 더욱 확대된다”고 지적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시키고 있다. 이들의 2020년 4분기 수익증가율 종합 전망치는 무려 14.5%에 달한다.

물론 그렇다고 비관적인 CEO들이 옳고, 샴페인을 터뜨리는 투자자들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아놋은 “우리가 보기에 이 시장은 거품에 가깝다. 하지만 거품은 대부분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갈 수 있다. 결국 터지겠지만 그게 언제일지는 알 수 없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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