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포춘코리아 2020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자녀, 혹은 이미 초등학생인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들 중 국제학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자유롭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영어 활용능력 향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학부모들이라면 미국식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t. Johnsbury Academy Jeju•이하 SJA 제주)’를 눈여겨볼 만하다. SJA 제주는 유치부(만 3세 이상)부터 고등부까지 미국식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포춘코리아가 스테이시 몰나르 SJA 제주 초등부 교장에게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의 특징에 대해 들어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은 복잡하다. 내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사립학교를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아는 엄마’의 말에 귀가 쫑긋 세워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모 마음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조기유학을 떠나는 건 어떨까 고민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공교육 불신이 키운 씁쓸한 단상이기도 하다.
2000년대 들어서 초•중•고 학생들의 해외유학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이에 따른 해외 무역수지 악화와 기러기 아빠 같은 사회적 문제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06년 12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는 국가차원의 영어교육도시를 시범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초기엔 집중 영어연수 목적의 단기적 프로그램을 계획했지만 최종 수립단계에서 정규 국제 초•중•고등학교를 설립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때부터 해외유학 수요를 국내로 전환시키는 본격적인 계획이 시작되었다.
SJA 제주는 2017년 10월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설립됐다. SJA 제주 교육과정은 177년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버몬트주 명문 사립학교 SJA의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한다. 인성•탐구심•공동체의식을 교육 이념으로 내세운 교육 프로그램이 특징이다. SJA 제주는 유치부(만 3세 이상)부터 초등, 중등, 고등부까지 미국식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령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가장 먼저 기본적인 학습 교육을 받는 초등학교는 매우 중요하다. SJA 제주 초등부는 스테이시 몰나르(Stacy Molnar) 교장이 책임지고 있다. 미국 뉴저지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스테이시 몰나르 교장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미국 국제학교에서 1998년부터 2012년까지 교사로 일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부교장을 지낸 뒤 2016년 SJA 제주로 자리를 옮겨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자발적 탐구 학습 ‘캡스톤’ 프로그램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하는 ‘탐구 기반 학습’은 SJA 제주 교육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교사가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하향식(Top down) 방식이 아닌 학생들이 중심이 돼 스스로 탐구하는 상향식(Bottom up) 방식의 교육을 추구한다. 교사는 상향식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최대한 많은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학생이 스스로 학습하고 지적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스테이시 몰나르 교장이 설명한다. “학생들은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 속에서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책을 찾는 능력을 기릅니다. 교사가 학생에게 지식을 가르치기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사고력을 키워 배움의 즐거움을 얻게 되는 것이죠. 이런 경험이 점차 축적되면 성취감과 자신감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학생들은 자신만의 학습 기술을 쌓아가게 되고, 이는 고등 교육으로 가는 훌륭한 밑거름이 됩니다.”
SJA 제주의 탐구 기반 학습은 ‘캡스톤(Capstone)’ 프로그램 시행으로 다른 국제학교와 차별화된다. 캡스톤은 관심 주제 선정부터 심층 연구 및 분석을 통한 해결책 모색, 결과물 발표까지 학생 스스로 해내는 총체적인 탐구 중심 프로젝트다. SJA 제주는 초등 졸업반인 5학년, 중등 졸업반인 8학년, 고등 졸업반인 12학년을 대상으로 캡스톤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스테이시 몰나르 교장이 설명한다. “5학년 학생들은 캡스톤 프로그램을 통해 UN의 지속가능한 목표에 기반한 국제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UN의 여섯번째 지속가능 목표인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이라는 주제를 해결하려는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보죠. 이 학생이 축구를 무척 좋아한다면 축구장에서의 물 사용 줄이기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을겁니다. 이처럼 학생들은 캡스톤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를 둘러싼 일상적인 문제에 대해 탐구심, 호기심, 그리고 문제해결 기반의 접근법을 통해 연구합니다. 그리고 각자의 연구내용을 발표함으로써 현 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며 우리가 사는 세계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적극적 행동의 방법을 찾아보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영어 학습 지원 프로그램 ‘EAL’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영어 수준이 전반적으로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어떤 학생들은 미국 현지인 수준으로 영어를 익숙하게 구사한다. 반면 한국 초등학교를 다니다 전학 온 학생일 경우 영어 사용이 불편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SJA 제주는 초등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EAL(English as an Additional Language)’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EAL은 매우 효과적인 영어 학습 지원 프로그램이다. SJA 제주는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향상시켜주는 교사들을 따로 두고 있다. 이들이 바로 EAL 교사다. 초등부 1학년부터 5학년까지 학년별로 배치된 EAL 교사들은 학생들의 영어 능력 발달을 위해 전 과목에서 학생들을 지원한다.
EAL 교사는 먼저 담임교사와 함께 수업을 설계한다. 이 때 학생별 영어 수준을 감안한다. 학생들의 학습 수준이 다른 만큼 각자에 맞춰 수업 내용을 정하는 것. 영어 수준이 뛰어난 아이나 영어 실력이 또래보다 살짝 처지는 아이들 모두 각자 수준에 맞게 밀착관리된다. 이를 위해 초등부에만 8명의 EAL 교사가 투입된다. 이들은 아이들을 일대일 혹은 소그룹으로 관리한다.
EAL 프로그램 외에도 SJA 제주 초등부는 학생의 모국어를 통한 직접적인 지도가 필요한 경우 통역을 지원하기도 한다. 스테이시 몰나르 교장이 설명한다. “학생들에게 한국어 능력은 영어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모국어 능력은 제2언어인 영어 능력 향상에 있어 강력한 기반이 되니 까요. 각 교실에는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하는 한국인 보조 교사가 배치되어 소규모 또는 1대 1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부분적으로 통역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SJA 제주 초등 교실 곳곳엔 읽을 거리가 많다. 학생들은 교실 벽에서 다양한 영어 단어를 찾을 수 있다. 교실 곳곳에 있는 시각 자료와 라벨, 그리고 진도표를 활용한다. 이 모든 것은 학생들의 어휘 및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소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스테이시 몰나르 교장의 설명이다.
21세기형 인재 만들기
STEAM(Science과학, Technology기술, Engineering공학, Arts예술, Mathematics수학) 프로그램은 SJA 제주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 이상 지식을 많이 아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STEAM은 논리적 사고력을 키워주는 과학과 수학의 원리를 자기화하면서 창의적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심미적인 요소가 더해져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교육으로 알려져 있다.
스테이시 몰나르 교장이 말한다. “우리는 학생들이 미래에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이런 가능성에 준비하고 있어요. 그래서 향후 취업에서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STEAM을 중점적으로 학습시킵니다. 21세기형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죠.”
SJA 제주는 STEAM 교육을 극대화 하기 위해 물리적인 학습 환경에도 크게 신경 쓰고 있다. 스테이시 몰나르 교장이 이어서 설명한다. “우리 학교의 메이커스페이스(Makerspace)와 테크랩(Tech lab)은 학생들이 호기심을 탐구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초등 2학년 학생들은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사용해 지형, 특히 풍식과 물침식이 진행된 지형을 탐험했습니다. 메이커스페이스는 목공예, 로봇공학, 3D 프린팅, 레고 조립, 공예품 제작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는 장소죠.”
만족도 높은 교육 서비스
올해 개교 3년째를 맞은 SJA 제주는 제주 영어교육도시 내 첫 번째 미국 국제학교로, 약 10만㎡(3만 평) 규모의 캠퍼스 안에 체육관, 수영장, 아트센터 등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SJA 제주 초등 입학 전형은 입학지원서 접수, 이전 학교의 성적표 및 생활기록부, 담임교사 추천서의 제출, 대면 면접, 수업 참관 및 교사 관찰, MAP 시험(Measures of Academic Progress, 학업성취도 테스트로 읽기, 언어, 수학을 평가한다) 응시(3~5학년) 등으로 이루어진다. 최종 입학 여부는 초등부 교장단과 입학처장이 함께 결정한다. 초등부는 모두 통학 학생으로만 구성되어 있고, 중등부 6학년부터는 원한다면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다.
SJA 제주에 다니는 모든 한국 국적 초등학생들은 한국교육부가 정한 대한민국 졸업장 수여 요건에 따라 주 5회 국어와 한국사를 수강해야 한다. 이 때문에 SJA 제주 학생이 특정 학년을 마치면 한국 공립학교의 같은 학년을 수료한 것으로 인정된다.
스테이시 몰나르 교장은 학생들, 혹은 학부모들이 SJA 제주를 선택하는 이유에는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자녀들이 자신의 열정과 흥미를 가진 분야를 배우게 해 주고 싶어서’였습니다. 부모님들은 우리 학교가 학문뿐만 아니라 사회, 정서, 신체적으로 예술과 공학, 기술, 연극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전인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또한 학부모님들은 현재 한국의 학교 시스템과는 완전히 다른, 미국식 교육을 자녀들이 체험하기를 바랍니다. 학생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스스로 탐구할 수 있게 지도하는 SJA 제주의 교육 철학을 마음에 들어 합니다.”
SJA 제주 초등부는 학생들이 열정적이고, 자기 동기부여가 되는 근면한 학생으로 성장하여, 스스로 관심과 열정을 탐구하고 탐색해 나가도록 격려한다. 자녀들이 자신감과 리더십을 키워 나가기를 원하는 학부모들에게 SJA 제주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